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이직이란, 셀프 브랜딩의 기회였어요!” – 13년차 HR 리드, 권예은 코치님

01. 우연을 ‘기회’로 만들어 쌓아온 커리어

안녕하세요! 권예은 코치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HR(Human Resources 인적 자원) 관리자 13년차에 접어든 권예은 입니다. 작년까지 글로벌 종합 브랜드 에이전시에서 HR 리드로서 인사팀 셋업을 진행했고, 프리랜서로써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어요. 대기업 인사팀에서 커리어를 처음 시작했고, 이후 국내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서 초기 인사팀 셋업, 인사 관리 프로세스 운영을 주로 해왔습니다.

취업 이래로 계속해서 한 직무에서 커리어를 쌓으셨는데, 어떻게 HR 직무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제 전공이 청소년학이에요. 그때 ‘개발 평가’라는 것을 배웠는데, 청소년에게 제공할 교육과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을 했었어요. 전공을 살려서 취업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하다보니 ‘교육 담당자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인사팀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청소년과 성인은 대상의 차이인 거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교육을 한다’는 부분에서는 같다고 생각했어요. 또 대상을 분석해 맞는 교육 내용을 기획하고 워크숍을 짜는 등의 프로세스도 똑같고요. 전공을 살리고자 시작했던 일을 10년 이상 하고 있네요.

13년 차 라니, 내공이 많이 느껴지는데요. 코치님도 취업 준비를 할 때는 힘드셨나요?

물론이죠. 제가 첫 취업 준비 때 이력서만 무려 108개를 썼어요. 그런데 면접은 몇 번 봤냐면, 딱 세 번 봤습니다. 그러니까 105 곳은 모두 서류 탈락을 한 거죠. 이 악물고 자기 소개서를 계속 쓰고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좋아하는 일,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게 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나 싶어요.

02 글로벌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인사 경험

첫 취업부터 힘든 과정을 거치셨는데, 어렵게 취업한 대기업에서 나와 그 이후에는 모두 스타트업을 다니셨어요. 이유가 있었을까요?

대기업 신입 때의 경험은 힘들었지만 성장에 무척 도움이 됐어요. 이후에는 제가 조금 더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유연한 회사를 생각하다가 외국계 회사인 ‘자라’에 들어갔어요. 유연한 사고를 하고, 육아 휴직이나 병가 등의 합리적인 복지를 유치할 수 있는 곳이었지만 외국계이기 때문에 이미 본사에서 정해진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것이 전부였죠. 정해진 규칙 안에서 정해진 일만 하는 일을 하는 것이 재미없더라고요. 때마침 제가 다시 이직을 준비하던 시기에 스타트업들이 막 생겨나고 있었고, 그 길로 이직을 했습니다.

하다 보니 스타트업 규모에서 겪는 문제들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저와 잘 맞아 쭉 스타트업에서 경력을 쌓게 되었어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주어진 우연들을 기회로 잘 만들어오신 것 같아요. 비결이 무엇인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해야 하니까 했어요. 퇴사와 이직을 하면서 성장을 안 할 수가 없었어요. 한 손으로 사다리를 잡고 겨우 올라갔는데, 또 올라가야 해서 다시 또 반대편 손으로 잡고 올라가고. 이렇게 반복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도장 깨기 하듯 지내다 보니 연차가 두 자릿수가 되었고, 많은 일을 담당하게 됐어요.

그리고 그렇게 우연히 이직한 곳이 나에게 기회가 되려면 ‘셀프 브랜딩’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말이 없었을 때부터 저는 스스로 저를 브랜딩하게 된거죠.

03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집중이 중요한 이유

스타트업에서 주로 인사팀 셋업 업무를 하셨다고 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셨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은 인사 또는 복지 관련해서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 별로 없어 구성원들이 크고 작은 불편함을 겪고 있었어요. 연차 프로세스가 없어 아무도 신청하는 방법을 모른다거나, 조직도가 없어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한다거나 했죠. 그럼 제가 연차 프로세스를 만들어주고, 조직도를 만들어 뿌리고, 복지 혜택 등을 만들어 정리했어요.

이렇게 한 스타트업에서 HR 시스템 세팅을 하고 기업과 함께 성장해나가다 보면 150명 이상의 규모로 커져요. 그 때마다 고민이 많았어요. 큰 기업에서 인사 관리를 하는 것도 좋지만, 제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달랐거든요. 규모가 커지다 보면 기업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HR에 집중을 하기 어려워져요. 인건비가 많이 들면서 재무 등 신경 쓸 것이 많아지죠. 그래서 고민 끝에 제가 잘 할 수 있고 잘 맞는 길을 선택하게 됐죠.

이미 5~6년 차 이상의 커리어를 쌓았지만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선택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선택과 집중]의 결과로 느껴져요.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저도 큰 규모의 인사 관리를 해볼 수도 있었겠지만, 스타트업이 점점 많아지는 상황에 이것도 저에겐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비슷한 규모의 기업들은 모두 비슷한 문제점을 겪거든요. 제가 해결할 수 있는데, 그 일을 안 할 이유가 없었죠. 60~80명의 규모일 때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제가 셋업한 프로세스로 하나 씩 일이 돌아갈 때마다 즐거웠어요. 수 개월 뒤, 1년 뒤 쯤에는 그 체계들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아가고 안정화 되어있죠. 그 때 보람을 느끼고 제 할 일을 다 했다고 느껴요. 그리고 또 다시 문제를 겪고 있는 기업을 도우러 가는 거죠.

라면 그렇게 생각 못했을 것 같은데, 막 생겨나는 스타트업을 보고 나에게 기회다! 라고 하는 관점이 인상적이에요!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니 다른 기회들이 보이셨던 거군요.

맞아요! ‘규모를 키우는 경력’이 저와 맞지 않아, ‘초기 셋업’ 이라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특정 프로세스를 선택한 거죠. 이렇게 셀프 브랜딩을 했고요.

04 일잘러가 되는 방법은 한 끗 차이

혹시, 인사 담당자를 오래하시면서 나만의 꿀팁이 있을까요?

어떤 저만의 꿀팁은 없어요. 하지만, 신경 쓰는 부분은 있어요. 구성원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까? 라는 생각을 꼭 해요.

제가 작년 이맘때, 인사 관리 관련 웨비나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말씀 드렸던 내용이 실수를 많이 하는 부분, 찐 실무 담당자들만 아는 이야기들을 해줬어요. 지원자들에게 친절 하려고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물론 중요하죠. 그런데 막 말만 친절하게 하지 말고 약도를 제대로 그리고, 회사의 전경을 찍어서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던 적이 있어요. 그 때 반응이 좋았어요.

지금은 면접 때 인사 팀의 이런 안내 문자는 너무 당연해졌어요. 하지만 처음부터 이러진 않았을 거예요. 저는 사람들에게 진짜 도움 되는 내용들을 기획하고자 노력했던 것 같아요.

요즘 개인이 중요해지면서 다양한 개인화 정책, 마케팅이 생겨나고 있어요. 인사 담당자로써 그런 측면도 고려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런 경우는 있어요. 기업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까 채식주의이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그런 음식들을 피해 도시락을 주문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또는 반려 동물을 사무실에 데려올 수 있도록 복지를 유치하기도 하고요. 반대로 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사팀이 개인에 맞춰주는 것은 복지 부분이지 기업 전체의 정책이 아니에요. 사람들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복지 제도에는 개인의 선호도에 맞게 정할 수 있지만, 기업의 운영 및 업무 정책의 가이드라인은 명확해야 하죠.

(업무 정책과 복지를 명확하게 나누는 부분은 실무자이기에 가능했던 일인 것 같아요. 이런 관점의 얘기 너무 재밌네요.)

05 HR 리드가 말하는 신입의 역량과 태도

인사팀을 희망하는 지원자들도 있을 텐데요. 인사팀 신입, 지원자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사팀 업무에는 보이지 않지만 필수로 해야 하는 업무가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사소한 일이라도 책임감 있게 수행하며,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도 스스로 동기부여 할 수 있어야 해요~

또 무엇보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민감도가 높아야 합니다. 같은 메시지라도 사소한 부분에서 다른 결과를 낼 수 있거든요. 그리고 대표나 경영진의 의도를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하죠. 그래야 방향을 잃지 않고 인사팀을 꾸려나갈 수 있어요.

이 외에도 상황에 따른 응용력과 융통성이 필요하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며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이 높아야 합니다.

이건 개인적인 궁금증이기도 하고, 또 많은 취준생들이 궁금해할 것 같은데요. 자소서와 포트폴리오 중 어떤 것이 중요할까요?

기업마다, 인사 담당자마다 다를 것 같아요. 사실은 인사팀에서는 지원자의 인성이나 태도를 보는 경우가 많고 대게는 실무자가 지원자를 뽑아요. 그래도 인사 담당자로써 서류를 검토할 때는 포트폴리오를 위주로 봅니다.

개인적으로 자소서는 나를 표현하는 글인 것 같아요. 장점과 단점,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업무 역량 등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죠. 포트폴리오는 그에 비해 업무 중심적이에요. 저 같은 경우는 포트폴리오가 더 직관적이라서 더 중점적으로 보는 것 같아요. 기업에서 실제로 진행하는 실무를 소화할 수 있는 인재인지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죠. 그 이후에 인성 그리고 경험을 알 수 있는 자소서를 보는 것 같아요.

취준컴퍼니의 취업 준비생, 이직자들을 위해 해주실 말씀 있으실까요?

당장에는 지원할 곳이 없다고 보이겠지만 분명히 기회는 옵니다! 자격증에 너무 오랜 시간 고민 하지 말고, 링크드인에서 실무자들 팔로우를 늘리며 어떤 업무를 실행하고, 어떤 고민을 하는지 알아가시면 방법이 보일 거예요.

‘취준컴퍼니’는?

취준컴퍼니는 취업에 성공해서 다른 회사로 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상의 회사로, 가능성이 크지만 취업하지 못한 주니어에게 최상의 취업 환경 및 코치와의 커피챗, 멘토링을 무료로 지원하는 취업 프로그램이자,
취준생과 현직자들이 모인 특별한 커뮤니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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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 권예은
인터뷰, 제작 | 배지은
편집 | 이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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