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펀치의 자율 근무 문화 – 2020년 : 출퇴근하며 일하던 회사가 3개월 만에 자율 근무로 전환한 ‘자율화(Auto-forming)’사례

2020년은 로켓펀치 팀이 사업 규모나, 조직 구조가 비약적으로 변화한 시기였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20~30년에 걸쳐 천천히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던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단기간에 일어나는 것을 보고, 원격근무가 대중화될 시기에 적합한 주거 지역의 비즈니스 라운지 ‘집무실’을 출시했고, ‘집무실’을 만들기 위해 훌륭한 공간 개발 능력을 갖춘 ‘엔스파이어’와 합병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와 합병한 엔스파이어는 사무실이나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100% 자율로 일하던 로켓펀치 팀과 상반된 전통적인 근무 방식을 가진 회사였다.

  1. 물리적 사무실 존재
  2. 정해진 출퇴근 시간 존재
  3. 사무실 출퇴근을 전제로 제정된 연차 제도, 식대 규정, 야근 규정 등이 존재

일의 미래는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방식이라는 생각에 공감한 엔스파이어 팀은, 전통적 근무 방식을 자율 근무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전통적 근무 방식을 100% 자율 근무 방식으로의 전환한 ‘자율화(Auto-forming) 과정’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고민하는 많은 회사들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여 상세히 공유한다.

사무공간

자율 좌석 도입

고정된 자리가 있던 사무실을 자율 좌석 시스템으로 개편했다. 큰 공용 테이블을 포함한 약 20석 정도의 좌석 중, 사무실 상주 인력을 위한 6자리는 지정석으로 만들고, 나머지 자리는 그때그때 오는 사람이 앉아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처리했다. (집무실의 자유석 멤버십, 지정석 옵션 지정과도 일치하는 시스템)

개인 사물함 설치

자율 근무로 일하던 팀원이 사무실에 왔을 때만 쓰는 개인 사무용품이 있는 경우도 있고, 사내외 보안 이슈로 별도로 보관해야 하는 물품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쉽게 해결하여 자율 좌석 시스템을 더 잘 동작하도록 하기 위해 25개 정도의 사물함을 제작 설치했다. 정형석 CCO님은 집무실의 워크모듈을 자체 제작한 것처럼 본사 사물함도 자체 제작했다.

자율좌석제 개편 전
자율좌석제 개편 후

업무 장비

로켓펀치 팀은 새로운 팀원이 합류하면, 업무 장비가 필요한지, 혹은 개인 장비를 쓸 것인지 물어본 후, 업무 장비가 필요하다고 하면 지급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개인의 소유로 전환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물리적 사무실이 없기 때문에 업무 장비를 반환해 봤자, 둘 곳도 이어서 쓸 사람을 찾는 것도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엔스파이어는 업무 장비를 사무실에 두고, 퇴사 시 다음 사람이 쓰게 되는 전통적 사무실 기반 업무 장비 운용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자율 근무 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로켓펀치가 운용하는 시스템이 최선이라 생각해서 당초 우리가 고려한 것은 최근에 생기고 있는 ‘업무 장비 렌탈’ 서비스였다. 하지만 여러 서비스를 알아본 결과 이런 렌탈 서비스는 자율 근무 기업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렌탈 기간이 끝나기 전에 구성원이 퇴사할 경우, 그 구성원이 남은 금액을 지불하고 장비를 인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인수 금액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되어 있다. 사무실을 기반으로 일하되, 높은 비용을 일시에 지불하기 어려운 회사를 위주로 설계된 것이다.

결국 우리는 자체 비용을 들여 장비를 구매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소유가 전환되는 기존 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단기적인 자본 지출은 커질 수 있지만, 2년 정도만 놓고 본다면 그 방식이 총비용을 낮추는 방식이 되기 때문이다.

근무 장소와 시간, 휴가 등

근무 장소와 시간, 휴가 등은 로켓펀치 팀이 가지고 있던 100% 자율 시스템을 선택했다.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장소나 시간을 결정할 수 있고, 휴가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결과로만 이야기한다’는 높은 수준의 프로페셔널리즘,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을 것이다’는 조직 내 믿음이 뒷받침되면, 이런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인 시스템은 엄청난 효율성을 보여준다. 당초 이런 방식을 도입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던 엔스파이어 팀원들도 지금은 이 업무 방식의 장점을 체감하고 전보다 훨씬 자유롭게 일하고 있다.

참고 – 로켓펀치 팀의 ‘사무실 없이 일 잘하는 법

주간 타운홀 미팅

사무실과 각자의 집, 혹은 집무실을 포함한 제3의 장소에서 돌아가는 50명에 가까운 조직의 정보 불균형을 줄이고, 소속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통합으로 이뤄지는 타운홀 미팅을 매주 정례화했다.

알리콘 타운홀 미팅 모습

법률적 뒷받침

로켓펀치 팀의 자율 근무 방식은, 일하는 구성원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여준다. 이는 전통적 근무 방식이었던 엔스파이어 팀원들이 바뀐 업무 방식에 잘 적응하고 문제없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도 증명되었다.

하지만 이런 내부의 성공과는 별개로 아직 자율 근무 방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한국 노동법의 문제로, 많은 법률 위험 요인을 지적받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자율 근무 문화를, 더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만들기 위해 법률적 뒷받침을 할 수 있는 ‘자율 근무 조직을 위한 표준 취업 규칙’을 만들었고, 대형 로펌의 법률 검토를 받고 있다.

법률 검토가 끝나는 대로,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는 회사 누구나 법률적 위험 없이 자율 근무, 원격 근무, 유연 근무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해당 취업 규칙을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함께보기>


로켓펀치 팀은 2020년 ‘엔스파이어’와의 합병을 통해 ‘알리콘’이라는 회사로 재탄생 했습니다. 알리콘은 누구나 일에 필요한 사람을 쉽게 찾고 연락할 수 있는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 로켓펀치’와 원격근무가 대중화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거 지역에서 좋은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집 근처 사무실, 집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로켓펀치와 집무실을 결합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욱 가속화될 일하는 방식의 디지털적인 변화를 함께 만들어 갈 동료를 항상 찾고 있습니다.

현재 오픈된 포지션이 아니더라도, 회사의 성장을 함께 만들 수 있는 분이라면 언제나 환영합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편하게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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