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같은 아마존 개발자, 노용석 1

이 인터뷰는 ‘오뚝이 같은 아마존 개발자, 노용석 0‘에서 이어집니다.

신림동 캐리: 저번 인터뷰가 나간 뒤에 ‘합격 승률이 반 이상이면 천재 아니냐.’라거나 미국에서 좋은 대학을 나왔기에 유리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
노용석: 천재라니! 내가 천재였으면 얼마나 좋겠나.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에 지원하는 것도 경쟁률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비교적 엔트리 레벨로 들어가는 사람, 특히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나와 같은 경우를 비교적 많이 뽑는 편이다. 그래서 확률로 보자면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는 게 수월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직접 면접을 보고 취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내 주변에는 합격률 100%인 친구도 있다. 그런 애들이야말로 천재인 것 같다. 그리고 미국 대학에서 공부한 게 취업에 도움은 되었겠지만, 외국에서 공부하고 오신 분도 많다. 우리 부서만 해도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중국에서 공부하셨거나 아예 대학을 나오지 않은 분도 있다. 미국에서 취업하는 데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것이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뜬금없지만, 이 코너의 꾸준 질문을 던져보겠다. 개발자라는 게 연애에 영향을 끼치나?
노용석: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개발자라는 직업 자체의 이유보다는, 수많은 개발자가 자신의 프로젝트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그만큼 연애와 멀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꿈을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누군가는 매력적으로 보고 좋아해 줄 수도 있겠지.

신림동 캐리: 아마존의 업무 분위기는 어떤가?
노용석: 아마존에는 다양한 서비스와 부서가 있다. 그래서 다양한 업무 분위기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내가 일하는 아마존 뮤직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모여 일하기에 오피스의 분위기가 활기차고 편안한 편이다. 주변 이곳저곳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가끔 장난감 총싸움도 하고 점심에 팀원과 바닷가를 산책하기도 한다. 출퇴근도 자유로운 편이라 굳이 오피스에 와서 일할 필요가 없다. 해당 기한 내에 업무를 끝내는 걸 전제로 말이다.
신림동 캐리: 취업할 때 회사 네임 밸류보다 프로젝트가 중요하다 말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만족하나?
노용석: 아마존 뮤직은 소규모 팀들로 이루어졌지만 지난 몇 년 사이에 비즈니스와 부서의 규모가 배로 증가해왔다. 덕분에 마치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처럼 다양한 프로젝트에 마음껏 일할 수 있고, 여러 부서끼리 함께 일하는 경우도 잦아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림동 캐리: 월급을 받으면 대부분을 다시 아마존에 쓴다던데?
노용석: 식료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물건을 아마존에서 사는 편인데, 통장에 보면 아마존에서 월급을 받고 아마존으로 다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니 느낌이 묘하더라. 대학원을 졸업하고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를 한 지 얼마 안되어서 살 물건이 많은데, 대부분 아마존에서 구입하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은 아마존에서 일해 포인트를 받는 느낌이!
신림동 캐리: 그런 느낌적인 느낌은 상당히 묘하군.
노용석: 그래도 아마존 할인 혜택이 있으니 언제나 기분 좋고 만족스럽게 아마존을 사용하고 있다.
신림동 캐리: 아마존에서 식료품을 팔게 되면 그냥 월급을 포인트로 받아도 되겠다.
노용석: 아직 식료품은 마트에서 사는데, 샌프란시스코에 식료품 서비스인 아마존 프레쉬(Amazon Fresh)를 곧 시작한다고 하더라. 언젠가는 내 통장의 입출금 내역에 아마존만 찍혀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신림동 캐리: 아마존에서 일하면 이런 거 진짜 좋다 하는 건 있나?
노용석: 우선 가장 좋은 혜택은 아마존 직원 할인 혜택이라는 것! 평소에 아마존에서 물건을 대부분 사기 때문에 꽤 이득을 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아마존 뮤직에서 일하는 장점을 얘기하자면, 아마존의 자원은 무한하지만 아마존 뮤직 부서가 따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구성원 수는 적어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처럼 역동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오피스가 샌프란시스코 한복판에 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기도 좋고, 먹거리도 많다. 캘리포니아의 날씨 말할 것도 없겠지.


신림동 캐리: 나도 캘리포니아에서 몇 번 머물렀는데 그때마다 ‘천국이 있다면 여기일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인앤아웃도 있고!
노용석: 난 인앤아웃 한 번 먹어봤는데 그럭저럭 괜찮더라.
신림동 캐리: 왜 캘리포니아 살면서 한 번 먹는 건가. 나라면 매일 먹겠다. 아무튼 아마존에 다니며 느낀 장단점은 뭔가?
노용석: 아마존은 ‘숨겨진 제국'(Hidden Empire)이라 불릴 정도로 겉으로 알려진 것에 비해 더 많은 활동 영역이 있다. 그래서 겉으로 알려지지 않은 프로젝트와 부서도 많다. 아마존에서 일하게 되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 대신에 회사에 오래 남을수록 입은 더 무거워지게 된다. 나처럼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기업에 직장을 잡으려고 하면 일에 대한 경력이 적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부서에서 일하거나 프로젝트를 받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아마존은 개발자의 선호를 최대한 존중해 개발자가 만족스러워 할 수 있는 부서와 프로젝트를 제공한다.
신림동 캐리: 너무 아마존에 대해 예찬만 하는데 단점도 좀 말해봐라. 어차피 아마존 사장님은 한국어 모르잖아.
노용석: 내가 생각하는 최대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다른 회사에 비해 혜택은 비교적 적지만 봉급은 더 많이 받는 편이다. 누군가에게는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되도록 돈을 저축하고 싶고 내가 원하는 혜택 및 서비스에 투자하는 게 좋아서 장점으로 본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구매했던 것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건?
노용석: Nike+ FuelBand! 직장을 다니다 보니까 삶의 패턴이 바뀌었고 돈을 벌면서 맛있는 음식을 자주 먹어서 그런지 살이 찌더라. 아까 인앤아웃을 한 번 갔다고 했는데 샌프란시스코에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별로 특별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다음에 샌프란시스코에 오시면 진짜 제대로 된 버거를 소개해드리겠다. 아무튼 그래서 몸 관리를 하기 위해 Nike+ FuelBand를 샀다. 스마트워치와 흡사하여 팔에 끼는 것인데, 자신의 운동량을 기록하고 아이폰을 통해 내가 얼마만큼 운동을 했는지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목표를 세워 달성할 수 있고, 친구들과 운동량으로 대결할 수도 있다.

신림동 캐리: 키보드는 뭘 쓰는가?
노용석: Apple Keyboard를 사용한다. 물론 더 편한 키보드를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냥 예쁜 게 좋더라. 특이하다면 특이한 거지만 난 다른 개발자들에 비해서 키보드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는 편이다. 주개발 환경이 Mac이기 때문에 Mac에 최적화된 키보드를 쓰는 게 좋다. Function keys가 작고, Control보다는 Command가 큰 키보드를 좋아한다.

노용석: 내가 영문 자판은 Dvorak을 쓰고 한글 자판은 세벌식을 쓰기 때문에 비교적 손목에 무리가 덜 느껴져서 그런지 그만큼 좋은 키보드에 욕심이 없는 것일 수도 있겠다. 오히려 키보드보다 마우스에 관심이 더 많은 편이다. 현재는 애플 매직 마우스를 사용한다. 모바일용 앱 및 웹페이지를 주로 만들기 때문에 컴퓨터에서 테스트할 때 스마트폰에서 터치하듯이 상하좌우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으면 좋은데, 이 애플 매직 마우스를 통해 구현할 수 있다.
신림동 캐리: 난 이 소프트웨어와 도구 없이는 살 수 없다?
노용석: TextExpander! Mac이나 Windows에서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면 미리 저장된 문자로 자동 변환하거나 스크립트를 실행하게 하는 거다. ‘sssh’라고 쓰면 자동으로 터미널을 열어서 내 데스크탑을 ssh로 연결하고, ‘ddate’라 입력하면 자동으로 현재 시간 및 날짜를 입력하게 만들 수 있는 등 활용법이 다양하다. 나는 리눅스나 맥의 터미널 스크립트에 alias를 정하는 대신에 TextExpander를 사용하는 편이다. 게다가 TextExpander 설정은 Dropbox를 통해 싱크가 가능해서 여러 컴퓨터에서 일일이 설정할 필요가 없어서 편하다. 그리고 Mint.com이다. 개발에 관련된 소프트웨어는 아니지만, 내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프트웨어다. Mint.com을 이용하면 통장, 신용카드, 투자 계정 등을 연결하여 입금 출금 내역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 투자 및 저축 목표를 세워 progress를 수치화해 내 소비 습관과 패턴을 통해 적합한 서비스를 소개해주기도 한다. 돈을 절약하고 현명하게 쓰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읽은 개발에 대한 인상적인 책이 있나?
노용석: 되도록 잘 안 알려진 책을 추천하고 싶었는데 못 찾았다. 그래서 개발자라면 다 아는 Steve McConnel의 <Code Complete>을 추천하겠다. 개발에서는 바이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명작이다. 읽고 또 읽게 되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영감을 얻는 책이다.

신림동 캐리: 개발하는 후배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사이트는?
노용석: Treehouse(teamtreehouse.com)를 소개하고 싶다. 웹·앱 개발 및 디자인을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교육인데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고, 전문가도 기초실력을 다지는데 좋다. 동영상 강좌가 잘 되어 있고, 최신 기술에 대한 강좌도 꾸준히 올라온다. 그뿐만 아니라 퀴즈 및 프로그래밍 시험을 볼 수 있고, 프로젝트 관련 동영상도 있어서 회사가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간접경험도 할 수 있어 좋다. 주제도 개발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및 스타트업도 전반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나에게는 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기초지식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한테 좋은 회사는 어떤 회사라고 생각하는가?
노용석: 개발자마다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나는 개발자에게 좋은 경력이 되는 프로젝트를 주는 회사가 좋다고 생각한다. 개발자에게 좋은 환경을 주는 회사가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하는 프로젝트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만큼 값진 경험을 못 하게 되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커리어를 쌓게 되면서 일에 대한 열정이 식고 만족감도 줄어들지 않을까? 그래서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마음껏 이루게 해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고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그럼 개발자한테 제발 이런 거 시키지 마라 하는 건?
노용석: 가끔 회사에서 내가 진지하게 프로그래밍하고 있는데 팀원이 뒤에서 장난감 총으로 뿅뿅 쏠 때가 있다.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어떤 때는 깜짝 놀라서 일의 리듬 깨지기도 하니까?
신림동 캐리: 에?
노용석: 지금 이야기는 농담이고, 사실 무례하게 들릴 수 있지만 개발자에게 이런 거 시키지 말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애당초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회사에서 일하거나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내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회사가 잘 되기 위한 마음에서 일한다면 어떤 일을 해도 싫게 느껴지지 않을 거다. 그래서 자신에게 잘 맞는 프로젝트와 회사를 선택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신림동 캐리: 개발을 잘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노용석: 프로그래밍 등의 스킬을 잘 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외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물건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뿐만 아니라, 그 물건이 어떻게 쓰이고, 그 물건을 사용할 사람이 어떻게 느낄지를 잘 알아야 한다. 나무를 보다가 숲을 보게 되면 새로운 영감을 얻고 더 질이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 기회가 주어지는 거지. 그래서 회사에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에 호기심이 있어야 하고, 신문 및 책을 자주 읽어 넓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신림동 캐리: 좋은 말인데 너무 모호한 이야기 아닌가?
노용석: 음, 개발을 잘하기 위해서는 회사와는 별도로 개인 프로젝트를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회사에서 쓰는 기술과는 비교적 관련 없는 프로젝트를 하면 더 좋더라. 개발자라면 여러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서 새로운 기술을 빨리 습득하는 능력이 중요한데, 새로운 기술에 다양하게 접하면서 빨리 적응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나온 기술들을 사용하여 실험할 수도 있지. 그리고 자신이 관심 있는 개인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공부를 하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원해서 만드는 느낌이기 때문에 더 흥미롭기도 하고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에게 재능이 얼마나 차지한다고 생각하나?
노용석: 99%를 차지한다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히익! 너무 잔인한 말이다!
노용석: 개발자의 직업을 택했다는 것 자체가 재능 및 잠재력이 있는 거다. 개발자는 어떻게 보면 정말 힘든 직업이다. 영어에 능통해야 하고, 수십 명이 함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때문에 리더십과 능통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필수며, 추후에 유지·보수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계획을 치밀히 세울 줄 알고, 문제가 생길 때는 바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까지 필요하다. 그뿐인가. IT 신문 기사를 일주일이라도 안 읽으면 트렌드를 놓치기 때문에 매일 읽고 정리해야 하며, 데드라인 때문에 3일 정도 밤샐 수 있는 강력한 체력이 필요하고, 짜증 나는 버그가 있어도 고쳐야 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며, 고객의 요구를 정중히 받아들여야 하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신림동 캐리: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다음부터 개발자 만나면 절에서처럼 ‘보살님’하고 인사해야 할 것 같다.
노용석: 개발자는 확실히 힘든 직업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자의 길을 선택한 것이라면 이미 재능이 있다고 본다. 주변에 억지로 개발자가 된 사람을 본 적은 없거든. 하지만 개발자 중에서도 뛰어나기 위해서는 1%의 노력이 더 필요하겠지?

신림동 캐리: 본인에게 어울리는 수식어를 붙이면?
노용석: 오뚝이 같은?
신림동 캐리: 요즘에 살쪄서?
노용석: 아니, 그런 건 아니다. 지금까지 도전해오면서 수많은 고생도 있었지만, 언젠가는 끝내 이겨내는 모습을 보고 주변에서 오뚝이 같다고 하더라. 나는 내가 맡는 프로젝트는 목숨 걸고 한다. 건강을 해칠 때도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장점만은 아니다. 너무 열심히 하니까 심지어 회사 매니저가 ‘내일은 회사 나오지 말고 집에서 쉬어.’라고 할 정도다.
신림동 캐리: 지금부터 건강 챙겨라. 우리가 언제까지나 젊은 게 아니라니까?
노용석: 근데 일이 좋은 걸 어떡해. 그때도 결국 집에서 몰래 일했다.

코딩, 테스팅 및 리서치는 15인치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쓴다.
소스코드 보관 및 실행은 Ubuntu & Redhat 데스크탑으로 한다.

모니터는 Apple Thunderbolt Display (27-inch), Dell UltraSharp (24-inch)을 쓰고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KVM Switch에 연결해서 쓴다. Apple Thunderbolt Display는 맥북과 연결한다.

Dell UltraSharp 모니터는 맥북과 리눅스 데스크탑에 연결한다.

주로 맥에서 작업하고, 간혹 리눅스 데스크탑을 써야 하는 경우에는 KVM Switch를 눌러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를 리눅스 데스크탑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편이다.

주된 사용 언어 및 기술은 Java, JavaScript, Node.js, Perl, Mason, HTML/CSS, Ruby, Git, Perforce, 및 Amazon 사내 개발툴이다.

그외 개인 프로젝트에서는 Python, Node.js, CoffeeScript, Github를 주로 쓰고 있다.

Fuse4x를 통해 리눅스와 맥을 연결하여 리눅스 데스크탑에 있는 파일을 맥에서 코딩하고, Terminal SSH를 사용하여 컴파일하거나 로그 등을 보면서 디버깅한다. 맥에서는 Sublime Text 2를 사용하고, Terminal에서는 Vim을 사용한다.

오뚝이 같은 아마존 개발자, 노용석 0

2013년 6월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3 해외취업박람회’에 해외 취업을 꿈꾸는 수천 명의 구직자가 몰려 취업문을 두드렸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IT 구직자가 많았다는데요.

솔직히 해외 취업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은 개발자가 있을까요? 국내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고 비교적 근무 환경이 좋다는 점 때문에 많은 이가 미국 또는 일본에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을 떠나 타지에서 산다는 건 대부분 사람에게 막막한 일입니다. 세계적으로 불황인 시기에 해외라고 현지의 구직자를 제치고 취업할 수 있을까도 걱정스럽고요.

그래서 신림동 캐리가 좀 더 넓은 세계로 나가 자신의 꿈을 찾은 아마존 개발자 노용석 님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제가 미국까지 가서 인터뷰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마는 로켓펀치가 아직 돈이 없는 관계로 메일과 페이스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사장님, 다음엔 비행기 태워주세요. 환승도 두 번까지는 괜찮아요.

이름 혹은 닉네임: 노용석, Ryan Rho
위치: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직업: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자 (Software Development Engineer)
소속: 아마존 뮤직 (Amazon Music)
내 모바일 기기: iPhone 5, 이 글이 나갈 때쯤에는 iPhone 5S?
웹사이트: www.ryanrho.com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노용석: 안녕하세요.

신림동 캐리: 페이스북을 통해서 섭외와 인터뷰라니, 세상 참 좋아졌다. 주커버그에게 감사한다. 물론 내 감사 메시지가 주커버그의 귀에 들어갈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노용석: 아, 그런가?
신림동 캐리: 자, 그럼 인터뷰를 시작해보자.

신림동 캐리: 미국에서 얼마나 지내셨는가?
노용석: 대학교와 대학원 5년이다.
신림동 캐리: 내 주변에도 유학생 친구가 많다. 근데 갈 때는 한국에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 같던 이도 타국에서 혼자 사는 외로움이나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다시 오는 경우가 많다.
노용석: 나는 대학교와 대학원을 미국에서 다니다 보니 언젠가부터 미국이 더 익숙한 곳이 됐다. 다행히 미국에서 생활하는 게 성격에 맞았던 것 같다.
신림동 캐리: 미국이 더 익숙하다기엔 페이스북 보니까 막 집에서 김치도 담그시던데!
노용석: 음식은 한식, 양식, 일식, 중식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다 잘 먹는다. 캘리포니아 살아서 그런지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어서 좋다. 집에서 5분 거리에 한국 분식집도 있다.
신림동 캐리: 하긴, 나는 어학연수를 LA로 갔는데 집 앞에 본죽이 있는 거 보고 ‘이 어학연수는 망했다.’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망했다.

신림동 캐리: 한국에서 태어났고 또 부모님도 한국에 계신데 한국에서 취업할 생각은 없었나?
노용석: 대학교 4학년 때 스타트업 회사를 설립하고 1년 정도 활동했는데 한국 마켓을 겨냥한 사업이었기 때문에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얻기 위해 기회가 된다면 여러 나라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생 때 싱가포르에 있는 리서치 회사와 일하며 싱가포르에 몇 번 방문했었고 졸업하고 나서는 미국에서 취업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학교 다녔기 때문에 미국에 있는 회사 정보를 얻기 더 수월했던 이유도 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가는 일을 하는 것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신림동 캐리: 미국에서 학교 다녔기에 미국 취업 정보를 얻는 게 더 좋았다고는 하지만 외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취업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다.
노용석: 전반적으로 보자면 외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취업하는 게 힘들 수 있다. 하지만 IT 분야는 예외적이라 느낀다. 수많은 회사가 외국인을 미국인만큼 많이 채용한다. 그래서 외국인이라고 해서 더 어렵다고 볼 수는 없다. 가끔 특정 회사는 영주권자 및 미국인만 채용하기 때문에 지원할 수 없는 곳도 있긴 하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런 회사 중에 관심이 가는 곳이 없었다.
신림동 캐리: 결론적으로 외국인이라 취업이 특별히 어려울 건 없단 소린가?
노용석: 난 오히려 내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그만큼 장점도 있다 생각한다. 많은 미국 회사가 한국 시장에 관심 있고, 특정 회사는 면접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견해를 중심적으로 물어보기도 했다.
신림동 캐리: 오, 어떤?
노용석: 어느 스타트업과 인터뷰할 때의 일이다. 그 회사는 한국에 진출할 계획을 하고 있었기에 한국 마켓을 리서치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내게 한국 마켓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졌고 내가 답변한 한국 특유의 IT 문화에 대해서도 흥미로워하더라. 그뿐만 아니라 내 모국어가 한국어이기 때문에 한국 관련 프로젝트 및 리서치를 수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인정해줬다.

신림동 캐리: 아마존에 취업하기까지 면접은 몇 번이나 봤나?
노용석: 74번이다.
신림동 캐리: 헉소리가 난다.
노용석: 회사의 이름보다는 어떤 프로젝트를 하는가가 내겐 더 중요했다. 그래서 만족스러운 취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 회사는 열 군데 정도 지원했고, 인터뷰는 74번 했다. 아침 9시에 인터뷰를 시작해서 오후 7시에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잘 보이느라 면접관 앞에서 온종일 미소를 짓다 보니 집에 돌아와서는 입 근육에 경련이 일어났다.

신림동 캐리: 면접의 승률은 얼마나 됐나?
노용석: 반반이었다. 아까 말했다시피 나는 회사의 네임 밸류보다 내가 어떤 프로젝트를 하게 되는가에 비중을 뒀다. 어떤 회사는 내가 할 프로젝트를 고를 수 없었기에 오퍼가 왔지만 아쉽게도 거절했다. 프로젝트를 미리 알려준다 하더라도 내 커리어에 맞지 않는 프로젝트여서 거절한 경우도 있다.
신림동 캐리: 배가 불렀단 소리 안 들었나?
노용석: 들었지. 근데 아무리 회사가 좋아도 내가 프로젝트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열정이 생기지 않으면 커리어를 쌓는 데 지장을 줄 수 있거든. 내가 이런 프로젝트를 할거라 했는데 A사는 알아듣지 못했고 B사는 비지니스 모델로 이해하기 어려워한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그땐 좀 좌절하기도 했다.
신림동 캐리: 그렇게 거듭 쓴맛을 보고 나면 대충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 않나?
노용석: 1~2년 정도의 짧은 기간에 일하는 거라면 그래도 되겠지. 근데 이왕 취업한다면 내가 잘 아는 프로젝트 및 비지니스를 하는 게 일을 하는데 수월하지 않을까? 미국에는 워낙 소프트웨어 회사가 많다. 그리고 구직자도 사람마다 분야가 다르지. 내가 추구하고 지원하는 회사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찾기 위해 열심히 인터뷰를 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한다. 회사에 원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합격과 불합격을 기다리는 건 누구나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이다. 하지만 그런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진짜 원하는 회사와 프로젝트를 만나면 나중에 정말 만족스럽다는 걸 말씀 드리고 싶다!

신림동 캐리: 가끔 인터넷에 ‘이거 풀면 구글에서 데려간다!’라거나 하는 실리콘밸리의 특이한 입사 문제가 떠돌아다닌다. 면접 보면서 뭐 이런 걸 다 물어보나 싶은 테스트 없었나?
노용석: 실제로 특이한 면접이 꽤 있더라. ‘너는 연필이고 믹서기 안에 있는데 어떻게 탈출할 거냐?’라는 창의력 질문도 받아보고, ‘디아블로3를 개발하시오.’라는 어이없는 프로그래밍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질문뿐만 아니라 면접관과 인터뷰 도중에 Pair Programming을 하여 소프트웨어 개발을 같이 하기도 했다.

신림동 캐리: 그거 말곤 없나?
노용석: 그거 말고 또 뭐가 있더라. 면접 갈 때 리무진에 태우고 대접해주는 회사가 있었다. 집에서 인터뷰 장소까지 30분 거리 밖에 안 되는데 호화스러운 호텔에 묵기도 했다. 그런데 기분이 좋다 보니 면접에는 오히려 집중이 잘 안 되더라고?

신림동 캐리: 요즘 한국에서도 압박 면접이라거나 팀 면접이라거나 심지어 술 면접까지 하며 구직자를 테스트한다. 이런 특이한 면접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걸 배우셨는지 궁금하다.
노용석: 당혹스런 질문을 받았을 때 거기에 스스로 만족스러운 답변을 하지 못했다면 좌절을 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인터뷰를 받는 다른 면접자도 이런 어려운 질문을 받기 때문에 당황할 필요가 없다는 걸 일단 말해주고 싶다. 침착하게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설명하고, 모호한 내용을 구체화해서 어려운 문제를 분석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신림동 캐리: 미국에서는 개발자가 직업 선호도 1~2위를 다툰다 들었다.
노용석: 사실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고, 수입도 높다. 직업을 구하는 게 어렵지 않고, 일하는 환경이 자유로운 편이다. 내 경우도 10시쯤에 출근해서 5시쯤에 퇴근하고, 회사에 꼭 나올 필요가 없어 재택근무를 가끔 한다. 어떤 회사는 주 4일 근무를 하기도 하더라.


신림동 캐리: 한국에서는 ‘새벽 3시에 탄 손님에게서 술 냄새 안 나면 IT업계 종사자’라는 택시 기사의 우스갯소리가 트위터에서 화제가 됐다.
노용석: 한국에서는 개발자의 대우가 비교적 좋지 않다 들었다. 수입도 그렇지만, 회사에서 제공하는 혜택까지 비교하면 더욱 미국과 차이가 크겠지. 개발자들에게 좋은 대접하는 회사가 한국에는 많지 않고, 있더라도 입사 경쟁이 치열하겠지.
신림동 캐리: 그렇다.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제니퍼소프트‘의 경우 네이버 검색하면 ‘제니퍼소프트 경쟁률’이 자동완성이다.
노용석: 해외 취업을 하면 처음에는 타국에서 적응하느라 고생할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미국 IT 직종에는 해외 취업한 외국인이 많아서 힘들 때 서로 격려하며 도움을 주고받는 분위기라 그만큼 이겨내기가 쉽다 생각한다. 한국인도 많은 편이다.

신림동 캐리: 그럼 일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나?
노용석: 주중에는 퇴근 후에 테니스나 스쿼시 등의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가서는 신문과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본다. 주말에는 샌프란시스코와 버클리 거리를 산책하고 친구를 만나거나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편이다. 별 계획이 없을 때는 개인 프로젝트에 시간을 투자한다.
신림동 캐리: 그 밖의 취미는?
노용석: 요리를 한다! 가끔 아시안 음식이 그리울 때 해먹으면 정말 맛있더라. 얼마 전에는 치킨 티카 마살라를 만들어서 회사에 가져갔는데, 무려 인도인 매니저에게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단점은 취미 때문에 살이 뒤룩뒤룩 찐다는 거다. 그래서 나만 살찌면 안 되니까, 음식 사진을 예쁘게 찍어서 밤에 페이스북에 올려 배고픈 친구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을 즐긴다.

신림동 캐리: 인터뷰가 결정되고 주변에 ‘아마존 개발자를 인터뷰하는데 궁금한 거 없냐?’고 물으니 정말 많은 사람이 묻더라. ‘아마존, 대체 언제 한국에 들어오나요?’
노용석: 미디어에 공개되지 않은 내용을 얘기할 수 없다. 관련 부서에 있지 않은 내가 말하기는 힘든 부분이다.

검색해보니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마존 서비스는 한국에 있지 않지만, 일부 부가적인 서비스는 이미 한국에 진출했다고 합니다.

노용석 님이 말하는 아마존의 업무 분위기와 포괄적인 개발 환경은 ‘오뚝이 같은 아마존 개발자, 노용석 1’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