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타트업 최고 이슈는 ‘황금의 펜타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매주 방송이 나갈 때마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뜨는 등 화제가 되는데요. 이 신개념 창업 피칭 오디션쇼 1화에서 우승을 차지한 ‘마이리얼트립‘은 예전부터 ‘현지인들과 함께하는 나만의 맞춤여행 서비스’라는 독특한 컨셉과 유명 VC로부터의 투자로 업계에서 소문난 회사였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이 더 유명해져서 만나기 힘들어지기 전에 인터뷰하려고 신림동 캐리가 저 멀리 판교까지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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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이동건: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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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얼트립에서 제작한 후드티를 입고 기다리고 계신 이동건 대표님, 사진이 잘 안 나왔지만 실물이 훨씬 훈남이십니다. 진짜로요.
신림동 캐리: 요즘 잘 나가시더라.
이동건: 아니다. 더 열심히 해야지.
신림동 캐리: 아유, 겸손하시기까지!
이동건: 근데 반말로 인터뷰하시는 건 아니구나?
신림동 캐리: 그럼 내가 실제로 반말할 줄 알았나?
이동건: 어떻게 인터뷰할지 궁금했다.
신림동 캐리: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비지니스 미팅인데 그럴 리가!
신림동 캐리: 요즘 출연하고 계시는 ‘황금의 펜타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다. 어쩌다 나가셨나?
이동건: 어쩌다 보니 나가게 됐다.
신림동 캐리: 그래도 일반인으로서 방송에 나간다는 게 웬만한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인데?
이동건: 사실 방송 전까지 나갈까 말까 많이 고민했다. 회사에서도 걱정이 많았다. 한창 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는 시기인데 방송 나가서 탈락하면 오히려 이미지 안 좋아지는 거 아니냐고 말이다. 근데 여행사는 ‘들어본 것 같은 이름’이 중요하다. 인지도가 곧 매출과 연결되는 거다. 공중파에 나갈 기회가 쉽게 오는 게 아니라는 판단에 출연했고 1등을 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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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캐리: 스타트업 대표로서 따로 이런 시간을 내는 것도 상당한 부담일 텐데, 녹화 시간은 얼마나 되나?
이동건: 오전 10시부터 대기했는데 막상 녹화는 오후 6시부터 하더라. 그리고 새벽 2시인가에 마쳤다.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모든 방송인이 존경스러워지더라.
신림동 캐리: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셨다. 긍정적인 효과는 있었나?
이동건: 안 그래도 방송 나가기 전에 막 ‘우리 사이트 폭발하는 거 아니야?’ 하면서 서버를 10대나 늘리고 갔는데 다행히 서버가 터지진 않았다. 그래도 동시접속자 1,000명이라는 유례 없는 기록을 남겼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하는 것 같다.
신림동 캐리: 소문에 의하면 우승 상금이 5억이라는데?
이동건: 나도 처음에 우승 상금이 5억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1억이더라.
신림동 캐리: 그럼 5억 이야기는 뭘까?
이동건: 매주 결선진출자에겐 모 은행에서 5억 이내 창업자금 대출 기회를 주는데 그 이야기인 것 같다.
신림동 캐리: 아, 대출…
이동건: 저리 대출이긴 했다…
신림동 캐리: 마이리얼트립은 ‘나만의 맞춤 여행’을 모토로 현지 가이드와 여행자를 직접 연결해주고 있다. 배낭여행과 패키지여행 사이의 어딘가인가?
이동건: 한국에선 ‘패키지는 진짜 여행이 아니다!’하는 분위기가 있긴 하다. 그래서 배낭여행을 많이 가는데 사실 그것도 체력이 따라주는 청춘이라야 가능한 거다. 마이리얼트립의 주 고객층이 배낭여행은 힘든데 패키지여행은 내키지 않는 30대~50대다.
신림동 캐리: 30대에서 50대라니 엄청나게 의외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사업이라 20대가 주로 이용할 줄 알았다.
이동건: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막상 사업을 해보니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래서 사업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시장을 예측하기가 힘드니까? 아무튼 패키지는 싫은데 편하고 안전하게 여행하길 바라는 분들이 주로 마이리얼트립을 이용하신다. 패키지의 편리함과 자유여행의 높은 자유도를 동시에 누릴 수 있으니까.
신림동 캐리: ‘여행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더라. 마이리얼트립이 일반 여행사의 패키지 가이드와 다른 점이 뭔가?
이동건: 일반 여행사에서는 누구나 알만한 그런 명소를 중심으로 한 빡빡한 관광 코스를 내놓는다. 하지만 마이리얼트립은 현지인과 함께 그 도시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나에게 맞는 맞춤 여행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일반 여행사의 패키지보다 가격도 싸다. 기존에 경험할 수 없던 색다른 체험을 심지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 아닐까?
신림동 캐리: 마이리얼트립 다니면 해외 출장 많이 보내주나?
이동건: 출장 횟수는 잦은데 지금은 나와 부대표가 주로 다닌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 지금은 사무실 규모가 작다 보니 개발자, 디자이너, 오퍼레이터 모두 한 분이라 공백을 만들 수 없어서다.
신림동 캐리: 출장은 이코노미석 타고 가나?
이동건: 당연하지. 아직 난 비즈니스석 타본 적이 없다.
신림동 캐리: 요즘 마이리얼트립이 잘 나간다길래 혹시나 했다.
이동건: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신림동 캐리: 부대표님과 대학 동기라고 들었다.
이동건: 고려대 경영학과 05학번 과 동기였다.
신림동 캐리: 대학 시절부터 친했는가?
이동건: 서로 존재를 아는 정도였지 별로 친하지는 않았다. 팀플 같이해본 적도 없다.
신림동 캐리: 팀플해봤으면 원수 되어서 같이 사업 안 했을걸?
이동건: 내가 제대하고 복학해 첫 번째 사업을 그만뒀을 때 백민서 부대표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직장을 구한 상태였다. 그러다 입사하기 전까지의 공백 기간에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지 나에게 먼저 연락을 해서 ‘네 사업을 도와주고 싶다.’고 전해왔다.
신림동 캐리: 그러다 같이 사업하게 되었나?
이동건: 둘이 함께 두 번째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마침 세미나에서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님을 뵐 기회가 있었다. 용기를 내어 지금 사업을 구상 중인데 제 이야기를 좀 들어주십사 요청했더니 흔쾌히 시간을 내어주셨다. 그렇게 마이리얼트립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권도균 대표님께 조언을 받았는데, 그때 둘 다 이 사업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마이리얼트립이 시작되었다.
신림동 캐리: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을 포기하고 오셨다는데 후회하진 않으시나?
이동건: 안 물어봤다.
신림동 캐리: 다음에 술 마시면서 물어봐라.
이동건: 알겠다.
신림동 캐리: 지금 네오플라이에 입주해있는데, 판교에 있는 건 어떤가?
이동건: 매우 만족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얼마 전에 네오플라이 와서 밥 먹었는데 맛있더라.
이동건: 진짜 여기 밥 맛있다. 우리 직원들도 다 입이 마르게 칭찬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공짜잖아.
신림동 캐리: 얼마 전에 네오플라이 권용길 센터장님과 인터뷰했는데 지금은 식권을 제공하지만 곧 그 혜택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이동건: 뭐라고요?
신림동 캐리: 뭐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셨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신림동 캐리: 한창 잘 나가니 바쁠 법도 한데 직원은 더 안 뽑나?
이동건: 안드로이드 개발자와 마케터를 구인하고 있다. 혹시 이직할 생각 없나?
신림동 캐리: 지금 회사에 만족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판교까지 출근할 용기가 없다. 근데 굳이 안드로이드 개발자는 왜?
이동건: 사업을 전개하고 나니까 뜻밖에 모바일 트래픽이 40%를 차지하더라. 그리고 아까 주 고객층이 30대에서 50대라고 했는데 그럼 역시 갤럭시를 쓰고 계시지.
신림동 캐리: 특별히 직원에게 원하는 점이 있나?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특성상 역시 여행을 좋아하는 분이시면 좋을 것 같다.
신림동 캐리: 해외 출장도 안 보내주면서!
이동건: 그렇게 말하는 신림동 캐리님은 프라이스톤스 메인 서비스가 클럽믹스면서 클럽 자주 가나?
신림동 캐리: 한 번도 안 가봤다.
이동건: 그런 거지.
신림동 캐리는 웬만해서 눈물이 안 나는 사람인데 눈물이 나오네요.
신림동 캐리: 그거 말곤?
이동건: 여행을 좋아하는 건 기본이고 욕심이 많으셨으면 좋겠다. 알다시피 스타트업은 업무가 아주 세밀하게 나눠지거나 가이드가 명확하지 않다. 자신이 손대는 곳만큼이 일이다. 그래서 마이리얼트립이라는 서비스에 애정을 가지고 이런 저런 일을 해보고 싶으신 분을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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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캐리: 아까 보니까 명함이 엄청 특이하더라. 보딩패스 컨셉인가?
이동건: 그렇다. 귀퉁이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공항을 각자 선택해서 넣었다.
신림동 캐리: 깨알 같은 귀여움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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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백도 귀여운 마이리얼트립입니다. 저도 하나 받았어요!
신림동 캐리: 마이리얼트립 자체에서 주는 사내복지는 없나?
이동건: 여행 장려금이 있는데 아직 떠난 사람이 없다.
신림동 캐리: 완전 빡센 회사로 들리는데! 구인한다면서 이런 말을 해도 되나?
이동건: 그런 건 아닌데, 그래도 워크샵은 비행기 타고 가는 걸 모토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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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캐리: 여행을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여태까지 외국 몇 개국 다녀오셨나?
이동건: 30개국 정도 다녀왔다.
신림동 캐리: 코스모폴리탄!
이동건: 백민서 부대표는 나보다 배는 더 다녀왔다.
신림동 캐리: 그럼 그렇게 여행 많이 다녀오셨는데, 본인의 신혼여행은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
이동건: 여태까지 가본 외국 중에 비엔나가 제일 좋았다. 비엔나 특유의 클래식한 느낌이 내 취향이었달까.
신림동 캐리: 근데 ‘여행=일탈’이라는 공식이 있지 않나. 여행을 하면 ‘내가 외국까지 나왔는데!’라면서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한다든가 마음이 막 들뜨는 거 말이다. 가이드와 고객 간의 트러블은 없었나?
이동건: 마이리얼트립은 누구나 가이드가 되어 여행객에게 자신의 콘텐츠를 팔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다. 그래서 그런 불미스러운 에피소드가 생기는 걸 막는 게 마이리얼트립의 임무가 아닌가 한다. 하지만 여태까지는 여성 고객이나 가족 단위가 많아서인지 다행히 그런 일이 없다.
신림동 캐리: 마이리얼트립의 고객은 어떤 가이드를 좋아하는가?
이동건: 여자 고객도 남자 고객도 모두 여자 가이드를 선호하는 편이다.
신림동 캐리: 마치 남학생도 여학생도 여자 과외 선생님 구하는 것과 같은 이치군.
이동건: 그리고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미모가 뛰어나면 인기가 많으시더라. 특히 파리의 여성 가이드분들이 굉장히 매력적이신데 만족도가 높더라?
그게 과연 우연일까요. 미녀 가이드 좋지. 나도 좋아해.
신림동 캐리: 가이드는 월급제인가?
이동건: 마이리얼트립은 여행객이 원하는 여행 가이드와 프로그램을 고를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다. 수수료를 뗀 나머지 전액을 가이드가 받아간다.
신림동 캐리: 가이드 규모는 얼마나 되나?
이동건: 현재 세계 26개국 200여 명의 가이드가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 147개 도시로 5150여 명이 여행을 다녀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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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캐리: 국내에서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이동건: 제주도! 외국 유명 여행지 부럽지 않은 멋진 곳이다. 비행기 티켓만 잘 구하면 최고의 가성비를 누릴 수 있다.
신림동 캐리: 그럼 올해가 두 달 남았는데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는?
이동건: 아무래도 겨울에는 동남아 계열이 좋으니까 보라카이, 여행 가서 추우면 싫잖아.
신림동 캐리: 여행사 대표로서 좋은 여행은 어떤 여행이라고 생각하나?
이동건: 누구나 살다 보면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나는 그 순간을 거의 여행지에서 겪었던 것 같다. 일상에서 떠나 낯선 곳에서 이방인으로 세상을 새롭게 볼 수 있었기에 가능한 결심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경험이 나에겐 좋은 여행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