내일의 꿈을 키우는 회사, 핸드스튜디오

직원이 결혼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예식비용으로 천만 원을 준다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직원에게 옷을 사주고? 송년회는 직원들의 부모님을 초청해 특급호텔에서 1박 2일을?

컨버전스 및 스마트 TV 애플리케이션 제작사인 ‘핸드스튜디오‘는 상상을 뛰어넘는 복지로 벤처계의 신의 직장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2010년 2월 1일 창업한 4년 차 회사가 어떻게 이런 복지를 직원에게 시행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보통은 대표님과 만나 인터뷰를 하지만 이번에는 대표님의 출장 관계로 특별히 핸드스튜디오가 자랑하는 미녀 마케팅 담당자인 경영전략실 김소현님을 만나봤습니다. 여러분도 그게 더 좋으시죠?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김소현: 안녕하세요.
신림동 캐리: 회사가 너무 예쁘다. 무슨 카페에 온 줄 알았다.
김소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신림동 캐리: 핸드스튜디오 하면 ‘아, 그 결혼하면 천만 원 준다는 회사?’라고 업계인이 알 정도로 갖가지 복지 제도가 유명하지만, 여러 번 신문에 나온 거 치고 회사 자체는 뭐하는 회사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회사 소개 좀 해달라.
김소현: 컨버전스 및 스마트 TV 애플리케이션 제작사로 153개 국가에 200여 개의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 하고 있다. 세계 최초 스마트TV 기반 콘텐츠 유통 솔루션 [Wise TV] 솔루션을 개발하기도 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세계 최초의 스마트 TV 콘텐츠 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신림동 캐리: 우리 로켓펀치도 이게 참 문제다. 어디 가면 꼭 ‘로켓펀치 들어봤어요. 근데 뭐하는 회사예요?’라고 한다니까.
김소현: 우리가 더 노력해야겠지.

이렇게 마케팅 담당자 둘은 깊은 공감에 빠졌습니다. 이런 걸로 공감하고 싶지 않아.

신림동 캐리: 일단 핸드스튜디오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고토시!
김소현: 우리 고토시 과장님!


신림동 캐리: 어떻게 회사에서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는가?
김소현: 사연이 긴데 간단히 말하자면, 작년 겨울에 대표님이 길을 걷고 있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따라왔다.
신림동 캐리: 그냥 고양이가 따라왔다고?
김소현: 날씨가 너무 추웠고 해서 이렇게 놔두면 얼어 죽겠다 싶어 일단 사무실에 들이셨다. 주인이 있는 고양이일지도 모른단 생각에 전단지를 붙이고 주인을 찾아주려 했는데 결국 찾지 못해서 핸드스튜디오에서 키우게 됐다.
신림동 캐리: 그렇게 핸드스튜디오의 마스코트가 되었군.
김소현: 핸드스튜디오에서 힐링을 담당하고 계신다.

신림동 캐리: 그럼 본격적으로 핸드스튜디오의 자랑인 복지 제도에 대해서 말해보자.
김소현: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말하지?
신림동 캐리: 와, 나도 이런 고민 좀 해보고 싶다.
김소현: 일단은 대표적으로 결혼지원금이 있다. 핸드스튜디오에 재직하는 동안 결혼하면 회사에서 천만 원을 지급한다.
신림동 캐리: 언제 어떻게 지급하는가?
김소현: 결혼이 있는 달에 월급 통장으로 천만 원이 들어온다.
신림동 캐리: 상상만 해도 내가 다 짜릿하다.
김소현: 떨어져 나가는 세금을 생각하면 더 짜릿할 것이다.

‘결코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으니 바로 죽음과 세금이다.’라는 서양 속담이 있죠.

김소현: 아, 사내 커플이 결혼하면 두 배인 2천만 원이다.
신림동 캐리: 사장님, 저 핸드스튜디오로 이직할게요.

김소현: 회사에 입사하면 일단 아동을 후원하게 된다. 아동 후원금은 회사가 다 부담한다. 매달 아동을 후원하며 편지나 선물 등을 주고 받는다. 매년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에는 자신이 후원하는 아동에게 선물을 사주는데 그 비용 또한 핸드스튜디오가 낸다.
신림동 캐리: 마음이 훈훈해지는 제도다.
김소현: 대표님이 지방에서 상경해 혼자 살아보셔서 그런지 자취인을 위한 제도를 많이 만드셨다. 일단 회사에는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빵과 시리얼, 음료가 늘 넉넉히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추석이었잖나. 핸드스튜디오는 분기별로 회사에서 옷을 사준다. 1인당 20만 원 정도고 직원들은 그 제도를 ‘때때옷’이라고 부른다. 백화점에 가서 자신이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면 법인카드로 계산해준다. 회사에 돌아와서는 그 옷을 입고 패션쇼를 한다. 그 패션쇼에서 1등을 하면 백화점 상품권을 준다.
신림동 캐리: 프라이스톤스 사장님, 보고 있나요?

김소현: 그리고 매달 문화 행사가 많다. 날씨가 좋으면 전 직원이 한강에 나가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단체로 영화를 보러 나간다. 밥퍼봉사를 할 때도 있고 야구를 단체관람할 때도 있다.

출장을 가셔서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사진으로 계속 뵈니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안준희 대표님이십니다.
신림동 캐리: 그래도 회사는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인데 좀 많이 놀러 나가는 느낌이다.
김소현: 자기 계발의 일환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놀러 나가는 것 이외에도 한 달에 한 번은 외부 강사를 초청해 교육을 듣기도 한다.
신림동 캐리: 페이스북에서 보니까 워크샵도 자주 가는 편인 것 같다? 얼마 전에 럭셔리한 풀빌라에 다녀오신 사진 봤다.
김소현: 사실 팀별 워크샵을 제외하고 전체 워크샵은 1년에 한 번 간다. 올해 여름은 인터넷 짤방으로 유명해진 정선의 풀빌라 ‘드위트리‘를 다녀왔다. 워크샵 기간 동안 한 채를 통으로 빌려서 핸드스튜디오 직원들만 이용했는데 무척 좋았다.
신림동 캐리: 더 말하지 마라. 배 아프니까! 우리는 에어컨도 없이 올해 여름을 버텼다!

드위트리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는 핸드스튜디오 직원들이 참 즐거워 보이네요. 이제 핸드스튜디오 단체 사진은 너무 많이 봐서 길 가다 직원분 만나면 저도 모르게 인사할 것 같습니다.

김소현: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연말에 직원의 부모님을 초대해 호텔에서 1박 2일간 효도하는 거다. 물론 경비는 모두 회사에서 부담한다.
신림동 캐리: 부모님을 초대한다고?
김소현: 좋은 직원을 훌륭하게 키워주신 부모님께 핸드스튜디오가 감사하다는 뜻을 담아 준비한 행사다.
신림동 캐리: 회사에 대한 신뢰와 감동이 막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김소현: 그럼 그럼.

이외에도 핸드스튜디오에는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에 여자 직원이 남자 직원에게 초콜렛을 주고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남자 직원이 여자 직원에게 네일샵 이용권을 선물하며 10월에는 개발자의 날, 11월에는 디자이너의 날 등의 다양한 사내 복지와 행사가 있다고 합니다. 많기도 많거니와 제가 배 아파서 일일이 설명해드리긴 좀 힘드네요. 아, 프라이스톤스 사장님 보고 계세요?

신림동 캐리: 근데 핸드스튜디오의 이런 복지비는 다 어디서 나오는가?
김소현: 복지비를 따로 책정한다기보다, 회사가 돈을 많이 벌지 못한 초창기부터 직원들과 무언가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했다. 그래서 형편에 맞게 다 같이 영화를 보러 가거나 그냥 밥 한 끼 먹는 거라도 자주 했다. 그 흐름을 몰아 여기까지 왔다. 물론 돈이 많이 든다. 다만, 핸드스튜디오는 대표이사나 지분을 가진 분들이 이윤에 대한 배당금을 받지 않는다. 회사의 남는 이익을 모두 직원에게 돌려준다는 생각이다. 이 연장선으로 1년에 2번, 전 직원의 성과를 평가해서 이익금을 나눈다. 이건 직급이 아니라, 철저히 성과로 평가하기 때문에 더 직급이 낮아도 훨씬 많은 돈을 받아가는 경우도 있다.

신림동 캐리: 핸드스튜디오에서 인재를 뽑는 과정은 어떤가?
김소현: 일단 구인공고를 내고 1차 서류면접을 거쳐 2차 실무자 면접과 3차 대표 면접이 있다.
신림동 캐리: 스펙이나 능력이야 다 보는 거니까 제쳐놓고, 핸드스튜디오가 특별히 채용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김소현: 아무래도 핸드스튜디오가 좀 특이한 분위기이니만큼 지금의 구성원과 잘 어울릴 수 있는가를 눈여겨보는 것 같다.

신림동 캐리: 그런데 이렇게 친밀하고 외향적인 사내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란 말이지.
김소현: 그렇겠지?
신림동 캐리: 내 친구들도 회식이라고 하면 경기를 일으킨다. 끼리끼리 논다고 나도 ‘일 끝나면 남 같은 회사, 프라이스톤스’에 다니잖아.
김소현: 핸드스튜디오라고 하면 사람들이 보통 ‘복지가 좋은 회사’라거나 ‘젊고 다정한 회사’를 떠올린다. 젊고 친밀한 분위기를 두고 ‘교회 청년부’ 같다고 하는 사람도 있더라. 우리가 이런 점을 대외로 보여주는 만큼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지원하는 것 같다.

신림동 캐리: 아직 한국 기업은 복지라고 해봤자 소액의 자기 계발비 정도가 대부분이다. 아예 회사에서 월급 주는데 다른 걸 왜 해줘야 하냐는 분위기도 많다. 핸드스튜디오를 다니는 입장에서, 그리고 경영전략 소속으로서 이런 복지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소현: 나도 ‘왜 회사가 그런 것까지 해줘?’라는 말을 주변으로부터 많이 들었다.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복지를 장려하니 장기적으로는 더 좋은 스펙과 가치관을 가진 지원자가 많이 모여들더라. 벤처 회사는 사람이 중요한 자원인데 이렇게 복지를 통해 인재를 영입할 수 있다면 서로 좋은 일 아닐까?
신림동 캐리: 그런 좋은 점도 있구나.
김소현: 그리고 올해부터는 핸드스튜디오에서 ’30년 뒤의 장래희망’을 후원하고 있다. 나중에 소설가가 되고 싶은 직원에게는 회사에서 작문 세미나 비용을 후원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신림동 캐리: 정말 놀라운 사내복지다.
김소현: 핸드스튜디오는 평균 연령이 28세이고, 여기에서 사회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직원이 많다. 그래서인지 자기 계발이라든가 커리어의 성장으로 더 좋은 인재가 되는 걸 중요시하는 분위기다.
신림동 캐리: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뭐 이런 건가?
김소현: 대표님은 우리 직원이 더 좋은 회사로 간다면 언제든지 축하하겠다고 말씀하신다.

탁월한 업무 능력과 좋은 커뮤니티, 대부분 CEO와 직원이 모두 바라는 이상일 겁니다.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면 핸드스튜디오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이 ‘젊고 다정한 회사’ 핸드스튜디오의 구인 마지막 날이라고 하니,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살펴보세요.

오뚝이 같은 아마존 개발자, 노용석 1

이 인터뷰는 ‘오뚝이 같은 아마존 개발자, 노용석 0‘에서 이어집니다.

신림동 캐리: 저번 인터뷰가 나간 뒤에 ‘합격 승률이 반 이상이면 천재 아니냐.’라거나 미국에서 좋은 대학을 나왔기에 유리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
노용석: 천재라니! 내가 천재였으면 얼마나 좋겠나.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에 지원하는 것도 경쟁률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비교적 엔트리 레벨로 들어가는 사람, 특히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나와 같은 경우를 비교적 많이 뽑는 편이다. 그래서 확률로 보자면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는 게 수월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직접 면접을 보고 취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내 주변에는 합격률 100%인 친구도 있다. 그런 애들이야말로 천재인 것 같다. 그리고 미국 대학에서 공부한 게 취업에 도움은 되었겠지만, 외국에서 공부하고 오신 분도 많다. 우리 부서만 해도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중국에서 공부하셨거나 아예 대학을 나오지 않은 분도 있다. 미국에서 취업하는 데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것이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뜬금없지만, 이 코너의 꾸준 질문을 던져보겠다. 개발자라는 게 연애에 영향을 끼치나?
노용석: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개발자라는 직업 자체의 이유보다는, 수많은 개발자가 자신의 프로젝트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그만큼 연애와 멀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꿈을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누군가는 매력적으로 보고 좋아해 줄 수도 있겠지.

신림동 캐리: 아마존의 업무 분위기는 어떤가?
노용석: 아마존에는 다양한 서비스와 부서가 있다. 그래서 다양한 업무 분위기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내가 일하는 아마존 뮤직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모여 일하기에 오피스의 분위기가 활기차고 편안한 편이다. 주변 이곳저곳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가끔 장난감 총싸움도 하고 점심에 팀원과 바닷가를 산책하기도 한다. 출퇴근도 자유로운 편이라 굳이 오피스에 와서 일할 필요가 없다. 해당 기한 내에 업무를 끝내는 걸 전제로 말이다.
신림동 캐리: 취업할 때 회사 네임 밸류보다 프로젝트가 중요하다 말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만족하나?
노용석: 아마존 뮤직은 소규모 팀들로 이루어졌지만 지난 몇 년 사이에 비즈니스와 부서의 규모가 배로 증가해왔다. 덕분에 마치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처럼 다양한 프로젝트에 마음껏 일할 수 있고, 여러 부서끼리 함께 일하는 경우도 잦아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림동 캐리: 월급을 받으면 대부분을 다시 아마존에 쓴다던데?
노용석: 식료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물건을 아마존에서 사는 편인데, 통장에 보면 아마존에서 월급을 받고 아마존으로 다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니 느낌이 묘하더라. 대학원을 졸업하고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를 한 지 얼마 안되어서 살 물건이 많은데, 대부분 아마존에서 구입하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은 아마존에서 일해 포인트를 받는 느낌이!
신림동 캐리: 그런 느낌적인 느낌은 상당히 묘하군.
노용석: 그래도 아마존 할인 혜택이 있으니 언제나 기분 좋고 만족스럽게 아마존을 사용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아마존에서 식료품을 팔게 되면 그냥 월급을 포인트로 받아도 되겠다.
노용석: 아직 식료품은 마트에서 사는데, 샌프란시스코에 식료품 서비스인 아마존 프레쉬(Amazon Fresh)를 곧 시작한다고 하더라. 언젠가는 내 통장의 입출금 내역에 아마존만 찍혀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신림동 캐리: 아마존에서 일하면 이런 거 진짜 좋다 하는 건 있나?
노용석: 우선 가장 좋은 혜택은 아마존 직원 할인 혜택이라는 것! 평소에 아마존에서 물건을 대부분 사기 때문에 꽤 이득을 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아마존 뮤직에서 일하는 장점을 얘기하자면, 아마존의 자원은 무한하지만 아마존 뮤직 부서가 따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구성원 수는 적어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처럼 역동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오피스가 샌프란시스코 한복판에 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기도 좋고, 먹거리도 많다. 캘리포니아의 날씨 말할 것도 없겠지.


신림동 캐리: 나도 캘리포니아에서 몇 번 머물렀는데 그때마다 ‘천국이 있다면 여기일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인앤아웃도 있고!
노용석: 난 인앤아웃 한 번 먹어봤는데 그럭저럭 괜찮더라.
신림동 캐리: 왜 캘리포니아 살면서 한 번 먹는 건가. 나라면 매일 먹겠다. 아무튼 아마존에 다니며 느낀 장단점은 뭔가?
노용석: 아마존은 ‘숨겨진 제국'(Hidden Empire)이라 불릴 정도로 겉으로 알려진 것에 비해 더 많은 활동 영역이 있다. 그래서 겉으로 알려지지 않은 프로젝트와 부서도 많다. 아마존에서 일하게 되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 대신에 회사에 오래 남을수록 입은 더 무거워지게 된다. 나처럼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기업에 직장을 잡으려고 하면 일에 대한 경력이 적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부서에서 일하거나 프로젝트를 받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아마존은 개발자의 선호를 최대한 존중해 개발자가 만족스러워 할 수 있는 부서와 프로젝트를 제공한다.
신림동 캐리: 너무 아마존에 대해 예찬만 하는데 단점도 좀 말해봐라. 어차피 아마존 사장님은 한국어 모르잖아.
노용석: 내가 생각하는 최대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다른 회사에 비해 혜택은 비교적 적지만 봉급은 더 많이 받는 편이다. 누군가에게는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되도록 돈을 저축하고 싶고 내가 원하는 혜택 및 서비스에 투자하는 게 좋아서 장점으로 본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구매했던 것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건?
노용석: Nike+ FuelBand! 직장을 다니다 보니까 삶의 패턴이 바뀌었고 돈을 벌면서 맛있는 음식을 자주 먹어서 그런지 살이 찌더라. 아까 인앤아웃을 한 번 갔다고 했는데 샌프란시스코에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별로 특별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다음에 샌프란시스코에 오시면 진짜 제대로 된 버거를 소개해드리겠다. 아무튼 그래서 몸 관리를 하기 위해 Nike+ FuelBand를 샀다. 스마트워치와 흡사하여 팔에 끼는 것인데, 자신의 운동량을 기록하고 아이폰을 통해 내가 얼마만큼 운동을 했는지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목표를 세워 달성할 수 있고, 친구들과 운동량으로 대결할 수도 있다.

신림동 캐리: 키보드는 뭘 쓰는가?
노용석: Apple Keyboard를 사용한다. 물론 더 편한 키보드를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냥 예쁜 게 좋더라. 특이하다면 특이한 거지만 난 다른 개발자들에 비해서 키보드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는 편이다. 주개발 환경이 Mac이기 때문에 Mac에 최적화된 키보드를 쓰는 게 좋다. Function keys가 작고, Control보다는 Command가 큰 키보드를 좋아한다.

노용석: 내가 영문 자판은 Dvorak을 쓰고 한글 자판은 세벌식을 쓰기 때문에 비교적 손목에 무리가 덜 느껴져서 그런지 그만큼 좋은 키보드에 욕심이 없는 것일 수도 있겠다. 오히려 키보드보다 마우스에 관심이 더 많은 편이다. 현재는 애플 매직 마우스를 사용한다. 모바일용 앱 및 웹페이지를 주로 만들기 때문에 컴퓨터에서 테스트할 때 스마트폰에서 터치하듯이 상하좌우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으면 좋은데, 이 애플 매직 마우스를 통해 구현할 수 있다.
신림동 캐리: 난 이 소프트웨어와 도구 없이는 살 수 없다?
노용석: TextExpander! Mac이나 Windows에서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면 미리 저장된 문자로 자동 변환하거나 스크립트를 실행하게 하는 거다. ‘sssh’라고 쓰면 자동으로 터미널을 열어서 내 데스크탑을 ssh로 연결하고, ‘ddate’라 입력하면 자동으로 현재 시간 및 날짜를 입력하게 만들 수 있는 등 활용법이 다양하다. 나는 리눅스나 맥의 터미널 스크립트에 alias를 정하는 대신에 TextExpander를 사용하는 편이다. 게다가 TextExpander 설정은 Dropbox를 통해 싱크가 가능해서 여러 컴퓨터에서 일일이 설정할 필요가 없어서 편하다. 그리고 Mint.com이다. 개발에 관련된 소프트웨어는 아니지만, 내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프트웨어다. Mint.com을 이용하면 통장, 신용카드, 투자 계정 등을 연결하여 입금 출금 내역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 투자 및 저축 목표를 세워 progress를 수치화해 내 소비 습관과 패턴을 통해 적합한 서비스를 소개해주기도 한다. 돈을 절약하고 현명하게 쓰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읽은 개발에 대한 인상적인 책이 있나?
노용석: 되도록 잘 안 알려진 책을 추천하고 싶었는데 못 찾았다. 그래서 개발자라면 다 아는 Steve McConnel의 <Code Complete>을 추천하겠다. 개발에서는 바이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명작이다. 읽고 또 읽게 되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영감을 얻는 책이다.

신림동 캐리: 개발하는 후배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사이트는?
노용석: Treehouse(teamtreehouse.com)를 소개하고 싶다. 웹·앱 개발 및 디자인을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교육인데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고, 전문가도 기초실력을 다지는데 좋다. 동영상 강좌가 잘 되어 있고, 최신 기술에 대한 강좌도 꾸준히 올라온다. 그뿐만 아니라 퀴즈 및 프로그래밍 시험을 볼 수 있고, 프로젝트 관련 동영상도 있어서 회사가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간접경험도 할 수 있어 좋다. 주제도 개발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및 스타트업도 전반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나에게는 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기초지식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한테 좋은 회사는 어떤 회사라고 생각하는가?
노용석: 개발자마다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나는 개발자에게 좋은 경력이 되는 프로젝트를 주는 회사가 좋다고 생각한다. 개발자에게 좋은 환경을 주는 회사가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하는 프로젝트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만큼 값진 경험을 못 하게 되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커리어를 쌓게 되면서 일에 대한 열정이 식고 만족감도 줄어들지 않을까? 그래서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마음껏 이루게 해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고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그럼 개발자한테 제발 이런 거 시키지 마라 하는 건?
노용석: 가끔 회사에서 내가 진지하게 프로그래밍하고 있는데 팀원이 뒤에서 장난감 총으로 뿅뿅 쏠 때가 있다.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어떤 때는 깜짝 놀라서 일의 리듬 깨지기도 하니까?
신림동 캐리: 에?
노용석: 지금 이야기는 농담이고, 사실 무례하게 들릴 수 있지만 개발자에게 이런 거 시키지 말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애당초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회사에서 일하거나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내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회사가 잘 되기 위한 마음에서 일한다면 어떤 일을 해도 싫게 느껴지지 않을 거다. 그래서 자신에게 잘 맞는 프로젝트와 회사를 선택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신림동 캐리: 개발을 잘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노용석: 프로그래밍 등의 스킬을 잘 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외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물건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뿐만 아니라, 그 물건이 어떻게 쓰이고, 그 물건을 사용할 사람이 어떻게 느낄지를 잘 알아야 한다. 나무를 보다가 숲을 보게 되면 새로운 영감을 얻고 더 질이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 기회가 주어지는 거지. 그래서 회사에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에 호기심이 있어야 하고, 신문 및 책을 자주 읽어 넓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신림동 캐리: 좋은 말인데 너무 모호한 이야기 아닌가?
노용석: 음, 개발을 잘하기 위해서는 회사와는 별도로 개인 프로젝트를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회사에서 쓰는 기술과는 비교적 관련 없는 프로젝트를 하면 더 좋더라. 개발자라면 여러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서 새로운 기술을 빨리 습득하는 능력이 중요한데, 새로운 기술에 다양하게 접하면서 빨리 적응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나온 기술들을 사용하여 실험할 수도 있지. 그리고 자신이 관심 있는 개인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공부를 하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원해서 만드는 느낌이기 때문에 더 흥미롭기도 하고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에게 재능이 얼마나 차지한다고 생각하나?
노용석: 99%를 차지한다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히익! 너무 잔인한 말이다!
노용석: 개발자의 직업을 택했다는 것 자체가 재능 및 잠재력이 있는 거다. 개발자는 어떻게 보면 정말 힘든 직업이다. 영어에 능통해야 하고, 수십 명이 함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때문에 리더십과 능통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필수며, 추후에 유지·보수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계획을 치밀히 세울 줄 알고, 문제가 생길 때는 바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까지 필요하다. 그뿐인가. IT 신문 기사를 일주일이라도 안 읽으면 트렌드를 놓치기 때문에 매일 읽고 정리해야 하며, 데드라인 때문에 3일 정도 밤샐 수 있는 강력한 체력이 필요하고, 짜증 나는 버그가 있어도 고쳐야 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며, 고객의 요구를 정중히 받아들여야 하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신림동 캐리: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다음부터 개발자 만나면 절에서처럼 ‘보살님’하고 인사해야 할 것 같다.
노용석: 개발자는 확실히 힘든 직업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자의 길을 선택한 것이라면 이미 재능이 있다고 본다. 주변에 억지로 개발자가 된 사람을 본 적은 없거든. 하지만 개발자 중에서도 뛰어나기 위해서는 1%의 노력이 더 필요하겠지?

신림동 캐리: 본인에게 어울리는 수식어를 붙이면?
노용석: 오뚝이 같은?
신림동 캐리: 요즘에 살쪄서?
노용석: 아니, 그런 건 아니다. 지금까지 도전해오면서 수많은 고생도 있었지만, 언젠가는 끝내 이겨내는 모습을 보고 주변에서 오뚝이 같다고 하더라. 나는 내가 맡는 프로젝트는 목숨 걸고 한다. 건강을 해칠 때도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장점만은 아니다. 너무 열심히 하니까 심지어 회사 매니저가 ‘내일은 회사 나오지 말고 집에서 쉬어.’라고 할 정도다.
신림동 캐리: 지금부터 건강 챙겨라. 우리가 언제까지나 젊은 게 아니라니까?
노용석: 근데 일이 좋은 걸 어떡해. 그때도 결국 집에서 몰래 일했다.

코딩, 테스팅 및 리서치는 15인치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쓴다.
소스코드 보관 및 실행은 Ubuntu & Redhat 데스크탑으로 한다.

모니터는 Apple Thunderbolt Display (27-inch), Dell UltraSharp (24-inch)을 쓰고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KVM Switch에 연결해서 쓴다. Apple Thunderbolt Display는 맥북과 연결한다.

Dell UltraSharp 모니터는 맥북과 리눅스 데스크탑에 연결한다.

주로 맥에서 작업하고, 간혹 리눅스 데스크탑을 써야 하는 경우에는 KVM Switch를 눌러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를 리눅스 데스크탑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편이다.

주된 사용 언어 및 기술은 Java, JavaScript, Node.js, Perl, Mason, HTML/CSS, Ruby, Git, Perforce, 및 Amazon 사내 개발툴이다.

그외 개인 프로젝트에서는 Python, Node.js, CoffeeScript, Github를 주로 쓰고 있다.

Fuse4x를 통해 리눅스와 맥을 연결하여 리눅스 데스크탑에 있는 파일을 맥에서 코딩하고, Terminal SSH를 사용하여 컴파일하거나 로그 등을 보면서 디버깅한다. 맥에서는 Sublime Text 2를 사용하고, Terminal에서는 Vim을 사용한다.

오뚝이 같은 아마존 개발자, 노용석 0

2013년 6월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3 해외취업박람회’에 해외 취업을 꿈꾸는 수천 명의 구직자가 몰려 취업문을 두드렸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IT 구직자가 많았다는데요.

솔직히 해외 취업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은 개발자가 있을까요? 국내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고 비교적 근무 환경이 좋다는 점 때문에 많은 이가 미국 또는 일본에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을 떠나 타지에서 산다는 건 대부분 사람에게 막막한 일입니다. 세계적으로 불황인 시기에 해외라고 현지의 구직자를 제치고 취업할 수 있을까도 걱정스럽고요.

그래서 신림동 캐리가 좀 더 넓은 세계로 나가 자신의 꿈을 찾은 아마존 개발자 노용석 님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제가 미국까지 가서 인터뷰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마는 로켓펀치가 아직 돈이 없는 관계로 메일과 페이스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사장님, 다음엔 비행기 태워주세요. 환승도 두 번까지는 괜찮아요.

이름 혹은 닉네임: 노용석, Ryan Rho
위치: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직업: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자 (Software Development Engineer)
소속: 아마존 뮤직 (Amazon Music)
내 모바일 기기: iPhone 5, 이 글이 나갈 때쯤에는 iPhone 5S?
웹사이트: www.ryanrho.com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노용석: 안녕하세요.

신림동 캐리: 페이스북을 통해서 섭외와 인터뷰라니, 세상 참 좋아졌다. 주커버그에게 감사한다. 물론 내 감사 메시지가 주커버그의 귀에 들어갈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노용석: 아, 그런가?
신림동 캐리: 자, 그럼 인터뷰를 시작해보자.

신림동 캐리: 미국에서 얼마나 지내셨는가?
노용석: 대학교와 대학원 5년이다.
신림동 캐리: 내 주변에도 유학생 친구가 많다. 근데 갈 때는 한국에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 같던 이도 타국에서 혼자 사는 외로움이나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다시 오는 경우가 많다.
노용석: 나는 대학교와 대학원을 미국에서 다니다 보니 언젠가부터 미국이 더 익숙한 곳이 됐다. 다행히 미국에서 생활하는 게 성격에 맞았던 것 같다.
신림동 캐리: 미국이 더 익숙하다기엔 페이스북 보니까 막 집에서 김치도 담그시던데!
노용석: 음식은 한식, 양식, 일식, 중식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다 잘 먹는다. 캘리포니아 살아서 그런지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어서 좋다. 집에서 5분 거리에 한국 분식집도 있다.
신림동 캐리: 하긴, 나는 어학연수를 LA로 갔는데 집 앞에 본죽이 있는 거 보고 ‘이 어학연수는 망했다.’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망했다.

신림동 캐리: 한국에서 태어났고 또 부모님도 한국에 계신데 한국에서 취업할 생각은 없었나?
노용석: 대학교 4학년 때 스타트업 회사를 설립하고 1년 정도 활동했는데 한국 마켓을 겨냥한 사업이었기 때문에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얻기 위해 기회가 된다면 여러 나라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생 때 싱가포르에 있는 리서치 회사와 일하며 싱가포르에 몇 번 방문했었고 졸업하고 나서는 미국에서 취업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학교 다녔기 때문에 미국에 있는 회사 정보를 얻기 더 수월했던 이유도 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가는 일을 하는 것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신림동 캐리: 미국에서 학교 다녔기에 미국 취업 정보를 얻는 게 더 좋았다고는 하지만 외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취업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다.
노용석: 전반적으로 보자면 외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취업하는 게 힘들 수 있다. 하지만 IT 분야는 예외적이라 느낀다. 수많은 회사가 외국인을 미국인만큼 많이 채용한다. 그래서 외국인이라고 해서 더 어렵다고 볼 수는 없다. 가끔 특정 회사는 영주권자 및 미국인만 채용하기 때문에 지원할 수 없는 곳도 있긴 하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런 회사 중에 관심이 가는 곳이 없었다.
신림동 캐리: 결론적으로 외국인이라 취업이 특별히 어려울 건 없단 소린가?
노용석: 난 오히려 내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그만큼 장점도 있다 생각한다. 많은 미국 회사가 한국 시장에 관심 있고, 특정 회사는 면접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견해를 중심적으로 물어보기도 했다.
신림동 캐리: 오, 어떤?
노용석: 어느 스타트업과 인터뷰할 때의 일이다. 그 회사는 한국에 진출할 계획을 하고 있었기에 한국 마켓을 리서치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내게 한국 마켓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졌고 내가 답변한 한국 특유의 IT 문화에 대해서도 흥미로워하더라. 그뿐만 아니라 내 모국어가 한국어이기 때문에 한국 관련 프로젝트 및 리서치를 수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인정해줬다.

신림동 캐리: 아마존에 취업하기까지 면접은 몇 번이나 봤나?
노용석: 74번이다.
신림동 캐리: 헉소리가 난다.
노용석: 회사의 이름보다는 어떤 프로젝트를 하는가가 내겐 더 중요했다. 그래서 만족스러운 취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 회사는 열 군데 정도 지원했고, 인터뷰는 74번 했다. 아침 9시에 인터뷰를 시작해서 오후 7시에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잘 보이느라 면접관 앞에서 온종일 미소를 짓다 보니 집에 돌아와서는 입 근육에 경련이 일어났다.

신림동 캐리: 면접의 승률은 얼마나 됐나?
노용석: 반반이었다. 아까 말했다시피 나는 회사의 네임 밸류보다 내가 어떤 프로젝트를 하게 되는가에 비중을 뒀다. 어떤 회사는 내가 할 프로젝트를 고를 수 없었기에 오퍼가 왔지만 아쉽게도 거절했다. 프로젝트를 미리 알려준다 하더라도 내 커리어에 맞지 않는 프로젝트여서 거절한 경우도 있다.
신림동 캐리: 배가 불렀단 소리 안 들었나?
노용석: 들었지. 근데 아무리 회사가 좋아도 내가 프로젝트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열정이 생기지 않으면 커리어를 쌓는 데 지장을 줄 수 있거든. 내가 이런 프로젝트를 할거라 했는데 A사는 알아듣지 못했고 B사는 비지니스 모델로 이해하기 어려워한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그땐 좀 좌절하기도 했다.
신림동 캐리: 그렇게 거듭 쓴맛을 보고 나면 대충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 않나?
노용석: 1~2년 정도의 짧은 기간에 일하는 거라면 그래도 되겠지. 근데 이왕 취업한다면 내가 잘 아는 프로젝트 및 비지니스를 하는 게 일을 하는데 수월하지 않을까? 미국에는 워낙 소프트웨어 회사가 많다. 그리고 구직자도 사람마다 분야가 다르지. 내가 추구하고 지원하는 회사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찾기 위해 열심히 인터뷰를 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한다. 회사에 원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합격과 불합격을 기다리는 건 누구나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이다. 하지만 그런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진짜 원하는 회사와 프로젝트를 만나면 나중에 정말 만족스럽다는 걸 말씀 드리고 싶다!

신림동 캐리: 가끔 인터넷에 ‘이거 풀면 구글에서 데려간다!’라거나 하는 실리콘밸리의 특이한 입사 문제가 떠돌아다닌다. 면접 보면서 뭐 이런 걸 다 물어보나 싶은 테스트 없었나?
노용석: 실제로 특이한 면접이 꽤 있더라. ‘너는 연필이고 믹서기 안에 있는데 어떻게 탈출할 거냐?’라는 창의력 질문도 받아보고, ‘디아블로3를 개발하시오.’라는 어이없는 프로그래밍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질문뿐만 아니라 면접관과 인터뷰 도중에 Pair Programming을 하여 소프트웨어 개발을 같이 하기도 했다.

신림동 캐리: 그거 말곤 없나?
노용석: 그거 말고 또 뭐가 있더라. 면접 갈 때 리무진에 태우고 대접해주는 회사가 있었다. 집에서 인터뷰 장소까지 30분 거리 밖에 안 되는데 호화스러운 호텔에 묵기도 했다. 그런데 기분이 좋다 보니 면접에는 오히려 집중이 잘 안 되더라고?

신림동 캐리: 요즘 한국에서도 압박 면접이라거나 팀 면접이라거나 심지어 술 면접까지 하며 구직자를 테스트한다. 이런 특이한 면접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걸 배우셨는지 궁금하다.
노용석: 당혹스런 질문을 받았을 때 거기에 스스로 만족스러운 답변을 하지 못했다면 좌절을 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인터뷰를 받는 다른 면접자도 이런 어려운 질문을 받기 때문에 당황할 필요가 없다는 걸 일단 말해주고 싶다. 침착하게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설명하고, 모호한 내용을 구체화해서 어려운 문제를 분석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신림동 캐리: 미국에서는 개발자가 직업 선호도 1~2위를 다툰다 들었다.
노용석: 사실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고, 수입도 높다. 직업을 구하는 게 어렵지 않고, 일하는 환경이 자유로운 편이다. 내 경우도 10시쯤에 출근해서 5시쯤에 퇴근하고, 회사에 꼭 나올 필요가 없어 재택근무를 가끔 한다. 어떤 회사는 주 4일 근무를 하기도 하더라.


신림동 캐리: 한국에서는 ‘새벽 3시에 탄 손님에게서 술 냄새 안 나면 IT업계 종사자’라는 택시 기사의 우스갯소리가 트위터에서 화제가 됐다.
노용석: 한국에서는 개발자의 대우가 비교적 좋지 않다 들었다. 수입도 그렇지만, 회사에서 제공하는 혜택까지 비교하면 더욱 미국과 차이가 크겠지. 개발자들에게 좋은 대접하는 회사가 한국에는 많지 않고, 있더라도 입사 경쟁이 치열하겠지.
신림동 캐리: 그렇다.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제니퍼소프트‘의 경우 네이버 검색하면 ‘제니퍼소프트 경쟁률’이 자동완성이다.
노용석: 해외 취업을 하면 처음에는 타국에서 적응하느라 고생할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미국 IT 직종에는 해외 취업한 외국인이 많아서 힘들 때 서로 격려하며 도움을 주고받는 분위기라 그만큼 이겨내기가 쉽다 생각한다. 한국인도 많은 편이다.

신림동 캐리: 그럼 일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나?
노용석: 주중에는 퇴근 후에 테니스나 스쿼시 등의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가서는 신문과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본다. 주말에는 샌프란시스코와 버클리 거리를 산책하고 친구를 만나거나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편이다. 별 계획이 없을 때는 개인 프로젝트에 시간을 투자한다.
신림동 캐리: 그 밖의 취미는?
노용석: 요리를 한다! 가끔 아시안 음식이 그리울 때 해먹으면 정말 맛있더라. 얼마 전에는 치킨 티카 마살라를 만들어서 회사에 가져갔는데, 무려 인도인 매니저에게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단점은 취미 때문에 살이 뒤룩뒤룩 찐다는 거다. 그래서 나만 살찌면 안 되니까, 음식 사진을 예쁘게 찍어서 밤에 페이스북에 올려 배고픈 친구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을 즐긴다.

신림동 캐리: 인터뷰가 결정되고 주변에 ‘아마존 개발자를 인터뷰하는데 궁금한 거 없냐?’고 물으니 정말 많은 사람이 묻더라. ‘아마존, 대체 언제 한국에 들어오나요?’
노용석: 미디어에 공개되지 않은 내용을 얘기할 수 없다. 관련 부서에 있지 않은 내가 말하기는 힘든 부분이다.

검색해보니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마존 서비스는 한국에 있지 않지만, 일부 부가적인 서비스는 이미 한국에 진출했다고 합니다.

노용석 님이 말하는 아마존의 업무 분위기와 포괄적인 개발 환경은 ‘오뚝이 같은 아마존 개발자, 노용석 1’로 이어집니다.

멋쟁이 사자처럼, 슈퍼 공대생 이두희

SNUEV가 없는 수강신청은 상상할 수 없죠.’

서울대의 강의를 평가하고 공유하는 사이트(snuev.com)를 사용하는 재학생이 ‘SNUEV가 없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 한 대답입니다. 어느 컴퓨터공학과 석사 과정 학생이 논문 쓰는 시간을 쪼개어 만든 프로그램 덕분에 서울대 학생들의 시간표 짜기가 수월해졌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모바일 앱이나 웹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초보들이 모여 기초부터 시작해 자신들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멋쟁이 사자처럼‘이라는 동아리를 만든 것은 어느 컴퓨터공학과 박사 과정 학생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둘은 같은 사람입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받들어 ‘오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재미있는 일 없을까?’를 고민하는 SNUEV의 개발자이자 멋쟁이 사자처럼 대표인 이두희 씨가 일하는 법을 물어봤습니다.

이름 혹은 닉네임: 이두희
위치: 수원시 영통구
직업, 소속: 백수, 멋쟁이 사자처럼
내 모바일 기기: 삼성 SCH-B850, 아이폰4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아니, 이 분이 전설의 이두희님!
이두희: 안녕하세요. 이 분이 상상 속의 인물인 줄로만 알았던 신림동 캐리님!

립서비스는 훌륭한 사회인의 덕목이지요. 화기애애한 인터뷰를 위해 괜히 한 번 서로 이래 봤습니다.

신림동 캐리: 자, 칭찬도 했으니 바로 질문 들어가겠다. 서울대에서 특강을 하던 빌 게이츠에게 도발적인 질문을 해 주변으로부터 ‘빌 게이츠의 남자’라고 불리고 있다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IE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두희: 저번에 강산 형은 IE에 대해 존재감이 없다고 하셨는데, SNUEV 전체 사용자의 80%가 IE6을 쓰기 때문에 나에게는 IE의 존재감이 엄청나게 크다. SNUEV는 IE6에서 완벽하게 작동한다. 그렇게 되기까지 4개월이 걸렸다.
신림동 캐리: 하긴 관공서나 학교 같은 데는 다 IE를 쓰잖나. 나도 IE와 크롬을 둘 다 쓰는데 IE 쓴다고 하니 회사에서 좋아하더라.
이두희: 테스터가 왔으니까!

신림동 캐리: 이거 없이는 살 수 없다 하는 건?
이두희: VIM과 크롬!

개발자에게 VIM은 정말 사랑인가 봅니다.

신림동 캐리: 브라우저 플러그인은 뭘 쓰시는지?
이두희: 노트북 화면이 11인치인데, 좀 좁다. 1px이라도 아껴야 한다. 그래서 플러그인 안 쓴다. 페이스북 플러그인을 유일하게 썼었는데 이제 페이스북을 잘 안 해서 지웠다. 브라우저 내의 기능이라면 크롬 개발자 도구 정도?

신림동 캐리: 주로 어디서 작업하시나?
이두희: 원래는 선릉 D.CAMP에 있다가 최근에 낙성대 오렌지 연필 카페 세미나룸을 대여해 거의 매일 여기 있다.

2013년 9월 10일 현재 이두희 씨는 작업지를 옮기셨다고 하니 낙성대 오렌지 연필에 찾아가서 사인을 받으려던 팬이나 주먹을 휘두르려던 안티는 그냥 집에 계세요.

신림동 캐리: 작업하는 동안에 음악을 들으시는지?
이두희: 온종일 벅스 인기곡을 랜덤으로 재생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신기하게 여태까지 만난 개발자는 다 뭔가 들으시더라.
이두희: 소리가 들려야 집중이 더 잘되지 않나? 학생 때는 MC 스퀘어를 애용했다.
신림동 캐리: 덕분에 서울대 간 건가?
이두희: 슬프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인터뷰하는 내내 어디에선가 전화가 옵니다. 그럼 이 인기 개발자의 연애 생활은 어떨까요?

신림동 캐리: 왜 전화기가 두 개인가?
이두희: 아, 이거? 2G폰과 아이폰을 둘 다 쓴다.
신림동 캐리: 여자가 많으신가 보다.
이두희: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건 절대로 아니고, 정든 번호를 바꾸고 싶지 않아서 삼성 SCH-B850를 계속 쓰고 있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라는 게 연애에 영향을 끼치나? 저번에 이강산 씨는 전혀 끼치지 않는다고 하셨다.
이두희: 개발자라는 것과는 상관없이 내 성격상 언제나 일에 빠져있다는 게 연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학부생 때부터 평일과 주말의 구분 없이 일했다. 그러다 보니 대학생 시절에 바쁘다고 여자에게 차이고 차이고 또 차였다.
신림동 캐리: 정말 바빠서일까?
이두희: 그렇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지금 생각하면 가방이나 꽃을 사줬어야 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개발밖에 없어서 블로그를 만들어주거나 프로그램을 선물했었다.
신림동 캐리: 어떤 프로그램인가?
이두희: 누르면 하트가 막 나와서 화면을 꽉 채우는 거였다.
신림동 캐리: 아직도 바빠서 여자에게 차였다고 생각하나?
이두희: 그렇게 믿고 싶다.

신림동 캐리: 마음에 드는 회사가 있다면?
이두희: 프로그램스!
신림동 캐리: 드롭박스나 구글 같은 게 나올 줄 알았는데?
이두희: 프로그램스의 초기에 같이 일했었다. 요즘 잘 되는 걸 보니 너무 뿌듯하고, 내가 일했던 회사라 그런지 애착이 간다.
신림동 캐리: 프로그램스에서의 에피소드 없나?
이두희: 교수님을 따라 미국에 출장을 간 적이 있었는데 당시 프로그램스의 프로젝트 개발을 하나 맡고 있었다. 그래도 출국을 계산하니 대충 돌아와 매일 밤새우면 마감에 맞출 수 있겠지 했는데 교수님이 날 멕시코에까지 데려가셨다! 게다가 멕시코는 무선 인터넷 스팟이 없었다! 그래서 낮에는 교수님을 따라다니며 세미나에 참여하고 밤에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여기 와이파이 되나요?’를 외쳤다. 결국, 다행히도 일은 끝냈다.
신림동 캐리: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벤처 스토리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구매했던 것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이두희: 이 깁스!


신림동 캐리: 깁스라고?
이두희: 얼마 전에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 공중에서 착지했는데 팔이 휘어서는 안 될 방향으로 구부러지는 거다. 그래서 119를 타고 병원에 가서 깁스했다. 여름철에 깁스하니 덥고 가렵고 너무 힘들었다. 의사 선생님께 무슨 방법이 없냐고 하니 ‘자네, 돈은 좀 있나?’ 하시며 이 깁스로 바꿔주셨는데 비쥬얼도 그렇고 몹시 만족스럽다.
신림동 캐리: 아이언맨 같다. 근데 얼마길래?
이두희: 30만 원이었다.
신림동 캐리: 비싸!
이두희: 근데 진짜 좋다니까?

신림동 캐리: 또 도구하면 개발자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게 키보드지. 키보드는 뭘 쓰는가?
이두희: 키보드는 HHK2 PRO 검은색 무각를 쓰고 있다. HHK를 좋아해 시리즈만 7년 정도 쓴 것 같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읽은 책은?
이두희: 얼마 전에 강산 형이 <SICP>를 이야기하셨는데 나도 그 책을 무지하게 좋아한다. 그리고 <삼국지>?
신림동 캐리: 삼국지?
이두희: 삼국지 좋잖아. 읽어도 읽어도 느끼는 게 많은 책이다.
신림동 캐리: 그럼 삼국지 캐릭터 속에서 자신과 비슷하다거나 좋아하는 인물은?
이두희: 나랑 비슷하다고 내세우기엔 너무 훌륭한 인물만 많은 것 같은데?
신림동 캐리: 뭐 여포도 있고 그렇잖나.
이두희: 아, 그러네. 일단 좋아하는 인물을 유비다.
신림동 캐리: 나는 조조!
이두희: 왜 조조를?
신림동 캐리: 나는 야망 야망 열매를 먹은 캐릭터를 좋아해서 조조가 이를 갈며 ‘내가 천하를 버릴지언정, 천하가 나를 버리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 이러는 게 너무 좋다.

신림동 캐리: 그럼 인생의 게임이 있는가?
이두희: 디아블로2! 나 이거 때문에 재수했잖아.

신림동 캐리: 본인에게 어울리는 수식어를 붙인다면?
이두희: 다 끌어안는?
신림동 캐리: 자신을 스스로 대인배라 칭하는 건가?
이두희: 일을 다 끌어안는? 내 일도 내 일, 니 일도 내 일!
신림동 캐리: 아아.
이두희: 아, 아니다. 슈퍼 공대생이라고 하자. 그렇게 되고 싶으니까.

신림동 캐리: 개발을 잘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방법이 있다면?
이두희: 노력을 딱히 한다기보다는 늘 뭔가를 만든다. 그렇게 뭐 하나가 완성되고 보면 만들기 이전보다 내가 나아져 있는 걸 발견한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에게 좋은 회사는 어떤 회사라고 생각하는가?
이두희: 개발자로서 놀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는 회사다. 개발자는 사람이다. 개인의 생각이 제각각 다르다. 그런 개개인의 개성과 예술가적 기질을 살릴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 아닐까?
신림동 캐리: 개발자에게 제발 이런 건 시키지 마라?
이두희: 아무것도 시키지 마라.
신림동 캐리: 그럼 회사가 월급은 왜 주나.
이두희: 아니, 그런 뜻이 아니고! 개발자라는 사람들은 원래 늘 일을 만드는 성격이 있다. 개발자는 밥과 커피를 코드로 바꾸는 존재들이다. 그냥 가만히 둬도 알아서 뭔가 이게 불편하다 싶으면 편리하게 고치고 이런 게 있으면 좋겠는데 없다 싶으면 만든다. 그러니 굳이 시키지 않아도 도구와 목적만 던져주면 알아서 뭔가 만들고 있을 거다.
신림동 캐리: 내가 원한 방향의 답변은 아닌데 뭔가 멋진 말인 것 같다.
이두희: 고맙다.

신림동 캐리: 회사에 취직할 생각이 있는가?
이두희: 잘 모르겠다.
신림동 캐리: 그럼 사업을 한다면 개발자로서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가?
이두희: 아, 뭐라고 해야 하지?
신림동 캐리: 개발자로서 이런저런 거 해보고 싶다는 거 있잖아.
이두희: 한 달에 자기 개발비를 얼마 드리겠습니다 이런 건 들어봤자 지루하기만 할 것 같고, 개발자들이 개발로서 노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예를 들어서 고스톱을 친다고 치자. 보통이라면 손으로 치고 놀겠지. 근데 우리는 고스톱 치는 기계를 만들고 그것끼리 싸움을 붙이는 거다. 그런 식으로 개발자가 개발하면서 노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신림동 캐리: 좋은 개발자의 조건이 뭘까?
이두희: 아, 이건 또 뭐라고 하지. 같이 일하다 보면 적응력이 강한 사람이 있다. 프레임워크든 언어든 금방 체득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더라. 자유롭게 언어 왔다 갔다 하고 어디를 가든 분위기 금방 따라 잡고 그러는 사람이 좋은 개발자 아닐까?

신림동 캐리: 개발자에게 선천적인 재능이 얼마나 차지한다고 생각하는가?
이두희: 잘 모르겠다.
신림동 캐리: 뭐 물으면 잘 모르겠대.
이두희: 진짜 잘 모르겠다. 어떻더라? 잘 모르겠어.
신림동 캐리: 아니, 살면서 경험할 거 아냐.
이두희: 사실 한국에서는 어릴 때 개발을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서 판단하기 어렵다. 이것에 대한 답을 내리려면 프로그램 교육이 초등학교 레벨로 내려간 뒤에야 가능할 것 같다. 내가 막 대학을 들어갔을 땐 진짜 컴퓨터를 못했다. 소위 말하는 허접이었다. 3학년이 되어서야 전공에 대한 재미가 붙어서 파고들기 시작했는데 그렇다고 딱히 노력하진 않았고 그냥 즐겼던 것 같다. 아무튼 그러니까 초중고등학교에 프로그래밍 교육을 빨리!

윈도우머신은 IE 테스트할 때만 쓰고, 그 외엔 거의 만지지 않는다.

모든 개발클라이언트는 Mac이고, 서버는 Linux를 주로 쓴다.

가끔 야외 잔디밭에서 코딩하고 싶을 때, 모든 세팅을 서버를 Mac(노트북)에 해놓고 로컬 작업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내 노트북이 비행기 이륙하는 소리를 내면서 아주 괴로워해서 노트북에게 미안하다.

Mac을 쓰는 이유는 ‘터미널이 예뻐서’다. 뭐든지 예쁜 게 좋다. 윈도우에도 각종 예쁜 터미널 도구가 있다지만 맥과의 감성 차이가 느껴진다. 그 느낌의 정체를 정확히는 모르겠다.

에디터는 VIM를 쓴다.

아이디어 노트 테이킹은 레알 노트를 쓴다. 문방구에서 파는 진짜 노트 말이다. 노트는 손으로 써야 제맛이다.

UI 등 그림을 그릴 땐 문방구에서 4B연필과 스케치북을 산다. 그림은 배 깔고 바닥에 누워서 그리는 게 레알이다.

인터넷을 타고 흐르는 레알 영어, 스터디맥스

미국 마트에 가서 우유를 사려고 ‘밀크’를 찾았더니 아무도 알아듣지 못해 빈손으로 돌아왔는데 친구의 말을 듣고 ‘미역’을 찾았더니 우유를 주더란 우스갯소리가 있죠. 이처럼 학교에서 배운 영어가 현지에서 통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들 겪으셨죠?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외국에 나가서 언어를 배우거나 외국인과 자주 대화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불황인 마당에 누구나 다 어학연수를 갈 순 없고 외국인 친구를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죠.

그렇다면 한국 토종파는 영어를 잘할 수 없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해 스터디맥스는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정확한 미국식 표준발음을 구사하는 미국인 강사의 일대일 첨삭지도를 받고 레벨 테스트 등을 통한 맞춤형 커리큘럼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죠.

지난 2008년 7월 설립되어 2011년 매출액 63억을 돌파하며 온라인 영어학습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벤처기업 터디맥스의 이비호 공동대표와 김현우 대리를 만나봤습니다.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이비호: 안녕하세요.
김현우: 안녕하세요.
신림동 캐리: ‘누드 교과서’를 만드시고 또 ‘스터디맥스’를 통해 교육계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시는 이비호 사장님의 전설은 익히 들었다.
이비호: 과찬의 말씀이시다.

신림동 캐리: 공동대표이신 심여린 님은 어디 계시는지?
김현우: 심여린 대표님은 둘째 아이 출산으로 휴가 중이시다.
신림동 캐리: 아, 그러시구나.

신림동 캐리: 다짜고짜 물어보겠다. 요즘 사업이 잘되신다던데?
이비호: 세계적으로 불황인데 우리도 힘들지 뭐. 아무래도 학교나 직장을 다니다 보면 시간을 정해놓고 영어학원에 가기 어렵지 않나. 그런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분들을 위해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인터넷, 전화 영어 교육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직장인은 시간도 그렇지만 경제적으로도 어렵다. 집세라든가 보험이라든가 적금이라든가 생활비 챙기고 나면 자기 개발에 큰돈을 지출할 여유가 없다. 스터디맥스는 한 달 수강료가 어느 정도 되는가?
이비호: 인터넷 영어 스피킹맥스는 월 3만 원 안팎이다.
신림동 캐리: 생각보다 많이 저렴하다.
이비호: 영어권 국가에 직접 가서 미국 LA, 할리우드, 샌프란시스코, 뉴욕, 아이비리그 대학 등에 거주하는 현지 원어민을 섭외했다. 전화 영어 역시도 필리핀이 아닌 정규 대학 교육을 마친 미국 현지의 강사를 채용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전화 영어 강사로 바다 건너의 현지인을 고용하고 있는데 거기에 따른 에피소드는 없는가?
이비호: 초반에 강사가 갑자기 그만둔다든가 해서 당황스러운 일이 몇 번 있었지만, 지금은 안정되어 거의 그런 일이 없는 상태다.
신림동 캐리: 강사에게 문제가 생긴다든가 하면 실시간으로 사고가 나는 건데 그런 문제는?
이비호: 의외로 잘 없다. 미국 미시간주 랜싱이라는 조용한 도시에서 강사를 쓰다 보니 그런 일이 별로 없다.
신림동 캐리: 이건 개인적인 호기심인데, 강사와 수강생 간의 썸씽은 없나?
이비호: 수강생의 발음 교정을 위해 상호 간의 동의로 녹음하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은 강사와 수강생이 미국 여행에서 만난다든가 하는 일은 있었다고 들었다. 훈훈하지 않은가?
신림동 캐리: 아, 훈훈하다.
이비호: 우리 스터디맥스도 인터넷의 발달이 있기에 가능한 사업이지만 이럴 때마다 새삼 인터넷이란 참 대단하구나 느낀다.

신림동 캐리: S원스쿨이라든가 인터넷을 통한 영어 교육 사업이 꽤 많은데 거기서 스터디맥스가 1위를 차지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이비호: S원스쿨은 영어를 아주 초기 단계부터 가르친다고 들었다. 우리와는 타겟이 조금 다르지 않나 싶다. 스터디맥스는 기본적인 영어 실력은 있지만, 실전 대화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의 영어 울렁증을 없애도록 스피킹 실력을 향상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신림동 캐리: 수강생의 재구매율이 약 60%대로 업계에서 상위에 속한다고 들었다. 나도 고등학생 때 M가스터디 등의 동영상 강의를 들어봤지만 사실 집에서 공부에 집중한다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스터디맥스는 그런 동영상 강의의 한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가?
이비호: 일단 콘텐츠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지에서 동영상을 찍어 영어권의 문화라든가 환경, 여행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흥미를 높였다.
신림동 캐리: 아무리 재밌게 만들어도 공부는 공부인데 좀 바쁘면 미루지 않겠나?
이비호: 그래서 스마트폰이나 타블렛 PC로도 볼 수 있게 만들어 출퇴근 등 여유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번은 이벤트로 동영상 중간에 훈장이 나온다든가 해서 그걸 모으면 기프티콘이나 상품권을 주는 게임적인 요소를 넣어봤는데 반응이 좋아 계속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그래도 아직은 집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는 공부를 알아서 한다는 게 이해 가지 않는다. 집에 오면 씻고 미드 보고 잘 시간도 부족한데!
이비호: 그렇게 못 믿겠으면 들어봐라.

신림동 캐리가 스피킹맥스 샘플 이용권을 득템했습니다.

신림동 캐리: 직원을 뽑으실 때 어떤 부분을 보는가?
이비호: 한 가지에 강한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벤처라 여러 가지 업무를 맡을 수도 있다 보니 기획과 마케팅이 동시에 가능하다든가 하는 멀티형 인재를 선호한다.
신림동 캐리: 영어를 꼭 잘해야 하는가?
이비호: 아무래도 회사 성격이 성격이니만큼 기본은 되어야겠지.

신림동 캐리: 계속 겸손하게만 말씀하시지만 이투스 창업으로 대박을 내셨고 스터디맥스도 온라인 영어 교육의 절대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는 벤처도 안정기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데,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으신가?
이비호: 영어 교육이라지만 일단은 콘텐츠가 중심인 회사다. 그래서 직원이 영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이런저런 제안을 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직원에게 다양한 경험을 권유하는 편이다. 해외 출장에도 적극적으로 데려가서 일단 현지를 겪어보라 한다. 그런 일이 있고 나면 아무래도 눈에 띄게 성장하더라.

신림동 캐리: 김현우 대리님은 여기 얼마나 다니셨나?
김현우: 2년 정도 됐다.
신림동 캐리: 스터디맥스에서 해외 출장 많이 다녀오셨나?
김현우: 두 번 정도인데 이번엔 미국에 보름 정도 다녀왔다.
신림동 캐리: 와, 여행은 좀 하셨고?
김현우: 회사 일정을 마친 뒤에 개인 시간이 좀 있었다.
신림동 캐리: 출장비는 그렇다 치고 체류비는 얼마나 들었나?
김현우: 회사에서 체류비까지 다 지원해줬다.

신림동 캐리: 이직률은 얼마나 되는가?
이비호: 회사가 생긴 게 3년째인데 아직 퇴사한 직원이 없다.
신림동 캐리: 와우!

신림동 캐리: 직원 숫자는 어느 정도 되나?
김현우: 30명 정도고 남녀 성비가 거의 비슷하다.
신림동 캐리: 그럼 사내 커플도 있나?
이비호: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김현우: 대표님 계시잖아요.

공동대표이신 이비호, 심여린 씨는 CC출신의 부부이십니다.

이비호: 아, 우리 있구나.
신림동 캐리: 부부가 같이 사업을 경영한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
이비호: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신뢰도 있어 좋다.
신림동 캐리: 부부 싸움을 하면 회사에서 껄끄럽지 않은가?
이비호: 일은 일이니까.
신림동 캐리: 쿨하시다.
이비호: 이번에 출산 휴가도 그렇고 부부니까 가능한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얼마 전까지 회사명이 ‘스픽케어’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왜 갑자기 사명을 바꾸셨는지?
이비호: 처음에는 영어 교육만을 전문으로 하다 점차 그 범위를 넓히게 됐다. 최근에는 일본과 중국에도 진출하고 있고 해서 회사명이 그 범위에 비해 너무 좁은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다 과감하게 바꾸기로 했다.
신림동 캐리: 미국에 일본에 중국까지 그럼 출장이 많으시겠다.
이비호: 매달 한 번은 해외로 출장을 가는 편이다.
신림동 캐리: 궁금한데 그럼 비지니스석을 이용하시나?
이비호: 에이, 설마. 당연히 이코노미석이다.
신림동 캐리: 아니, 누드 교과서와 스터디맥스를 만드신 분이 어째서 아직도 이코노미석을?
이비호: 우리 회사는 직원에게 해외 경험의 기회를 최대한 많이 주려 노력하고 있다. 내가 비지니스석 탈 여유가 있으면 직원 한 명이라도 더 데려간다. 심지어 돈을 아끼려고 미국 동부 가는 길에 알래스카에서 갈아탈 때도 있고 그렇다.
신림동 캐리: 집에서 휴지 대신 지폐를 쓰신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교육계에서 성공하셨는데 의외의 소박한 면모가 있으시다.
이비호: 아니다. 아직 그렇게 성공했다고 보기도 힘들다.

민망함의 ‘허허허’가 연신 사무실에 울려 퍼졌습니다.

신림동 캐리: 중고등학생 때는 대학교 가기 위해 공부하고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 준비하고 회사 들어가면 승진 시험 치고 그 외에도 자기 개발을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시대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스터디맥스가 잘 되고 있는 거겠지?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스터디맥스는 직원의 자기 개발을 어떻게 독려하는지?
이비호: 일 년에 한두 번 워크샵이 있다. 작년에는 일본에 다녀왔고 겨울이면 스키장에 간다. 그리고 아까 말한 것처럼 직원에게 해외 출장의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는 편이다. 그러니 오히려 직원들이 알아서 외국어도 공부하고 자기 개발을 하더라.
신림동 캐리: 그럼 사내 복지는 어떻게 되는가?
이비호: 아직 대기업 규모가 아니라 아주 높은 복지 수준은 아니다. 특별하게 말할 건 별로 없는데 생일에는 조촐한 생일 파티를 하고 명절에 상품권을 주고 매년 연말 성과금이 있고 그 정도다.

신림동 캐리: 미시간주 랜싱의 강사를 특별히 채용하는 이유가 있나?
이비호: 미국의 표준 발음은 중서부이기 때문이다.
신림동 캐리: 스터디맥스 홈페이지에 ‘이주의 맥스피플 순위’가 있던데 미인이 1, 2위를 차지하고 있더라. 우연인가?
이비호: 아무래도 사람은 본능적으로 아름다운 것에 끌리기 마련인 것 같다.

또 한 번 민망함의 ‘허허허’가 연신 사무실에 울려 퍼졌습니다.

얼마 전 스터디맥스의 영어 학습 프로그램이 일본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1위에 올랐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좋은 콘텐츠는 어디에서든 빛을 발하는 것이죠. 국내 1위에서 그치지 않고 전세계인에게 통하는 레알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스터디맥스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싶은 인재라면 스터디맥스를 주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