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한 재미있는 농담이 있다.
Q)결혼하면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A) 집에 항상 누가 있는거죠. Q) 그럼 안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A) 그것도 집에 항상 누가 있는거죠.
자율 근무의 장단점도 마찬가지다. 같은 사무실에 모여서 일하지 않는 것이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다. 2019년 우리는 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상의 사무실’을 온라인에 만드는데 집중했고, 그중 성과를 거둔 내용을 공유한다.
(1) 가상의 개인 책상
사무실에 있는 동료의 책상에서 우리는 간접적으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요즘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내가 알면 좋을 최신 정보를 책상에 놓인 책이나 보고서에서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율 근무 방식에서 이런 정보 교류는 태생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회사 내의 문서 기본 작성 도구를 ‘구글 드라이브’에서 ‘노션’으로 옮겼다. 구글 드라이브와 달리 노션은 기본적으로 작성되는 모든 문서에 전체 구성원들이 접근할 수 있고, 업데이트 된 문서 목록을 별도로 모아볼 수도 있다. 구성원들이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넌지시 알 수 있는 방법이 생기는 것이다.
또 팀 단위로 작성하는 문서가 모이는 공간 외에, 각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개인 공간을 별도로 부여했다. 이것을 통해 개인이 작성하는 자잘한 문서로 인한 방해를 줄이는 동시에 개인의 작업 자유도를 보장할 수 있었다.
(2) 가상의 회의실
회의는 혼자가 아니라 팀 단위로 일할 때 발생하는 아주 중요한 활동이다. 회의 자체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회의실에 모여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대화로 회의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도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있다.
로켓펀치는 업무 대화는 ‘슬랙’을, 화상 회의는 ‘스카이프’를 사용하고 있었다. 스카이프가 슬랙보다 화상 회의 성능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두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 누가 회의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즉, 어떤 사람이 회의 중일 때 업무 때문에 찾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 회의를 하자고 한 후, 스카이프에서 다시 채팅방을 만들어야 한다.
팀 내의 슬랙 사용을 살펴보자 다른 문제도 파악할 수 있었다. 바로 슬랙 내에서 공유되는 모든 대화 중 90%가 1:1 대화로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1:1 대화 비중이 높은 것’, ‘회의를 하는 사람들끼리만 어떤 회의를 하고 있는지 아는 것’ 모두 커뮤니케이션 직접 참여자들에게 큰 문제는 없지만, 다른 구성원들에게 간접적인 정보 전달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직 전체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크게 상승 시키게 된다.
우리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회의는 슬랙 내 공개 채널에서 시작해서 필요한 사람들을 초대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또 업무 대화에 있어서 1:1 대화 대신 공개 채널 대화를 하는 문화가 정착 되도록 많은 노력을 쏟았다.
(3) 가상의 휴게공간
사무실에서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는 휴게실, 엘리베이터 앞, 화장실 앞 등은 회사 구성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정보를 은근히 전달하기 참 좋은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 붙여둔 게시물은 구성원들이 잊지 말아야 할 제품 개발 철학이나 회사의 올해 중요한 목표를 은근히,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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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물리적 공간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은근한 정보 전달 방법을 고민했고, 업무를 위해 항상 보는 슬랙 채널 토픽, 노션 페이지 제목 하단을 활용하기로 했다.
![](https://blog.rocketpunch.com/wp-content/uploads/2020/01/Screenshot-2020-01-16-23.33.53-1.png)
![](https://blog.rocketpunch.com/wp-content/uploads/2020/01/Screenshot-2020-01-16-23.37.30.png)
로켓펀치 팀이 2019년 이런 과정을 통해 완성한 자율근무의 커뮤니케이션 원칙은 ‘더 자주 공유하되, 방해를 줄이고,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하기’다. 우리는 이 원칙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사무실 없이 일 잘하는 법 – 자율 근무 문화 가이드북’을 만들었고 누구나 참고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 우리와 비슷한 길을 가는 모든 조직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함께보기>
- 새 시대의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하여’
- 로켓펀치의 자율 근무 문화 (2017년)
- 로켓펀치의 자율 근무 문화 (2018년) – 축구팀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사무실 없이 일하는 방법
- 조직의 실행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천억짜리 조언 – 당근마켓 김재현 대표님과의 대화 : 2019년 로켓펀치의 조직 문화 개선에 많은 도움을 얻은 당근마켓 김재현 대표님과의 대화를 정리한 글
“로켓펀치의 자율 근무 문화 – 2019년 : 자율 근무를 위한 가상의 사무실 만들기 (원격 근무, 재택 근무 가이드)”에 대한 3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