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던 것들을 시도하다 보면 ‘끈기’라는 근육이 길러지더라고요.” – KrustUniverse 블록체인 신사업 기획 강호영 코치님

취준컴퍼니 우수 코치 인터뷰 실물 사진 - 강호영 코치님

해당 글은 취준컴퍼니 수강생이 직접 취준컴퍼니 우수 코치님을 인터뷰한 글입니다.

들어가며

3년차 주니어로 사업개발자, PM 두 직군을 경험하며 느낀 점은 기업의 규모나 상황에 따라서 정의하기 어려울 만큼 R&R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혼자서 커리어 방향을 설정하고 길을 찾아 나가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었다.

취준과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번 쯤 고민하게 되는 어떤 회사와 커리어로 개인의 성공을 이루어 낼지에 대한 문제도 더해지자, 혼자서 답을 찾아보겠다고 붙잡고 있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방법을 찾아 방황하던 중 강호영 코치님을 만나게 되었다.

이에 강호영 코치님께서 13년간 사업개발/PM 직군을 경험하신 이야기, 그리고 성공을 위해 어떻게 방향을 잡고 어떤 과정을 통해 성장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히 들려주셨다.

01 주어진 모든 일에 ‘닥치고 열심히’ 일했던 시기

안녕하세요 코치님 반갑습니다. 취준컴퍼니에서 진행해주시는 온라인 강연으로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풍부한 인사이트를 얻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전해드립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카카오공동체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출범한 크러스트 유니버스에서 신사업 기획을 맡고 있는 강호영입니다. 13년간 사업 기획, 사업 개발, PM 등의 역할을 주로 담당했고, 금융, 기술, 문화 영역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코치님께서는 첫 커리어를 대기업의 기업문화 팀에서 시작하셨는데, 어떤 목표와 방향으로 PM직군으로 피봇하시게 되셨나요?

사실 초년생 때는 목표나 방향을 생각하기 보다는 주어지는 모든 일에 ‘닥치고 열심히’ 라는 생각으로 일했던 것 같아요.

조직 내에 신설된 기업문화 팀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다양한 신규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리스크를 감수하며 많은 경험을 쌓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기업문화를 담은 도서 출판 PM, 인트라넷 리뉴얼 PM, 컨설팅 PM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정적인 백오피스가 아닌 생동감 넘치는 프로젝트로 성과를 굵직하게 확인하며 성장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갑의 위치의 PM에서 수행사 컨트롤 능력을 키웠고, 을의 위치의 PM에서 수행을 해내야 하는 입장까지 경험하며 다양한 관점을 얻었어요. 이런 점들이 모여 PM의 커리어라는 면이 되어주게 된 것 같네요.

 

열심히 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주어진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점차 방향을 잡아가신 거군요! 그럼 프로젝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젝트는 무엇이 있을까요?

완전 신입사원인 시절 참여한 현대카드 기업문화 360도 진단 프로젝트가 떠오르네요. 16주 정도 외부 컨설팅을 통한 전사 임원 인터뷰 및 내용 정리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옆에서 보며, 그 짧은 간에 현대카드의 기업문화 전체가 요약된 장표로 볼 수 있었어요.

그게 저한테는 도움이 많이 되어, 이후 이걸 명문화하고 ‘프라이드 북’ 이라는 책을 만들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내부용으로 500부만 찍어냈다가 당시 사장님이 몇몇 지인들에게 나눠준 게 좋은 반응을 얻어 홍보팀으로 넘어가 출판까지 하게 되며 결과물을 확실히 남기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가 의미가 큰 이유는 언젠가 내가 창업을 하게 되면, 이 책을 만들며 얻게 된 핵심을 활용해 그 회사의 코어로 삼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기 때문이예요.

 

프로젝트를 통해서 미래의 비전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네요! 그럼 이후에 새로운 길을 정하실 때는 어떻게 회사를 고르고, 합류하기 위한 준비를 하시게 되었나요?

사실 개인적으로 커리어를 제 의지로 옮긴 건 현대카드에서 그라운드X로 넘어올 때 한 번이었습니다. 굉장히 고민이 많았는데, 금융 분야는 어쨌든 계속 안정적이겠지만, 더 크게 성장할 가능성들이 없어보였고, IT 분야로 모든 게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는 시점에서 저도 고민을 하던 중, 카카오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한다고 하니 카카오의 디지털 자산과 인프라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을 보고 도전하게 되었죠.

지난 커리어에서 얻은 강점과 핀테크 리서치에서 얻은 블록체인에 대한 기본 개념을 토대로 성공적으로 합류할 수 있었어요.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했습니다. 메일도, 미팅도 모두 영어로 진행되다 보니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어요.

 

이직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적인 분야를 개척하는 상황만 해도 압박이 엄청난데, 글로벌로 가기 위한 회사에서 영어 능력을 어떻게든 키워내야 하는 상황이었겠네요. 어떻게 상황을 극복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이것도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자’ 라는 마인드로 달려들었어요. 블록체인 분야는 텔레그램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일이 많다 보니 ‘텔라’를 통해 학습한 게 도움이 되었고, 결국 가장 중요한 회화를 키우기 위해서는 ‘링글’을 사용했죠. 일주일에 한 번 최소 40분 세션을 계속 했고 나중에는 별도의 코치 분을 통해서 실력을 키웠죠. 이렇게 준비한 이후에 팀이 완전 글로벌로 바뀌면서부터 업무 영역에 영어를 할 기회가 더 많아지니 확실히 늘게 되었어요.

생각보다 모든 사람이 영어를 잘하지 않더라구요. 말그대로 글로벌이다 보니 싱가포르, 인도, 아프리카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우리가 책이나 영화에서 보는 것 처럼 유창하지는 않다 보니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고 맞춰서 성장할 수 있었어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어쨌든 내 생각을 얘기하고 상대방 생각을 듣는 거니까 거기에 초점을 맞추니 문제가 없더라고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겠네요!

그럴 수 있죠.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는 링글이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1:1로 아티클을 두고 토론하니 자신감을 얻고 쉽게 성장할 수 있거든요.

 

코치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이렇게 커리어를 쌓아 오신 길을 돌아보았을 때, 스스로 가진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끈기인 것 같아요. 멈추지 않고 그냥 계속 하는 거죠. 근데 그게 작년에는 번아웃처럼 한 번 왔던 부분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을 하면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집중했습니다.

이제껏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항상 이런 마인드로 임하다 보니 뭔가 몸의 근육 같은 것처럼 남아 있더라구요. 끈기로 완성해온 경험을 활용해 조금 더 개선하고, 못 보던 것들을 보게 되고 그런 과정들이 끈기로부터 시작해 시도와 결과로 남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결과적으로 실패하는 과정도 있겠지만요. 끈기를 가지고 끊임 없이 시도하되, 결국 혼자서 다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잘 하는 것이 PM에게는 중요한 일이에요.

02 성장에 필요한 자기 이해

혹시 코치님께서 업무 외적으로는 성장을 위해 어떤 활동을 주로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돈과 시간을 쓰는 방법에는 세 가지 정도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소비, 하나는 투자, 하나는 낭비 입니다. 주니어 때는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하는 것이 좋아요 개인적으로 제일 가성비 좋은 투자는 독서라 생각합니다. 책을 쓰는 분들은 그 책을 쓰기 위해 많은 걸 하니까요. 적은 비용으로 압축적인 정보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읽은 내용은 금방 까먹을 수 있으니, 리뷰를 써놓으면 그 리뷰를 적은 내용만큼은 자기 것이 되더라구요.

독서 뿐만 아니라 영화,일상에서도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독서가 지적 여행이라고 하면 현실에서 직접 하는 여행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 외에는 다양하고 새로운 활동을 통해 관점을 넓히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독서를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남기기 위한 활동들이 부족했던 것 같네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그럼 개인이 성장하고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결국 ‘나’다운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며 성장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이해가 가장 중요합니다. 성공의 정의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성공은 돈, 시간의 자유를 얻은 자유인이 되는 동시에 좋은 인간 관계를 갖는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이렇게 정의가 된다면 좋겠지만 개인의 성공을 아직 정의하기 어렵다면, 첫 걸음으로 ‘자기 이해’에 투자해야 합니다. 자기 이해를 통해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개인의 성공을 정의해야 하는 거죠.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에서도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높은 자기성찰지능’을 꼽고있는 만큼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이해를 위해서 흔히들 많이 하시는 MBTI부터 애니어그램 적성검사, 테니지먼트 강점 검사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고, 사회에서 만나게 된 동료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강점에 더해 취약한 부분까지 잘 알고 싶다면 테니지먼트를 추천드려요.

 

주니어를 넘어서 시니어, 리드급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앞서 말한 자기 이해 과정에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나온 키워드를 자신의 개성으로 가지고 가는 경우는 많은데, 제외된 개성은 신경 안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제외된 개성을 포함하는 노력이야말로 타인을 포용할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 이해 능력인 ‘자기 성찰 지능’과 타인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는 능력인 ‘대인 관계 지능’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가설이 있습니다. 이렇게 자기 이해를 통해 발견한 약점을 잘 알고 있다면, 개인의 대인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어려움을 잘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리드 급으로 가기 위해서는 자기 능력의 동전의 양면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자기 성찰 지능’을 통해 강한 자아를 갖게 되는 것이 스타플레이어가 되는 호날두 같은 플레이어가 가져야 할 재능이라고 한다면, ‘대인 관계 지능’은 박지성 선수 같이 팀 플레이어에게 더 중요한 지능이라 생각되는데요, 혹시 이 두 가지를 어떤 시기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이거 재밌네요. 리더십과도 연관이 되긴 할 것 같은데요, 호날두 같은 경우 사실 요즘 인기가 별로 없죠. 말씀하신 것처럼 에고가 너무 강해서 적절한 밸런스를 잃은 것 일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렇다고 박지성 선수가 에고가 약한 편이냐고 하면 저는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관점을 좀 달리해서 보면 선수로써는 호날두가 더 나을 수 있지만, 주장으로써는? 코치로써 박지성과 호날두? 이건 좀 많이 달라질 거에요. 그 다음에 감독으로써 두 사람을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구단주로서까지와서 두 사람을 비교해보면 호날두는 절대 구단주는 안 될 거에요. 강한 에고가 선수일 때는 되게 좋을 수 있죠. 자기 관리, 자기 성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니까요. 근데 결국 더 나아가 주장, 코치, 감독이 되야 할 때는 관계가 훨씬 중요합니다.

그래서 주니어 때는 에고를 키우되, 팀장 급, 리더 급이 되려면 관계를 다루는 역량을 통해 본인의 역량보다 주변에 있는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들이 중요해지는 시점이 될 거에요. 롱텀으로 보자면 박지성 선수가 더 좋죠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니까요. 이런 부분을 잘 풀어주는 좋은 책이 있는데, 애덤 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 혁명적인 성공 비결;’ 이라는 책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03 PM 직군, 중요한 건 마인드셋

이제 PM 직군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질문을 드리고자 하는데요, PM 직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군의 면접에서 꼭 나오는 질문 중 하나가 ‘구성원들과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결국 마인드셋의 문제인데요. 갈등이 있다면 해결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 갈등은 내가 기대하는 그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 때 갈등으로 이어지거든요. 사람의 스타일은 내가 변화시킬 수 없고, 그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

첫 번째로는 관계의 다리를 태우지 않고 솔루션을 찾아보고자 하는 적극적인 자세일 것이고 두 번째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유연한 자세로 접근하는 겁니다. 저도 에고가 강했는데, 어떤 상황이 동일하게 반복되는 것을 보고 상황이 아닌 내가 문제임을 깨닫고 내가 바뀜으로 그 상황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만들었어요. 내가 바뀌지 않으면 공간이나 사람이 바뀌어도 문제는 다시 연출됩니다.

 

최근 시장에서 PM 직군의 니즈가 늘어나면서 PM으로 커리어 피봇을 도전하시는 분들도 많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운 상황인데요. 중요한 역량 중 하나가 ‘주도적 업무 능력’인데, (1) 시니어가 없더라도 주도적으로 의사결정하며 성장을 할 수 있는 환경과 (2) 시니어가 있는 성장 환경, 둘 중 하나를 고른다면 어느 곳이 더 좋을까요?

본인 성향에 따른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본인이 차분히 배워 올라가는 걸 선호하는지, 스스로 부딪히는 환경을 즐기는지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 그런데 결국 중요한 건 물어볼 사람은 꼭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게 맞는 결정인지 틀린 결정인지 판단을 혼자서만 한다면 돌발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PM의 업무 환경에서 팀 전체에 리스크를 줄 수 있어요. 주니어가 혼자 해보겠다고 끌고 가다가 골든타임을 놓치고 일이 커지는 것보다는, 상황에 대해 상의하고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합니다.

 

블록체인 시장은 변화가 굉장히 빨라서 사업 전략을 계속해서 수정해 나가며 도전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할 것 같은데, 이렇게 변화가 빠른 곳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과 하나를 집중해서 파 볼 수 있는 환경 중 주니어의 성장에 유리한 환경은 어떤 곳일까요?

결론은 깊게 팔려면 넓게 파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HR, 채용 담당자의 경우 3년 내내 똑같은 일만 하게되는데, 채용 업무 외에도 제도 기획, 교육 등의 업무들을 의도적으로 넓히고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야지 이 친구가 나중에 나는 HR을 다 안다 경험해봤다 이야기 할 수 있거든요.

 

결국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택할 것이 아니라 커리어 성장을 위해 동시에 해나갈 필요가 있는 영역이겠네요!

네 맞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는 굉장히 넓은 업무 범위를 담당하게 되기 때문에 깊이를 잃을 수 있어요. 본인이 책을 읽든 아니면 직군별 모임을 나가든, 방법을 찾아 조언을 구하고 경험을 간접적으로 얻는 것이 깊이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PM으로서 예측할 수 없는 변수에 대처하고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중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팀이 서로를 얼마나 신뢰하게 만드느냐가 제일 첫 번째인 것 같아요.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려면 과거의 워터폴 방식으로는 너무 어려운 상황이니 애자일하게 해내야 하는 상황인데, 그럴 때 그냥 다 같이 모여서 개발, 디자인, 기획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방향성을 합의 보고 팀의 신뢰를 바탕으로 진행하면서 사업 파트너십을 진행하는 방법이 더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서로의 친밀감, 공동의 목표에 대한 기준, 우리 이거 왜 하려고 왔지? 라고 했을 때 각자의 의견의 교집합이 적다면 분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코어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애초에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것도 중요하구요.

 

사업개발이나 PM영역의 데이터 드리븐도 데이터를 활용한 전략수립, 프로덕트 개선을 위해 필수적인 스킬이 될 것 같은데,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저는 큰 그림과 방향성을 중심으로 가는 스타일입니다. 숫자는 항상 중요하기 때문에 지표는 잘 설정하되, 지표에 매몰되어서는 안되는 것이 핵심이에요. 이 지표가 어떤 기준에서 나왔는지 그럼 이 지표와 관련된 수많은 연결 요소는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표적지 삼아 총을 쐈는데 잘 맞아 10점인지 9점인지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어떤 요소로 인해서 그런지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초반 커리어 중에 통계학을 나온 친구가 있었는데, 데이터에 매몰되어서 답을 데이터에서만 찾는 함정에 빠지는 경우도 보면서, 저는 완전 반대로 어떻게 데이터가 나오는지 원인과 관련 요소들을 파악하는데 집중했고 이런 접근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라는 책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저도 데이터의 함정에 빠져본 적이 있어서 굉장히 도움이 되는 말씀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겪어봤던 어려움 중에 하나이기도 한데, 코치님께서는 다양한 회사와 직군을 소화하시며 정체성에 혼란이 오거나 방향성을 잃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비슷한 사례가 있다면 어떻게 극복해 내셨는지 듣고싶습니다!

정체성에 혼란이 왔던 적은 없었는데, 방향성은 누구나 한번 쯤 잃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 방향성을 스스로 찾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는 편입니다. 제 나름의 마켓 뷰, 나름의 산업 전망에 대한 것들을 계속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 산업에는 사기꾼, 스캠 등 빌런이 정말 많기 때문에 줄 수 있는 밸류에 초점을 두고 나아가면 수영장에서 물이 다 빠졌을 때 수영복을 잘 입고 있는 사람과 발가벗고 있는 사람은 구분이 되게 될 거라 생각해요.

자기 스탠스를 꾸준하게 유지하면 스스로 정체성의 혼란이 오거나 방향성을 잃을 위기를 극복해내고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통해서 의사결정의 기준을 명확히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세상에는 되게 많은 의사결정과 선택지들이 있는데, 그중에 그때 그때 좋아 보이는 걸 따라가면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자기 색깔이 없어질 수 있어요. 자신의 선택을 통해 컬러를 뚜렷하게 한다면 나중에 셀프 브랜딩까지 해낼 수 있을 겁니다.

04 블록체인 산업의 시장 임팩트

코치님께서 속하신 산업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최근 은행권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해 혁신을 이루고자하는 동향이 보이는데, (1) 사업개발/전략의 관점에서 최신의 동향을 어떻게 파악하고 비즈니스로 연결하시는지, (2)블록체인이 가지고 올 금융권 혁신이 어느 정도 시장 임팩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올해 이쪽 업계에서 핵심 키워드는 기관, 규제 이 두 가지일 것 같은데요. 그런 측면에서 이제 금융권에서도 넘어오게 될 텐데 관련된 분들에게 학습의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WEB3라고 이야기하는 컬처와 기존에 있는 전통 산업의 문화가 어떻게 서로 섞일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도 답을 찾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금융권의 혁신, 개인적 의견으로 우리나라는 관치금융의 역사가 너무 심해서요.

사실 이미 금융권은 그런 규제가 없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고, 대한민국 사람들이 똑똑한 만큼 불가능한 게 없는데 항상 규제라는 이름의 가이드라인으로 막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얼마나 풀어주느냐에 따라서 시장의 크기가 달라지는 상황이라 금융권 혁신이 시장에 어느 정도 임팩트를 갖고 올지는 금감원에 달려있다 생각합니다. 지금 스탠스가 SEC(미국증권거래위원회)와 같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하는 거랑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하는 거랑 격차가 되게 크치 않고 규제의 접근도 비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보다 훨씬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은 들어요.

이게 얼만큼 커질 지는 (1) 규제가 열어준 영역, (2) 은행권과 금융권의 활용 능력, (3) 고객이 얼마나 반응하는가 삼박자를 통해 답이 나오게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은행권에서 뜨거운 감자인 STO(증권토큰발행)의 핵심은 고객의 반응이 될 겁니다.

 

200조 규모의 게임 시장에 비해서 아직은 5조 규모로 크기는 작은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지만 성장률은 70%로 가파른데요, 이렇게 가능성이 큰 시장이지만 아직 선두 플레이어들도 게임체인저가 될만한 뚜렷한 성과는 못내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저도 이 산업에 도전해보고자 하는 취준생의 입장에서 이렇게 기회와 리스크가 큰 시장의 사업개발자 혹은 PM은 어떤 자세로 일을 해야 할까요?

메인넷으로 있으면서 직접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요. 게임은 파트너일 뿐이기 때문에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없는 거죠. 지금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모델은 P2E로 국한되어 있다보니까 한계가 있었던 것 같고 블록체인을 게임에 어떻게 진지하게 쓸지는 게임사들이 더 고민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더 샌드박스나 디센트럴랜드처럼 내가 만든 창작물을 NFT화해 거래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를 마이크로소프트가 열어줄지, 로블록스에서 개인의 창작권을 보호하고 이 놀이터에 입장하기 위해 입장료를 받고 창작자가 수익을 가져가는 이코노미를 얼마나 열어줄 거냐가 중요합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직접 만들어 팔면 돈을 버는 쉬운 구조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WEB3스럽게 라는 표현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가가 그들에게 달려있고 큰 의사결정이 될 것인데, 본질은 사람들이 원래 하던 행위들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온라인 상에서 강해지고, 예뻐지기 위해서 아이템을 사는 그런 본질의 것을 어떻게 충족시켜줄 것이냐 그런 부분인데 지금 시장은 그런 관점보다는 과거 IP에 토큰 이코노믹 같은 걸 붙여 놓은 느낌이라 좀 많이 다르죠.

 

어떻게 보면 제가 마지막에 드리려고 했던 질문이 질문에 대한 답일 수도 있겠네요. 이 시장은 실물 경제와 달리 끊임없이 가치를 시험받고 있고, 어떻게 가치를 부여하고 이런 것들 중에 중요한 게 기술적인 요소로 제안할 미래 가치일지, 아니면 동일하게 현재 시장과 동일하게 고객이 될지라는 질문이었는데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결국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본질적으로 사람들이 원래 하던 행위들에 초점을 맞춰야 된다.’라는 답일 수 있겠네요.**

그렇죠 그리고 블록체인의 본질이 뭔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해요.

 

사실 이전 온라인 강연에서도 블록체인 산업에서 거품이 80%고 이게 걷히는 시대가 왔다. 단련되고 정제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 시장에 내 가치를 투영하고 실제 가치로 만들어 내야 되는 도전적인 상황, 누군가는 허상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너무 어려운 산업에서 어떻게 마인드셋을 잡아 나가셨는지 궁금합니다.

마인드셋을 잡아 나가는 데 도움이 된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 인생에 영향을 미친 사람들이 되게 제 인생에 영향을 미친 사람들이 되게 많은데 그중에 한명으로 제 멘토님이 계십니다.

커리어적으로 고민이 많았을 때 어떻게 우연인지 운명인지 멘토님을 만났고 처음부터 친하진 않았지만 먼발치에서 콘텐츠를 보는 사이에서 친밀하게 가까워지고, 이직할 때나 이후 스타트업 안에서의 상황도 상담드리며 혼란스러운 시기들을 그분과 함께 이야기하며 다 잡고 버텨냈죠. 콘스텔레이션도 도움이 정말 많이 되었구요. 제가 지식적으로 전해드리는 내용은 상당 부분을 그분의 영향을 받고 배운 것들이구요. 현재는 아쉽게도 돌아가신 상황이나 그분이 남기신 콘텐츠들을 오마주하며 정리해나가고있어요.

도교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제자가 준비되면 스승이 나타난다.’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와 비슷한 맥략일 수 있겠네요. 계속 무언가를 찾으면 비슷한 것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중요한 건 뭔가를 찾고자 하는 시도들인 것 같습니다.

 

시도가 정말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또 느끼게 되네요. ‘제자가 준비가 되면 스승이 나타난다’ 저도 도움이 필요한 시기에 멘토님을 만나뵙게 되어서 그런지 굉장히 공감되는 울림이 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다음에 오는 말이 ‘제자가 진정으로 준비되면 스승은 사라진다.’ 라는 표현입니다. 첫 번째 문구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데 두 번째 문구도 더 의미가 있죠.

05 Just do it! Keep trying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저와 취준컴퍼니 구성원분들이 취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찾고자 하는 좋은 멘토님을 만나 뵙게 된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코치님들과 함께하는 모든 분들이 두 번째 문구의 의미를 얻어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제 마무리 질문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취준컴퍼니에서 코치로 활동하시며 구성원분들께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 싶으신지,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말이 있으실까요?

20대 ~ 30대 초 중반에는 생산 정착이 핵심인 시기일 수 있어요. 그 시기에 필요한 활동을 하시며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결국 ‘자기 이해’ 인 것 같아서 저는 그 이야기를 계속 드리고 싶어요. 내가 누구인지 남들과 무엇이 다른지를 계속 끊임없이 인생을 살면서 탐색하는 것들이 분명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여기 오신 분들은 개인적으로 되게 액티브하신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취업 준비 과정을 혼자서 하지 않고 뭔가를 하겠다라는 의지가 있으시니까요. 멘토와 커뮤니케이션하고 비슷한 직군들끼리 고민을 나눠보는 것도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모든 과정을 ‘Just do it! Keep trying’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취준컴퍼니’란?

취준컴퍼니취업에 성공해서 다른 회사로 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상의 회사로, 가능성이 크지만 취업하지 못한 주니어에게 최상의 취업 환경 및 코치와의 커피챗, 멘토링을 무료로 지원하는 취업 프로그램이자, 취준생과 현직자들이 모인 특별한 커뮤니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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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 강호영
인터뷰, 제작 | 김영현
편집 | 이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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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는 첫 번째 페이지가 가장 중요해요.” – 현대카드 프론트엔드 개발자 배철민 코치

취준컴퍼니 우수 코치 인터뷰 - 배철민 코치님 실물 사진

해당 글은 취준컴퍼니 수강생이 직접 취준컴퍼니 우수 코치님을 인터뷰한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코치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현대카드에서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플랫폼을 개발 중이고, 과거 SK플래닛과 라인 플러스를 거쳐 10년째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01 현업을 경험할 수 없다면, 프로젝트는 실제 서비스 출시까지 해보세요

우선 말씀하신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플랫폼’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역인지 궁금해요.

예를 들어, 현대카드를 사용하신다면 어디서 카드를 사용했는지 데이터가 쌓이겠죠? 그 데이터를 마케팅에 적용한다고 보시면 돼요. 예를 들어 OO 마트의 5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면, OO 마트에 자주 가는 소비자들이면서 또 기혼자인 분들께 제공되면 좋겠죠.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플랫폼’은 이렇게 고객 기업에서 마케팅 대상자들을 선정할 때 활용하는 플랫폼입니다.

 

코치님의 설명을 듣고나니 훨씬 더 이해가 잘 되었어요!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떻게 개발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한데요, 원래 개발쪽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대부분 고3 때 과를 선택할 수 있는 시기가 있잖아요? 진로를 선택하는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하는데 그 때 컴퓨터 공학과만 썼었어요. 사실 초등학교 3학년 때 웹 페이지라는 것을 처음 만들어보기도 했었구요. 그 당시에는 ‘나모 웹에디터’ 라는 웹을 에디팅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있었는데, 어쨌든 웹 환경에 워낙 친숙했었기 때문에 ‘웹 개발자가 되겠다!’ 는 아니었지만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항상 했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잘 풀렸다고 생각하는 건,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와 저의 군 제대 시기가 맞아떨어졌어요. 또 갤럭시 1도 나왔구요. 사실 시장이 그러다보니 개발할 수 있는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SK플래닛에 입사를 하고 웹 기술 개발팀에 배치가 되면서 웹 개발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정말 물 흐르듯이 잘 풀리셨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코치님이 취준생이었을 때는 어떤 것들을 준비하셨나요?

제가 취준생이었을 때는 스터디를 많이 했는데요. 당시에 7~8명이 서로 모의 면접을 보면서 피드백을 할 수 있게 카메라로 찍어주기도 했었어요. 가고 싶은 회사를 정해 회사를 분석하는 취업 스터디, 토론 스터디도 함께 했고, 또 학교를 다니면서 기업 인턴도 했었어요. 요즘은 기업에 대한 분석보다는 무언가를 더 쌓는 식의 스터디로 발전한 것 같더라고요.

 

굉장히 다양하면서도 바쁜 취준생 시절을 보내신 것 같아요! 다양한 스터디에 기업 인턴까지… 혹시 지금 취준생 분들께도 기업 인턴을 추천하시나요?

그렇죠. 취준생 분들께서 프로젝트성 과제들을 많이 하시는데, 몇 명의 구성원이 제한적으로 할 수 있는 것에서 배우는 부분 보다는 아무래도 업계에서 요구하는 것들과 와일드한 환경 자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취준생 입장에서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팀원들을 구하면 대체로 같은 상황에 있는 분들로 팀을 꾸리게 될 거예요. 저는 그 부분이 가장 아쉽다고 생각하는데요, 백엔드라면 백엔드 개발자, 프론트라면 프론트엔드 개발자, 디자이너면 디자이너. 즉 현업에 있는 사람이 적어도 한 명은 팀원으로 들어와야 ‘프로젝트를 경험해봤다’의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업 인턴과 같이 현업을 경험하시는 것을 추천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실제 서비스로 한 번 나가는 경험까지는 하시기를 추천드려요. 내가 만든 페이지를 로컬에서 띄우고 끝내는 것과 AWS 환경에 분리해서 올리고 외부로 송출해보는 경험을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거든요. 사실 페이지 개발 자체만 놓고 본다면 로컬에서 돌리나 올려놓고 나서 돌리나 같을 순 있어요. 하지만 내가 실제 서비스를 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직접 경험하면서 느꼈던 협업이나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한 과정, 정확히 아는 지식들을 이력서에 쓰면 더 도움이 되겠죠.

02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환하기 전 생각해야 할 것

정말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네요. 사실 저는 다른 직군에서 몇 년 일을 하다가 커리어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저와 같이 타 직군에서 개발 직군으로 커리어를 바꾸려는 취준생들에게 현실적으로 해 주실 조언이 있을까요?

저도 요즘 직군 전환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곳에서는 전공/비전공자 별 지원 비율을 공개하던데 비전공자 지원 비율이 거의 60%인 수준인 곳도 있어요. 지금 시대는 전향하시는 분들을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시대도 아니고 그런 상황도 아니예요.

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개발자가 되고 싶은 이유, 그리고 그걸 위해서 얼마나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실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정말 간혹 가다가 개발 자체를 ‘취업의 수단’처럼만 생각하고, ‘부트캠프 듣고 적당히 채워서 가면 되는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태도로는 쉽지 않으실 거예요. 물론 개발 자체는 재밌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특히 프론트엔드 개발은 save만 해도 화면이 다 나오잖아요? (웃음).

또 취준컴퍼니에서 커피챗 모의면접을 진행하거나 일반 면접을 진행하다보면서 느낀 점인데 아무래도 전향하시는 분들은 CS 지식 정도가 CE(컴퓨터공학) 출신들보다 약간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어느정도 공부를 하는 CE 출신 학생들은 개발자스럽게 행동하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게 돼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그 부분에서 막막해하시는 분들이 좀 많으시던데요.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결국은 찾아다니시면 얻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자료구조 관련된 스터디도 굉장히 많고요.

그리고 알고리즘이 어렵다고 코딩 테스트를 기피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코딩 테스트 스터디를 해야 자료 구조나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도가 확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그건 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사례를 말씀드리면, 최종 합격자들의 코딩테스트 결과가 모두 나이스하지는 않아요. 저는 800 몇 등 한 분도 뽑아봤고 200 몇 등 한 분도 뽑아봤어요. 취준생 분들은 코딩테스트 문제를 모두 다 풀어야 합격한다고 생각하시는데 다 풀어내라고 내는건 절대 아니예요. 지원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고싶기 때문에 내는거죠. 물론 백지를 내시면 안됩니다 (웃음). 어쨌든 코딩테스트를 못 할거니까 그런 기업들은 쓰지말자는 생각은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또 개발자를 지망한다면 당연히 그런 식의 생각은 필요하기 때문에 분명히 하셔야 하는 부분이예요.

 

03 신입 채용 시장의 전망은 어떨까?

현업에 계시니 더 잘 아시겠지만, 요즘 취업 시장이 꽤 침체된 것 같아요. 해외의 경우 하루에도 여러 번 layoff, 인력감원 등 소식이 들려오고 우리나라도 채용에 있어서 굉장히 보수적인 입장인 것 같은데요. 실제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하고, 어려운 시기에 취준생들은 어떤 마인드로 취업을 준비해야 할까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의견이라는 점을 전제로 말씀드려요.

올해 취업 시장이 신입들에게는 열려있을 수 있어요. 사실 저희 회사가 올해 초에 공채 규모가 50명 정도였는데 2019년 1월 이후로 처음이예요. 물론 공채를 없앤 기업도 많아요. 근데 현대 계열사들은 이번에 공채 규모가 되게 커요. 현대자동차도 마찬가지고.

또 예전같은 경기였다면 경력 개발자를 채용하는 것에 큰 부담이 없었을 텐데, 요즘은 정말 일을 잘 하고 도움이 될 만한 경력 개발자를 한 명 채용하기 위해서 들이는 노력이 어마어마 해요. 한 사람에 대해 요구하는 능력치도 너무 많고 그 사람에 대해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또 경력 개발자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정말로 부담이 되는 상황이예요. 저는 이런 이유 때문에 신입 채용에 대해 좀 더 열리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취준생 분들은 신입 수요가 없다고 하세요. 이에 3년 이상 경력자를 채용하는 JD(Job Description)를 지원하는지 물어보시는 분도 계신데, 사실 3년 이상 경력자면 저도 지원을 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JD 상 경력을 충족하는게 아니라면 굳이 지원하시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물론 절대 넣지 말라는 건 아니지만, 아마 안 봐주는 경우가 더 많을거예요. 어쨌든 올해 하반기가 되면 신입에 대한 수요가 좀 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취업 준비하시는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어쨌든 옛날 말이지만 ‘준비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고 하잖아요. 좀 숨을 쉬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물론 초조한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그것만 생각하시지는 않길 바래요. 개인 사정이 다 다르지만 올해 전체를 놓고 생각하시고 여유를 가지고 나를 발전시키기 위해 시간을 쓰셨으면 좋겠어요.

04 이력서는 첫 번째 페이지가 가장 중요해요

취준컴퍼니에서 여러 번 커피챗을 진행하셨어요. 당시에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는데요! 혹시 커피챗 중에 이력서 작성과 관련된 내용이 있다면 살짝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첫 번째 커피챗에서는 이력서 작성 방법에 대해 많이 말씀드린 것 같아요. 살펴보니 요즘 지원자분들이 자기 PR을 굉장히 잘하시더라구요. 예전에는 회사가 정해주는 양식에 맞게 작성하는 식이었지만, 요새는 자신에 대한 내용을 많이 어필하는 시대인 것 같더라구요.

근데 어쨌든 우리는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이잖아요. 그러면 저는 이력서에서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내용은 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냅다 ‘나 이런 사람이니 뽑아줘!’ 하는 태도로 작성하시지는 않으시겠지만, ‘이 회사에 어떤 부분에서 이러한 것을 느껴서 지원했다’거나, 또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전향을 했는데, 어떤 내용을 준비하면서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고 싶었고, 이 회사의 블로그를 통해 이런 부분에서 성장하고 싶었다는 것을 느껴 지원했다’는 식의 자기소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다양한 플랫폼으로 지원들을 많이 하실텐데, 어쨌든 지원서를 단 한번만 작성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서론을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또 첫 번째 커피챗에서부터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첫 번째 페이지가 제일 중요해요. 뎁스가 깊고 링크가 너무 많은 페이지는 어필이 되지는 않아요. 이 서류들을 검토하시는 분들이 다 현업에 계시는 분들인데 자신의 업무가 있는 상황에서 지원자에 대한 모든 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보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한 두 단계 정도로만 잘 정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려요. 어쨌든 첫 번째 목적은 ‘서류 통과’ 잖아요. 그 통과에 필요한 내용들을 첫 번째 페이지에 잘 녹여주시면 좋겠어요.

 

05 현업에서 커뮤니케이션 시 하지 않아야 할 행동 2가지

힘이 되는 말씀 감사합니다! 취준생들이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었을 때 자주 커뮤니케이션 하는 직군이 있다면 어떤 분들일지, 또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꿀팁이 있을까요?

IT 업계에서 서비스 개발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 이런 구조일 거예요. PM이 있고, 사업 계획이 있으면 UX/UI 디자이너, 백엔드 개발자, 프론트엔드 개발자, 그리고 데이터 엔지니어가 있겠구요. 이런 구조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상황이고 각자가 각자의 일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의 일을 이해하고 알아가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중요해요.

우선 팁을 드리자면 톤이 높아지면 안돼요. 물론 그럴 만한 상황이 발생할 수는 있어요. 무리한 개발 일정을 요구받는다던지, 때로는 말도 안되는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을 개발해달라고 하기도 해요. 그런 요구를 받게 됐을 때, 우선은 상대를 이해해 주고 시작을 해야해요. 어쨌든 이해를 먼저 해보려는 게 있어야 상대도 제가 제시하는 입장에 대해 귀를 기울이게 되거든요.

두 번째로는 이기적이지 않았으면 해요. 사실 서비스 개발의 전체 프로세스를 생각해보면 전체 일정이 정해져 있을 때, 서비스 기획 → 디자인 → 개발 → QA → 서비스 출시(배포) 순일텐데 프론트엔드 개발이 프로세스 종단에 위치하게 돼요. 그러다보니 앞단에서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되면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 일정 내에 개발 하기 어렵습니다.’ 라고 하게되고 이런 태도가 굳어져서 이기적인 태도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정말 일정 맞추는게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무조건 안된다고만 하는 이기적인 태도를 가지지는 않았으면 해요. 왜냐하면, 어쨌든 개발자는 현재 회사 소속이고, 이 서비스의 흥망성쇠에 따라 평가를 받는 사람이거든요. 결국 이 결과를 좋게 만들려면 내가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또 포기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절대 안 돼!’ 보다는 유도리 있는 태도는 필요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앞단에서 일정이 지체된 상태에서 a, b, c 기능을 개발해야 한다면 중요도에 따라 이번에는 a, b에 집중하고 c를 다음에 개발하기로 협의하는 방법으로요.

06 취준생을 위한 응원 메시지

예비 개발자분들께 좋은 커뮤니케이션 팁을 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마지막으로 취준생들을 위한 응원이나 당부의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도 취업을 준비했던 취준생이죠. 그 땐 굉장히 하루 하루가 복잡했던 것 같아요. 내일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결과가 언제 어떻게 날지 모르는 상황들이 힘들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까도 이야기 드렸듯이 스스로를 개발자로 만들어가는 일을 멈추지 않으셨으면 해요. 답답하고 힘드시겠지만 그 정도의 여유를 제발 가지시길 바랍니다. 나를 개발자로서 더 성장시키지 않으면 기회가 왔을 때 분명 어느 부분이 떨어져있게 돼요. 그래서 나는 개발자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준비 하시길, 그리고 꼭 개발자로 취업에 성공하시기를 바랍니다!

 

‘취준컴퍼니’란?

취준컴퍼니취업에 성공해서 다른 회사로 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상의 회사로, 가능성이 크지만 취업하지 못한 주니어에게 최상의 취업 환경 및 코치와의 커피챗, 멘토링을 무료로 지원하는 취업 프로그램이자, 취준생과 현직자들이 모인 특별한 커뮤니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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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 배철민
인터뷰, 제작 | 전민지
편집 | 이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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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지’ 질문을 던져보고, 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 (전)NUGU 마케팅 리드, 박충효 코치님

취준컴퍼니 우수 코치 인터뷰 실물 사진 - 박충효 코치님

해당 글은 취준컴퍼니 수강생이 직접 취준컴퍼니 우수 코치님을 인터뷰한 글입니다.

 

들어가며

고객의 수요와 니즈를 발굴해 소비와 구매 경험을 이끄는 마케터, 이제는 직무도 다양해지고 그에 따라 취업을 준비할 때 고민하게 되는 지점도 많습니다.

지금 마케터 직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현 취준컴퍼니 코치이자 19년차 마케터이신 박충효 님께 들어보았습니다.

19년 동안 마케터 일을 하며 느낀 점, 마케터 신입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법, 회사에 나를 차별화해 보여주는 법,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정의를 하는 방법 등 아낌없이 풀어놓은 인터뷰, 시작합니다.

01 마케터로 19년, 일하고 나니 보이는 것들

안녕하세요! 박충효 코치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아직도 배울 것이 많은 19년 차 마케터이자, 야생으로 돌아온 박충효입니다. ’팀 성장 자문‘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트로이(TROE)’ 의 대표 파트너 이자 1인 기업가로 활동을 다시 시작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이제는 ‘크로스보더 커머스 플랫폼’ 경험을 기반으로 국내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단위부터 대기업의 팀과 조직을 위한 ’의사결정(Decision Maker)’ 및 현업 실무자 들을 성장시키고, 팀을 목표 달성을 위한 자문 서비스(Team Growth Maker)를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19년차 마케터로 일하고 계시는데, 커리어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사실 마케터가 될 줄도 몰랐어요. 2004년 핸드폰이 피처폰이였을 때, 그 안에 들어갈 이미지나 영상 벨 소리를 만드는 콘텐츠 기획자로 일을 시작했어요. 원래 전공은 금융 보험이었으니 전공과 다른 직무였죠. 우연히 모르고 시작한 일이었는데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하고 있어요. 사람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같아요.

 

마케터로 일하면서 가졌던 목표가 있었나요?

원래는 많은 사람이 인정한 전문가가 되는 거였어요. 그런데 계원예술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 1년간 강의를 하게 되면서 인생의 꿈이 바뀌었어요.

내가 하는 교육은 학생들이 각자의 길로 가는 데 있어 인생의 점을 찍어 주는 일이어야 한다고 느꼈어요. 그 점에서 자신만의 선을 그어나가는 건 학생들의 역할이고요. 강의를 한 1년간 항상 생각했어요.

‘나는 오늘 이 학생들에게 어떤 점을 찍어줘서 선을 만들게 했을까?’

적어도 내 경험과 업계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각자의 길로 갈 때 시작점을 찍어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알았죠.

 

이제는 다른 사람들의 성장의 시작점을 찍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신 거네요.

맞아요. 지금 하는 일도 다시 그런 일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도와주고 성장시키는 일들을 할 수 있어 스스로도 만족스러워요.

취준컴퍼니에 코치로 참여하게 된 것도, 진심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현실적인 업의 방향과 정의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수락한 이유도 마찬가지예요.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으셨나요?

30대 중반에 마케터 일을 하는 게 내 인생에서 뭐가 있을지 잠깐 생각했지만, 더 고민할 시간이 없었어요. 내 일의 질이 떨어지니까요.

오히려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고민하실 것 같아요. 조언을 드려보면, 지금 취업 준비를 **하는 동안은 어려워요. 하지만 이렇게 고단한 시간이 지나 일로 성공하는 시기는 사람마다 달라요. 마케터라는 업은 처음에는 힘들고 배워야 할 게 많지만 길어도 불과 2~3년이에요. 큰 여정으로 보면 그 시간은 자신이 하는 일의 기초가 될 거예요.

 

그래도 19년간 계속하시다니, 체력이 좋으셨던 것 같아요.

네 가지 체력이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한 것 같아요. 앉아있는 엉덩이 체력, 꾸준하게 공부하는 체력, 호기심을 잃지 않는 체력, 내가 가고자 하는 꿈을 놓지 않는 체력.

 

02 마케터가 되고 싶은데, 취업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에서 누군가의 시작에 점을 찍어주고 싶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이번 인터뷰도 점을 찍는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케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을까요?

먼저, 힘드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마음이 아프시면 병원에 가서 꼭 치유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퍼포먼스 마케터나 콘텐츠 마케터 등 마케팅 직군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먼저 그 직무에 대해 명확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찾으세요. 내가 잘하는 것, 못하는 것, 공부해야 할 것을 혼자 명확히 되새김질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라요.

마케터로 취업을 준비하신다면 멋진 일을 기대하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마케터는 먼 미래를 위한 연장선상의 일을 계속하는 업입니다. 결과가 좋지 않거나, 맘처럼 안 풀리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몇 날 며칠이고 노력한 일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경우도, 윗선과 보는 시선이 달라 좌절해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많이 보았어요.

그러나 지금 하는 일을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이왕 시작한 일이니, 끝을 보는 작업들을 계속해보시기를 바라요. 때로는 한 번의 성공을 위해 백 번의 실패를 합니다. 그렇다고 그 실패들이 그냥 지나가는 건 아니에요.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때의 실패가 지금의 나의 일을 하는데 큰 밑거름이 됐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세부적으로 조언을 드리자면, 콘텐츠 마케팅은 스스로 노력하고 업계의 트렌드를 잘 아셔야 합니다. 퍼포먼스나 CRM은 마케팅과 기술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서야 해요. 이 경우 돈이 들더라도 경험을 버세요. 퍼포먼스를 할 수 있다면, 최소 혼자 1천 회 이상 캠페인 세팅을 해서 결괏값을 확인하세요. 약 100~200만원으로 돌릴 수 있는 비용을 가지고 해봐야 하겠죠. 본인이 좋아하는 아르바이트, 시간제 일을 해서라도 직접 광고를 돌리고, 명확하게 레퍼런스를 만들 기회를 만들어, 많은 경험을 쌓으세요.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다양한 경험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로 들리네요.

저도 마케팅을 하기 전, 대학생 때 막노동도 뛰어봤고 축구를 좋아해 유럽까지 가보고, 여러 회사에서 인턴도 해봤어요. 그런 경험이 쌓여서 콘텐츠로 나오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도 나왔죠.

내 일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세요. 여러분이 가진, 그리고 가지게 될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이 됩니다. 언젠가 현업에서 쓰이게 될 날이 올 거예요.

그리고 하나를 꼭 추천 드리자면, 현직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을 찾으세요. 지인이나 관련 커뮤니티도 좋고, 오프라인도 좋아요. 명함을 만들어 돌려보는 방법도 있겠죠. 해보고 싶으니 기회를 달라고 부탁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어떤 방법이든 취업에 대한 고민은 나보다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저라면 제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알게 된 그 분야 현직자들에게 연락해 커피 마실 시간이라도 부탁해 볼 거예요. 이렇게 알아가는 사람들이 생각 이상으로 도움이 됩니다.

취업을 준비하며 힘든 일이 있을 때 친구끼리 이야기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친구는 관련된 이해관계자나 의사결정권자가 아니에요.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을 찾아 적극적으로 행동하세요.

 

최근 마케터 취준생을 위한 교육도 많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요즘 지원 사업도 많고, 기회가 많죠. 잘 잡으세요. 특히 국비장학생이나 무료로 지원해 주는 교육은 계속 두드리세요. 끝까지 수료한다면 정말 자기 일이 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사귄 사람들이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다만, 본인 스스로 책임지고 준비해야 할 때이니만큼 금전적으로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하세요. 시간을 쓸 가치가 있는 수업을 들으세요. 커리어를 발전시켜줄 수 있는 네트워크나 사람을 만나면 언제든 손 내밀어서 ‘저 이력서 한번 내고 싶어요’, 라고 제시해 보는 것도 좋아요.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해나갈 기회가 생기면 잡으세요. 실제로 이렇게 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03 신입에게 필요한, 차별화하는 법과 회사 고르는 법

앞에서 경험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이제는 신입을 준비하시는 분들의 이력서 이야기도 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조언해 주실 부분이 있으실까요?

신입으로 지원하신다면 이력서를 최대한 많이 제출해보는 걸 추천해요. 취준컴퍼니는 주 1회 지원서를 제출이 미션인 걸로 아는데, 이는 좋은 습관이 될 거예요. 시야를 넓혀서 마케터 직무의 영역이라면 모두 지원해보세요. 신입은 기회가 많아요. 평균적으로 3개월 동안 수습으로 일하며 많은 사람들이 시키는 일 중에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잖아요. 신입이기에 오는 기회죠. 경력직이면 오히려 내가 이 일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움츠러들 수 있거든요.

 

이력서 다음은 면접으로 이어질 텐데요, 특히 실무진 면접을 보고 임원 면접을 볼 때 신입은 어떻게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을까요?

임원 면접을 볼 땐 세 가지를 봐요. 첫 번째는 실무자 면접 때 한 질문을 똑같이 반복해 임원 면접에서 답변이 개선되어 나오는지 봅니다.

두 번째는 HR 관점으로 회사의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지 봅니다. 마음가짐을 봐요. 진지하게 우리 회사를 생각하고 왔는지, 아니면 그냥 지원을 했는지 걸러보는 거죠.

마지막 세 번째는 태도를 봅니다. 업에 대한 철학, 해당 업무 이해도라고 할 수 있죠. 면접을 보는 이 순간까지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고, 그 경험을 통해서 무엇을 얻었는가 그리고 이게 우리 팀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지 봅니다.

반대로 경력직은 회사가 성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사람을 뽑습니다. 경력직이 더 높은 연봉임에도 뽑는 이유는, 연봉에 달하는 가치를 만들기 위함이에요. 경력에 비하면 신입은 오히려 명쾌합니다. 그 사람의 태도, 철학 그리고 회사 문화와 잘 어울릴 만한 사람으로 검증이 되면 뽑아요. 결국 회사 문화에 다듬어질 수 있는 사람인지 봅니다. 이 세 가지 관점으로 자신을 보고 잘 준비하시면 눈에 띄는 지원자가 될 거예요.

 

신입 마케터로 첫 직장을 선택할 때 생각해보면 좋을 기준이 있을까요?

초기에는 50명에서 100정도의 규모의 에이전시를 가 보시길 추천합니다. 여러 가지 일들을 배워볼 수 있는 곳이죠. 마케팅과 관련된 여러 팀이 있어서 각 팀에서 일할 기회가 존재하는 곳으로 가 보시길 바라요. 인하우스에 가면 대행사 핸들링만 배우고 끝날 수 있다는 위험도 분명 존재합니다.

특히 콘텐츠 마케터나 기획과 관련된 직무를 꿈꾸신다면, 에이전시 경험을 못해도 1년에서 2년까지는 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보다 능동적으로 변할 기회가 생기고, 인하우스로 이동할 때도 체력적으로 큰 도움을 받아요. 동기 부여를 명확하게 할 수 있고 본인이 성장하는 데 그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이 되는 다양한 업무와 본인의 한계를 경험할 수 있는 Top-Teer 고객사를 경험할 수 있어요. 그런 고객사를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 드뭅니다. 그러니 50에서 100명의 규모, 광고 팀이나 마케팅 팀이 2-3 개 있는 회사 내에서 일을 해보시는 게 굉장히 도움이 될 거예요.

 

계속 강조해주시는 지점은 “나에 대해 검증하고, 또 회사를 검증하고 들어가라”인 것 같네요.

맞아요. 나에 대한 검증과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검증이 필요해요. 그러니 취준생이시라면 이 3가지를 기억하시는 게 좋아요.

    1. 가고 싶은 회사를 정했다면 명확하게 검증하세요.
    2. 본인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는 피드백 받으며 꾸준히 개선해나가면서 검증한 회사에 지원할 수 있는 준비를 하세요.
    3. 스스로를 종합적으로 마케팅 하세요(잘 꾸미세요). 회사는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서, 직무와 연관된 어떤 업무를 했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 봅니다. 기업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지원자의 대학이나 배경보다 지원자의 잠재 능력을 가늠하고 뽑습니다. 어떤 경험을 가지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같이 협업해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인지 보는 거죠.

이력서는 기본적으로 언어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 글이 바르게 오타 없이 작성되었는지를 보고, 면접에서 지원자가 몸짓을 적극적으로 하며 즐거운 태도를 가지면 호감이 가요. 면접 복장도 신경 쓰세요. 자유 복장이라고 제시해 준 것도 일종의 함정일 수 있어요. 깔끔하게 나를 판매한다고 생각하고 가는 게 좋아요. 자신을 상품화하는 과정들을 열심히 노력하셔야 해요. 디테일을 조심스럽게 챙기다 보면, 언젠가 큰 가치와 명성으로 되돌아옵니다.

 

작은 스타트업에서 여러 가지 업무를 하며 일을 시작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신입부터 경력 2~3년 차까지는 많이 공부하고 배우는 중요한 시기에요. 기반이 다져지지 않은 사람은 이직했을 때도 바로 티가 납니다. 적은 인원일수록 일에 치이고 얻는 건 없어요. 야근해도 공부할 체력이 있다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이끌어주는 팀이 있는 곳에서 일하는 걸 추천해드려요.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지금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격차가 벌어져요. 물론 모든 역량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으니, 그분과 함께 협력해보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마세요. 도전하세요!

 

이직을 생각하는 분도 이 인터뷰를 보실 것 같은데, 이미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스타트업에 계신 분들은 일이 잘되고 못 되고를 떠나 지금 하는 일을 명확히 내 것으로 만드세요. 최소한 내가 이 일의 기여도가 60%라면, 그만큼 확실히 기여했다고 인정받을 정도가 되어야 다음 이직을 위한 포트폴리오가 준비됐다고 할 수 있어요.

 

04 하고 싶은 일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내가 가고 싶은 직무에서 일을 할 때 세워야 할 기준이 있을까요?

가장 명확해요. 업의 정의에 대한 이야기예요. 업에 대해 철학을 가지면 내가 하고 싶은 명확한 꿈과 미션이 생겨요. 여기서 얘기하는 업의 정의는 내가 무언가를 계속하고자 하는 동기입니다.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자신도 만족하고 계속 개발할 수 있는 일이 업의 정의예요.

제가 스스로 정한 제 업의 정의는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리더, 조직,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문, 성장, 실행에 앞장서는 마케팅 성장 자문가’ 예요. 이렇게 각자의 업을 정의한 다음 내가 가진 꿈을 달성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해 계속 내 걸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내가 가려는 직무에 대한 이해와 함께 업에 대한 정의는 꼭 정리하세요.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의 직무와 내가 만든 업의 정의는 변할 수 있습니다.

 

‘내 직무와 업의 정의는 변할 수 있다’는 말을 좀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예를 들어 CRM 마케터도 15년 전에는 SCM, CRM, ERP로 나눠진 3가지 키워드 중 하나에 불과했어요. 과거 마케터 직무가 세분화되기 전의 일이에요. 당시 마케터 아니었던 사람들이 담당 업무상 필요에 의해 CRM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로 전향되어 마케터가 된 경우가 많아요. 특히 2008년 소셜미디어가 국내로 들어온 영향이 컸어요.

과거 CRM은 고객 CS, 고객 데이터를 받아 편지 보내기, 전화 대응 등 상대적으로 자잘한 일이었지만, 지금의 CRM은 고도화된 고객관계관리 업무로 휴면고객 활성화, 기존 고객의 재구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데이터, 이메일, 카카오톡을 활용하여 여러 일을 담당하죠. 디지털 환경에 맞게 발전한 거예요. 이렇듯 업은 어떻게 변할지 몰라요. 지금의 하는 일들이 언젠가 변할 수 있어요. 내 업의 정의도 변할 수 있죠.

 

하고 싶은 일이 없거나, 직무에 대해 모호한 시각을 가지신 분들도 계세요. 이런 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내가 달성하려는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각자가 생각하는 목적이 있을 거예요. 목표, 일에서 멘토나 이상향이 명확하지 않으면 취업이 점점 힘들어져요. 과연 취업을 통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의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돈을 벌 기회들도 많아요.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길을 잃으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분들께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찾아보라는 조언도 쉽지 않은 일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더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개인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회사를 나와서 한 일은, 광화문 한복판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10일 동안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온전히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었어요. 나를 위해서 음악도 듣지 않고 종이에 펜만 들고 계속 생각했죠. 그러다 지금 사업 초기 계획을 한 줄 써서 들고 관련 분야에서 절 아시는 분들을 찾아갔어요. 나에 대해서 나쁜 말까지 해 주실 분들. 좋으신 분들이지만 당시에는 냉혹한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회사 나오는 순간, 특정 회사의 팀장이라는 자리는 버려지고 완전 야인이 되는 거니까요.

이렇게 ‘내가 누군지’ 질문을 던져보고 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나 자신을 흰 A4 용지 위에 점이라고 생각하고 까맣게 채우도록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중요해요. 단어나 문장이라도 나오면 성공한 거예요. 나온다면 그걸 가지고 선배나 조언받을만한 분들께 직접 찾아가세요. 부모님은 제외하고요. 딱 10명만 만나보세요.

며칠이 되든 좋아요. 어려우시다면 매일 밤 한 시간이라도 자신에게 시간을 주고, 나올 때까지 고민해보세요. 꾸준히 생각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답을 내고, 제가 한 것처럼 관련 분야 사람을 만나 조언을 구하세요. 그럼 알게 될 겁니다. 그 시간을 겪으면 더 이상 두렵지 않을 거예요.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이 바로 그 순간 입니다!

05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취준컴퍼니 코치로 이번 인터뷰뿐만 아니라 커피챗 등 취준생을 위해 여러 활동을 해주셨어요. 활동하시며 어떤 걸 느끼셨는지 궁금해요.

‘하길 잘했다!’, ‘취업 준비하는 분들에게 현실적인 부딪힘을 준비하는 데 있어 마음의 용기를 줄 수 있었다!’라고 느끼게 되더군요. 특히 하루의 시간을 잡아 커피챗을 진행하면서, 업의 정의와 취준생분들이 꿈에 다가설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볼 수 있는 시간이 보람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특히 커피챗, 멘토링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셨어요.

‘먼저 손 내밀어, 도움을 청하는 그 순간’의 매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경험해봤으면 합니다. 가족과 친구들의 ‘정’과 ‘지연/학연’이라는 연결로 인해서 왜곡될 수 있으나, 커피챗과 멘토링을 통해서 현실적인 답변.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외면과 내면의 시야를 가족/친구 보다 현장의 관점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매우 객관적인 이야기로 마음의 울림, 생각의 깊이를 만들어 가며 연결의 중요성 또한 함께 느끼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 말씀을 해주신다면

저는 체중 감량 때문에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달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지만. ‘반드시 끝낼 거야’ 라는 마음이 있어요. 정말 힘들었을 때에도 끝내고, 끝맺음을 할 줄 알았어요. 시작과 끝이 필요해요. 사랑 관계에도 시작과 끝은 없지만 그래도 만났다가 헤어졌다가 또다시 만나잖아요. 모두가 인생의 여정입니다. 너무 철학적인 이야기 같죠? 하지만 정말 헤어지고 울고 다시 만나고 웃고 서로 감동하는 이런 일이 사회생활과도 연관이 됩니다.

사람의 모든 여정은 다 똑같지만, 제각기 다른 목표가 있어요. 그 과정에서 손 내미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먼저 손을 내미시고, 또 나중에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되세요.

 

인터뷰어의 한 마디

인터뷰를 보시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취업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이미 취업을 했지만 이직을 고민하고 계신가요? 또는 그저 우연히 시간이 나 보게 되셨나요?

이 인터뷰는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회사, 취준컴퍼니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현직자 인터뷰입니다. 인터뷰의 목적은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글을 작성하는 것이었어요. 하고 싶은 사람은 신청할 수 있다고 되어있어 망설이지 않고 신청했습니다.

두 시간에 가까운 인터뷰를 하고, 녹취록을 정리하고, 인터뷰 글을 끊임없이 수정하며 이렇게까지 어렵게 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타협하지 않고 썼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나만 도움을 받고 끝나지 말자는 것이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같은 고민을 하는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인터뷰를 쓰고 싶었습니다. 여러분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취준컴퍼니’란?

취준컴퍼니취업에 성공해서 다른 회사로 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상의 회사로, 가능성이 크지만 취업하지 못한 주니어에게 최상의 취업 환경 및 코치와의 커피챗, 멘토링을 무료로 지원하는 취업 프로그램이자, 취준생과 현직자들이 모인 특별한 커뮤니티입니다.

취준컴퍼니 신청하기: https://cz-company.rocketpunch.com/

취준컴퍼니 코치 신청하기: https://cz-company.rocketpunch.com/coach

인터뷰이 | 박충효
인터뷰, 제작 | 배윤정, 김승현
편집 | 이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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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시대를 맞이하는 개발자 지망생에게, 닷컴버블 붕괴 시대 이후 생존해 온 개발자가” – SSAFY 백엔드 개발자 S 코치님

취준컴퍼니 코치 인터뷰 실물 사진 - SSAFY 백엔드 개발자 S 코치님

해당 글은 취준컴퍼니 수강생이 직접 취준컴퍼니 우수 코치님을 인터뷰한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하고 계신 업무 중점으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네, 저는 취준컴퍼니 2기부터 개발-데이터 팀 코치로 합류한 S 라고 합니다. 자바 백엔드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현재 SSAFY 라고 부르는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에서 백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 프로그래밍 강의를 나가고 있고, 틈틈이 집필 작업도 겸해서 현재까지 세 권의 프로그래밍 서적과 개발자를 위한 책을 출간했습니다. 취준컴퍼니 합류 이전에도 여러 코딩 부트캠프에 파트타임으로 참여하여 멘토링이나 강의와 같은 대외활동을 진행한 경험도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생겨서 학교에 다니고 있고, 2~3년 전부터 개발자 팟캐스트도 하나 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얘기하고 나니까 뭔가 많이 하고 있는것 같아 보이네요. (웃음)

01 개발 분야,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하고 개발자로 진로를 결정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어릴 때는 음악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피아노를 오랫동안 배웠습니다. 그러다 컴퓨터를 접한 후, 온 관심이 컴퓨터에 집중되었고, 부모님께 컴퓨터를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집이 좁아 컴퓨터를 둘 자리가 없었어요. 그래서 어머니와 상의해서 원래 있던 피아노를 팔고, 피아노가 있었던 그 자리에 컴퓨터를 두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제 인생이 컴퓨터 분야로 흘러가게 된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 이렇게 진로를 결정했던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대학 전공과 개발자 진로 까지 이어졌어요. 그냥 컴퓨터로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를 좋아했고, 컴퓨터가 좋으니까 컴퓨터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었고, 자연스럽게 컴퓨터 공학과를 거쳐 개발자가 되었죠.

 

아하, 나는 원래부터 개발자의 인생을 타고났다! 라는 건가요? (웃음)

처음에는 개발보다는 컴퓨터 조립이 재밌었기 때문에, 과거가 약간 달라졌다면 지금쯤 용산에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음)

 

코치님의 경험을 토대로,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개발자 꿈나무들에게 [프론트엔드, 백엔드, 앱 개발] 등의 분야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조언해주시면 좋겠어요.

취준컴퍼니 참여자 분들은 모두가 20대 이상의 성인이시니, 간단하게 그분들 입장에서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20대의 경우에 전공자인데 개발이 좀 자신 있다. 그러면 그냥 하고 싶은 분야 하시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비전공자도 마찬가지예요. IT 소프트웨어 분야는 다 웬만큼 먹고사는 수준까지는 올라가지기 때문에, 굳이 자신의 기호와 상관없이 더 잘 나갈법한 걸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바닥은 자기 흥미와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러면 지속하기 정말 힘들거든요.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선택하기 너무 어려우면 어떻게 하나요?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못 정하겠다면 간단히,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술을 선택해 대세를 따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어쩌면 그런 선택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국내 시장을 생각해본다면, 웹 프론트엔드 쪽은 리액트로 완전히 기울어져 있고, 뷰도 리액트에 비하면 좀 떨어지지만 유효하구요. 웹 백엔드는 노드나 자바나 파이썬 정도, 모바일 네이티브앱 안드로이드나 iOS 쪽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성향을 따져본다면, 내가 만든 코드가 적용된 결과물을 눈앞에서 바로 보는 것에 재미를 느끼신다면 프론트엔드 분야가 잘 맞을 수 있어요. 화면 구성이나 UX/UI에 관심은 별로 없거나 흥미도 없는데 개발자를 하고 싶고 분야를 못 정하겠다. 딱히 어느 쪽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고 하시면, 웹 백엔드 쪽을 하시면 무난하고 안전하다고 봅니다.

 

백엔드 쪽이라면 프로그래밍 언어는 어떤 걸 선택하면 좋을까요?

최근에 IDE로 유명한 jet brains에서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개발자 생태계 관련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전 세계 프로그래밍 언어 탑3은 자바스크립트, 파이썬, 자바로 나왔고, 가장 많은 직군이 웹 개발자인데 그중에서도 웹 백엔드 직군이 비율이 가장 높다고 나왔습니다.

크게 실패하지 않을 무난한 선택이라면 웹 백엔드 개발자가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거라는 거죠. 다른 쪽으로 뻗어나가기도 쉽고요. 국내 환경으로 보자면, 그룹사들은 신규 미니 프로젝트나 프록시 용도로 노드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자바가 많습니다. 프론트엔드는 리액트로 많이 넘어갔어요.

큰 그룹사 급에서는 앵귤러도 기존 백엔드와 개발 방법 측면에서 유사점이 많아 은근히 사용되고 있고, 이슈가 됐었던 스벨트는 여전히 좀 애매하다고 보입니다. 스타트업 경우나, 레거시 자바를 걷어내고 있는 곳이라면 노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니 괜찮습니다. 그리고 데이터분석이나 인공지능 쪽 분야가 있는 곳이라면 파이썬도 매우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메이저 언어 세 가지 중 하나면 충분하고, 그 외에 최근에는 고랭도 고려해볼만한 것 같습니다.

02 개발의 매력은 몰두하는 것

개발자로 근무하면서 너무 힘들었던 경험이 있을까요?

실무로 개발을 시작한 지 몇 년 되지 않았을 때, 즉 제가 신입 시절이었을 때에는 아무도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 없이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업무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잘못되면 모두 내 탓이고, 혼나기도 하고, 그 후에는 다시 별다른 도움을 얻을 수는 없는 악순환이 계속 이어져서 정말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제가 위염, 식도염, 탈모, 수면 장애를 다 겪어봤죠.

경력이 좀 쌓이고 나서 팀장이나, 리드 급으로 일을 할 때는, 개발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 혹은 개발자지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너무 떨어지는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는 일이 늘어나서 처음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반대로, 취업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실력이나 의지면에서 부족한 신입 개발자 분들을 돌봐줘야 하는 상황도 어려웠어요. 신경써서 알려주고 가르쳐줬는데 이직 계획을 저에게 상담하는 경우도 있었죠. 제가 너무 편했나 봅니다 (웃음)

 

그렇게 스트레스 받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개발 커리어를 관두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용한 분위기에서, 일정이 아주 타이트하지 않아 코드 품질도 어느 정도 신경 쓸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온전히 코딩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기간은 솔직히 즐거웠습니다. 마치 동굴에서 수련하는 것처럼 심신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에요. 또는 결과 프로그램이 잘 동작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리고 고객이나 사용자가 잘 사용하는 모습을 본다거나, 만족한 모습을 본다거나 할때에 느껴지는 뿌듯함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실제로 제가 겪었던 일 중에는 제가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었던 프로그램을 업무에 도입해서 업무 효율이 30% 증가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 실적 상으로 성과가 나오는 걸 보았을 때 무척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경험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붙잡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직은 개발일과 개발과 관련된 일들이 돈벌이 용으로는 나에게 가장 큰 쓸모가 있다라는 현실적인 이유, 그리고 아직 개발 그 자체가 재밌다 정도의 이유가 개발 커리어를 관두지 않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03 멘토링은 실무에 도움이 될까?

개발 2년 차 때부터 돌연 프로그래밍 강사로도 활동하셨는데, 어떤 연유가 있으신가요?

강의를 시작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단순히 돈을 더 벌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당시 집안 경제 사정이 크게 어려워졌고, 제가 사고에 휘말려서, 그 사고를 해결하고 뒷수습하다 보니 취업이 늦어졌습니다. 참고로 저는 피해자 쪽이었습니다. (웃음)

취업이 늦었다보니, 먼저 시작한 친구들을 따라잡으려면 뭐라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처음엔 개발과 상관없는 알바만 했었는데요. 이왕 알바를 하려면, 제 개인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는 알바를 하자고 생각해서 프로그래밍 강의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강의 경력 자체는 없었지만, 서류상으로는 4년제 전공자에 실무 개발자인데다, 웬만한 자격증들도 취득해 둔 상태였기 때문에, 의외로 금방 일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뭐든 준비해두면 언젠가 다 도움이 된다는 걸 그때 깨달았죠. 그래서 제가 멘토링을 진행할 때, 누군가 자격증을 취득하는 게 좋으냐고 물어보면, 필요 없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의 말씀에도 공감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자격증은 취득해두는 것도 좋다고 말씀드리는 편입니다. 공인된 실적이나 자격증이 사실 언제 어디서 힘을 발휘할지 아무도 모르거든요. 어떻게든 다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사람일 모르는 거에요. (웃음)

 

그렇다면 개발 강의를 진행하는 것이 개발 업무에 도움이 될까요?

제가 처음에 이 질문을 보고 진짜 굉장히 날카로운 질문이라고 생각했는데요.(웃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개발 강의 경험 자체가, 실무에서의 코딩 그 자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정리의 의미는 있지만, 일단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가르치는 것인데다가, 교육용 코딩과 실무용 코딩의 차이가 생각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에요. 책이나 강의에서 알려주는 개발 지식과 실무에서의 개발은 차이가 작게라도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강의에서는 형태가 완전히 갖춰진, 준비가 다 끝난 성공 사례만을 집약해서 진행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실무에서 다루는 코딩은 하루하루가 전쟁이에요. 배우지 않은 내용을 찾아보고 읽어보고 적용하면서, 맨날 옆에 있는 사람과 코드로 이야기하고 싸우기도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코딩 외의 개발 업무에서는 개발 강의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많이 필요하고,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그리고, 개발자들 끼리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강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쓴 책의 서평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내용이 ‘설명이 쉽다.’, ‘처음 배우는 건데도 알아듣기 편하다’인데요. 그 중, ‘내가 책을 보다가 궁금한 점이 생겼는데, 너무 자잘한 거라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책에서 그걸 저자가 설명하고 있더라. 신기하다. 저자는 경력이 있는 실무 개발자인데 어떻게 이렇게 초심자 관점까지 신경 쓸 수 있는 거지?’라는 서평이 있었는데, 너무 기분이 좋아서 밤에 잠을 설칠 정도였습니다.

 

코치님처럼 개발자에 더해 강의, 집필, 유튜브도 하고 싶은 꿈나무를 위한 아낌없는 조언 부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개발자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고, 계획을 세우는 것까지도 금방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말 자신이 그렇게 실행을 할 수 있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인것 같아요.

우선은 개발자로 취업을 하시고, 회사에서 한 명의 개발자로 민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그 외의 활동 뭐가 됐던 무언가를 최소 세 달 이상 유지하는 걸 목표로 시작해보시라고 조언해드리고 싶어요. 그러면 자신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지, 단순한 욕심이었는지에 대한 감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간단한 방법이라면, 이미 그렇게 활동을 하는 사람과 협업하거나, 그런 활동에 같이 참여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그렇게 쉽지는 않을거에요. (웃음)

개발자가 먼저 되고 나셔서, 그 다음 활동들을 시작하기 위해 조금씩 준비를 하시고, 마음을 다잡고 들이대 보시고 시도해보시면서 필요한 게 있으면 배워나가고 갖춰나가면서 진행하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고, 제 주변 여러 활동을 하고 계신 다른 개발자분들도 대부분 그렇게 시작하셨고, 그렇게 유지하고 계십니다. 자연스럽게, 용감하게 자신의 활동영역을 넓혀가세요.

 

04 스타트업의 겨울, 개발자의 전망은?

다들 궁금해하실 부분일 텐데요. 코딩 부트캠프나 취준컴퍼니에서 멘토, 코치로 근무하시면서 느낀 현재 개발자 취준 생태계에 대해 주관적인 시선으로 얘기해주세요.

주관적인 시선이라는 이야기를 하셨으니까, 근거가 부족해도 제 좁은 시야로 이야기해 볼게요. 이 얘기는 한마디로 표현을 먼저 할 건데, 반말로 한 번 해보겠습니다.

“얘들아, 다시 겨울이 올 것 같다…”

개발자 붐으로 엄청난 양의 개발자 지망생들이 공급되었어요, 그리고 이미 그 수요를 어느 정도 산업군에서는 채웠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경제가 안 좋으니, 투자가 위축되고 있죠. 그러면 스타트업이 새로 생기거나, 기존 업체들도 사업을 확장하기가 어려워지니, 개발자 수요가 확연히 줄어들 텐데, 저는 이미 지금 그 단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신입 개발자 분들께는 좀 불편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엔 당분간 더 취업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근에도 이름난 기업에서 공채 자체를 취소하거나, 경력 채용 건도 취소하는 일로 시끄러웠거든요.

 

요새 웹 프론트엔드가 핫한데 웹 프론트엔드는 취업 전선이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주 주관적으로 바라본 시선에는, 웹 프론트엔드쪽이 특히 더 당분간 힘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웹 프론트엔드가 사실 전공이 아니어도 쉽게 접근해서 취업할 수 있다 라는 분위기가 굉장히 팽배해 있거든요.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닌 것도 있긴 한데, 사실 깊게 들어가면 그렇지 않습니다. 프론트엔드가 굉장히 코딩이 어려운 분야고 굉장히 예민하고, 트렌드가 가장 빠르게 변해가는 분야인 데다가 자바스크립트 언어 자체도 제대로 다루기에는 어려운 축에 속하는 언어인데, 그런데도 이상하게 취업이 쉽다는 그런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대부분의 회사가 프론트엔드는 특히 더 신입을 잘 안 쓰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백엔드가 좀 엉망이어도 일단 화면이 이쁘면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이 그럴 듯해 보이고, 그러면 사용자가 오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UX/UI가 중요한 프론트엔드 개발자 쪽은 초반부터 더 경력자를 원하는 분위기가 많은데, 취업 문은 좁아지고 있으니 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웹 프론트엔드 외 영역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웹 프론트엔드 영역과 비교하자면, 상대적으로 모바일이라던가, 백엔드,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데브옵스, 클라우드 엔지니어 같은 분야 쪽은 또 좀 다르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오히려 다시 자바 쪽 시장이 조금 더 활성화될 거란 생각도 하게 돼요. 근데 뭐 이건 제가 어떤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 드리는건 아니니 크게 동요하지 마시고 참고만 해주세요.

제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를 많이 겪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주관적인 느낌으로는 그렇습니다. 개발 시장은 당분간 조금씩 어려워질 것이다. 그리고 웹 프론트엔드 신입 개발 쪽이 더 어려워질 것 같다는 느낌을 요즘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05 누구나 할 수 있는 시대에 ‘아무나’가 되지 않는 법

취준컴퍼니에서 진행된 오프라인 커피챗 참여자 분들 모두에게 책을 선물해 주셨던데요?

이 이야기는 인터뷰에서 꼭 하고 싶은 이야기였기 때문에, 질문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웃음) 제가 이번에 취준컴퍼니에서 커피챗을 거의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는데요. 커피챗에 오신 분들께 다 최소 한 권씩, 경우에 따라서는 최대 두 권씩 책을 드렸습니다. 리액트, 피그마, 오라클 SQL, 코딩테스트 준비용 자바 책도 있었는데, 최대한 지망하시는 개발 분야에 연관된 책을 드리려고 했습니다.

이 책들은 사실, 제가 구매해서 드린 건 아닙니다. 제가 예전에 집필 작업을 통해 인연을 맺었던 출판사 중, 두잇 시리즈로 유명한 이지스퍼블리싱 출판사가 있는데요. 제가 이번에 취준컴퍼니에서 개발자 쪽 코치 활동을 하게 됐다고 우연히 말씀드렸더니, 취준분들을 위한 응원의 의미로 책들을 이렇게 지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책은 이제 거의 다 나눠드린 상태라서, 아쉽게도 아마 다음 기수분들께 드릴 책은 없을 것 같습니다. (웃음)

이렇게 인터뷰에서 말씀드린 기회가 왔으니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지스퍼블리싱 관계자 여러분 이렇게 판매해야하는 상품인 많은 새 책들을 취업 준비하는 분들께 지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특히 이지스퍼블리싱의 이지연 대표님과 제 쪽을 담당해주시는 신지윤 대리님께 특별히 더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원고 이야기드릴 겸 인사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코치님이 책을 선물하신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네, 말씀하신대로 책 선물을 통해 취준생 분들께 제가 따로 추가로 전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습니다.

개발자는 지속적인 학습을 이어나가야하는 직업이고, 본격적인 학습의 시작과 끝에는 언제나, 결국, 책과 같은 완전한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가 중심이 됩니다. 국내 많은 유튜브 콘텐츠처럼 편하게, 완전히 핵심만 쏙 빼서 쉽게 학습할 수 있는 내용은 누구나 다 학습 가능한 수준에 그치고, 누구나 쉽게 도달 가능한 수준만으로는 실무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IT업계 불황의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고, 이러한 시대에서 생존해나가려면 학습 경쟁에서 최소한 뒤처지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자로 취업을 준비하면서, 그 스킬에 관련된 책을 단 한 권도 완독한 적이 없다라면 개인적으로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책이라는 가장 공부하기 어려운 매체를 통해서 혼자 힘으로 공부하시는 힘을 기르셨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책을 드렸고, 그런 의미를 가졌기 때문에, 책을 지원받았을 때 더욱더 기쁘게 나눠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취준컴퍼니 이용 TIP

취준컴퍼니에서 기억에 남는 취준생이 있었나요?

취준컴퍼니에서라면 역시나, 첫 커피챗이었던, 디자인 백그라운드를 가진 분들을 주제로 진행했고, 공교롭게도 모두 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지망하시던 세 분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첫 커피챗이어서 제가 긴장도 많이 했고요. 원래 시작하기로 했던 시간이 7시인데 저녁 6시 40분부터 시작해서 거의 밤 11시 정도까지 진행했어요. 제가 보았을 땐 테이블에 술만 없었지, 거의 술자리 수준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즐겁고 재밌었습니다. (웃음)

그리고 그 중 한 분이 써주신 커피챗 후기가 베스트 후기로 선정되어, 취준컴퍼니의 후기 문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기도 했어요. 가까운 지인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민과 본인의 장기적인 큰 꿈을 조심히 털어놓아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또 한 분은 취업 최종 오퍼가 온 상태라, 연봉 협상 이야기로 통화까지 한 후, 잘 입사하셨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요즘 세대에 맞지 않게 금융권 백엔드를 희망하시는 분과 반대로 금융권 백그라운드를 가졌는데 개발자가 되려는 분도 기억납니다. 아직도 커피챗 이후에 DM으로 따로 이야기하고 있는 분들도 있어서 취준컴퍼니에서 기억에 남는 분들이 많아질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취준컴퍼니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을 자유롭게 얘기해주세요.

지금까지 진행한 강의나 멘토링 프로그램의 경우, 백지 상태로 참여하시는 분의 비율이 높아 기초부터 하나하나 가이드를 해드려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에 반해, 취준컴퍼니에 오신 분들은 비교적 기본적인 학습의 진행이 이미 선행되어 있는 분이시거나 진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이 많아 보여, 정보력 면에서 꽤나 발 빠르게 움직이시는 분들이라고 생각됩니다. 취업 활동 관점에서 보자면 어느 정도 비교적 앞선 위치에 있으신 겁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차분히 본인을 연마하고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최대한 잘 발휘하여 취업 활동을 해나가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 추가로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도 있는데요. 코치님들께, 여러분이 먼저 다가가셔서 그분들의 노하우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좋은 의견을 많이 얻어가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치님들 각자의 전문 영역이 있고, 가치관에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생각과 지식을 많이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채널에서 커피챗 공지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보다, 좀 부끄럽더라도 코치님 개인에게 DM을 보내는 방식도 좋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이런 방식의 접근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미 실무자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으면서도 별다른 물질적 보상 없이 취준컴퍼니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코치님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나 조언 및 의견을 한 마디라도 받으셨다면 피드백이나 후기를 채널에 남겨주시는 것이 코치님들께 큰 보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후기와 피드백을 통해, 각 코치님들이 취준컴퍼니라는 프로그램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할수 있게 도와주시면 무척 좋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취준컴퍼니의 운영진 분들. 로켓펀치, 집무실을 운영해주고 계시는 알리콘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을 운영하시면서, 이렇게 많은 분께 도움이 될 좋은 목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또 그 아이디어를 실제로 실행하기까지 정말 어려운 점이 많으실 텐데, 취준컴퍼니라는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해주시는 것에 존경스러운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한편으로는 매우 스마트한 느낌으로 잘 접근하고 계신 것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 제가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대표님과도 따로 한번 만나 뵙고 싶네요. (웃음)

저는 3기에서도 취준컴퍼니에서 커피챗을 진행할 예정이니, 앞으로 또 많은 분 만나뵙고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언제든 DM 주시면 제가 여유 있을 때 최대한 알고 있거나 혹은 알아볼 수 있는 선 안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취준컴퍼니 우수 코치로 선정되어 무척 기쁘고, 즐겁게 인터뷰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기수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취준컴퍼니’란?

취준컴퍼니취업에 성공해서 다른 회사로 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상의 회사로, 가능성이 크지만 취업하지 못한 주니어에게 최상의 취업 환경 및 코치와의 커피챗, 멘토링을 무료로 지원하는 취업 프로그램이자, 취준생과 현직자들이 모인 특별한 커뮤니티입니다.

취준컴퍼니 신청하기: https://cz-company.rocketpunch.com/

취준컴퍼니 코치 신청하기: https://cz-company.rocketpunch.com/coach

인터뷰이 | S(가명)
인터뷰, 제작 | 이가은
편집 | 이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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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미래를 능동적으로 설계해보세요.” – 아키타입컴퍼니(BAT) 이사 변장원 코치님

* 해당 글은 취준컴퍼니 수강생이 직접 취준컴퍼니 우수 코치님을 인터뷰한 글입니다.

 

여러분들의 커리어는 충분히 계획되었나요? 100번 이상의 서탈을 경험하던 취준생에서 현재 한 회사의 이사로 일하고 계신 변장원 코치님은 언제나 미래를 능동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데요. 인터뷰를 통해 ‘미래를 설계하는 코치님만의 비법’을 알아보세요.

 

안녕하세요 변장원 코치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디지털 종합 광고 대행사인 아키타입컴퍼니(BAT)에서 이커머스 총괄로 이사 직책을 맡았던 변장원입니다. 반갑습니다.

 

취준컴퍼니에 합류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이직을 하며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다른 분들은 좀 덜 겪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멘토링을 많이 진행했는데, 취준컴퍼니에서도 코치로서 제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해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01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문제 해결력

코치님들 중 CEO로 근무하고 계신데요. CEO로서 채용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일단 제가 있는 스타트업 기반으로 생각해보면 문제 해결력이 뛰어난 사람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스타트업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변수들이 항상 매일매일 있거든요. 그럴 때 멘탈이 나가지 않고 빠르게 해결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선호되는 것 같고, 너무 한 분야에만 집중되어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스타트업에는 안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앞서 말했듯 스타트업은 다양한 변수들 속에서 본인이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해야 하는 일이 많거든요. 사수가 있더라고 해도 업무 범위가 넓어지는 경항이 있죠. 그러다 보니 능동적인 마인드와 함께, 다양한 분야를 포괄할 수 있는 역량과 문제 해결력을 갖춘 분들을 선호합니다. 이런 특징을 가진 분들이 대체적으로 책임감도 강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서류나 면접에서 문제 해결력을 갖춘 사람을 어떻게 판단하죠?

사실 서류 상으로 판단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그 친구가 문제 해결 경험이 있었는지를 좀 보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단순히 마케팅 동아리에서 어떤 대회를 나갔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문제 해결을 한 사람이었는지, 전체 그림을 그린 사람이었는지, 혹은 PT를 한 사람이었는지가 명확히 보이잖아요. 그 경험에 따라 그 친구는 이런 역량이 있지 않을까 가설을 세우고, 면접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역량 말고도 태도적인 측면에서는 어떤 점을 보시나요?

예전에는 사실 도전 정신이 강한 친구들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인내심’이나 ‘성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에서는 처음 생각했던 아이디어나 가설이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도전 정신이 강하면 본인이 세운 가설이나 아이디어가 실패했을 때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렇기에 도전 정신도 물론 중요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버티면서 꾸준히 나아가는 성실함이나 인내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스타트업 지원 시 도전 정신, 책임감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인내심을 어필해보면 차별화된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대기업의 경우 어떨까요?

스타트업과 대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대기업은 미션이 명확합니다. 해야 하는 업무와 필요 역량이 명확해요. 그래서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고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반면 스타트업에서는 아까 말씀드렸듯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려는 능동적인 사람이 필요합니다.

MD 직무를 예로 들어볼게요. 대기업의 상품 기획 MD로 입사하게 되면 신입사원부터 주니어까지 이 ‘상품 기획’을 집중해서 준비하게 됩니다. 그럼 자연히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게 되겠죠. 반면에 대기업의 MD로 입사하게 되면 상품 기획은 물론 제품이 판매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모두 경험하게 됩니다. 더 넒은 범위의 업무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요약하자면 한 직무에 있어 대기업은 깊이, 스타트업은 넓이에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02 스타트업 vs 대기업, 목표에 따라 정하세요

커리어 시작으로는 스타트업, 대기업 중 어디가 좋을까요?

우선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차이를 간단히 설명해볼게요. 예를 들어 직무가 MD라고 했을 때, 대기업에 들어가게 되면 상품 기획과 같은 특정 영역에 대해서만 신입부터 주니어까지 계속 준비를 하게 돼요. 그래서 업무를 진행하며 전문가처럼 성장할 수 있는 반면에, 스타트업의 MD로 가게 되면 상품 기획부터 제품이 판매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한 번에 경험해볼 수 있죠. 다시 말해 업무 범위는 스타트업이 넓고, 업무 깊이는 대기업이 깊이가 있습니다.

어떤 곳이 나은지는 개인의 목표나 꿈에 따라 다릅니다. 10년 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게 목표라면, 리소스가 풍부한 대기업에서 먼저 전문성을 기르는 게 좋을 테고요. 반대로 사업을 목표로 다양한 직무와 업무를 경험하고 싶은 경우에는 이런 업무를 다 경험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저처럼 이커머스 사업이 목표일 경우 친구도 알아야 하고, 사람들을 뽑아야 하니 채용도 알아야겠죠. 그럼 스타트업에 가서 처음부터 경험을 쌓는 겁니다.

 

현실에서는 원하는 것과 상관없이, 스타트업으로 첫 커리어를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사실 그렇죠. 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내가 찾아서 일을 할 수 있어요. 한 가지 일이 안 됐을 때 새로운 걸 시작할 수 있는 유연성도 높고요. 그러니 한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면 이것이 곧 본인의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하지만 대기업의 경우 좀 달라요. 한 프로젝트가 잘 안된다고 해서 그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될 때까지 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꽤 오래 걸려요. 한 달 안에 프로젝트가 끝나는 스타트업과 달리 대기업은 보통 2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걸리거든요.

그러니 대기업 취업을 원하지만 스타트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다면, 본인의 경험을 잘 쌓고 정리하세요. 덧붙여 말하자면,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케이스가 의외로 많은데요. 숫자가 명확히 보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역으로 오퍼가 오는 경우도 있어요.

 

이커머스에서는 수치로 드러나는 성과만 있다면 충분히 이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로 들리는데요.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MD로 시작해서 PM, UX나 마케팅으로 이직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렇다면 커머스에서의 수치가 아니어도 괜찮을까요?

커머스에서는 무조건 숫자가 중요한 근거다 보니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더 어필이 되죠. 그러니 수치적인 경험이 없다면 어떻게든 만들어보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이전에 제가 멘토링 했던 친구는 유통을 희망했는데 아예 그런 경험이 없었어요. 그래서 아름다운 나눔 장터에 가서 직접 팔아보게 했습니다. 중고 나눔이라 할지라도 엄연히 매출이 발생하니까요.

 

여러 현직자 강의에서 ‘직접 물건을 판매해 봐라’라는 이야기를 저도 많이 들었는데요. 사실 듣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말씀하신 ‘수치적인 경험’으로는 페이지뷰 같은 것도 가능할까요?

충분히 가능하죠. 성장률도 마찬가지고 어떤 증감이 있잖아요. 하나의 팁으로는 증감이 만약 숫자로 애매할 경우에는 퍼센트로 바꾸면 생각보다 의미 있는 숫자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2개 판매에서 5개 판매로 늘렸다고 하는 것보다 250% 성장이라고 하면 훨씬 더 커 보이죠.

 

03 이커머스 업계 A to Z 알아보기

이커머스 업계 종사는 물론 커머스 콘텐츠 커뮤니티까지 만드실 정도로 이커머스에 애정이 크신데, 코치님께서 생각하는 이커머스의 정의가 있다면요.

‘물건을 온라인에서 사고 파는 모든 행위’를 이커머스 사업이라고 칭하기는 하는데요. 저는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사고파는 모든 행위’가 더 명확한 정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쿠팡, 이베이, 지그재그 등도 플랫폼이라 칭하기는 하지만 결국 이커머스라는 큰 범위 안에 들어가니까요. 이커머스는 생각보다 넓은 산업이라고 할 수 있죠.

 

이커머스 산업의 전망은 어떤가요?

이커머스 산업이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전 대비 성장세가 둔화된 건 사실입니다. 코로나도 끝나고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안 좋다보니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아요. 올해, 그리고 내년까지는 비슷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다시 소비가 활발해지는 시기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커머스 산업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나의 아이디어나 생각들이 ‘숫자’로 확인된다는 점이 가장 메리트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떤 마케팅을 했을 때 발생한 매출액의 숫자로 결과가 명확히 검증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커머스는 변화가 빠르고 트렌드에도 민감한 산업이에요.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니, 뛰어난 사람도 많고 배울 점도 많습니다.

 

그럼 이커머스 취업을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뭘 준비하면 좋을까요?

이커머스는 직무,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물건을 팔아본 경험을 선호합니다. 판매 경험이 있으면 프로세스를 알기 때문에 가르치기에도 편하고, 일단 판매 과정의 시행착오들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변화에 강하거든요. 아니면 주도적으로 무언가 진행해본 경험이나 숫자로 보여지는 경험도 좋습니다.

 

이커머스는 왠지 개발 직무가 주인 것 같은 인식이 있는데요. 비개발 직군으로는 어떤 직무들을 채용하나요?

일반적으로 MD를 가장 많이 뽑습니다. 그런데 이 MD에도 영역이 많습니다. 제조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들에 MD가 있어요. 제조 단계에서의 상품 기획 MD, 판매하는 영업 MD, 전 과정을 아우르는 일반 브랜드 MD가 있고요. 대기업에서는 상품 소싱 MD가 바이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 외에 오프라인 영역에서는 영업관리라고 불리는 플로우 매니저, 영업관리직이 있습니다. 각 층별로, 혹은 브랜드별로 관리하는 담당자도 있고요. 마케터도 있기는 한데, 이커머스의 경우, 마케터가 주도적으로 직접 플레이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보니, 신입보다 경력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마지막으로 IT쪽으로는 흔치는 않지만 UX,UI를 포함한 서비스기획도 있습니다.

 

04 N번의 이직 경험이 만든 ‘다른 분야 이직 팁’

다시 코치님의 커리어 이야기로 돌아가면, N번의 이직 시 회사 선택의 특별한 기준이 있었나요?

처음에는 ‘되는 대로 가자’였습니다. 140개 이상의 서류를 쓰고 30~40번의 면접을 봤거든요. 첫 직장 때는 막연히 어디든 되는 곳에 가자고 생각했죠. 일을 시작하고 보니 제가 무엇을 더 배워야 할지가 보였어요. 그렇게 10년, 20년 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을 때, 저는 사업을 해서 성과를 내고 이를 나눠주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다음,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할이 필요할지 생각한 후 거기에 맞춰 이직을 했던 것 같아요.

특이한 경우이긴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마케팅에서 커머스, 커머스에서 상품 기획 쪽으로 넘어가면서 비즈니스의 한 사이클을 다 경험해보자는 목표로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때문에 이직 시 기업의 규모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내가 직접 해볼 수 있고 배울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이직했습니다.

 

드래곤볼 모으듯 하나씩 배우셨군요! 그러면 이직 시 분야가 달라질 때 어떻게 어필을 하셨나요?

사실 직무마다 요구하는 게 다르잖아요. 그래서 저는 어떤 분야나 직무를 배우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해당 분야의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던 것 같아요. 채용 박람회에 가서 명함을 얻는 것부터 시작해서 직접 DM이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이직하려는 직무에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한 후, 회사에서 해당 역량을 쌓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이후 면접에서 직무에 대한 관심도를 보여주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면접에 가면 엄청 잘 통과하셨을 것 같아요.

질문을 많이 하긴 하시더라고요. 제가 흔히 말하는 좋은 스펙은 아니어서 처음엔 질문이 없었는데요. 경험을 어필하면 그 뒤로 질문이 길어졌어요.

 

그런데 처음에 취준 하셨을 땐 합격률이 좋지는 않았다고 하셨잖아요. 그땐 왜 잘 안 됐던 걸까요?

냉정하게 준비가 많이 안 되어있었던 것 같아요. 솔직히 저는 스펙을 미친 듯이 쌓기보다는 노는 데 집중했다 보니 정말 쓸 말이 없었거든요. 그렇게 1년간 취업이 안 됐는데 사람들을 만나 부족함을 깨닫고 채워나가면서 알았던 거 같아요. ‘내가 이걸 안 했구나, 정보가 너무 없었구나’하고요. 그래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1년은 걸렸던 것 같습니다.

 

1년 동안 마음가짐도 달랐을 것 같은데요.

할 수 있는 건 진짜 다 했던 것 같아요. 자격증도 따고, 토익 같은 어학 시험도 준비하고, 동시에 사람들도 만나면서 경험을 쌓았던 것 같아요.

 

첫 취업에서 직무 vs 산업 중 우선순위는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조금 어려운 질문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산업을 먼저 보는 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처음부터 직무로 접근하게 되면 범위가 너무 넓어서 막막하거든요. 산업 간 성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산업군을 먼저 정하고, 거기에 맞는 직무를 고르면 좋을 것 같아요.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지금 직무가 나랑 잘 맞나?’하고 이직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은데요. 커리어 선배님으로서 조언 부탁드립니다.

3, 5, 10년이 흔히 말하는 퇴사 뽐뿌가 오는 시기라고 하는데요. 해당 직무에서 한 사이클을 돌려본 시기라 그렇습니다. 이 때 판단 기준은 1) 목표의 한 부분을 내가 달성할 수 있는지 2) 내가 얻어가는 게 있고 발전할 수 있는지인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느껴지면 과감히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런데 가끔 외부 요인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시는 경우가 있죠. 예를 들어, ‘AI가 발전하면서 마케팅 직무가 없어질 수 있어’ 같은 외부 요인이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직무의 탑으로 올라가게 되면 사실 상관없는 이야기에요. 시장이 줄어든다고 내 자리가 없어지진 않으니까요. 줄어든 시장에서도 1등이 되면 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죠.

 

05 진정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코치님은 배움과 발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 같아요. 성장을 위해 코치님께서 시도하신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호기심이 많아서 일단 뭐든 다 해봤던 스타일이에요. 사수들에게 많이 물어봤고, 배울 사수가 없을 경우에는 관련 모임에 참여해서 배웠습니다. 제가 아예 모임을 만들어버리기도 했어요.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MD, 상품 기획, 이커머스 등 단톡방을 만들어 운영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단톡방이 벌써 7년 동안 유지가 되고 있네요.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그러면 항상 방법이 있었던 것 같아요.

 

코치님은 없는 길을 만드시는 본인의 성향과 딱 맞는 일을 하시고 계신 것 같습니다.

자기 성향과 목표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회사나 직무 선택에 도움이 되긴해요. 저도 시행착오를 겪어봤기 때문에 (알게 되었습니다).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사람을 많이 만나보는 게 빠를까요?

플러스 직접 해보는 것이요. 그런데 성격상 사람을 만나는 게 안 맞는 분들도 있잖아요. 요즘엔 정보가 많이 공개되어 있으니 지금과 같은 취준컴퍼니, 서핏, 브런치 등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만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때 의문이 생기면 이메일이나 메시지를 보내서 만나면 되고요.

 

그렇다면 연락드릴 때 팁이 있을까요? 아직 메일을 보내는 게 어렵기도 하고, 바쁘신데 부담을 드리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어서요.

자기소개와 질문이 명확해야 하는 것 같아요. “어디서 근무 중인, 혹은 취준 중인 누구인데 당신의 글을 보니 이런 부분의 궁금증이 생겼다. 간단히 커피타임이나 DM으로 답변 주시면 감사하겠다” 이런 식으로요. 기승전결이 명확하면 보통 거절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대체로 브런치나 서핏 같은 사이트에 글을 올리시는 분들 중 그런 걸 싫어하시는 분들은 의외로 없어요. 왜냐면 알려주는 과정에서 배우게 되거든요. 또한 실무진이다 보니, 부사수를 데려와야 하는데 이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하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귀찮다기보다는 배우는 시간으로 갖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06 ‘내가 부족해서’가 아닌 ‘나와 맞지 않아서’

취준생, 그리고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취업이 되게 안 됐던 케이스였는데, 자꾸 자학을 하게 되거든요. 자존감도 떨어지고, 자꾸 우울해지고요. 그럴 때일수록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내가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나와 안 맞았다’고 생각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직하는 분들, 첫 직장을 겪는 분들께는 ‘10년 뒤, 20년 뒤 모습을 그려봐라’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만약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면 조금 더 내 삶을 능동적으로 설계하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1) “우울해지거나 자존감을 잃지 말고 문제 해결에만 집중해라”, 2) “10년, 20년 뒤 미래를 그려보고 이에 맞는 목표와 과정을 그리며 직무를 설계해라”라고 조언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커리어는 10년 차 직장인들만 생각하는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코치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커리어는 누구에게나 생각해 봐야 할 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장기적인 커리어 목표는 아직도 막연하게만 느껴지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설정할 수 있나요?

저도 처음에는 목표가 안 보였거든요. 그래서 이것도 경험해 보고 저것도 경험해 봤던 것 같아요. 과정이 힘들었더라도 경험으로 쌓이다 보면, 내가 어디서 부족했고 어디서 잘했는지가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뭔가 그려지지 않는 게 당연한데, 당연하다고 해서 얽매이지 말고 좀 더 경험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어느 순간 보이기 시작합니다. 취업해서 일하게 되면, 직급이 올라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안 보일 때는 좀 더 경험을 많이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새로운 경험, 안 해본 걸 하다 보면 보일 수 있겠네요.

그렇죠. 하나만 하면 지금은 리스크가 큰 것 같아요.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게 중요하죠. 요즘 트렌드는 셀프 브랜딩인데 이것도 하나의 셀프 브랜딩으로 좋은 커리어 방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07 ‘취준컴퍼니’란?

취준컴퍼니취업에 성공해서 다른 회사로 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상의 회사로, 가능성이 크지만 취업하지 못한 주니어에게 최상의 취업 환경 및 코치와의 커피챗, 멘토링을 무료로 지원하는 취업 프로그램이자, 취준생과 현직자들이 모인 특별한 커뮤니티입니다.

취준컴퍼니 신청하기: https://cz-company.rocketpun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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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 변장원
인터뷰, 제작 | 이하연, 장재원
편집 | 이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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