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같은 아마존 개발자, 노용석 0

2013년 6월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3 해외취업박람회’에 해외 취업을 꿈꾸는 수천 명의 구직자가 몰려 취업문을 두드렸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IT 구직자가 많았다는데요.

솔직히 해외 취업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은 개발자가 있을까요? 국내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고 비교적 근무 환경이 좋다는 점 때문에 많은 이가 미국 또는 일본에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을 떠나 타지에서 산다는 건 대부분 사람에게 막막한 일입니다. 세계적으로 불황인 시기에 해외라고 현지의 구직자를 제치고 취업할 수 있을까도 걱정스럽고요.

그래서 신림동 캐리가 좀 더 넓은 세계로 나가 자신의 꿈을 찾은 아마존 개발자 노용석 님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제가 미국까지 가서 인터뷰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마는 로켓펀치가 아직 돈이 없는 관계로 메일과 페이스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사장님, 다음엔 비행기 태워주세요. 환승도 두 번까지는 괜찮아요.

이름 혹은 닉네임: 노용석, Ryan Rho
위치: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직업: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자 (Software Development Engineer)
소속: 아마존 뮤직 (Amazon Music)
내 모바일 기기: iPhone 5, 이 글이 나갈 때쯤에는 iPhone 5S?
웹사이트: www.ryanrho.com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노용석: 안녕하세요.

신림동 캐리: 페이스북을 통해서 섭외와 인터뷰라니, 세상 참 좋아졌다. 주커버그에게 감사한다. 물론 내 감사 메시지가 주커버그의 귀에 들어갈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노용석: 아, 그런가?
신림동 캐리: 자, 그럼 인터뷰를 시작해보자.

신림동 캐리: 미국에서 얼마나 지내셨는가?
노용석: 대학교와 대학원 5년이다.
신림동 캐리: 내 주변에도 유학생 친구가 많다. 근데 갈 때는 한국에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 같던 이도 타국에서 혼자 사는 외로움이나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다시 오는 경우가 많다.
노용석: 나는 대학교와 대학원을 미국에서 다니다 보니 언젠가부터 미국이 더 익숙한 곳이 됐다. 다행히 미국에서 생활하는 게 성격에 맞았던 것 같다.
신림동 캐리: 미국이 더 익숙하다기엔 페이스북 보니까 막 집에서 김치도 담그시던데!
노용석: 음식은 한식, 양식, 일식, 중식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다 잘 먹는다. 캘리포니아 살아서 그런지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어서 좋다. 집에서 5분 거리에 한국 분식집도 있다.
신림동 캐리: 하긴, 나는 어학연수를 LA로 갔는데 집 앞에 본죽이 있는 거 보고 ‘이 어학연수는 망했다.’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망했다.

신림동 캐리: 한국에서 태어났고 또 부모님도 한국에 계신데 한국에서 취업할 생각은 없었나?
노용석: 대학교 4학년 때 스타트업 회사를 설립하고 1년 정도 활동했는데 한국 마켓을 겨냥한 사업이었기 때문에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얻기 위해 기회가 된다면 여러 나라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생 때 싱가포르에 있는 리서치 회사와 일하며 싱가포르에 몇 번 방문했었고 졸업하고 나서는 미국에서 취업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학교 다녔기 때문에 미국에 있는 회사 정보를 얻기 더 수월했던 이유도 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가는 일을 하는 것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신림동 캐리: 미국에서 학교 다녔기에 미국 취업 정보를 얻는 게 더 좋았다고는 하지만 외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취업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다.
노용석: 전반적으로 보자면 외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취업하는 게 힘들 수 있다. 하지만 IT 분야는 예외적이라 느낀다. 수많은 회사가 외국인을 미국인만큼 많이 채용한다. 그래서 외국인이라고 해서 더 어렵다고 볼 수는 없다. 가끔 특정 회사는 영주권자 및 미국인만 채용하기 때문에 지원할 수 없는 곳도 있긴 하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런 회사 중에 관심이 가는 곳이 없었다.
신림동 캐리: 결론적으로 외국인이라 취업이 특별히 어려울 건 없단 소린가?
노용석: 난 오히려 내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그만큼 장점도 있다 생각한다. 많은 미국 회사가 한국 시장에 관심 있고, 특정 회사는 면접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견해를 중심적으로 물어보기도 했다.
신림동 캐리: 오, 어떤?
노용석: 어느 스타트업과 인터뷰할 때의 일이다. 그 회사는 한국에 진출할 계획을 하고 있었기에 한국 마켓을 리서치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내게 한국 마켓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졌고 내가 답변한 한국 특유의 IT 문화에 대해서도 흥미로워하더라. 그뿐만 아니라 내 모국어가 한국어이기 때문에 한국 관련 프로젝트 및 리서치를 수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인정해줬다.

신림동 캐리: 아마존에 취업하기까지 면접은 몇 번이나 봤나?
노용석: 74번이다.
신림동 캐리: 헉소리가 난다.
노용석: 회사의 이름보다는 어떤 프로젝트를 하는가가 내겐 더 중요했다. 그래서 만족스러운 취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 회사는 열 군데 정도 지원했고, 인터뷰는 74번 했다. 아침 9시에 인터뷰를 시작해서 오후 7시에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잘 보이느라 면접관 앞에서 온종일 미소를 짓다 보니 집에 돌아와서는 입 근육에 경련이 일어났다.

신림동 캐리: 면접의 승률은 얼마나 됐나?
노용석: 반반이었다. 아까 말했다시피 나는 회사의 네임 밸류보다 내가 어떤 프로젝트를 하게 되는가에 비중을 뒀다. 어떤 회사는 내가 할 프로젝트를 고를 수 없었기에 오퍼가 왔지만 아쉽게도 거절했다. 프로젝트를 미리 알려준다 하더라도 내 커리어에 맞지 않는 프로젝트여서 거절한 경우도 있다.
신림동 캐리: 배가 불렀단 소리 안 들었나?
노용석: 들었지. 근데 아무리 회사가 좋아도 내가 프로젝트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열정이 생기지 않으면 커리어를 쌓는 데 지장을 줄 수 있거든. 내가 이런 프로젝트를 할거라 했는데 A사는 알아듣지 못했고 B사는 비지니스 모델로 이해하기 어려워한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그땐 좀 좌절하기도 했다.
신림동 캐리: 그렇게 거듭 쓴맛을 보고 나면 대충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 않나?
노용석: 1~2년 정도의 짧은 기간에 일하는 거라면 그래도 되겠지. 근데 이왕 취업한다면 내가 잘 아는 프로젝트 및 비지니스를 하는 게 일을 하는데 수월하지 않을까? 미국에는 워낙 소프트웨어 회사가 많다. 그리고 구직자도 사람마다 분야가 다르지. 내가 추구하고 지원하는 회사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찾기 위해 열심히 인터뷰를 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한다. 회사에 원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합격과 불합격을 기다리는 건 누구나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이다. 하지만 그런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진짜 원하는 회사와 프로젝트를 만나면 나중에 정말 만족스럽다는 걸 말씀 드리고 싶다!

신림동 캐리: 가끔 인터넷에 ‘이거 풀면 구글에서 데려간다!’라거나 하는 실리콘밸리의 특이한 입사 문제가 떠돌아다닌다. 면접 보면서 뭐 이런 걸 다 물어보나 싶은 테스트 없었나?
노용석: 실제로 특이한 면접이 꽤 있더라. ‘너는 연필이고 믹서기 안에 있는데 어떻게 탈출할 거냐?’라는 창의력 질문도 받아보고, ‘디아블로3를 개발하시오.’라는 어이없는 프로그래밍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질문뿐만 아니라 면접관과 인터뷰 도중에 Pair Programming을 하여 소프트웨어 개발을 같이 하기도 했다.

신림동 캐리: 그거 말곤 없나?
노용석: 그거 말고 또 뭐가 있더라. 면접 갈 때 리무진에 태우고 대접해주는 회사가 있었다. 집에서 인터뷰 장소까지 30분 거리 밖에 안 되는데 호화스러운 호텔에 묵기도 했다. 그런데 기분이 좋다 보니 면접에는 오히려 집중이 잘 안 되더라고?

신림동 캐리: 요즘 한국에서도 압박 면접이라거나 팀 면접이라거나 심지어 술 면접까지 하며 구직자를 테스트한다. 이런 특이한 면접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걸 배우셨는지 궁금하다.
노용석: 당혹스런 질문을 받았을 때 거기에 스스로 만족스러운 답변을 하지 못했다면 좌절을 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인터뷰를 받는 다른 면접자도 이런 어려운 질문을 받기 때문에 당황할 필요가 없다는 걸 일단 말해주고 싶다. 침착하게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설명하고, 모호한 내용을 구체화해서 어려운 문제를 분석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신림동 캐리: 미국에서는 개발자가 직업 선호도 1~2위를 다툰다 들었다.
노용석: 사실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고, 수입도 높다. 직업을 구하는 게 어렵지 않고, 일하는 환경이 자유로운 편이다. 내 경우도 10시쯤에 출근해서 5시쯤에 퇴근하고, 회사에 꼭 나올 필요가 없어 재택근무를 가끔 한다. 어떤 회사는 주 4일 근무를 하기도 하더라.


신림동 캐리: 한국에서는 ‘새벽 3시에 탄 손님에게서 술 냄새 안 나면 IT업계 종사자’라는 택시 기사의 우스갯소리가 트위터에서 화제가 됐다.
노용석: 한국에서는 개발자의 대우가 비교적 좋지 않다 들었다. 수입도 그렇지만, 회사에서 제공하는 혜택까지 비교하면 더욱 미국과 차이가 크겠지. 개발자들에게 좋은 대접하는 회사가 한국에는 많지 않고, 있더라도 입사 경쟁이 치열하겠지.
신림동 캐리: 그렇다.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제니퍼소프트‘의 경우 네이버 검색하면 ‘제니퍼소프트 경쟁률’이 자동완성이다.
노용석: 해외 취업을 하면 처음에는 타국에서 적응하느라 고생할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미국 IT 직종에는 해외 취업한 외국인이 많아서 힘들 때 서로 격려하며 도움을 주고받는 분위기라 그만큼 이겨내기가 쉽다 생각한다. 한국인도 많은 편이다.

신림동 캐리: 그럼 일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나?
노용석: 주중에는 퇴근 후에 테니스나 스쿼시 등의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가서는 신문과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본다. 주말에는 샌프란시스코와 버클리 거리를 산책하고 친구를 만나거나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편이다. 별 계획이 없을 때는 개인 프로젝트에 시간을 투자한다.
신림동 캐리: 그 밖의 취미는?
노용석: 요리를 한다! 가끔 아시안 음식이 그리울 때 해먹으면 정말 맛있더라. 얼마 전에는 치킨 티카 마살라를 만들어서 회사에 가져갔는데, 무려 인도인 매니저에게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단점은 취미 때문에 살이 뒤룩뒤룩 찐다는 거다. 그래서 나만 살찌면 안 되니까, 음식 사진을 예쁘게 찍어서 밤에 페이스북에 올려 배고픈 친구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을 즐긴다.

신림동 캐리: 인터뷰가 결정되고 주변에 ‘아마존 개발자를 인터뷰하는데 궁금한 거 없냐?’고 물으니 정말 많은 사람이 묻더라. ‘아마존, 대체 언제 한국에 들어오나요?’
노용석: 미디어에 공개되지 않은 내용을 얘기할 수 없다. 관련 부서에 있지 않은 내가 말하기는 힘든 부분이다.

검색해보니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마존 서비스는 한국에 있지 않지만, 일부 부가적인 서비스는 이미 한국에 진출했다고 합니다.

노용석 님이 말하는 아마존의 업무 분위기와 포괄적인 개발 환경은 ‘오뚝이 같은 아마존 개발자, 노용석 1’로 이어집니다.

멋쟁이 사자처럼, 슈퍼 공대생 이두희

SNUEV가 없는 수강신청은 상상할 수 없죠.’

서울대의 강의를 평가하고 공유하는 사이트(snuev.com)를 사용하는 재학생이 ‘SNUEV가 없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 한 대답입니다. 어느 컴퓨터공학과 석사 과정 학생이 논문 쓰는 시간을 쪼개어 만든 프로그램 덕분에 서울대 학생들의 시간표 짜기가 수월해졌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모바일 앱이나 웹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초보들이 모여 기초부터 시작해 자신들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멋쟁이 사자처럼‘이라는 동아리를 만든 것은 어느 컴퓨터공학과 박사 과정 학생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둘은 같은 사람입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받들어 ‘오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재미있는 일 없을까?’를 고민하는 SNUEV의 개발자이자 멋쟁이 사자처럼 대표인 이두희 씨가 일하는 법을 물어봤습니다.

이름 혹은 닉네임: 이두희
위치: 수원시 영통구
직업, 소속: 백수, 멋쟁이 사자처럼
내 모바일 기기: 삼성 SCH-B850, 아이폰4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아니, 이 분이 전설의 이두희님!
이두희: 안녕하세요. 이 분이 상상 속의 인물인 줄로만 알았던 신림동 캐리님!

립서비스는 훌륭한 사회인의 덕목이지요. 화기애애한 인터뷰를 위해 괜히 한 번 서로 이래 봤습니다.

신림동 캐리: 자, 칭찬도 했으니 바로 질문 들어가겠다. 서울대에서 특강을 하던 빌 게이츠에게 도발적인 질문을 해 주변으로부터 ‘빌 게이츠의 남자’라고 불리고 있다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IE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두희: 저번에 강산 형은 IE에 대해 존재감이 없다고 하셨는데, SNUEV 전체 사용자의 80%가 IE6을 쓰기 때문에 나에게는 IE의 존재감이 엄청나게 크다. SNUEV는 IE6에서 완벽하게 작동한다. 그렇게 되기까지 4개월이 걸렸다.
신림동 캐리: 하긴 관공서나 학교 같은 데는 다 IE를 쓰잖나. 나도 IE와 크롬을 둘 다 쓰는데 IE 쓴다고 하니 회사에서 좋아하더라.
이두희: 테스터가 왔으니까!

신림동 캐리: 이거 없이는 살 수 없다 하는 건?
이두희: VIM과 크롬!

개발자에게 VIM은 정말 사랑인가 봅니다.

신림동 캐리: 브라우저 플러그인은 뭘 쓰시는지?
이두희: 노트북 화면이 11인치인데, 좀 좁다. 1px이라도 아껴야 한다. 그래서 플러그인 안 쓴다. 페이스북 플러그인을 유일하게 썼었는데 이제 페이스북을 잘 안 해서 지웠다. 브라우저 내의 기능이라면 크롬 개발자 도구 정도?

신림동 캐리: 주로 어디서 작업하시나?
이두희: 원래는 선릉 D.CAMP에 있다가 최근에 낙성대 오렌지 연필 카페 세미나룸을 대여해 거의 매일 여기 있다.

2013년 9월 10일 현재 이두희 씨는 작업지를 옮기셨다고 하니 낙성대 오렌지 연필에 찾아가서 사인을 받으려던 팬이나 주먹을 휘두르려던 안티는 그냥 집에 계세요.

신림동 캐리: 작업하는 동안에 음악을 들으시는지?
이두희: 온종일 벅스 인기곡을 랜덤으로 재생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신기하게 여태까지 만난 개발자는 다 뭔가 들으시더라.
이두희: 소리가 들려야 집중이 더 잘되지 않나? 학생 때는 MC 스퀘어를 애용했다.
신림동 캐리: 덕분에 서울대 간 건가?
이두희: 슬프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인터뷰하는 내내 어디에선가 전화가 옵니다. 그럼 이 인기 개발자의 연애 생활은 어떨까요?

신림동 캐리: 왜 전화기가 두 개인가?
이두희: 아, 이거? 2G폰과 아이폰을 둘 다 쓴다.
신림동 캐리: 여자가 많으신가 보다.
이두희: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건 절대로 아니고, 정든 번호를 바꾸고 싶지 않아서 삼성 SCH-B850를 계속 쓰고 있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라는 게 연애에 영향을 끼치나? 저번에 이강산 씨는 전혀 끼치지 않는다고 하셨다.
이두희: 개발자라는 것과는 상관없이 내 성격상 언제나 일에 빠져있다는 게 연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학부생 때부터 평일과 주말의 구분 없이 일했다. 그러다 보니 대학생 시절에 바쁘다고 여자에게 차이고 차이고 또 차였다.
신림동 캐리: 정말 바빠서일까?
이두희: 그렇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지금 생각하면 가방이나 꽃을 사줬어야 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개발밖에 없어서 블로그를 만들어주거나 프로그램을 선물했었다.
신림동 캐리: 어떤 프로그램인가?
이두희: 누르면 하트가 막 나와서 화면을 꽉 채우는 거였다.
신림동 캐리: 아직도 바빠서 여자에게 차였다고 생각하나?
이두희: 그렇게 믿고 싶다.

신림동 캐리: 마음에 드는 회사가 있다면?
이두희: 프로그램스!
신림동 캐리: 드롭박스나 구글 같은 게 나올 줄 알았는데?
이두희: 프로그램스의 초기에 같이 일했었다. 요즘 잘 되는 걸 보니 너무 뿌듯하고, 내가 일했던 회사라 그런지 애착이 간다.
신림동 캐리: 프로그램스에서의 에피소드 없나?
이두희: 교수님을 따라 미국에 출장을 간 적이 있었는데 당시 프로그램스의 프로젝트 개발을 하나 맡고 있었다. 그래도 출국을 계산하니 대충 돌아와 매일 밤새우면 마감에 맞출 수 있겠지 했는데 교수님이 날 멕시코에까지 데려가셨다! 게다가 멕시코는 무선 인터넷 스팟이 없었다! 그래서 낮에는 교수님을 따라다니며 세미나에 참여하고 밤에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여기 와이파이 되나요?’를 외쳤다. 결국, 다행히도 일은 끝냈다.
신림동 캐리: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벤처 스토리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구매했던 것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이두희: 이 깁스!


신림동 캐리: 깁스라고?
이두희: 얼마 전에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 공중에서 착지했는데 팔이 휘어서는 안 될 방향으로 구부러지는 거다. 그래서 119를 타고 병원에 가서 깁스했다. 여름철에 깁스하니 덥고 가렵고 너무 힘들었다. 의사 선생님께 무슨 방법이 없냐고 하니 ‘자네, 돈은 좀 있나?’ 하시며 이 깁스로 바꿔주셨는데 비쥬얼도 그렇고 몹시 만족스럽다.
신림동 캐리: 아이언맨 같다. 근데 얼마길래?
이두희: 30만 원이었다.
신림동 캐리: 비싸!
이두희: 근데 진짜 좋다니까?

신림동 캐리: 또 도구하면 개발자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게 키보드지. 키보드는 뭘 쓰는가?
이두희: 키보드는 HHK2 PRO 검은색 무각를 쓰고 있다. HHK를 좋아해 시리즈만 7년 정도 쓴 것 같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읽은 책은?
이두희: 얼마 전에 강산 형이 <SICP>를 이야기하셨는데 나도 그 책을 무지하게 좋아한다. 그리고 <삼국지>?
신림동 캐리: 삼국지?
이두희: 삼국지 좋잖아. 읽어도 읽어도 느끼는 게 많은 책이다.
신림동 캐리: 그럼 삼국지 캐릭터 속에서 자신과 비슷하다거나 좋아하는 인물은?
이두희: 나랑 비슷하다고 내세우기엔 너무 훌륭한 인물만 많은 것 같은데?
신림동 캐리: 뭐 여포도 있고 그렇잖나.
이두희: 아, 그러네. 일단 좋아하는 인물을 유비다.
신림동 캐리: 나는 조조!
이두희: 왜 조조를?
신림동 캐리: 나는 야망 야망 열매를 먹은 캐릭터를 좋아해서 조조가 이를 갈며 ‘내가 천하를 버릴지언정, 천하가 나를 버리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 이러는 게 너무 좋다.

신림동 캐리: 그럼 인생의 게임이 있는가?
이두희: 디아블로2! 나 이거 때문에 재수했잖아.

신림동 캐리: 본인에게 어울리는 수식어를 붙인다면?
이두희: 다 끌어안는?
신림동 캐리: 자신을 스스로 대인배라 칭하는 건가?
이두희: 일을 다 끌어안는? 내 일도 내 일, 니 일도 내 일!
신림동 캐리: 아아.
이두희: 아, 아니다. 슈퍼 공대생이라고 하자. 그렇게 되고 싶으니까.

신림동 캐리: 개발을 잘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방법이 있다면?
이두희: 노력을 딱히 한다기보다는 늘 뭔가를 만든다. 그렇게 뭐 하나가 완성되고 보면 만들기 이전보다 내가 나아져 있는 걸 발견한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에게 좋은 회사는 어떤 회사라고 생각하는가?
이두희: 개발자로서 놀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는 회사다. 개발자는 사람이다. 개인의 생각이 제각각 다르다. 그런 개개인의 개성과 예술가적 기질을 살릴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 아닐까?
신림동 캐리: 개발자에게 제발 이런 건 시키지 마라?
이두희: 아무것도 시키지 마라.
신림동 캐리: 그럼 회사가 월급은 왜 주나.
이두희: 아니, 그런 뜻이 아니고! 개발자라는 사람들은 원래 늘 일을 만드는 성격이 있다. 개발자는 밥과 커피를 코드로 바꾸는 존재들이다. 그냥 가만히 둬도 알아서 뭔가 이게 불편하다 싶으면 편리하게 고치고 이런 게 있으면 좋겠는데 없다 싶으면 만든다. 그러니 굳이 시키지 않아도 도구와 목적만 던져주면 알아서 뭔가 만들고 있을 거다.
신림동 캐리: 내가 원한 방향의 답변은 아닌데 뭔가 멋진 말인 것 같다.
이두희: 고맙다.

신림동 캐리: 회사에 취직할 생각이 있는가?
이두희: 잘 모르겠다.
신림동 캐리: 그럼 사업을 한다면 개발자로서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가?
이두희: 아, 뭐라고 해야 하지?
신림동 캐리: 개발자로서 이런저런 거 해보고 싶다는 거 있잖아.
이두희: 한 달에 자기 개발비를 얼마 드리겠습니다 이런 건 들어봤자 지루하기만 할 것 같고, 개발자들이 개발로서 노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예를 들어서 고스톱을 친다고 치자. 보통이라면 손으로 치고 놀겠지. 근데 우리는 고스톱 치는 기계를 만들고 그것끼리 싸움을 붙이는 거다. 그런 식으로 개발자가 개발하면서 노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신림동 캐리: 좋은 개발자의 조건이 뭘까?
이두희: 아, 이건 또 뭐라고 하지. 같이 일하다 보면 적응력이 강한 사람이 있다. 프레임워크든 언어든 금방 체득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더라. 자유롭게 언어 왔다 갔다 하고 어디를 가든 분위기 금방 따라 잡고 그러는 사람이 좋은 개발자 아닐까?

신림동 캐리: 개발자에게 선천적인 재능이 얼마나 차지한다고 생각하는가?
이두희: 잘 모르겠다.
신림동 캐리: 뭐 물으면 잘 모르겠대.
이두희: 진짜 잘 모르겠다. 어떻더라? 잘 모르겠어.
신림동 캐리: 아니, 살면서 경험할 거 아냐.
이두희: 사실 한국에서는 어릴 때 개발을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서 판단하기 어렵다. 이것에 대한 답을 내리려면 프로그램 교육이 초등학교 레벨로 내려간 뒤에야 가능할 것 같다. 내가 막 대학을 들어갔을 땐 진짜 컴퓨터를 못했다. 소위 말하는 허접이었다. 3학년이 되어서야 전공에 대한 재미가 붙어서 파고들기 시작했는데 그렇다고 딱히 노력하진 않았고 그냥 즐겼던 것 같다. 아무튼 그러니까 초중고등학교에 프로그래밍 교육을 빨리!

윈도우머신은 IE 테스트할 때만 쓰고, 그 외엔 거의 만지지 않는다.

모든 개발클라이언트는 Mac이고, 서버는 Linux를 주로 쓴다.

가끔 야외 잔디밭에서 코딩하고 싶을 때, 모든 세팅을 서버를 Mac(노트북)에 해놓고 로컬 작업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내 노트북이 비행기 이륙하는 소리를 내면서 아주 괴로워해서 노트북에게 미안하다.

Mac을 쓰는 이유는 ‘터미널이 예뻐서’다. 뭐든지 예쁜 게 좋다. 윈도우에도 각종 예쁜 터미널 도구가 있다지만 맥과의 감성 차이가 느껴진다. 그 느낌의 정체를 정확히는 모르겠다.

에디터는 VIM를 쓴다.

아이디어 노트 테이킹은 레알 노트를 쓴다. 문방구에서 파는 진짜 노트 말이다. 노트는 손으로 써야 제맛이다.

UI 등 그림을 그릴 땐 문방구에서 4B연필과 스케치북을 산다. 그림은 배 깔고 바닥에 누워서 그리는 게 레알이다.

인터넷을 타고 흐르는 레알 영어, 스터디맥스

미국 마트에 가서 우유를 사려고 ‘밀크’를 찾았더니 아무도 알아듣지 못해 빈손으로 돌아왔는데 친구의 말을 듣고 ‘미역’을 찾았더니 우유를 주더란 우스갯소리가 있죠. 이처럼 학교에서 배운 영어가 현지에서 통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들 겪으셨죠?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외국에 나가서 언어를 배우거나 외국인과 자주 대화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불황인 마당에 누구나 다 어학연수를 갈 순 없고 외국인 친구를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죠.

그렇다면 한국 토종파는 영어를 잘할 수 없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해 스터디맥스는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정확한 미국식 표준발음을 구사하는 미국인 강사의 일대일 첨삭지도를 받고 레벨 테스트 등을 통한 맞춤형 커리큘럼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죠.

지난 2008년 7월 설립되어 2011년 매출액 63억을 돌파하며 온라인 영어학습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벤처기업 터디맥스의 이비호 공동대표와 김현우 대리를 만나봤습니다.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이비호: 안녕하세요.
김현우: 안녕하세요.
신림동 캐리: ‘누드 교과서’를 만드시고 또 ‘스터디맥스’를 통해 교육계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시는 이비호 사장님의 전설은 익히 들었다.
이비호: 과찬의 말씀이시다.

신림동 캐리: 공동대표이신 심여린 님은 어디 계시는지?
김현우: 심여린 대표님은 둘째 아이 출산으로 휴가 중이시다.
신림동 캐리: 아, 그러시구나.

신림동 캐리: 다짜고짜 물어보겠다. 요즘 사업이 잘되신다던데?
이비호: 세계적으로 불황인데 우리도 힘들지 뭐. 아무래도 학교나 직장을 다니다 보면 시간을 정해놓고 영어학원에 가기 어렵지 않나. 그런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분들을 위해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인터넷, 전화 영어 교육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직장인은 시간도 그렇지만 경제적으로도 어렵다. 집세라든가 보험이라든가 적금이라든가 생활비 챙기고 나면 자기 개발에 큰돈을 지출할 여유가 없다. 스터디맥스는 한 달 수강료가 어느 정도 되는가?
이비호: 인터넷 영어 스피킹맥스는 월 3만 원 안팎이다.
신림동 캐리: 생각보다 많이 저렴하다.
이비호: 영어권 국가에 직접 가서 미국 LA, 할리우드, 샌프란시스코, 뉴욕, 아이비리그 대학 등에 거주하는 현지 원어민을 섭외했다. 전화 영어 역시도 필리핀이 아닌 정규 대학 교육을 마친 미국 현지의 강사를 채용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전화 영어 강사로 바다 건너의 현지인을 고용하고 있는데 거기에 따른 에피소드는 없는가?
이비호: 초반에 강사가 갑자기 그만둔다든가 해서 당황스러운 일이 몇 번 있었지만, 지금은 안정되어 거의 그런 일이 없는 상태다.
신림동 캐리: 강사에게 문제가 생긴다든가 하면 실시간으로 사고가 나는 건데 그런 문제는?
이비호: 의외로 잘 없다. 미국 미시간주 랜싱이라는 조용한 도시에서 강사를 쓰다 보니 그런 일이 별로 없다.
신림동 캐리: 이건 개인적인 호기심인데, 강사와 수강생 간의 썸씽은 없나?
이비호: 수강생의 발음 교정을 위해 상호 간의 동의로 녹음하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은 강사와 수강생이 미국 여행에서 만난다든가 하는 일은 있었다고 들었다. 훈훈하지 않은가?
신림동 캐리: 아, 훈훈하다.
이비호: 우리 스터디맥스도 인터넷의 발달이 있기에 가능한 사업이지만 이럴 때마다 새삼 인터넷이란 참 대단하구나 느낀다.

신림동 캐리: S원스쿨이라든가 인터넷을 통한 영어 교육 사업이 꽤 많은데 거기서 스터디맥스가 1위를 차지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이비호: S원스쿨은 영어를 아주 초기 단계부터 가르친다고 들었다. 우리와는 타겟이 조금 다르지 않나 싶다. 스터디맥스는 기본적인 영어 실력은 있지만, 실전 대화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의 영어 울렁증을 없애도록 스피킹 실력을 향상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신림동 캐리: 수강생의 재구매율이 약 60%대로 업계에서 상위에 속한다고 들었다. 나도 고등학생 때 M가스터디 등의 동영상 강의를 들어봤지만 사실 집에서 공부에 집중한다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스터디맥스는 그런 동영상 강의의 한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가?
이비호: 일단 콘텐츠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지에서 동영상을 찍어 영어권의 문화라든가 환경, 여행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흥미를 높였다.
신림동 캐리: 아무리 재밌게 만들어도 공부는 공부인데 좀 바쁘면 미루지 않겠나?
이비호: 그래서 스마트폰이나 타블렛 PC로도 볼 수 있게 만들어 출퇴근 등 여유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번은 이벤트로 동영상 중간에 훈장이 나온다든가 해서 그걸 모으면 기프티콘이나 상품권을 주는 게임적인 요소를 넣어봤는데 반응이 좋아 계속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그래도 아직은 집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는 공부를 알아서 한다는 게 이해 가지 않는다. 집에 오면 씻고 미드 보고 잘 시간도 부족한데!
이비호: 그렇게 못 믿겠으면 들어봐라.

신림동 캐리가 스피킹맥스 샘플 이용권을 득템했습니다.

신림동 캐리: 직원을 뽑으실 때 어떤 부분을 보는가?
이비호: 한 가지에 강한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벤처라 여러 가지 업무를 맡을 수도 있다 보니 기획과 마케팅이 동시에 가능하다든가 하는 멀티형 인재를 선호한다.
신림동 캐리: 영어를 꼭 잘해야 하는가?
이비호: 아무래도 회사 성격이 성격이니만큼 기본은 되어야겠지.

신림동 캐리: 계속 겸손하게만 말씀하시지만 이투스 창업으로 대박을 내셨고 스터디맥스도 온라인 영어 교육의 절대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는 벤처도 안정기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데,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으신가?
이비호: 영어 교육이라지만 일단은 콘텐츠가 중심인 회사다. 그래서 직원이 영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이런저런 제안을 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직원에게 다양한 경험을 권유하는 편이다. 해외 출장에도 적극적으로 데려가서 일단 현지를 겪어보라 한다. 그런 일이 있고 나면 아무래도 눈에 띄게 성장하더라.

신림동 캐리: 김현우 대리님은 여기 얼마나 다니셨나?
김현우: 2년 정도 됐다.
신림동 캐리: 스터디맥스에서 해외 출장 많이 다녀오셨나?
김현우: 두 번 정도인데 이번엔 미국에 보름 정도 다녀왔다.
신림동 캐리: 와, 여행은 좀 하셨고?
김현우: 회사 일정을 마친 뒤에 개인 시간이 좀 있었다.
신림동 캐리: 출장비는 그렇다 치고 체류비는 얼마나 들었나?
김현우: 회사에서 체류비까지 다 지원해줬다.

신림동 캐리: 이직률은 얼마나 되는가?
이비호: 회사가 생긴 게 3년째인데 아직 퇴사한 직원이 없다.
신림동 캐리: 와우!

신림동 캐리: 직원 숫자는 어느 정도 되나?
김현우: 30명 정도고 남녀 성비가 거의 비슷하다.
신림동 캐리: 그럼 사내 커플도 있나?
이비호: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김현우: 대표님 계시잖아요.

공동대표이신 이비호, 심여린 씨는 CC출신의 부부이십니다.

이비호: 아, 우리 있구나.
신림동 캐리: 부부가 같이 사업을 경영한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
이비호: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신뢰도 있어 좋다.
신림동 캐리: 부부 싸움을 하면 회사에서 껄끄럽지 않은가?
이비호: 일은 일이니까.
신림동 캐리: 쿨하시다.
이비호: 이번에 출산 휴가도 그렇고 부부니까 가능한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얼마 전까지 회사명이 ‘스픽케어’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왜 갑자기 사명을 바꾸셨는지?
이비호: 처음에는 영어 교육만을 전문으로 하다 점차 그 범위를 넓히게 됐다. 최근에는 일본과 중국에도 진출하고 있고 해서 회사명이 그 범위에 비해 너무 좁은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다 과감하게 바꾸기로 했다.
신림동 캐리: 미국에 일본에 중국까지 그럼 출장이 많으시겠다.
이비호: 매달 한 번은 해외로 출장을 가는 편이다.
신림동 캐리: 궁금한데 그럼 비지니스석을 이용하시나?
이비호: 에이, 설마. 당연히 이코노미석이다.
신림동 캐리: 아니, 누드 교과서와 스터디맥스를 만드신 분이 어째서 아직도 이코노미석을?
이비호: 우리 회사는 직원에게 해외 경험의 기회를 최대한 많이 주려 노력하고 있다. 내가 비지니스석 탈 여유가 있으면 직원 한 명이라도 더 데려간다. 심지어 돈을 아끼려고 미국 동부 가는 길에 알래스카에서 갈아탈 때도 있고 그렇다.
신림동 캐리: 집에서 휴지 대신 지폐를 쓰신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교육계에서 성공하셨는데 의외의 소박한 면모가 있으시다.
이비호: 아니다. 아직 그렇게 성공했다고 보기도 힘들다.

민망함의 ‘허허허’가 연신 사무실에 울려 퍼졌습니다.

신림동 캐리: 중고등학생 때는 대학교 가기 위해 공부하고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 준비하고 회사 들어가면 승진 시험 치고 그 외에도 자기 개발을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시대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스터디맥스가 잘 되고 있는 거겠지?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스터디맥스는 직원의 자기 개발을 어떻게 독려하는지?
이비호: 일 년에 한두 번 워크샵이 있다. 작년에는 일본에 다녀왔고 겨울이면 스키장에 간다. 그리고 아까 말한 것처럼 직원에게 해외 출장의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는 편이다. 그러니 오히려 직원들이 알아서 외국어도 공부하고 자기 개발을 하더라.
신림동 캐리: 그럼 사내 복지는 어떻게 되는가?
이비호: 아직 대기업 규모가 아니라 아주 높은 복지 수준은 아니다. 특별하게 말할 건 별로 없는데 생일에는 조촐한 생일 파티를 하고 명절에 상품권을 주고 매년 연말 성과금이 있고 그 정도다.

신림동 캐리: 미시간주 랜싱의 강사를 특별히 채용하는 이유가 있나?
이비호: 미국의 표준 발음은 중서부이기 때문이다.
신림동 캐리: 스터디맥스 홈페이지에 ‘이주의 맥스피플 순위’가 있던데 미인이 1, 2위를 차지하고 있더라. 우연인가?
이비호: 아무래도 사람은 본능적으로 아름다운 것에 끌리기 마련인 것 같다.

또 한 번 민망함의 ‘허허허’가 연신 사무실에 울려 퍼졌습니다.

얼마 전 스터디맥스의 영어 학습 프로그램이 일본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1위에 올랐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좋은 콘텐츠는 어디에서든 빛을 발하는 것이죠. 국내 1위에서 그치지 않고 전세계인에게 통하는 레알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스터디맥스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싶은 인재라면 스터디맥스를 주목하세요!

개발이 행복한 개발자, 이강산 1

이 인터뷰는 ‘행복한 개발자, 이강산 0‘에서 이어집니다.

신림동 캐리: 키보드는 무엇을 쓰는가?
이강산: 회사에선 리얼포스, 집에선 HHK2PRO.

신림동 캐리: 크롬과 파이어폭스 중에선?
이강산: 당연히 크롬!
신림동 캐리: 그럼 VIM과 EMACS 중에선?
이강산: VIM!

개발자에게 VIM은 사랑인가 봅니다.

신림동 캐리: 개발을 잘하기 위해 하는 개인적인 노력은?
이강산: 특별히 없는데, 스터디 모임에서 공부한다든가 알고스팟에서 문제를 풀어본다든가 일에 관련된 논문을 읽어본다든가 페이스북에서 새로 만든 API를 까본다든가 생산성과 관련한 툴을 익혀보는 정도다.
신림동 캐리: 충분히 많다.
이강산: 이 정도는 다들 하는 걸거다.
신림동 캐리: 그럼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는?
이강산: irccloud.com, github.com에 주로 들어가고 잉여 시간에는 스택오버플로우알고스팟.
신림동 캐리: 개발하는 후배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사이트는?
이강산: irccloud.com가 레알이다. 멘토를 찾는 개발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일단 IRC에 들어오시라구요.

신림동 캐리: 그럼 개발자한테 좋은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
이강산: 터치 많이 안 하는 회사? 아니 그거보단 좋은 엔지니어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 있는 회사!
신림동 캐리: 좀 더 디테일하게 말해달라.
이강산: 개발자에게 회사가 비싼 키보드와 편한 의자를 주는 이유가 뭐겠는가? 생산성이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겠지? 이거 저거 사내 복지를 많이 해주는 것도 좋지만, 개발자 입장에선 어떻게 일하는 게 최고 효율을 낼 것인가 잘 파악하고 있는 회사가 최고다. 개발자를 쥐어짜내봤자 결과물이 잘 나올 리가 없다. 엔지니어를 리소스로 본다면 제대로 못쓰고 있는 거다. 삼국지에 비유하자면 인구도 없는데 징병 찍고 있는 거지.
신림동 캐리: 같이 일하는 동료 면에선?
이강산: 개발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배울 게 많은 환경이다. 내가 언제나 자극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고 나보다 뛰어난 개발자가 많은 거. 그래서 개발자 채용이라든가 면접에서 항상 화두가 되는 게 ‘어떻게 하면 개발자에게 매력적인 회사로 보이고 좋은 개발자를 뽑느냐?’다.
신림동 캐리: 엔써즈에서 면접도 보시는 걸로 아는데, 어떤 기준으로 개발자를 뽑으시는가?
이강산: 개발자의 실력을 줄 세우기는 어렵다. 코딩 전혀 못하는 개발자를 걸러내는 것이 서류만으로는 잘 안되더라.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하는 건 사실 개발자의 실력과 크게 상관이 있지 않더라. 그래서 처음에는 개발자 한 명을 면접 보느라 3~4시간이 걸렸다. 키보드를 주고 코드를 만들게 한다거나, 함께 페어 프로그래밍을 한다거나 하면서 말이지. 근데 면접을 계속 보다 보니 기준이 완화된 것도 있고 기본이 중요하다는 걸 알겠더라. 요즘은 자료 구조나 알고리즘 등을 중심으로 물어본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한테 제발 이런 거 시키지 마라 하는 거 있나?
이강산: 회사에서 인터넷이라든가 휴대폰을 팔아오라고 영업시키는 건 진짜 별로다. 개발자는 개발을 해야 가장 적합하지. 만약에 개발자 중에 한 명이 생수통을 옮기는데 엄청난 소질이 있어서 그걸로 돈이 한 1억 벌리면 그거 해야지. 근데 그거 아니고서야 개발자에게 괜히 딴 일을 시킬 필요가 있나 싶다.

신림동 캐리: 그럼 좋은 개발자의 조건은 뭘까?
이강산: 예전에 S군이 술 마시면서 같은 질문을 하길래 한참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이 있다. 그때도 그렇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걸 알면 내가 이미 좋은 개발자가 됐겠지.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 소설 ‘최후의 질문’ 아나?
신림동 캐리: 읽었다.
이강산: 오, 그러면 말이 통하겠군. 그 소설과 비슷하다. 좋은 개발자가 뭔지 앞으로도 영원히 질문만 할 것 같다.
신림동 캐리: 그래도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자신이 지향하는 게 있지 않나?
이강산: ‘일신우일신’을 실천하는 거다. 개발자로서만이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서 날마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신림동 캐리: 그런 의미에서 본인에게 어울리는 수식어를 붙이면?
이강산: 떠넘기는?

신림동 캐리: 개발자에게 선천적인 재능이 얼마나 차지한다고 생각하는가?
이강산: 글쎄.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열정이 중요하다.
신림동 캐리: 그놈의 열정. 그럼 자신이 스타트업을 하게 된다면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가?
이강산: 개발자를 재교육하는 기관이랄까. 훌륭한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따라갈 길을 보여주고 싶다. 돈을 아주 많이 번다면 장학 재단을 만들고 싶기도 하다.

신림동 캐리: 다른 개발자에게 궁금한 거 있나?
이강산: 공부하는 걸 뭘로 정리하는지 일단 궁금하고, 비트코인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신림동 캐리: 개인적으로 궁금한 개발자가 있다면?
이강산: 홍민희 씨가 궁금하다.

신림동 캐리: 마지막으로 할 말은?
이강산: 알프레드군 사랑해!

작업은 주로 서비스 백엔드에 사용하는 라이브러리/서비스 작성, API 서버 만들기, 장치에서 직접 신호 뽑아내서 이것저것 계산하기 등을 한다. 작업 머신은 회사, 집, 까페를 돌아가며 윈도, 리눅스, 맥을 섞어서 쓰며 코드를 만지는 작업은 모두 리눅스 서버에서 작업한다.

각 환경에서 ssh-client로 putty(Windows, gnome-terminal(Linux), iTerm2(Mac)를 사용하며 에디터는 vim(the ultimate editor!)를 사용한다. 원격 작업을 주로 하다 보니 서버 간에 혹은 머신-서버 사이에 작은 파일을 주고 받는일이 많은데 매번 scp로 복사하다보니 손이 많이 가서 파일 전송은 환경 영향이 없는 dropbox를 사용한다.

아이디어 메모, 작업일지, 개인적인 번역, 읽어야 할 문서, 작성 중인 문서, 그 외 뭐든지 Evernote에 때려 넣고 있다.

코드웍은 원격으로 하고, dropbox, Evernote는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동작해서 환경 영향은 별로 없다. 그래도 카페에서 맥북 펼쳐놓고 작업할 때가 제일 편하고 능률도 높은 것 같다. 회사 컴퓨터도 맥으로 바꿀까 생각 중이다.

개발이 행복한 개발자, 이강산 0

사람은 언제 자신이 행복하다 느낄까요?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행복’이란 단어를 듣게 됩니다. 그 정도로 행복은 모두의 관심사죠. 언제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지에 대해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사람이 제각각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행복은 크게 보자면 ‘인정’과 ‘가치’에 달려있다고 합니다. 인정은 외부로부터 오는 행복이고 가치는 내가 느끼는 행복이라고 하죠. 이 둘이 적당한 균형을 이루면 사람은 만족스럽고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을 직장이나 학교에서 보냅니다. 그렇기에 직업은 이 인정과 가치에 큰 영향을 끼치죠. 업무 환경이나 프로젝트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저 사람은 개발하고 있을 때 정말 행복해 보여.’
주변으로부터 행복한 개발자라 불리는 엔써즈이강산 님이 일하는 법을 살펴봤습니다.

이름 혹은 닉네임: 이강산, D군
위치: 서울시 관악구
직업, 소속: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Enswers Inc.
내 모바일 기기: 아이폰 4S
블로그: wiki.dgoon.net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이강산: 안녕하세요.
신림동 캐리: 예전부터 개발자에게 궁금했던 게 하나 있다.
이강산: 물어봐라.
신림동 캐리: IE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강산: 생각이 없다. 그 정도로 존재를 잊고 산다.
신림동 캐리: 하지만 결제할 때는 IE창 쓰지 않나?
이강산: 아이폰만 있으면 인터넷뱅킹하기에 충분하다.
신림동 캐리: 이로써 ‘개발자는 IE를 싫어한다.’는 내 편견이 더 굳어졌군.
이강산: 그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존재를 잊고 살 뿐이다.

신림동 캐리: 이 소프트웨어와 도구 없이는 살 수 없다 하는 건?
이강산: 알프레드드랍존, Autossh 정도일까?
신림동 캐리: 에버노트는 안 쓰나?
이강산: 아, 에버노트를 빼놓다니! 에버노트는 이미 분신과도 같아서 존재 자체를 망각한 것 같다. 일단 개인 스케쥴이건 회사 일이건 다 에버노트에 때려 넣는다. 이렇게 업무를 기록해놓으면 연말에 인사평가 받을 때 편하더라.

신림동 캐리: 주로 어디서 작업하나?
이강산: 주로 회사다. 아니면 낙성대역 ‘재쿠와 콩나무‘ 카페에 죽치고 있다. 주변의 왁자지껄한 화이트 노이즈가 집중도를 올려주는 것 같다.
신림동 캐리: 일하면서 음악은 안 듣는가?
이강산: 화이트 노이즈면 충분하다.
신림동 캐리: 조용한 게 더 좋지 않나?
이강산: 적당한 소음을 더 선호해서 주변이 너무 조용할 때는 ‘rainymood‘라거나 홍대 카페 소리를 녹음한 파일을 켜놓을 정도다. 중요한 건 주변이 시끄럽지만 아무도 나에게 말 걸지 않는 상황인 것 같다.

이강산: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책상에 별거 없고 그냥 터미널에 키보드뿐이다.

신림동 캐리: 잠은 얼마만큼 자고 주로 언제 일하나?
이강산: 자는 시간은 대중없지만 대충 하루에 6시간 정도 자는 것 같다. 한 번에 몰아서 잔다기보다는 틈틈이 낮잠을 자서 피로를 푸는 편이다. 일하는 시간 역시 딱히 정해진 게 없다. 잘 되는 시간에 집중해서 일하는데 새벽에 아무래도 방해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주로 그때 일하게 된다.

신림동 캐리: 그럼 일하지 않을 때 하는 일은? ‘확산성 밀리언 아서’ 마니아시라고 들었다.
이강산: 확밀아는 접었다. 요즘은 주로 두 가지 덕질을 한다. 하나는 개인적인 취미 코딩을 하는 거고, 하나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감상이다.
신림동 캐리: 진짜 코딩이 좋은가보다. 애니는 하루에 몇 쿨이나 보는가?
이강산: 몰아서 보는 타입이 아니고 나올 때마다 조금씩 본다.
신림동 캐리: 그럼 좋아하는 애니는?
이강산: 안알랴줌.

그때 옆에서 ‘바케모노가타리!’라는 외침이 들렸다.

이강산: 센죠가하라 히타기가 좋다.

신림동 캐리: 애니 좋아하시면 굿즈 같은 건 사나?
이강산: 2D는 모니터 속에 있을 때 의미가 있으므로 3D에는 관심 없다.
신림동 캐리: 그런데 여자친구는 있잖나.
이강산: 그럴 수도 있지.

신림동 캐리: 그럼 연애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프라이스톤스 조민희 대표님이 ‘강산이 형은 종종 연애한다.’고 말씀하셨다.
이강산: 종종보다는 좀 더 자주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로서 연애의 어려움은 없나?
이강산: 직업이 개발자인 건 연애에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 같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는 야근이 많다거나 감정 전달 면에서 서툴다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이강산: 그야말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야근이 거의 없다. 5년 전부터 해온 스터디 모임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평일 저녁에도 종종 만난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읽은 개발 관련한 책은?
이강산: 스터디에서 <SICP> (Structure and Interpretation of Computer Programs / Harold Abelson, Gerald Jay Sussman, Julie Sussman 저 / MITPress)를 3년 동안 공부했다. 사람이 공부할 때 보통 계단식 학습 곡선을 따라가지 않나. 아무래도 전공이 전공이다 보니 같은 업계에서 있는 선후배가 많은데 개발에 대해 이야기하면 다들 비슷한 상황이나 한계에 부딪힌 경험이 있더라. 그런데 <SICP>를 읽으면서 ‘그 벽을 이런 방식으로 넘어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세상에 이런 미친놈도 있구나’ 싶더라. 저런 경지가 있고 저기까지 가려면 이렇게 갈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해준 책이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숫자로만 이루어진 세상을 본 기분이었다.
신림동 캐리: 이 책을 3년간 봤다고 하는데 그럼 몇 명이나 완수했는가?
이강산: 처음에 30명에서 시작해 결국 3명 남았다. ‘화요일 공부 모임’으로 바꿔 계속 다른 공부를 하고 있다. 내 정체성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모임이다.
신림동 캐리: 스터디 모임이 있는 화요일은 데이트를 잡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그럼 여자친구와의 기념일보다 우선순위가 높은가?
이강산: 기념일이 있으면 하루 정도는 여자친구 먼저로 해야지.

신림동 캐리: 잠깐 호흡을 가다듬기 위해 단답형 질문을 하겠다.
이강산: 해봐라.
신림동 캐리: 플레이스테이션과 Xbox 시리즈 중에서?
이강산: 둘 다 별로고 닌텐도DS!
신림동 캐리: ‘내 인생의 게임’이라 부를만한 것이 있다면?
이강산: 파이널 판타지 3!
신림동 캐리: ‘내 인생의 히로인’은?
이강산: 그런 거 없다.
신림동 캐리: 거짓말인 거 다 안다. 그냥 말해라.
이강산: 호무라!

신림동 캐리: 에너지 드링크와 커피 중에서는?
이강산: 커피! 더치 커피와 아메리카노!

신림동 캐리: 즐겨듣는 팟캐스트는?
이강산: 작년에 벤처야설, 요즘은 짬날 때마다 TED Talk 비디오 하나씩.

신림동 캐리: 호감이 가는 IT 회사는?
이강산: 내가 쓰는 툴을 만든 회사지. 일단은 드롭박스에버노트.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나도 남이 유용하게 쓸만한 툴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신림동 캐리: 그럼 구글이 없으면?

이강산: 없어도 된다.

신림동 캐리: 우리 회사 엔써즈는 이런 점이 좋다?
이강산: 출퇴근 시간이 딱히 없고 훌륭한 엔지니어가 많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구매했던 것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건?
이강산: dgoon.net의 도메인.

신림동 캐리: 하드웨어는 어떻게 갖추고 있나?
이강산: 회사가 24시간 돌아가는 서비스를 하다 보니 비상 상황을 대비해 언제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어야 한다. 노트북은 무거우니까 아이폰과 블루투스 키보드를 언제나 가지고 다닌다.
신림동 캐리: 브라우저 플러그인은 어떤 걸 쓰고 있나? 혹은 다른 개발자에게 추천하고 싶다면?
이강산: 순서대로 Imideo, Clearly, Vimium, SwitchSharp.

이미디오 빼고는 크롬 앱스토어에서 검색하면 바로 나온다. POSTMAN은 정말 최고다. 개발자라면 쓰세요. 두 번 쓰세요!

신림동 캐리: 최근에 공부하고 있는 것은?
이강산: <프로그래밍 대회에서 배우는 알고리즘 문제 해결 전략 세트> (구종만 저, 인사이트)를 스터디에서 함께 읽고 있다.

신림동 캐리: 나 스스로 개발자로서 점수를 매기면?
이강산: 7이 두 개라서 77점. 너무 후한가?
신림동 캐리: 77점이면 C 학점이다.
이강산: 반올림하면 100점인데?
신림동 캐리: 그런 반올림이라니 사사오입이 좀 심한데!

이강산 님이 말하는 좋은 개발자의 조건과 포괄적인 개발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행복한 개발자, 이강산 1‘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