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터뷰는 ‘수학이 굉장히 귀엽지 나도 좋아해, 조승연 0‘에서 이어집니다.
신림동 캐리: 서울과학고 출신 지인이 내게 귀띔해주길, 서울과학고 내부에서 열린 동창회 부회장배 스타대회에서 조승연 님이 자기가 만든 맵인데 지셨다 들었다. 이게 사실인가?
조승연: 오래전 일이라 나도 잊고 있었는데 대체 누가 제보한 거지?
신림동 캐리: 내가 건성으로 인터뷰하는 것 같지만 의외로 사전 조사 열심히 한다.
조승연: 정말 의외다. 아무튼 대충 06년이었던 것 같다. 정식 명칭은 ‘조승연배 스타리그’였고 우승 상품 중에는 ‘조승연의 배에 키스할 수 있는 권리’ 이딴 것도 있었다.
신림동 캐리: 그럼 누가 우승하려고 하겠나.
조승연: 근데 다들 열심히였다? 아무튼 내가 내 맵에서 무려 3연패를 한 것에 대해 변명하자면, 그 대회 자체가 막 승부를 가리기보다는 랜파티 비슷하게 그냥 즐기는 분위기였다. 즐겜할 수 있는 수준의 빌드를 쓰고 지면 막 놀리고 그런 거 말이다.
신림동 캐리: 별로 적절한 변명이라고는….
조승연: 아니, 내가 스타를 그렇게 잘했으면 맵제작자 했겠나! 프로게이머 하지!
신림동 캐리: 그렇지. 프로게이머면 돈도 훨씬 많이 벌고!
조승연: 그랬으면 정말 부모님께 집을 사드렸을지도 모르겠군.
제가 찍은 사진은 다 별로라 개인적으로 제일 잘 나왔다고 생각하는 사진을 올립니다. 뜻밖에 방송 체질이신가 봐요.
신림동 캐리: 게임이라고 하니까 말인데, 조승연 님이 트위터에서 호구슬 님과 더불어 열성 야구팬으로 유명하시잖나.
조승연: 그렇게나?
신림동 캐리: 야구 좋아하는 악플러 이미지인데 몰랐나?
조승연: 그렇게까지 인지는 몰랐다.
신림동 캐리: 내가 조승연 님의 팬이지만 야구 시즌에는 언팔할까 심각하게 고민한다. 아무튼 야구는 아홉팀으로 시작해 삼성이 이기는 스포츠라는데 2014년에는 어느 팀이 우승할 거로 생각하나?
조승연: 나야 엘빠지만 올해 우승은 롯데가 아닐까 한다.
신림동 캐리: 롯데라고?
조승연: ㅇㅇ.
신림동 캐리: 어째서?
조승연: 롯데가 의외로 강한 팀이다.
신림동 캐리는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마산에서 고등학교 다니고 부산에서 대학 다니신 모태꼴빠 아버지를 떠올립니다. 아버지는 야구 시즌이 되면 일찍 퇴근해 소파 앞에서 야구를 보셨죠. 그리고 신림동 캐리가 기억하는 롯데는 언제나 졌습니다.
아버지는 말씀하셨죠. 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저 새끼들은 성의가 없다고요. 공을 못 잡을 것 같아도 지켜보는 팬들을 위해 뛰어야지 설렁설렁 걷는 저게 뭐냐고요. 과격한 경상디언 꼴데빠셨던 아버지는 ‘저 새끼들은 성의가 없어! 성의가!’라고 역정을 내며 텔레비전에 맥주캔을 던지셨고 가끔은 분을 이기지 못해 골프채를 휘두르다 거실 전등을 깬 적도 있으셨습니다. 올해 NC 다이노스는 아버지를 위해 열심히 치고 달리는 성의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창원시가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NC 다이노스가 이적할 상황이라는 게 함정이네요.
신림동 캐리: 많은 사람이 ‘공부 기술’을 쓴 조승연 님과 헷갈려한다. 수학 교육 쪽에 몸담고 계셔서 더 그런 게 아닌가 한다.
조승연: 그분과 내가 헷갈리셨단 말은 처음 듣는다.
신림동 캐리: 나는 그렇다….
신림동 캐리: 난 여고에다 문과라 그런지 나를 비롯해 주변에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가 참 많았다. 조승연 님은 대학에서도 수학을 복수전공으로 하셨을 만큼 수학에 남다른 애정이 있으시다 들었는데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하는가?
조승연: 나 수학 별로 못 한다.
신림동 캐리: 아, 재수없어….
조승연: 정말이다.
신림동 캐리: IMO 금메달리스트였던 내 구남친도 자기 수학 못 한다고 말했다. 아무튼 겸손은 됐고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하고 좋아할 수 있는지 썰 좀 풀어달라.
조승연: 사실 수학은 원래 잘하던 사람이 잘해요.
조승연: 다만 ‘존잘’과 ‘존못’의 갭을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다.
신림동 캐리: 어떻게?
조승연: 좋은 길잡이를 만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일단 중고등학교 수준의 수학에 한정해서 이야기해보자. 수학은 마치 성냥개비로 쌓은 탑 같은 거다. 이 성냥개비가 어떤 성냥개비를 받쳐야 하는지를 파악하는 게 수학을 잘하는 포인트겠지. 그리고 당연하지만 중간에 성냥개비가 하나라도 비면 탑 전체가 무너진다. 그래서 학생이 탑을 잘 쌓아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는 동시에 탑의 어디를 비워놨는지를 파악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신림동 캐리: 노리(KnowRe)가 그 역할을 하는 건가?
조승연: 보통은 과외 교사가 학생에게 1:1로 해주는 건데, 그 일을 자동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사업이 노리(KnowRe)다. 수학의 논리적인 구조를 모두 코드로 나타낼 수 있다면 탑을 어떻게 쌓아야 할지, 어디가 비어있는지를 자동으로 체크해서 과외 교사 대신 컴퓨터가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거든. 그래서 프로덕트도 그런 관점에서 기획하고 개발했다.
신림동 캐리: 근데 학교 교사든 과외 교사든 길잡이는 둘째치고, 수학 자체가 싫다는 학생이 너무 많지 않나?
조승연: 그렇지. 커리큘럼 자체가 너무 재미없게 짜여있어서 애초에 수학을 좋아하기가 힘들다는 게 현실적인 한국 수학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근데 며칠 전에 내 페이스북에 썼지만, 우리 회사도 그렇고 여러 곳에서 조금씩 학생에게 와 닿는 커리큘럼을 제시하고 그게 성과를 내고 있다 느낀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도 도입해보고 있다.
신림동 캐리: 게이미피케이션이라니 조승연 님과의 인터뷰는 기승전게임 같군. 또 게임하니까 말인데, 더 지니어스3에서 섭외가 온다면 나가실 건지?
조승연: 아마도?
신림동 캐리: 진짜? 나간다고?
조승연: 딱히 안 나갈 이유가 없지 않나.
신림동 캐리: 하지만 시즌 1, 2에서 서울과학고 출신이 첫 번째로 탈락했는데 그 징크스가 무섭지 않나?
조승연: 그런 일이 또 일어난다는 보장은 없잖아.
너무 쿨하셔서 춥네요. 여기 누가 이불 좀 갖다 주세요.
신림동 캐리: 내 페이스북에다 조승연 님을 인터뷰할 예정이니 궁금한 게 있으면 질문해보라는 게시물을 올렸더니 많은 분이 의견을 주셨다. ‘살이 찌는 원인이 수면부족이라고 생각하는데 충분한 수면을 취할 계획은 있으신가요?’라고 익명의 S님이 물어보시는군.
조승연: 딱히 남보다 적게 자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내가 살찌는 이유는 수면부족이 아니다.
신림동 캐리: 그러면?
조승연: 뭐, 당연히 술이지.
신림동 캐리: 틸트 좀 그만 가세요. 그럼 다음 질문이다. 노리(KnowRe)의 CPO인 K님께서 ‘이상형은 어떤 여자인가요?’라고 덧글로 물어보셨다. 김서준 부대표님, 이런 건 절 시키지 마시고 회식하면서 물어보라고요.
조승연: 개발 잘하는 여자를 좋아한다.
신림동 캐리: 음, 지금 여자친구 없으시지?
조승연: 없다.
신림동 캐리: 앞으로도 없겠군. 근데 본인이 개발자라는 게 연애에 영향을 끼치나?
조승연: 케바케겠지. 우리 회사 개발팀만 봐도 거의 다 커플이다. 개발자 중에서 ‘연애에 서툰 복학생‘ 같은 사람이 있긴 한데, 그런 사람은 꼭 개발자라서가 아니라 문학을 하든 미술을 하든 다 비슷한 비율로 있지 않나? 그리고 연애 잘 못하는 건 절대다수 대부분의 경우 경험 부족 때문이더라.
신림동 캐리: 연애를 못 하니까 경험 부족이고 경험이 부족하니 연애를 못 하고 영원히 고통받게 되지.
조승연: 근데 생각해보면 ‘asshole’이라고 해야 하나 흔히 말하는 ‘나쁜 남자’의 비율은 개발자 집단이 좀 유의미하게 적은 것 같다. 근데 신림동 캐리님 말고 다른 여자는 이걸 잘 모르는 것 같더라.
신림동 캐리: 아냐, 여자도 어떤 놈이 착한지 어떤 놈이 나쁜지는 다 안다. 문제는 착하다 해서 매력 없는 남자를 좋아하진 않는다고!
문제는 관상이 아니라고.jpg
신림동 캐리: 좋은 개발자의 조건은 뭘까?
조승연: 난 직관이 좋은 개발자가 좋은 개발자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테스트 중심의 빠른 개발주기가 요즘 대세라지만, 결국 그래도 기반이 되어야 할 부분은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하거든. 비유하자면 집을 지을 때 기둥을 나무로 만들지 돌로 만들지 지붕을 어떤 식으로 받칠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잖아? 그럴 때 아무렇게나 선택하고 나중에 ‘이게 아니었나?’ 하면 좀 곤란하지.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데 직관적으로 선택을 잘하면 많은 시간이 절약되겠지. 게다가 좋은 선택을 한다는 건 애초에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고, 경험이 쌓이면 늘긴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지. 그래서 뛰어난 직관은 굉장히 훌륭한 능력치라고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나도 ‘센스는 돈 주고도 못 산다.’고 생각한다.
조승연: 그런 건 정말 주니어 때부터 갈고 닦지 않으면 나중에 만들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학생을 가르칠 때 이런 걸 최대한 키우는 방향으로 돕고 싶은데 쉽지 않은 것 같더라. 마치 ‘창의력을 길러주는 학원’을 지향하는 것 같은 아이러니랄까.
신림동 캐리: 그래서 본인은 개발 잘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하나?
조승연: 개발뿐만이 아니라 뭐든지 잘하려면 항상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것 같다. 그게 꼭 나한테 주어진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런 건 어떻게 해결하고 저런 건 어떻게 해결할까를 언제나 고민해본다. 화장실에 앉아있을 때도 샤워를 할 때도 생각하고 길을 걸을 때도 좌회전 다음에 우회전을 하는 게 빠를까 아니면 직진하다 꺾는 게 빠를까 생각한다. 차를 타고 가는데 옆에 있는 차 번호가 만약에 8316이면 8-3+1=6 이렇게 습관적으로 맞춰보기도 한다.
신림동 캐리: 그 정도면 강박 아닌가?
조승연: 난 세상이 퍼즐로 된 미니게임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 앞에 놓인 게임을 해결하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다. 얘기가 좀 샜는데, 어쨌거나 개발도 어떠한 문제를 푸는 과정이다. 그러니 개발을 잘하기 위해선 일상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연습을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읽은 개발에 대한 인상적인 책은?
조승연: 개발에 관한 책은 아닌데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를 읽고 많은 영감을 얻었다. 개발에 관한 책 중에서 어떤 특정한 소프트웨어나 프레임워크를 다루는 경우에는 보통 지식을 얻고 ‘그렇구나.’하고 마는데, 소프트웨어 공학을 얘기하는 책 같은 경우에는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어 이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The art of computer programming’ 같은 고전이나 대작은 한 번 읽는다고 해서 막 엄청난 인상을 받기는 어려운데 그렇다고 여러 번 읽기엔 현실적으로 너무 바쁘다. 근데 실제적인 개발과 약간 떨어져서 프로그래밍을 바라보는 관점을 보여주는 책은 볼 때마다 새롭고 인상적이더라. 그런 책이 많지 않아서 문제지만?
신림동 캐리: 그럼 개발자 후배에게 추천해주는 사이트는?
조승연: 정말 개발을 처음 시작하는 주니어의 경우에는 대안이 없어서 codecademy나 일일코딩 같은 사이트를 추천하는데, 물론 훌륭한 사이트들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방식과는 좀 거리가 있다.
신림동 캐리: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방식이 뭐길래?
조승연: 나는 인턴을 받으면 퀘스트나 미션을 주고 그걸 해결해오면 코드나 학습 방향에 관한 피드백을 하는 식으로 가르친다. 초보자에게 중요한 건 문법이라기보다는 좀 더 추상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고, 언어적인 부분은 그게 웹이든 앱이든 스크립트든 ‘컴퓨터에 A라는 일을 시키고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듣게 하려면 이런 식으로 번역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세상에는 개발에 대한 좋은 사이트가 정말 많지만 궁극적으로 구글이 가장 중요한 사이트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레벨 이상이 됐을 때의 많은 문제가 구글링을 어떻게 하느냐, 검색어를 어떻게 넣느냐로 수렴하니까. 그걸 위해서는 내가 궁금한 게 뭔지를 스스로 정리할 줄도 알아야 하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읽었나?
신림동 캐리: Mostly Harmless.
조승연: 그럼 알겠군. 거기 보면 ‘인류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지만, 자신이 던지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뭐 이런 말이 나오는데, 진짜로 중요한 건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그러니까 주니어 프로그래머가 처음에는 ‘이거 아무리 해봐도 안 돼요.’로 시작해 나중에는 ‘이런 걸 해보려고 하는데 이상하게 이 줄만 추가하면 잘 안 되네요.’ 혹은 ‘A에서 B를 하려는데 더 좋은(편한) 방법 없을까요?’를 묻는데 그만큼 자신이 성장하고 레벨이 올라간 거겠지.
신림동 캐리: 그럼 회사가 개발자한테 제발 이런 거 시키지 마라 하는 건?
조승연: 모호한 요구를 하면서 ‘이거 언제까지 돼요?’ 이렇게 물어보는 거. 보통 이런 질문 받으면 나 같은 경우는 일단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세요.’라고 구체화부터 한다. 그 이후에는 안 되는 것, 할 수 없는 것이나 필요 없어 보이는 것을 쳐낸다. 근데 어떤 개발자는 경력이 꽤 되는데도 그런 요청을 받고서 호기롭게 ‘언제까지 해드릴게요.’라고 하더라. 이러면 자기가 생각하는 그림과 요청한 사람이 생각하는 그림이 전혀 달라서 삽질은 삽질대로 하고 시간은 시간대로 쓰면서 이상한 결과물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이런 과정을 ‘빠른 iteration’이라며 스스로 위안 삼는 경우도 봤다. 그건 몸에 암세포를 키우는 것과 별다르지 않다고 본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에게 재능이 얼마나 차지한다고 생각하나?
조승연: 개발 중에서도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좀 다른데, OS나 그 바로 위에 있는 시스템과 같이 굉장히 코어한 것을 만드는 개발자라면 재능이 상당히 중요한 것 같더라.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개발자라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 같다. 사실 옛날에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지. 그런데 개발 환경이나 프레임워크가 많이 발달하면서 좀 달라졌다. 개발의 본질이라는 건 결국 인간의 언어를 컴퓨터의 언어로 번역하는 일인데, 이 개발 과정 자체가 도스→윈도우→웹→앱 이렇게 오면서 이 번역이 점점 더 직역에 가까워도 무방한 쪽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언젠가는 제법 추상적인 기획서를 입력해도 바로 프로그램을 구워주는 기술이 나올 날도 올 것 같다. 그 때는 정말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데에 재능이 거의 필요 없는 시대일 거고, 지금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쪽에서의 획기적인 패러다임을 하나 제시해 보는 게 내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기도 하다.
신림동 캐리: 본인에게 어울리는 수식어를 붙이면?
조승연: 예전에 ‘감이 좋은 사람’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제일 마음에 드는 평가였다. 이 감이라는 게 머리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잖나. 머리+노력+경험이 모두 있어야 감 좋은 사람이라고 불릴 수 있는 거니까. 위에서 말한 직관이 좋은 개발자가 좋은 개발자라는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아무튼 나에게는 그게 최고의 찬사였다.
윈도우 머신을 쓴다. 맥 OS를 몇 번 써봤는데 그렇게 편한지도 잘 모르겠고, 어차피 지금은 node.js와 client-side 자바스크립트 프로그래밍만 하는지라 윈도우에서도 별 상관이 없어서다. 무엇보다 IE를 테스트해야 하니까.
개발자치고는 장비 욕심이 별로 없는 편이다. 개발자라고 하면 막 미친 듯이 타자를 치는 직업 같지만, 실상은 모니터를 노려보는 시간이 훨씬 많고(많아야 하고) 하루에 코드 200줄 짜면 많이 짜는 거라 키보드에 크게 투자할 가치를 못 느꼈다.
그래서 마우스는 그냥 게이밍용 마우스(G1)를 쓰고 키보드도 만 원짜리 키보드 쓴다. 사실 키보드의 키감 이런 것보다는 좀 화려한 키보드를 갖고 싶어서 제닉스사의 기계식 키보드 중에 싼 걸 하나 사서 키캡만 예쁜 색으로 갈아 끼우려고 했는데, 실수로 키를 하나 해먹는 바람에 망쳤다. AS 보내든 납땜을 하든 해야 하는데 너무 바빠서 못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중요한 자료들은 다 클라우드 상에 있고 에디터는 sublime text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