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해듀오 – 제 1회 커리업! 참여 기업의 Tech Stack 공개

결혼한 사람들에게 결혼 생활이 어떤지 물어보면 대다수가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연애와 결혼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야! (연애 ≠ 결혼)”

한 사람이 회사에 새로운 구성원이 되는 것도 이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잘 맞을 것 같았던 사람이었고, 좋아 보였던 회사였지만, 막상 들어가서 함께 일 해보니 구인/면접 과정에서는 몰랐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때로는 관계가 삐걱거리기도 합니다.

연애를 아무리 오래 했어도 결혼하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것처럼, 채용 전과 후에 발생하는 기업과 구직자 간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벌/연봉/외모 같은 피상적인 기준만 맞춘 결혼보다 서로의 진짜 모습에 대해서 좀 더 알고 한 결혼이, 당연히, 좀 더 안정감이 있을 것처럼, 알려지지 않았던 정보를 채용 과정에서 공유함으로써 더 나은 채용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첫 번째 발걸음으로 채용 프로세스에 각 회사가 실제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정보인 Tech Stack을 녹여보려고 합니다. 우선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온라인 스타트업 채용 설명회 ‘커리업’ 참여하는 6개 사에서 Tech Stack (기술 스택) 을 공개 했습니다.

개발 언어에서부터 구성원 간의 협업 도구까지 망라된 이 Tech Stack을 통해, 실제 회사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좀 더 깊게 알 수 있고, 면접 과정에서도 회사와 구직자가 좀 더 심도 있는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제 1회 커리업! 참여 스타트업의 Tech Stack
1. 채팅캣 (ChattingCat)- 실시간 원어민 영작 교정 서비스 ‘채팅캣’


– 채팅캣 Tech Stack https://www.rocketpunch.com/companies/chattingcatco#stacks
– 채팅캣 채용 분야 https://www.rocketpunch.com/companies/chattingcatco/jobs

  • 웹/앱 개발자
  • 마케터

2. 데일리 (Daily) – 당일 호텔 예약 서비스 ‘데일리 호텔’

– 데일리 Tech Stack https://www.rocketpunch.com/companies/dailyhotel#stacks
– 데일리 채용 분야 : https://www.rocketpunch.com/companies/dailyhotel/jobs

  • 안드로이드, 서버 개발자
  • 브랜드, UI/UX 디자이너
  • 서비스 기획
  • 영업/마케팅
  • 재무/회계

3. 펠루 (PELLUE) – 시간절약형 음성콘텐츠 서비스 ‘데일리(day.ly)’

– 펠루 Tech Stack https://www.rocketpunch.com/companies/pellue#stacks
– 펠루 채용 분야  https://www.rocketpunch.com/companies/pellue/jobs

  • 안드로이드, iOS 개발자
  • 디자이너

4. 퀄슨 (Qualson) – 모바일에서 틈틈이 하는 영어공부 ‘앱티쳐’, ‘Shou!d’ & ‘Talk2Me’

– Tech Stack https://www.rocketpunch.com/companies/qualson#stacks
– 채용 분야 : https://www.rocketpunch.com/companies/qualson/jobs

  • 안드로이드 개발자
  • 웹 개발자

5. 스포카(Spoqa) – 쉽고 스마트한 포인트 서비스 ‘도도포인트’

– 스포카 Tech Stack https://www.rocketpunch.com/companies/spoqa#stacks
– 스포카 채용 분야 https://www.rocketpunch.com/companies/spoqa/jobs

  • UI/UX 디자이너

6. 비바리퍼블리카 (Viva Republica) – 간편한 송금 서비스 ‘Toss’

– 비바리퍼블리카 Tech Stack : https://www.rocketpunch.com/companies/vivarepublica#stacks
– 비바리퍼블리카 채용 분야 : https://www.rocketpunch.com/companies/vivarepublica/jobs

  • 안드로이드 개발자
  • 마케터 (그로스해커)
  • 사업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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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커리업!’은 2/9(월) 오후 8시부터 진행 됩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사전 참가 신청> /careerup/

던파를 세 배 빠르게 만든 남자, 하재승 0

이번에는 어떤 개발자를 섭외하지 고민하던 저에게 누군가 ‘재승 형이 천재이긴 한데…. ‘라고 하셨습니다. ‘어떤 천잰데요?’라고 물으니 옆에서 ‘남들이 한 달 할 일을 하루 만에 하는?’이라든가 ‘그냥 존나 천재지.’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든 하재승님을 꼬드겨서 인터뷰를 진행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주변의 인맥을 통해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근데 천재라고 해서 긴장한 거 치곤 ‘저 같은 사람에게 들을 이야기가 뭐 있을까요?’라며 아주 겸손한 자세로 인터뷰에 응하시더라고요. 인터뷰하며 자꾸 저보고 미녀라고 하셔서 다른 때보다 특별히 신경 써서 인터뷰 원고 썼음을 고백합니다.

와일드한 인상과는 달리 매우 소녀 같은 성격의 소유자이시더군요. 하지만 제가 ‘그렇게 천재시라면서요?’라고 묻자 수줍게 ‘네…. ‘라고 대답하시기도…. 그럼 네오플 개발자 하재승님을 만나보겠습니다.

이름 혹은 닉네임: 하재승, ipknHama 입큰 또는 하마
위치: 낙성대동과 역삼동
소속: 현재 NEOPLE 던파 프로젝트에서 기존 코드 뒤엎기를 담당하고 있다.
내 기기: iPhone 5 / 하스스톤 머신이 되버린 iPad Air / MacBook Air 2011년형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하재승: 안녕하세요.
신림동 캐리: 초면에 이런 말을 하기 좀 그렇지만….
하재승: 네?
신림동 캐리: 주변으로부터 ‘존나 천재’라고 소개받았다. 아무튼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하재승: 응? 존나 천재라고 하기엔 솔직히 나보다 잘난 사람이 너무 많지만… 나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트위터에 쓴 ‘native C++ speaker live in Python land’로 설명이 될 듯하다. 진성 C++ 덕후이고 간단한 코딩은 주로 Python으로 해결한다. 여기서 native란 건 한국어보다 C++이 쉽다는 뜻이다.
신림동 캐리: 존나 천재네….
하재승: 아무튼 이미르, 넥슨, NC를 거쳐 지금은 네오플에서 던파의 묵은 코드와 싸우고 있다. 네오플에 들어오기 전에는 잠깐 이두희님과 함께 ‘멋쟁이 사자처럼’에서 게임 쪽 교육도 진행했었다. 세계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 결승에 2004년, 2009년에 나갔었다.

신림동 캐리: 2000년대 이후 서울대 컴공과에서 최고 천재라는 말을 들었다.
하재승: 대체 어디서?
신림동 캐리: 낙성대 술집 사운드마인드에서 술 마시다가 옆 테이블과 합류했는데 그런 말을 들었다.

제가 왜 술집에서 옆 테이블과 합류해 개발 이야기나 하고 있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신림동 캐리: 아무튼 개발자 사이에서 존나 천재로 불린다는 사실을 본인은 아시는지?
하재승: 물론 제가 머리도 좋고 학점도 좋고 코딩도 잘하지만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 대학 입학하고 몇 년간은 성적이 잘 나와도 내가 개발을 일찍 시작한 편이라 현재로서는 남보다 코딩을 조금 할 줄 알 뿐이라고 여겼고 대회에서 상을 받아도 그저 운이라 생각했었다.
신림동 캐리: 천재인데 겸손하기까지….
하재승: 어떻게 보면 겸손함이라고도 여길 수 있겠지만 나 스스로는 자신감도 없고 마음 한편이 늘 주눅 든 상태였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날 내가 존경하던 친구로부터 ‘일정 수준 이상 잘하게 되면 그 다음은 결국 어느 방향으로 더 노력했느냐가 차이가 날 뿐 모두 잘하는 사람인 것’이라는 요지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나에게는 엄청난 깨달음을 줬다. 그런 점에서 누가 나를 천재라고 불러준다면 물론 그 말씀은 굉장히 감사하지만 결국 무의미한 인정이라고 본다. 공부도 하면 할수록 더 할 게 많은 것처럼 개발도 자신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나보다 더 잘하고 뛰어난 사람이 계속 보인다.
신림동 캐리: 왠지 인터뷰 초반부터 숙연해진다.
하재승: 아, 그렇다고 내가 천재가 아니란 건 아니다.


신림동 캐리: 어릴 때 어떤 계기로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하재승: Westwood에서 만든 ‘Dune 2’라는 게임이 있다. 1992년에 나온 게임인데 커맨드&컨커,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에까지 영향을 준 명작이다. 어릴 때 누군가 이 게임을 알려줘서 플레이해봤는데 실시간으로 여러 유닛이 움직이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에 정말로 큰 문화 충격을 받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RTS류 게임의 시초에 가까운 거더라. 아무튼 그런 식으로 내가 만든 룰에 따라 움직이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그 안에서 각각의 개체가 살아 숨 쉬게 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서 프로그래밍에 빠져들었다.

신림동 캐리: 얼마 전에 송창규님과 하재승님이 소속되신 개발 모임에 초대받아 갔었지.
하재승: 우리는 ‘하비코딩’이라고 부른다.
신림동 캐리: 하비…라면 보통 여초카페에서는 ‘하체 비만’의 줄임말인데….
하재승: 하비…는 취미의 ‘Hobby’고… 하비코딩 모임 자체는 송창규님이 모은 것이다. 송창규님의 하비코딩 설립 목적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람들끼리 모여서 재미있는 주제로 가볍게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 같이 있으면 서로 동기 부여가 되니 딴짓을 덜 하고 실제 완성까지 이루어지지 않겠냐!’인데 실제로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신림동 캐리: 취미로 개발이라면 솔플이 더 편하지 않나?
하재승: 물론 개발 자체는 각자가 자기 만들고 싶은 걸 만들지만, 생각보다 모여서 같이 코딩한다는 게 도움되는 점이 많다. 이런 거 만들면 재밌겠다 싶어서 뭔가를 시작해도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80% 정도 만들면 왠지 의욕이 떨어져 완성을 눈앞에 두고 그만두는 일이 종종 있다. 그래서 이렇게 여럿이 모이면 자극도 되고 좋다.
신림동 캐리: 하비코딩의 고정 멤버, 가끔 오는 멤버 소개 좀 간단히 부탁한다.
하재승: 멤버는 10명 정도지만 평소 5명 내외로 모이게 되는데 여기 로켓펀치 블로그에서 소개된 분이라면 송창규, 최치선, 구종만이 있다. 나머지는 허락받지 않았으니 일단 비밀로♡


개발자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로켓펀치 블로그입니다.

그나저나 이게 하재승님과 최치선님의 고등학교 시절 사진이라는데 하재승님께 무슨 힘든 일이 있으셨던 거죠?

신림동 캐리: 하비코딩에서 제가 ‘뭐 만들고 계세요?’하고 물었더니 ‘아무도 쓰지 않을 쓰레기를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겸손하게 말씀하셨는데… 뭘 만들고 계셨던 건지?
하재승: 실제로 아무도 쓰지 않을 것 같은 쓰레기를 열심히 짜고 있었다.

하재승님이 만들어놨지만 아무도 쓰지 않는 것
1. http://sloud.herokuapp.com/edit – 웹에서 실시간으로 작성되는 프리젠테이션 편집기 (수식지원, 마크다운)
2. 페블 시계용 지하철 도착 표시기 – 미완성
3. http://github.com/ipkn/dumpable – C++용 시리얼라이즈 코드 없이 시리얼라이즈 하는 라이브러리

하재승님이 지금 만드는 중이지만 앞으로 아무도 쓰지 않을 것
Crow – C++ microframework for web(https://github.com/ipkn/crow)
Python Flask는 간단한 웹서버를 적은 코드로 만들수 있게 해주는 툴인데 그와 유사한 코드로 C++에서 서버를 작성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다. Python Flask와 C++을 아는 사람이면 다음 코드를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https://github.com/ipkn/crow/blob/master/example.cpp
당연히 C++이니까 성능이 매우 빠르다. C++에는 쓸만한 json 라이브러리나 ORM 도 없어서 직접 구현하는 중이다.

신림동 캐리: 겸손하게 쓰레기를 만드는 중이라 말씀하시지만, 업무 시간 외에도 커리어 스텟을 열심히 찍으시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그럼 일하지 않을 때는 뭐하면서 시간을 보내나?
하재승: 게임 방송을 보거나 개인 프로그래밍을 한다. 요새 게임 방송으로 버리는 시간이 너무 큰 거 같아 줄이는 중이다.
신림동 캐리: 게임 방송이라면 아프리카인가? 막 별풍선 같은 걸 끼얹나?
하재승: 아니 그런 거 아니고 ‘twitch.tv’라고 미국 방송이다. LoL 중계를 볼랬는데 맥북에서 한국 방송을 보려니 다 ActiveX를 깔라는 거다. 그래서 그냥 미국 방송 본다. 왠지 게임 방송을 보면서 영어 공부가 될 거 같다는 기대가 있다.
신림동 캐리: 거짓말하지 마라. 내가 미드를 얼마나 보는데 내 영어 실력은….
하재승: 아무튼 뭔가 꽂힌 프로젝트가 있는 상태에서는(지금은 Crow) 거기에 정신이 팔려서 안 먹고 안 자고 할 때가 많다. 요즘은 업무 시간 외에 사람들과 같이 머신러닝 스터디에 참가하고 있고, 위의 하비코딩에도 주기적으로 나간다.
신림동 캐리: 눈 뜨나 눈 감으나 개발 생각뿐이군.
하재승: 개발에 대해 가르치거나 알려주는 것에 관심이 있어서 예전에는 ‘멋쟁이 사자처럼’ 활동도 하고 페이스북에 강좌용 그룹을 개설한 적도 있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자랑할 만큼 쌓은 게 없으니 패스한다. 아, 그리고 곧 NDC(Nexon Developers Conference) 발표가 있어서 요즘은 주로 거기에 주말을 할애한다.

신림동 캐리: 회사에서 일을 주는 속도보다 하재승님이 일을 해치우는 속도가 빨라서 상사가 좋아하면서도 싫어한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를 들었는데… 대체 비결이 뭔가?
하재승: 사실 프로라면 일은 스스로 찾아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네오플에 갓 입사했을 때 회사에서 정해준 업무량을 받아 프로젝트에 적응하는 기간을 가졌는데, 그때 팀장님이 한 달 예상한 걸 일주일 만에 해내는 일이 간혹 있었다.
신림동 캐리: 존나 천재네….
하재승: 내가 생각하는 내 장점은 단기 기억력이 좋은 편이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한 경험치가 쌓여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양의 코드를 볼 때도 남이 짜둔 프로그램의 흐름이나 의도 등을 비교적 빠르게 따라갈 수 있어서 기존의 작업물을 직감적으로 파악하고 ‘이전 동작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새로 작성하거나 다른 기능을 추가하기’를 좀 더 쉽게 하는 것 같다. 예전에 남의 코드를 디버깅하는데 같이 코드 보면서 코드 추적하고 있으니 상대방이 자기가 짠 코드도 아닌데 어떻게 그걸 다 기억하고 있냐고 신기해한 적이 있다.
신림동 캐리: 존나 천재네….

신림동 캐리: 뜬금 없지만, 손이 빠르면… 스타크래프트도 잘하나?
하재승: 손이 빠른 편은 아니다.
신림동 캐리: 그냥 머리가 빠르단 소린가?
하재승: 글쎄, 머리가 빠른…가? 잔머리는 잘 굴리는 것 같다. 뭔가 막혔을 때 해결책을 빨리 찾아내는 편이지. 근데 아무튼 스타는 택도 없다. 컴퓨터한테도 발린다. LoL도 생각만큼 손이 안 움직여서 관전만 하고 있다.


이 사진으로만 보면 손이 빠른 것 같은 하재승님이신데요.

페블 펌웨어 한글화 등 더 많은 천재 에피소드는 ‘던파를 세 배 빠르게 만든 남자, 하재승 1’로 이어집니다.

개발의 완성은 얼굴, 최치선으로 알려진 정주영 1

이 인터뷰는 개발의 완성은 얼굴, 최치선으로 알려진 정주영 0에서 이어집니다.

신림동 캐리: 최근 학사 병특이 없어져 많은 공대생이 절규하고 있다. 병특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정주영: 병특으로 의무를 마친 입장으로서 병특제도에 대해 긍정적이다. 사실 이런 대체복무제도가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군대에 감으로써 개인이 잃는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특히 IT는 트렌드 및 기술이 매우 빠르게 변하는데 정보의 습득이 제한적인 곳에서 2년 정도를 보내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물론 형평성의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는데, 좀 더 다양한 대체 복무제도를 도입하거나 군대의 복지 및 대우가 좀 더 개선되어 선택의 문제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항상 좋은 취지의 제도가 나오면 악용하는 사례들이 나오는데 그 문제로 인해 이런 좋은 제도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
신림동 캐리: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정주영: 최근 병특을 준비 중이던 많은 사람을 물 먹이는 국가 발표가 있었는데, 국가로서나 개인으로서나 이 문제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여론을 봐도 병특의 대상자가 아닌 사람은 병특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이슈화한다 해도 딱히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다. 아는 후배도 거의 멘붕상태인데, 병무청에서 내년에는 대학생 TO도 내줬으면 한다.

신림동 캐리: J2M과 게임빌에서 일하셨던 건 어땠나?
정주영: J2M은 친구 소개로 졸업학점 인턴을 하러 갔다가 계속 남아 일하게 되었다. 당시에 J2M이 ‘레이시티’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인턴 때는 간단한 툴을 만들다가 실제 게임 쪽에 흥미를 많이 갖게 되어 아예 개발까지 시작했다. 주로 UI 레이아웃 시스템과 3D 강물 렌더링 쪽을 담당했고 클라이언트 작업을 했었다. 그러다 군대에 가야 할 시기가 됐는데 대학원에 갈 것인가 병특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서울대 대학원 원서를 넣었고, 대학원에 붙으면 대학원으로 진학할 예정이었다.
신림동 캐리: 대학원에 떨어지진 않았을 것 같은데?
정주영: 그게 말하자니 굉장히 한심한데….
신림동 캐리: 한심한 인생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여기서 밤새 떠들 수 있다.
정주영: 그 날은 참 이상한 날이었지…. 평소처럼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서울대 다니는 아는 동생으로부터 ‘오빠, 면접인데 왜 안 와요!’라는 전화가 오는 거다. 깜짝 놀라 무슨 일인가 보니 입시관리처 홈페이지에는 날짜가 공지되지 않았는데 학과 홈페이지에 그날이라고 쓰여있더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관악산까지 날아갔는데 이미 지필고사는 끝났고….
신림동 캐리: 관악산이 참 오지라….
정주영: 교수 면접이 남아있었는데 일단 양복이 아닌 출근 복장이어서….
신림동 캐리: 체크 남방이라도 입고 계셨나?
정주영: 체크 남방이었으면 차라리 나았을 텐데 후드 원피스에 청바지를 입은 상태였다.
신림동 캐리: 후드는 체크 남방과 함께 공대생의 친구죠. 아무튼 그래서?
정주영: 대기실에 있으니 ‘쟨 뭐야?’하는 시선이 장난 아니었다. 면접에 들어가니 교수님께서는 왜 지필을 안봤냐고 물으셨고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신림동 캐리: 영화에서라면 뭔가 엄청난 임팩트를 보이고 정원 외 합격이라는 이례적인 반전이 일어날 텐데….
정주영: 여기는 리얼 월드라 ‘안타깝군요.’라는 애잔한 위로와 함께 당연히 떨어졌다. 그래서 나는 병특하러 게임빌로 이직하게 됐다.
신림동 캐리: 왜 게임빌인가?
정주영: 당시 J2M은 병특이 안 되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병특할 곳을 알아보다 게임빌 면접관이셨던 조성문님의 인상과 마인드가 좋아 입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때는 몰랐다. 이렇게 나의 암흑기가 시작된다는 것을….


신림동 캐리: 마음에 들어서 들어갔다며….
정주영: 게임빌에서는 서버팀이었다. 사실 당시의 모바일회사에서 서버 쪽은 딱히 비중이 크지 않았다. 근데 게임빌에 들어가 프로야구 시리즈, 삼국쟁패 시리즈, 각종 아이템샵, 통신사 빌링 시스템 등 서버를 만들게 됐다. 그리고 아는 사람은 아는 비운의 프로젝트였던 실시간 항해 대전게임 ‘라피스라즐리’의 서버를 개발했는데….
신림동 캐리: 갑자기 이 인터뷰 왜 이렇게 어두워지죠….
정주영: 일단 라피스라즐리의 최초 개발자가 개발 도중에 회사를 그만둬서 내가 맡게 되었다. 그때는 내가 어려서 몰랐다. 다른 개발자가 도중에 그만둔 업무를 이어서 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신림동 캐리: 아아, 당했어요.
정주영: 게임 한판도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서버를 다 고쳐 안정적으로 런칭까지 시켰다. 여기서 게임이 흥하는 건 별개의 문제였다.
신림동 캐리: 흥했나?
정주영: 피처폰 시대에 네트워크 실시간 대전게임이 흥할 리가….

정주영: 심지어 퇴사 당일에 IDC이전 작업을 했는데 새벽까지 IDC에서 서버세팅을 하던 추억이 떠오른다.
신림동 캐리: 다른 이야긴데 요즘 게임빌이 참 잘 나가잖나.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정주영: 아무 생각이 없다.

신림동 캐리: 이 소프트웨어와 도구 없이는 살 수 없다 하는 건?
정주영: 소프트웨어는 vim, visual studio (with viemu, dpack), git, man 정도고 서비스는 google, stackoverflow, irctalk, 장비는 Happy Hacking Keyboard Pro 2, 넓은 모니터
그리고 인터넷이 되는 스마트폰!
신림동 캐리: irctalk라니 뭔가 이상한 게 들어있는 것 같지만 넘어가자….

신림동 캐리: 그냥 궁금해서 묻는 건데 본인 스마트폰에 NHN 라인을 까셨는지?
정주영: 카카오 입사하기 전부터 내 스마트폰에 깔려 있었다. 라인이 일본에서 출시되어 한국 앱스토어에 풀리기 전부터 사용했다. 처음 라인을 쓰고는 피처폰을 많이 이용하는 일본인이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든, 확실히 일본을 잘 이해하고 있는 메신저라고 감탄했다. 근데 요즘은 안 쓰게 되더라.
신림동 캐리: 카카오에 다녀서?
정주영: 최근에 해외에서 광고성 자동응답 유저나 게임 초대 메세지가 많이 날아오기 때문이다.
신림동 캐리: 그렇다고 해두자….

신림동 캐리: 내 지인이 카카오톡 맥 버전을 만들다 계정 삭제… 당해서 술 마실 때마다 울고 있다.
정주영: 사실 그 이슈에 대해 사내에서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게 나다….
신림동 캐리: !
정주영: 그 카카오톡 맥 버전의 가장 큰 문제가 뭐였느냐면, 중계 서버를 사용해 대화내용이 해당 서버를 거치기 때문에 개발자가 마음만 먹으면 불특정 다수의 대화내용 및 카카오 계정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로는 내버려둘 경우 카카오 계정 ID 및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유사 피싱사이트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런 내용을 개발자에게 전달했지만, javascript단에서 꼼수로만 로그인을 막아두고 로그인 폼은 그대로 노출하더라, 그래서 다시 한 번 전달했는데 css꼼수로 로그인 폼을 숨기고 개발자 도구를 이용하면 여전히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다.
신림동 캐리: 아아 우리 W쨩….
정주영: 그리고 추가로 다른 써드파티 라이브러리를 통한 시도가 지속적으로 감지되어 운영 정책에 따라 정상적인 클라이언트로 로그인하지 않을 경우 이용제재조치가 취해졌다. 딱히 악감정이 있거나 타겟을 노리고 한 건 아니니 너무 기분 상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차피 한 다리 건너면 다들 아는 사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힙합 비둘기 데프콘 횽이 “땅덩어리 넓은 미국은 디스하고 안 마주치면 그만이에요. 그런데 한국은 여기저기서 다 만나게 돼요.”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모두 피스!

신림동 캐리: 개발자 사이에서 미모로 사랑받고 계신데….

신림동 캐리: 그게 개발할 때 메리트로 작용하나? 예를 들면 미인계를 썼을 때 상대방이 업무를 더 빨리 처리해준다든가….
정주영: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 사실 외모란 게 그냥 호감이나 비호감이냐 정도로 작용하는 것 이외에는 없었던 거 같다.
신림동 캐리: 와이프분이 남편으로 덕질을 하시더라고….

가운데에 자기 사진을 넣으면 단두대로 보인다는 이 짤방에서도 살아남은 최치선님이십니다.

참고로 이 사진은 와이프분께서 제작하셨습니다.

정주영: 사랑받고 있다♡
신림동 캐리: 부인이 게임 디자이너이신데 나중에 같이 프로젝트할 계획이 있으신지?
정주영: 와이프는 예전부터 계속 같이 하자고 말하는데 내가 다른 프로젝트를 많이 하다 보니 정신이 없어서 아직 못하고 있다. 사실 이거다 싶은 게 떠오르지 않는 이유도 있다. 서로 미묘하게 취향이 다르다 보니…는 변명이고 사실은 내가 게을러서 그렇지 뭐. 하지만 같이 프로젝트할 계획은 언제나 갖고 있다.

신림동 캐리: 와이프분께서 취미로 가끔 서코에 부스를 내시는데 굿즈 이동부터 잔돈 거슬러주기까지 함께하는 자상한 남편이시라고 들었다.
정주영: 내게 자동차가 생기면서부터 와이프의 굿즈도 변해서… 처음에는 회지나 머그컵, 달력 등을 만들더니 요즘은 쿠션이라든가 대형 포스터라든가 뭔가 크기가 달라졌다?
신림동 캐리: 코믹 가서는 단순 노동만 하셨나?
정주영: 나도 원래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지라 와이프와 사귀면서 자연스레 서코 활동을 함께하게 되었다. 코믹은 게시판을 통해 선입금 예약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구시대의 유물인 제로보드를 쓰는 걸 보고 좀 놀랐다. 입금자가 게시판에 쓴 글을 하나씩 열면서 엑셀에 복사하고 붙여넣고 반복하고 있길래 이게 무슨 노가다질이야 싶더라. 그래서 제로보드 DB에 직접 접근해 게시판 게시물을 덤프 뜨고 그걸로 파싱하는 툴을 짜서 엑셀로 임포트했다. 근데 현장에서 보니 일일이 그 리스트로 사람 체크하는 게 귀찮을 것 같더라. 때마침 회사에서 하던 일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봇 시스템을 만들던 중이라 테스트도 할 겸 선입금 예약자 확인봇을 만들었다.
신림동 캐리: 최고시다.
정주영: 그땐 이렇게 하면 편할 줄 알았지…. 실제로 코믹을 가보니 3G나 LTE 안 터지는 건 기본이요, 만든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시스템 장애가 겹쳐 진땀을 뺐다. 현장에서 와이브로 물려서 코딩하게 될 줄이야! 그래서 그 이후에는 선입금 및 통판 예약용 사이트를 그냥 처음부터 다 만들었다.


정주영: 이건 나름 잘 동작했고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난 그림을 못 그리기 때문에 기술로나마 도움이 되려고 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내가 보기엔 와이프의 취미생활까지 돕는 최고의 남편이시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공부하고 있는 것은?
정주영: 최근엔 카카오톡 PC버전의 성능 개선을 위해 Direct2D를 공부 중이다. XP out!
신림동 캐리: 오오, XP out!
정주영: 사실 평소에 공부란 걸 따로 하지는 않는다. 그냥 그때 그때 만들고 싶은 걸 찾고 거기에 필요한 것을 습득하는 식으로 한다. irctalk을 만들 때도 ‘go 언어를 써볼까?’라는 생각으로 go를 공부했었다. 지금은 성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림동 캐리: 안 그래도 요즘 최치선님을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보다 디아블로 3에서 만나는 게 더 쉽다 들었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읽은 개발에 대한 인상적인 책은?
정주영: 가장 최근에 본 건 단연 <알고리즘 문제 해결 전략>이지!

로켓펀치 개발자 인터뷰에서 사랑받는 구종만님이십니다.

신림동 캐리: 개발하는 후배에게 추천해주는 사이트는?
정주영: http://algospot.com!

로켓펀치 개발자 인터뷰에서 사랑받는 구종만님이십니다.

정주영: 여러 개발 사이트를 드나들기보단 꾸준히 개발에 손을 안 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그럼 본인을 어떤 개발자라고 생각하시는지? 어울리는 수식어를 붙이면?
정주영: 어려운 질문이다.
신림동 캐리: 모두 이 질문을 제일 어려워하신다.
정주영: 내가 딱히 어떤 개발자라고 규정을 내린 적은 없다. 간혹 회사에서 천재 개발자라고 말해주는데 내 주변에 진짜 천재가 많아서인지 그런 말을 들으면 엄청나게 부끄럽다. 굳이 붙인다면 게으른 개발자 정도일까?
신림동 캐리: 하지만 내 디아블로에겐 성실한 남자….

신림동 캐리: 개발자에게 재능이 얼마나 차지한다고 생각하는가?
정주영: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겠지만 내 경험으로는 꽤 크지 않나 싶다. 재능의 기준이 미묘하지만 사고방식 및 구조, 문제를 대하는 자세, 그리고 근성, 이것 자체가 모두 모여 재능이라고 본다면 매우 영향이 크겠지. 재능이 있어도 꾸준히 갈고 닦아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항상 개발과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은 대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돌아가던 예전과 다르게 작은 앱부터 시작해 간단한 웹서비스까지 많은 인력과 인프라 없이 개발이 가능하다. 능력과 자신 의지만 있다면 평생 개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나도 앞으로 계속해서 개발하고 싶고, 나이 들어서도 와이프와 같이 게임을 만들 계획이다.

바탕화면과 프로필 사진은 항상 와이프가 그려준 그림을 사용한다.

키보드는 HHKP2가 없으면 멘붕한다.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자리로 오면 키보드를 사용하지 못한다.
모니터는 언제나 크고 넓고 많아야 좋다. 사실 책상을 잘 정리하는 편이 아니라서 깔끔하지는 않다.

개발의 완성은 얼굴, 최치선으로 알려진 정주영 0

신림동 캐리는 어떻게 개발자 인터뷰를 섭외할까요?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가 기회가 오면 바로 섭외 같은 걸 끼얹습니다. 그리고는 부탁하고 빌고 애원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아무튼 좋은 인터뷰이를 만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죠.

정주영님은 예전부터 뛰어난 개발 실력은 물론이고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엔 정말 경국지색이었다.’라거나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그가 건너오는데 가슴이 설렜다.’는 말로 늘 궁금증을 자아내던 분이었습니다.

근데 슬프게도 이런 말은 모두 남자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그럼 게임빌, J2M과 EA를 거쳐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PC버전을 개발하고 계신 정주영님을 소개합니다.

이름 혹은 닉네임: 정주영(최치선)
위치: 서울, 판교
소속: 카카오 개발자
내 모바일 기기: Motorola KRZR, Nexus 5, Nexus 7, IPhone5, iPad AIR, ASUS TAICHI 21 (notebook), Macbook Air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정주영: 안녕하세요.
신림동 캐리: 판교는 언제나 참으로 멀고도 험하네요.
정주영: 지하철 타고 오기엔 좀 힘드셨죠?
신림동 캐리: 오라면 와야지…. 아무튼 최치선으로 알려져 정주영이라고 하면 오히려 모르시는 분이 더 많을 텐데, 자기 소개 부탁한다.


정주영: 닉네임은 최치선이고 본명은 정주영이다. 그냥 편한 대로 부르면 된다.
신림동 캐리: 근데 왜 최치선인가? 닉네임치고는 왠지 현실 돋아서 난 몇 년이나 그게 본명이신 줄 알았다.
정주영: 중학교 때였나, PC통신을 막 시작하면서 채팅방이나 게시판에서 활동하며 쓸 닉네임으로 지었던 이름이다. 다들 어릴 땐 만화나 애니에 나오는 캐릭터가 멋있어 보이지 않나? 난 당시에 ‘굿모닝 티처’라는 만화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을 동경했어서 그 이름을 닉네임으로 쓰게 됐다.
신림동 캐리: 그걸 지금까지 쓰고 있다니 인생에서 본명보다 닉네임으로 불린 시간이 더 길겠다.
정주영: 어릴 때부터 본명에 콤플렉스가 있어서….
신림동 캐리: 아, 회장님….
정주영: 아무튼 ‘최치선’이라는 닉네임이 실제 이름처럼 보이다 보니 해프닝이 좀 있었다. 퇴사하는 날에 동료로부터 ‘최치선이 본명 아니었어요?’라는 말을 들었다거나 말이지. 평소에도 주변에서 다 치선이로 불러서 누가 날 본명으로 말하면 다른 사람이 ‘주영이가 누구야?’하고 반응할 때가 많다.

신림동 캐리: 어떤 계기로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정주영: 7살인가 어머니와 길을 걷다 컴퓨터 학원이 있길래 호기심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다들 컴퓨터로 게임을 하고 있더라. 그게 재미있어 보여서 어머니를 졸라 학원에 다니게 됐다. 거기서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은 초록색 IQ2000에서 간단한 Basic 프로그램을 짜봤는데 그 뒤로 심심해서 Cobol, Fortran 등을 배웠다. 내가 생각한 것을 구체화해서 만들고 그게 작동한다는 데서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그렇게 국민학교 2학년 때 학교 대표로 프로그래밍 대회에 나가서 입상했다. 그때부터 컴퓨터가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신림동 캐리: 요즘 사회가 워낙 암울하니 IT계도 개발자 스스로 자학하는 분위기가 있잖나.

평생 개발만 하다가 종칠래? 4년 하면 됐어. 나도 더이상 이렇게는 못 살아! – 앙큼한 돌싱녀 3화에서

신림동 캐리: 아무튼 시간을 되돌린다면 그 학원을 다시 들어가실 건가?
정주영: 물론이다. 나는 개발자라는 직업에 무척 만족한다.

신림동 캐리: 소문을 듣자 하니 정주영님은 소속 브레이커… 아니, 인수합병의 아이콘이시라고 들었다. 어떻게 생긴 별명인가?
정주영: 딱히 내가 의도한 건 아닌데… 일단 고등학교(부산과학고)가 갑자기 한국과학영재학교로 바뀌었다. 그러다가 새로 생긴 ICU라는 대학교에 갔는데 14학기쯤 다니고 졸업했더니 카이스트에 통합됐다. J2M에서 일하다 게임빌에서 병특하고 J2M으로 돌아왔는데 갑자기 EA에 인수됐다. 그러다가 EA는 인수될 거 같지 않아서 ‘내가 차려서 인수시키겠다!’… 는 아니고 그냥 친구가 꼬시길래 대학교 동기와 Lotiple이란 회사를 창업했는데 서비스 시작하고 한 6개월 정도 만에 카카오에서 인수를 해가서 지금은 카카오에서 PC버전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게다가 올해는 여자친구와도 인수합병하셨지.
정주영: 하하하!
신림동 캐리: 하하하!

신림동 캐리: 내가 카카오톡 PC버전 베타테스터였다.
정주영: 오!
신림동 캐리: 처음에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어서 마치 로또 3등 정도는 된 기분으로 좋아했는데 깔자마자 버그 잔치가….
정주영: 사내에서 QA 이외에는 Windows 개발자만이 PC버전을 사용하고 있었다. 대부분 개발자가 Mac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사내 리포팅이 별로 없어서 버그가 많았을 수 있었을 거다….
신림동 캐리: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정주영: 사실 베타 테스트를 오픈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신청해서 매우 놀랐다. 무슨 문제가 터질까 조마조마했는데 생각보다 무난하게 진행되더라. 일단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고 가장 많이 들었던 컴플레인이 ‘PC버전에서 로그아웃했을 때의 메세지를 PC버전에서 확인할 수 없다.’였는데 사실 이 부분을 고치기까지 무척 많은 노력이 있었다.
신림동 캐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인가….

이제 PC버전에서 메시지와 이모티콘이 제대로 작동해 환하게 웃으실 수 있는 정주영님이십니다.

정주영: 한 번은 여름휴가 및 컨퍼런스 참여로 미국을 가게 되었었다.
신림동 캐리: 우리 그때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날 뻔 했잖아….

정주영님과 저는 작년 5월에 샌프란시스코에 방문한 시기와 지인이 겹쳐 함께 식사할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정주영: 아, 그랬었지. 아무튼 당시에 ‘새 메시지가 있어도 PC버전이 로그아웃 상태일 때 받은 메시지는 볼 수 없는 패치’를 만든 적이 있는데 (http://playnexus.tistory.com/69 중간의 스크린샷 참고) 미국 다녀와서 모든 기능을 되돌리느라 정신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외에도 카카오톡 PC버전이 나오면 분명히 많은 사람이 코드를 분석하고 악용할 것이라는 예상 하에 베타 테스트 버전부터 보안에 꽤 신경을 썼다. PC버전이 뚫릴 경우 개인정보 및 스팸 이슈가 크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많은 부분을 고민한 덕분에 큰 사고는 여태까지 없었고, 주변에서도 취약점이 발견될 경우 바로 리포팅을 해줘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카카오가 20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가장 주목받는 벤처로 부상하고 있다. 어떻게 카카오에 들어가게 되셨고, 또 카카오를 다니며 느끼는 점은?
정주영: J2M, 게임빌을 거쳐 EA에 다니다 대학교 동기가 꼬셔서 창업하게 됐다. EA에서 의욕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고 개인적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다.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걸 해보겠어?’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EA를 그만두고 나와 로티플에 창업 멤버로 들어갔는데, 케이큐브벤처스 임지훈 대표님의 제안으로 로티플이 카카오에 피인수되어 카카오에 들어오게 됐다. 처음 입사했을 땐 100명 남짓한 회사였는데 예상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였고 동료도 마음에 들었다.
신림동 캐리: 카카오에는 여러 가지 좀 특이한 문화가 있다고 들었는데?
정주영: 그래서 입사 초반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몇 가지 것이 있는데 일단 사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스레드 기반의 카카오 아지트밖에 없었다는 거다. 대화성 커뮤니케이션은 직접 찾아가거나 카톡으로 이야기해야 했는데 당시엔 PC버전이 없으니 긴 대화를 나누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왜 PC를 앞에 두고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찍으며 얘기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신림동 캐리: 미스릴 갑옷 입고 나무 칼을 휘두르는 느낌이었겠다.
정주영: 게다가 입사하면 회사를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리잖나. 시스템에 대해 질문할 게 산더미 같은데 그걸 일일이 자리까지 찾아가 물어보거나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건 너무나 비효율적이었다. 그래서 직접 사내에 irc서버를 설치하고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일부를 irc로 이동시키는 일을 했다.
신림동 캐리: 오, 회사에서 동료들이 좋아했겠다.
정주영: 카카오의 문화라고 하니까 말인데 가장 특이한 점을 꼽으라면 다들 영어 이름을 사용한다는 거다. 어색하지 않냐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카카오에 다니는 사람으로서는 생각보다 메리트가 있더라. 한글 이름에서 오는 경어를 생략함으로써 얻는 수평적인 느낌은 우리의 예상보다 영향력이 크다. 만약 한글 이름으로 쓰는데 경어를 생략한다고 해보자.
신림동 캐리: 그래.
정주영: 캐리…는 영어구나…. 아무튼 그럼 상상에 맡긴다. 영어 이름을 쓰기에 상대적으로 다른 회사에 비해 수직적 관계가 덜하고 회의나 게시판에 의견을 개진하는 데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여러모로 카카오는 개발자가 다니기 꽤 매력적인 회사라고 생각한다. 능력이 있으면 그만큼 대우를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개발자의 의견을 생각보다 많이 반영하는 회사다. 지금은 회사 규모도 커지고 직원도 많이 늘어나 어느 정도 성장통이 오는 것 같지만 여전히 자유롭고 괜찮은 회사라고 느낀다.

개발의 완성은 얼굴, 최치선으로 알려진 정주영 1에서 계속됩니다.

우리의 흑역사이자 추억 그리고 현재진행형, 싸이월드 1

신림동 캐리: 보화님, 싸이월드 사진 보정 좀 해주세요.
윤보화 디자이너: 싸이월드 대표님이 이선균 닮으셨어요.
신림동 캐리: 아, 그런가? 엄청 동안이시긴 했어요.
윤보화 디자이너: 이 남자 직원분은 송중기 닮았어요.
신림동 캐리: 자꾸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보정이나 빨리하란 말이야!

이선균과 송중기 닮은꼴이 다니는 싸이월드 인터뷰는 우리의 흑역사이자 추억 그리고 현재진행형, 싸이월드 0에서 이어집니다.

신림동 캐리: 김동운 대표님은 싸이월드 전성기 시절에 전략본부장을 지내신 분으로 알고 있다. 한마디로 싸이월드의 흥망성쇠를 다 겪으신 분인데, 언제가 싸이월드의 변곡점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김동운: 싸이월드에는 내적인 변곡점이 있었고 외적인 변곡점도 있었다. 내적인 변곡점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05년부터 유저의 활동이 위축되고 싸이월드 본연의 친밀한 네트워킹과 달리 카페 같은 페이스북이 더 선호되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싸이월드는 작은 규모의 도시처럼 만들어진 서비스다. 내가 친구의 집에 놀러 가는 것처럼 그렇게 개인적이고 아기자기한 서비스로 기획되었다. 그렇기에 싸이월드가 생각 이상으로 너무 커졌을 때 백업 수단의 유연성이 떨어진다든가 새로운 기술 환경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유저에 대처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SK컴즈라는 대기업 자본력과 시스템 파워에 힘입어 크게 성장할 수 있었지. 근데 결국 그것도 2010년 이후로 한계를 겪고 외부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신림동 캐리: 31명의 직원을 이끌고 종업원 인수 방식으로 분사한다고 들었다. 대기업이라는 큰 시스템에 있다가 스타트업으로 변모하기가 쉬운 과정은 아니었을 텐데?
김동운: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예전 싸이월드 대표셨던 이동형님의 강연이 있었다. 그 분께 초심으로서의 각오 같은 걸 듣고 싶었다. 강연은 인상적이었고 도움이 되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는데, 그중에서 ‘자유가 생각보다 달다’는 말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우리 32명은 대기업의 구조적인 생활에 익숙한 사람이다. 당연히 대기업에서 나온다는 망설임과 불안감이 있었다. 근데 막상 스타트업으로 주도적인 회사 생활을 해보니 생각보다 정말 달더라. 나는 좋다. 근데 옆에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다.

옆의 두 분은 대답이 없으셨습니다.

신림동 캐리: 요즘 미혼은 페이스북, 기혼은 카카오스토리를 쓰는 게 대세인 것 같다. 그럼 싸이월드는 어느 층을 공략하실 생각이신지?
허유경: 내 주변만 봐도 애 낳은 사람은 다 카카오스토리를 쓰더라.
신림동 캐리: 일단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동되기 때문에 2014년 현재 가입자 수가 2,600만 명 정도다. 게다가 비교적 사용법이 간단해서 중년층에서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더라. 우리 부모님만 해도 골프 동호회, 산악 동호회 사람들과 친구 맺고 누가 오늘 어디 갔는지 체크하시던걸.
김동운:사실 싸이월드가 특별히 정한 타깃은 없다. 예전에 싸이월드가 가장 인기 있었을 때도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 썼으니까. 하지만 새로운 트렌드나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역할은 20대가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새로운 싸이월드는 20대를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는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예전에 이런 연구 결과를 읽은 적이 있다. 원숭이 집단에 새로운 도구를 쥐여줬더니 젊은 암컷 원숭이가 가장 적극적으로 그걸 받아들이더란 거였다. 실제로 한국은 20~30대 여성이 문화계를 다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고 말이지. 그래서 말인데, 내 페이스북 친구이신 청담동 B성형외과 원장님께서 ‘성형 후 흑역사 제거에 몰입한 회원들이 대거 탈퇴하거나 사진을 지우면서 싸이월드의 몰락이 시작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질문 주셨다.
김동운: 그럴싸한데?
신림동 캐리: 정말 그런 것 같기도….
김동운: 이건 SK컴즈 때부터 싸이월드 원년멤버이자 여성인 유경씨가 대답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허유경: 왜 내가… 아, 일단 나는 성형을 한 건 아닌데 내 과거 사진을 정말 싫어한다. 누가 본다면 더욱 싫다. 사실 여자 입장에서 2~3년 전 사진만 봐도 확 촌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가?
신림동 캐리: 나도 대학생 때 내 사진을 보면 ‘왜 이런 옷을 입고 다닌 거야!’라고 하면서 내 멱살을 잡고 싶어진다.
허유경: 근데 내 친구들을 보면 1년 전 사진을 보면서도 ‘이땐 참 꽃다웠는데….’라며 그리워하는 애들이 있고 여자의 마음은 참 복잡한 것 같다. 하지만 성형 후의 흑역사를 지우고 싶다는 심경은 여자로서 매우 동감한다.

신림동 캐리: 또 과거 사진 하니까 말인데, 갑자기 재작년인가 싸이월드에서 ‘몇 년 전 오늘’하면서 네이트온으로 과거 사진을 팝업 띄우는 기능이 생기지 않았었나. 내가 그 기능 때문에 진짜….
김동운: 왜?
신림동 캐리: 다 비공개로 돌려뒀던 구남친 사진을 맨날 네이트온으로 띄워주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다 급기야 최근 소식을 수소문해서 걔가 유학을 마치고 뒤늦게 군대 갔다는 사실을 알고 강원도 화천까지 면회 다녀왔다.
허유경: 맙소사…. 그게 원래도 있었던 기능인데, 회사가 트래픽에 욕심을 내고 갑자기 강제로 메신저에 띄워버리니까 어택 받으신 분들이 많다고는 들었다.
김준: 심지어 그 기능을 관리 하시는 분들도 자기 사진 다 비공개로 돌리시고
신림동 캐리: 지금도 내 주변에서는 10년 놀림감이라고 부르고 있다. 싸이월드가 책임져라.
김동운: 그래서 지금은 남자친구 있나?
신림동 캐리: 있다.
김동운: 그럼 딱히 우리가 해드릴 건 없군. 소개팅이라도 해드릴랬는데…. 농담이고 앞으로의 싸이월드는 트래픽 욕심을 부리기보다 주의 깊게 사용자 중심의 정책 기능을 펴나가겠다.

신림동 캐리: 싸이월드가 자신의 흑역사 상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전에 뉴욕 헤럴드 트리뷴을 외치다 전설이 된 연예인 J씨도 계시고 말이지. 아무튼 허세가 남이 보긴 웃길지 몰라도 SNS 채널 자체의 붐업 자체에는 큰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다. 최근 페이스북 허세에 대응할만한 싸이월드만의 힙한 허세 포인트는 뭐가 있을까?
김동운: 이것도 마케팅 담당자인 유경씨가 대답하자.
허유경: 우리의 마케팅 포인트는 흑역사든 꽃역사든 어쨌든 그 사람의 과거를 회상하기 위한 툴로서 싸이월드가 이용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아까 말씀하셨지만 몇 년 전 오늘하면서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걸 강제로 보여주거나 하는 건 지양하고 싶다. 방법적인 문제로서 사용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역사 모두를 포용하는 감성으로 마케팅하고 싶다. 어쨌든 좋건 싫건 나였으니까?
김준: 허세는 보는 사람이 있어야 제맛인데, 싸이월드는 남에게 많이 보여줄 수가 없으니까… 요즘 싸이월드 이용자의 대부분이 일기장으로 쓰는 경우가 많으셔서 말이지. 아무튼 그런 이유로 허세글이 싸이에 올라오는 자체가 별로 없다. 그래서 쉽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사용자의 허세를 우리가 어떻게 의도하란 말인가!
김동운: 초기에 싸이월드가 막 성장할 때 동력이 피핑(peeping)이었다. 투데이 카운트나 파도타기 기능도 거기에 충실했었다. 앞으로도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마케팅적으로 고민해볼 필요는 있겠다 싶다.

신림동 캐리: 아, 그러고보니 네이트도 싸이월드에서 관리하나?
김동운: 네이트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계속 관리한다.

신림동 캐리: 싸이월드의 자료를 책으로 만드는 기능이나 백업을 제공하면 좋지 않을까?
김준: 그게 생각보다 어렵다. 글이나 사진만이 아니라 덧글까지 합쳐져 싸이월드의 콘텐츠가 완성되는 건데 그 포맷을 만들기가 생각보다 어려워 실제로 그것을 구현할 때의 허들이 있다. 게다가 예전에 사진 출력 기능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흥하지가 않았다.
허유경: 맞아. 지금의 카카오스토리도 사진 출력을 지원하지만 싸이월드에서부터 사진 출력 기능은 있었는데 사실 사용자가 그렇게 그걸 이용하지는 않더라. 게다가 백업 기능이 있다면 백업을 받고 탈퇴하겠지. 그래서 만들지 않는다.
신림동 캐리: 다들 백업만 받고 탈퇴할 걸 안다니 너무 솔직한 거 아닌가.
허유경: 하하하
김준: 하하하

다시 말하지만 이건 웃는 게 웃는 게 아닙니다.

김동운: 백업은 사업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인데, 일단은 백업 기능을 지원하기보다 플랫폼을 개선해나가는 게 싸이월드의 우선 과제다. 사용자가 원하는 수준에서 오픈형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보겠다. 다른 SNS와 연동한다든가 하는 거 말이다. 사용자를 막고 제한하는 것보다 정말 자신들의 과거 시간을 기꺼이 우리 쪽에 담고 싶어지는 공간을 지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