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이 함께한 신한퓨처스랩 데모데이&채용박람회 🎉

지난 11월 14일, 성수동 핫플레이스 에스팩토리에서 제5회 신한퓨처스랩 데모데이 행사 및 제2회 스타트업 채용박람회인 <FUTURE’S WAY 2019>가 개최되었는데요. 스타트업 관계자 및 투자자, 스타트업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 등 약 2천 명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

 

 

이번 신한퓨처스랩의 데모데이&채용박람회는 그 어느때보다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위한 콘텐츠로 가득찬 행사였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종일 진행된 이번 행사는 스페셜 게스트로 스타트업 엔젤투자자로서의 경험이 있는 배우 이제훈님의 응원 메시지와 함께 시작되었는데요.

 

메인 행사로는 뱅크샐러드 김태훈 대표, 멋쟁이사자처럼 이두희 대표, 카카오 황성현 부사장의 키노트와 150명의 취업준비생과 함께 한 로켓펀치 조민희 대표, 김나이 작가의 런치토크가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신한퓨처스랩의 육성 기업 발표와 국내 분야별 탑 글로벌 대기업들의 피칭 등 등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혁신 기술을 보유한 신한퓨처스랩의 1기~4기의 지원 기업과 5기 육성 우수 기업, 구직자 등 2,000여명이 모인 이 날!  어떻게 신한퓨처스랩의 행사에는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있었을까요?

 

:: 로켓펀치가 함께한 신한퓨처스랩 채용박람회&데모데이 🚀  

 

지난 8월 진행된 채용박람회에 이어 이번 행사도 로켓펀치가 신한퓨처스랩과 함께 전반적인 행사 홍보를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도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이벤트 페이지를 로켓펀치가 별도로 제작하며 행사 홍보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사전 등록 신청 페이지>

 

이벤트 페이지에는 사전 신청, 기업 및 채용 정보 홍보, 행사 일정 및 콘텐츠, 기업 인터뷰가 노출되어 참여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인데요.

특히 행사 콘텐츠 탭을 통해 행사 상세 내용을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사 소개 페이지>

 

구직자들에게 사전에 더 풍부한 기업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각 기업들이 직접 소개한 내용과 채용 관련 정보를 담은 기업 인터뷰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 기업 인터뷰 보러가기

 

본격적인 홍보로는 로켓펀치에서 배너를 제작해 서비스 내 배너 광고와 텍스트 광고를 노출하였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였습니다. 추가로 로켓펀치 회원 대상으로 e-DM을 발송, 채용과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최대한 많이 오실 수 있도록 홍보를 진행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로켓펀치 외 버티컬 채용 서비스를 병행하여 구직자들이 방문해 사전 등록을 하실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배너 이미지>

 

10/16일부터 11/14일 행사 당일까지 진행된 이번 행사 광고는 총 페이지 방문 수만 약 6만 건을 기록했습니다. 그 결과, 사전 등록 인원은 1,900명에 육박했고, 약 2,000여 명의 구직자들과 행사를 함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로켓펀치는 연간 230만 명 이상이 채용을 포함해 비즈니스 목적으로 방문하는 비즈니스 네트워킹 서비스입니다. 로켓펀치와 함께 행사를 진행해보세요! 기업 회원, 개인 회원은 물론 검색을 통해 유입된 사용자들에게 마케팅이 진행되며 마케팅 성과까지 쉽게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문의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해주세요. 빠르게 안내해드리겠습니다. 😁

개발의 완성은 얼굴, 최치선으로 알려진 정주영 1

이 인터뷰는 개발의 완성은 얼굴, 최치선으로 알려진 정주영 0에서 이어집니다.

신림동 캐리: 최근 학사 병특이 없어져 많은 공대생이 절규하고 있다. 병특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정주영: 병특으로 의무를 마친 입장으로서 병특제도에 대해 긍정적이다. 사실 이런 대체복무제도가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군대에 감으로써 개인이 잃는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특히 IT는 트렌드 및 기술이 매우 빠르게 변하는데 정보의 습득이 제한적인 곳에서 2년 정도를 보내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물론 형평성의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는데, 좀 더 다양한 대체 복무제도를 도입하거나 군대의 복지 및 대우가 좀 더 개선되어 선택의 문제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항상 좋은 취지의 제도가 나오면 악용하는 사례들이 나오는데 그 문제로 인해 이런 좋은 제도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
신림동 캐리: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정주영: 최근 병특을 준비 중이던 많은 사람을 물 먹이는 국가 발표가 있었는데, 국가로서나 개인으로서나 이 문제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여론을 봐도 병특의 대상자가 아닌 사람은 병특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이슈화한다 해도 딱히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다. 아는 후배도 거의 멘붕상태인데, 병무청에서 내년에는 대학생 TO도 내줬으면 한다.

신림동 캐리: J2M과 게임빌에서 일하셨던 건 어땠나?
정주영: J2M은 친구 소개로 졸업학점 인턴을 하러 갔다가 계속 남아 일하게 되었다. 당시에 J2M이 ‘레이시티’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인턴 때는 간단한 툴을 만들다가 실제 게임 쪽에 흥미를 많이 갖게 되어 아예 개발까지 시작했다. 주로 UI 레이아웃 시스템과 3D 강물 렌더링 쪽을 담당했고 클라이언트 작업을 했었다. 그러다 군대에 가야 할 시기가 됐는데 대학원에 갈 것인가 병특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서울대 대학원 원서를 넣었고, 대학원에 붙으면 대학원으로 진학할 예정이었다.
신림동 캐리: 대학원에 떨어지진 않았을 것 같은데?
정주영: 그게 말하자니 굉장히 한심한데….
신림동 캐리: 한심한 인생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여기서 밤새 떠들 수 있다.
정주영: 그 날은 참 이상한 날이었지…. 평소처럼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서울대 다니는 아는 동생으로부터 ‘오빠, 면접인데 왜 안 와요!’라는 전화가 오는 거다. 깜짝 놀라 무슨 일인가 보니 입시관리처 홈페이지에는 날짜가 공지되지 않았는데 학과 홈페이지에 그날이라고 쓰여있더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관악산까지 날아갔는데 이미 지필고사는 끝났고….
신림동 캐리: 관악산이 참 오지라….
정주영: 교수 면접이 남아있었는데 일단 양복이 아닌 출근 복장이어서….
신림동 캐리: 체크 남방이라도 입고 계셨나?
정주영: 체크 남방이었으면 차라리 나았을 텐데 후드 원피스에 청바지를 입은 상태였다.
신림동 캐리: 후드는 체크 남방과 함께 공대생의 친구죠. 아무튼 그래서?
정주영: 대기실에 있으니 ‘쟨 뭐야?’하는 시선이 장난 아니었다. 면접에 들어가니 교수님께서는 왜 지필을 안봤냐고 물으셨고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신림동 캐리: 영화에서라면 뭔가 엄청난 임팩트를 보이고 정원 외 합격이라는 이례적인 반전이 일어날 텐데….
정주영: 여기는 리얼 월드라 ‘안타깝군요.’라는 애잔한 위로와 함께 당연히 떨어졌다. 그래서 나는 병특하러 게임빌로 이직하게 됐다.
신림동 캐리: 왜 게임빌인가?
정주영: 당시 J2M은 병특이 안 되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병특할 곳을 알아보다 게임빌 면접관이셨던 조성문님의 인상과 마인드가 좋아 입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때는 몰랐다. 이렇게 나의 암흑기가 시작된다는 것을….


신림동 캐리: 마음에 들어서 들어갔다며….
정주영: 게임빌에서는 서버팀이었다. 사실 당시의 모바일회사에서 서버 쪽은 딱히 비중이 크지 않았다. 근데 게임빌에 들어가 프로야구 시리즈, 삼국쟁패 시리즈, 각종 아이템샵, 통신사 빌링 시스템 등 서버를 만들게 됐다. 그리고 아는 사람은 아는 비운의 프로젝트였던 실시간 항해 대전게임 ‘라피스라즐리’의 서버를 개발했는데….
신림동 캐리: 갑자기 이 인터뷰 왜 이렇게 어두워지죠….
정주영: 일단 라피스라즐리의 최초 개발자가 개발 도중에 회사를 그만둬서 내가 맡게 되었다. 그때는 내가 어려서 몰랐다. 다른 개발자가 도중에 그만둔 업무를 이어서 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신림동 캐리: 아아, 당했어요.
정주영: 게임 한판도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서버를 다 고쳐 안정적으로 런칭까지 시켰다. 여기서 게임이 흥하는 건 별개의 문제였다.
신림동 캐리: 흥했나?
정주영: 피처폰 시대에 네트워크 실시간 대전게임이 흥할 리가….

정주영: 심지어 퇴사 당일에 IDC이전 작업을 했는데 새벽까지 IDC에서 서버세팅을 하던 추억이 떠오른다.
신림동 캐리: 다른 이야긴데 요즘 게임빌이 참 잘 나가잖나.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정주영: 아무 생각이 없다.

신림동 캐리: 이 소프트웨어와 도구 없이는 살 수 없다 하는 건?
정주영: 소프트웨어는 vim, visual studio (with viemu, dpack), git, man 정도고 서비스는 google, stackoverflow, irctalk, 장비는 Happy Hacking Keyboard Pro 2, 넓은 모니터
그리고 인터넷이 되는 스마트폰!
신림동 캐리: irctalk라니 뭔가 이상한 게 들어있는 것 같지만 넘어가자….

신림동 캐리: 그냥 궁금해서 묻는 건데 본인 스마트폰에 NHN 라인을 까셨는지?
정주영: 카카오 입사하기 전부터 내 스마트폰에 깔려 있었다. 라인이 일본에서 출시되어 한국 앱스토어에 풀리기 전부터 사용했다. 처음 라인을 쓰고는 피처폰을 많이 이용하는 일본인이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든, 확실히 일본을 잘 이해하고 있는 메신저라고 감탄했다. 근데 요즘은 안 쓰게 되더라.
신림동 캐리: 카카오에 다녀서?
정주영: 최근에 해외에서 광고성 자동응답 유저나 게임 초대 메세지가 많이 날아오기 때문이다.
신림동 캐리: 그렇다고 해두자….

신림동 캐리: 내 지인이 카카오톡 맥 버전을 만들다 계정 삭제… 당해서 술 마실 때마다 울고 있다.
정주영: 사실 그 이슈에 대해 사내에서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게 나다….
신림동 캐리: !
정주영: 그 카카오톡 맥 버전의 가장 큰 문제가 뭐였느냐면, 중계 서버를 사용해 대화내용이 해당 서버를 거치기 때문에 개발자가 마음만 먹으면 불특정 다수의 대화내용 및 카카오 계정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로는 내버려둘 경우 카카오 계정 ID 및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유사 피싱사이트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런 내용을 개발자에게 전달했지만, javascript단에서 꼼수로만 로그인을 막아두고 로그인 폼은 그대로 노출하더라, 그래서 다시 한 번 전달했는데 css꼼수로 로그인 폼을 숨기고 개발자 도구를 이용하면 여전히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다.
신림동 캐리: 아아 우리 W쨩….
정주영: 그리고 추가로 다른 써드파티 라이브러리를 통한 시도가 지속적으로 감지되어 운영 정책에 따라 정상적인 클라이언트로 로그인하지 않을 경우 이용제재조치가 취해졌다. 딱히 악감정이 있거나 타겟을 노리고 한 건 아니니 너무 기분 상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차피 한 다리 건너면 다들 아는 사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힙합 비둘기 데프콘 횽이 “땅덩어리 넓은 미국은 디스하고 안 마주치면 그만이에요. 그런데 한국은 여기저기서 다 만나게 돼요.”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모두 피스!

신림동 캐리: 개발자 사이에서 미모로 사랑받고 계신데….

신림동 캐리: 그게 개발할 때 메리트로 작용하나? 예를 들면 미인계를 썼을 때 상대방이 업무를 더 빨리 처리해준다든가….
정주영: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 사실 외모란 게 그냥 호감이나 비호감이냐 정도로 작용하는 것 이외에는 없었던 거 같다.
신림동 캐리: 와이프분이 남편으로 덕질을 하시더라고….

가운데에 자기 사진을 넣으면 단두대로 보인다는 이 짤방에서도 살아남은 최치선님이십니다.

참고로 이 사진은 와이프분께서 제작하셨습니다.

정주영: 사랑받고 있다♡
신림동 캐리: 부인이 게임 디자이너이신데 나중에 같이 프로젝트할 계획이 있으신지?
정주영: 와이프는 예전부터 계속 같이 하자고 말하는데 내가 다른 프로젝트를 많이 하다 보니 정신이 없어서 아직 못하고 있다. 사실 이거다 싶은 게 떠오르지 않는 이유도 있다. 서로 미묘하게 취향이 다르다 보니…는 변명이고 사실은 내가 게을러서 그렇지 뭐. 하지만 같이 프로젝트할 계획은 언제나 갖고 있다.

신림동 캐리: 와이프분께서 취미로 가끔 서코에 부스를 내시는데 굿즈 이동부터 잔돈 거슬러주기까지 함께하는 자상한 남편이시라고 들었다.
정주영: 내게 자동차가 생기면서부터 와이프의 굿즈도 변해서… 처음에는 회지나 머그컵, 달력 등을 만들더니 요즘은 쿠션이라든가 대형 포스터라든가 뭔가 크기가 달라졌다?
신림동 캐리: 코믹 가서는 단순 노동만 하셨나?
정주영: 나도 원래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지라 와이프와 사귀면서 자연스레 서코 활동을 함께하게 되었다. 코믹은 게시판을 통해 선입금 예약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구시대의 유물인 제로보드를 쓰는 걸 보고 좀 놀랐다. 입금자가 게시판에 쓴 글을 하나씩 열면서 엑셀에 복사하고 붙여넣고 반복하고 있길래 이게 무슨 노가다질이야 싶더라. 그래서 제로보드 DB에 직접 접근해 게시판 게시물을 덤프 뜨고 그걸로 파싱하는 툴을 짜서 엑셀로 임포트했다. 근데 현장에서 보니 일일이 그 리스트로 사람 체크하는 게 귀찮을 것 같더라. 때마침 회사에서 하던 일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봇 시스템을 만들던 중이라 테스트도 할 겸 선입금 예약자 확인봇을 만들었다.
신림동 캐리: 최고시다.
정주영: 그땐 이렇게 하면 편할 줄 알았지…. 실제로 코믹을 가보니 3G나 LTE 안 터지는 건 기본이요, 만든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시스템 장애가 겹쳐 진땀을 뺐다. 현장에서 와이브로 물려서 코딩하게 될 줄이야! 그래서 그 이후에는 선입금 및 통판 예약용 사이트를 그냥 처음부터 다 만들었다.


정주영: 이건 나름 잘 동작했고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난 그림을 못 그리기 때문에 기술로나마 도움이 되려고 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내가 보기엔 와이프의 취미생활까지 돕는 최고의 남편이시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공부하고 있는 것은?
정주영: 최근엔 카카오톡 PC버전의 성능 개선을 위해 Direct2D를 공부 중이다. XP out!
신림동 캐리: 오오, XP out!
정주영: 사실 평소에 공부란 걸 따로 하지는 않는다. 그냥 그때 그때 만들고 싶은 걸 찾고 거기에 필요한 것을 습득하는 식으로 한다. irctalk을 만들 때도 ‘go 언어를 써볼까?’라는 생각으로 go를 공부했었다. 지금은 성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림동 캐리: 안 그래도 요즘 최치선님을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보다 디아블로 3에서 만나는 게 더 쉽다 들었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읽은 개발에 대한 인상적인 책은?
정주영: 가장 최근에 본 건 단연 <알고리즘 문제 해결 전략>이지!

로켓펀치 개발자 인터뷰에서 사랑받는 구종만님이십니다.

신림동 캐리: 개발하는 후배에게 추천해주는 사이트는?
정주영: http://algospot.com!

로켓펀치 개발자 인터뷰에서 사랑받는 구종만님이십니다.

정주영: 여러 개발 사이트를 드나들기보단 꾸준히 개발에 손을 안 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그럼 본인을 어떤 개발자라고 생각하시는지? 어울리는 수식어를 붙이면?
정주영: 어려운 질문이다.
신림동 캐리: 모두 이 질문을 제일 어려워하신다.
정주영: 내가 딱히 어떤 개발자라고 규정을 내린 적은 없다. 간혹 회사에서 천재 개발자라고 말해주는데 내 주변에 진짜 천재가 많아서인지 그런 말을 들으면 엄청나게 부끄럽다. 굳이 붙인다면 게으른 개발자 정도일까?
신림동 캐리: 하지만 내 디아블로에겐 성실한 남자….

신림동 캐리: 개발자에게 재능이 얼마나 차지한다고 생각하는가?
정주영: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겠지만 내 경험으로는 꽤 크지 않나 싶다. 재능의 기준이 미묘하지만 사고방식 및 구조, 문제를 대하는 자세, 그리고 근성, 이것 자체가 모두 모여 재능이라고 본다면 매우 영향이 크겠지. 재능이 있어도 꾸준히 갈고 닦아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항상 개발과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은 대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돌아가던 예전과 다르게 작은 앱부터 시작해 간단한 웹서비스까지 많은 인력과 인프라 없이 개발이 가능하다. 능력과 자신 의지만 있다면 평생 개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나도 앞으로 계속해서 개발하고 싶고, 나이 들어서도 와이프와 같이 게임을 만들 계획이다.

바탕화면과 프로필 사진은 항상 와이프가 그려준 그림을 사용한다.

키보드는 HHKP2가 없으면 멘붕한다.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자리로 오면 키보드를 사용하지 못한다.
모니터는 언제나 크고 넓고 많아야 좋다. 사실 책상을 잘 정리하는 편이 아니라서 깔끔하지는 않다.

개발의 완성은 얼굴, 최치선으로 알려진 정주영 0

신림동 캐리는 어떻게 개발자 인터뷰를 섭외할까요?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가 기회가 오면 바로 섭외 같은 걸 끼얹습니다. 그리고는 부탁하고 빌고 애원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아무튼 좋은 인터뷰이를 만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죠.

정주영님은 예전부터 뛰어난 개발 실력은 물론이고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엔 정말 경국지색이었다.’라거나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그가 건너오는데 가슴이 설렜다.’는 말로 늘 궁금증을 자아내던 분이었습니다.

근데 슬프게도 이런 말은 모두 남자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그럼 게임빌, J2M과 EA를 거쳐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PC버전을 개발하고 계신 정주영님을 소개합니다.

이름 혹은 닉네임: 정주영(최치선)
위치: 서울, 판교
소속: 카카오 개발자
내 모바일 기기: Motorola KRZR, Nexus 5, Nexus 7, IPhone5, iPad AIR, ASUS TAICHI 21 (notebook), Macbook Air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정주영: 안녕하세요.
신림동 캐리: 판교는 언제나 참으로 멀고도 험하네요.
정주영: 지하철 타고 오기엔 좀 힘드셨죠?
신림동 캐리: 오라면 와야지…. 아무튼 최치선으로 알려져 정주영이라고 하면 오히려 모르시는 분이 더 많을 텐데, 자기 소개 부탁한다.


정주영: 닉네임은 최치선이고 본명은 정주영이다. 그냥 편한 대로 부르면 된다.
신림동 캐리: 근데 왜 최치선인가? 닉네임치고는 왠지 현실 돋아서 난 몇 년이나 그게 본명이신 줄 알았다.
정주영: 중학교 때였나, PC통신을 막 시작하면서 채팅방이나 게시판에서 활동하며 쓸 닉네임으로 지었던 이름이다. 다들 어릴 땐 만화나 애니에 나오는 캐릭터가 멋있어 보이지 않나? 난 당시에 ‘굿모닝 티처’라는 만화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을 동경했어서 그 이름을 닉네임으로 쓰게 됐다.
신림동 캐리: 그걸 지금까지 쓰고 있다니 인생에서 본명보다 닉네임으로 불린 시간이 더 길겠다.
정주영: 어릴 때부터 본명에 콤플렉스가 있어서….
신림동 캐리: 아, 회장님….
정주영: 아무튼 ‘최치선’이라는 닉네임이 실제 이름처럼 보이다 보니 해프닝이 좀 있었다. 퇴사하는 날에 동료로부터 ‘최치선이 본명 아니었어요?’라는 말을 들었다거나 말이지. 평소에도 주변에서 다 치선이로 불러서 누가 날 본명으로 말하면 다른 사람이 ‘주영이가 누구야?’하고 반응할 때가 많다.

신림동 캐리: 어떤 계기로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정주영: 7살인가 어머니와 길을 걷다 컴퓨터 학원이 있길래 호기심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다들 컴퓨터로 게임을 하고 있더라. 그게 재미있어 보여서 어머니를 졸라 학원에 다니게 됐다. 거기서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은 초록색 IQ2000에서 간단한 Basic 프로그램을 짜봤는데 그 뒤로 심심해서 Cobol, Fortran 등을 배웠다. 내가 생각한 것을 구체화해서 만들고 그게 작동한다는 데서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그렇게 국민학교 2학년 때 학교 대표로 프로그래밍 대회에 나가서 입상했다. 그때부터 컴퓨터가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신림동 캐리: 요즘 사회가 워낙 암울하니 IT계도 개발자 스스로 자학하는 분위기가 있잖나.

평생 개발만 하다가 종칠래? 4년 하면 됐어. 나도 더이상 이렇게는 못 살아! – 앙큼한 돌싱녀 3화에서

신림동 캐리: 아무튼 시간을 되돌린다면 그 학원을 다시 들어가실 건가?
정주영: 물론이다. 나는 개발자라는 직업에 무척 만족한다.

신림동 캐리: 소문을 듣자 하니 정주영님은 소속 브레이커… 아니, 인수합병의 아이콘이시라고 들었다. 어떻게 생긴 별명인가?
정주영: 딱히 내가 의도한 건 아닌데… 일단 고등학교(부산과학고)가 갑자기 한국과학영재학교로 바뀌었다. 그러다가 새로 생긴 ICU라는 대학교에 갔는데 14학기쯤 다니고 졸업했더니 카이스트에 통합됐다. J2M에서 일하다 게임빌에서 병특하고 J2M으로 돌아왔는데 갑자기 EA에 인수됐다. 그러다가 EA는 인수될 거 같지 않아서 ‘내가 차려서 인수시키겠다!’… 는 아니고 그냥 친구가 꼬시길래 대학교 동기와 Lotiple이란 회사를 창업했는데 서비스 시작하고 한 6개월 정도 만에 카카오에서 인수를 해가서 지금은 카카오에서 PC버전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게다가 올해는 여자친구와도 인수합병하셨지.
정주영: 하하하!
신림동 캐리: 하하하!

신림동 캐리: 내가 카카오톡 PC버전 베타테스터였다.
정주영: 오!
신림동 캐리: 처음에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어서 마치 로또 3등 정도는 된 기분으로 좋아했는데 깔자마자 버그 잔치가….
정주영: 사내에서 QA 이외에는 Windows 개발자만이 PC버전을 사용하고 있었다. 대부분 개발자가 Mac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사내 리포팅이 별로 없어서 버그가 많았을 수 있었을 거다….
신림동 캐리: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정주영: 사실 베타 테스트를 오픈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신청해서 매우 놀랐다. 무슨 문제가 터질까 조마조마했는데 생각보다 무난하게 진행되더라. 일단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고 가장 많이 들었던 컴플레인이 ‘PC버전에서 로그아웃했을 때의 메세지를 PC버전에서 확인할 수 없다.’였는데 사실 이 부분을 고치기까지 무척 많은 노력이 있었다.
신림동 캐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인가….

이제 PC버전에서 메시지와 이모티콘이 제대로 작동해 환하게 웃으실 수 있는 정주영님이십니다.

정주영: 한 번은 여름휴가 및 컨퍼런스 참여로 미국을 가게 되었었다.
신림동 캐리: 우리 그때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날 뻔 했잖아….

정주영님과 저는 작년 5월에 샌프란시스코에 방문한 시기와 지인이 겹쳐 함께 식사할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정주영: 아, 그랬었지. 아무튼 당시에 ‘새 메시지가 있어도 PC버전이 로그아웃 상태일 때 받은 메시지는 볼 수 없는 패치’를 만든 적이 있는데 (http://playnexus.tistory.com/69 중간의 스크린샷 참고) 미국 다녀와서 모든 기능을 되돌리느라 정신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외에도 카카오톡 PC버전이 나오면 분명히 많은 사람이 코드를 분석하고 악용할 것이라는 예상 하에 베타 테스트 버전부터 보안에 꽤 신경을 썼다. PC버전이 뚫릴 경우 개인정보 및 스팸 이슈가 크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많은 부분을 고민한 덕분에 큰 사고는 여태까지 없었고, 주변에서도 취약점이 발견될 경우 바로 리포팅을 해줘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카카오가 20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가장 주목받는 벤처로 부상하고 있다. 어떻게 카카오에 들어가게 되셨고, 또 카카오를 다니며 느끼는 점은?
정주영: J2M, 게임빌을 거쳐 EA에 다니다 대학교 동기가 꼬셔서 창업하게 됐다. EA에서 의욕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고 개인적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다.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걸 해보겠어?’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EA를 그만두고 나와 로티플에 창업 멤버로 들어갔는데, 케이큐브벤처스 임지훈 대표님의 제안으로 로티플이 카카오에 피인수되어 카카오에 들어오게 됐다. 처음 입사했을 땐 100명 남짓한 회사였는데 예상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였고 동료도 마음에 들었다.
신림동 캐리: 카카오에는 여러 가지 좀 특이한 문화가 있다고 들었는데?
정주영: 그래서 입사 초반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몇 가지 것이 있는데 일단 사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스레드 기반의 카카오 아지트밖에 없었다는 거다. 대화성 커뮤니케이션은 직접 찾아가거나 카톡으로 이야기해야 했는데 당시엔 PC버전이 없으니 긴 대화를 나누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왜 PC를 앞에 두고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찍으며 얘기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신림동 캐리: 미스릴 갑옷 입고 나무 칼을 휘두르는 느낌이었겠다.
정주영: 게다가 입사하면 회사를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리잖나. 시스템에 대해 질문할 게 산더미 같은데 그걸 일일이 자리까지 찾아가 물어보거나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건 너무나 비효율적이었다. 그래서 직접 사내에 irc서버를 설치하고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일부를 irc로 이동시키는 일을 했다.
신림동 캐리: 오, 회사에서 동료들이 좋아했겠다.
정주영: 카카오의 문화라고 하니까 말인데 가장 특이한 점을 꼽으라면 다들 영어 이름을 사용한다는 거다. 어색하지 않냐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카카오에 다니는 사람으로서는 생각보다 메리트가 있더라. 한글 이름에서 오는 경어를 생략함으로써 얻는 수평적인 느낌은 우리의 예상보다 영향력이 크다. 만약 한글 이름으로 쓰는데 경어를 생략한다고 해보자.
신림동 캐리: 그래.
정주영: 캐리…는 영어구나…. 아무튼 그럼 상상에 맡긴다. 영어 이름을 쓰기에 상대적으로 다른 회사에 비해 수직적 관계가 덜하고 회의나 게시판에 의견을 개진하는 데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여러모로 카카오는 개발자가 다니기 꽤 매력적인 회사라고 생각한다. 능력이 있으면 그만큼 대우를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개발자의 의견을 생각보다 많이 반영하는 회사다. 지금은 회사 규모도 커지고 직원도 많이 늘어나 어느 정도 성장통이 오는 것 같지만 여전히 자유롭고 괜찮은 회사라고 느낀다.

개발의 완성은 얼굴, 최치선으로 알려진 정주영 1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