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많은 스타트업은 대기업 경력직의 경험과 지혜를 필요로 합니다.“이라는 글을 포스팅 했습니다.
글에 정리한 제 생각은 제가 1년반 전쯤 했던 고민이었고, 최근 여러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소식을 보면서 저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선후배님들을 도와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실제로 이메일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계셨고, 2016년 5월 2일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인터뷰이의 신원 보호를 위해 ‘John’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본 인터뷰와 유사한 목적으로 뵙게 되는 분들을 임의로 ‘로켓피플’이라고 칭하려고 하며, 지금부터 [로켓피플 #1] John을 소개합니다.
R은 RocketPunch의 첫 글자를 딴 것이도 하고, 인터뷰어인 저의 영어이름인 Ryan의 첫 글자를 딴 것이기도 합니다.
J는 John의 첫 글자입니다.
[Summary]
John 경력 / 인적 사항
(커리어를 시작하던 2008년 당시에는 Data Analyst라는 용어도 생소했고, 이 후 한국에 커머스 열풍이 불면서 요즘 잘나가는 C사에서 동료들을 다수 스카웃(?)하는 것도 보았음.)
John이 바라는 포지션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스타트업에 대해 배우고 싶은 것이 주 목적)
[Intro]
R : 반갑습니다.
J : 블로그에 올리신 글 매우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제가 고민하고 있던 것을 그대로 풀어써주셔서 너무나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무턱대고 메일을 보냈는데 진짜 만나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R : 별말씀을요.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고 왠지 유사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조심스레 적어보았습니다. 용기내어 메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Stage 1.]
R : 공유해주신 로켓펀치 프로필은 잘 보았습니다. 되게 훌륭한 커리어를 갖고 계시던데요? 요즘 스타트업이 탐낼 만한 커리어였습니다.
J : 아닙니다. 의도치 않게 첫 커리어를 Data Marketer로 시작했고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그 회사는 매우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외국계로써 선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서는 실제 매장에서 Casher, 매장 관리, 적재 등의 업무도 하면서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웠고 그 이후에는 (랜덤으로) 팀 배정이 되서 우연히도 Data라는 것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개발자 분들이 기본적인 Query 문을 작성해서 줬고 Data Marketer들은 그 Query 문을 조금씩 변형해서 데이터를 뽑고, 하루종일 엑셀 돌리면서 원하는 데이터 추출하고 마케팅에 반영했습니다. 이 때, Teradata도 사용했고 엑셀은 질리게 썼습니다.
[Stage 2.]
R : 근데 왜 이직을 하시게 되셨나요?
J : 처음엔 데이터를 갖고 여러가지 인사이트를 뽑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게 즐거웠는데, 점점 현장을 무시하고 숫자에만 집중하게 되는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같은 일을 더 오래하면 제 스스로 망가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숫자를 보지 않는 포지션으로 커리어를 바꾸려고 했습니다. 다행히 이직이 잘 되었고, 그곳에서 현재까지 또 다른 좋은 경험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R : Data Marketing과 Brand Marketing은 상이한 업무인데 적응하기 힘들지 않으셨어요?
J : 맞습니다. 처음 6개월은 엄청 힘들었습니다. Brand Marketing은 정성적인 접근이 중요하고 전사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처음엔 갈피를 잡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적응 후에는 Data Marketer의 경험이 Brand Marketing 업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덕분에 중요한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Stage 3.]
R : 어떤 프로젝트들을 수행하셨죠?
J : 항공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FFP(Frequent Flight Program)이라고 합니다. 기존에 (엄청 후진) FFP 정책과 시스템을 리뉴얼하고 개발 외주까지 관리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FFP는 회사의 재무적 관점과 고객만족의 관점 사이에서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R : 오… 제가 쓰는 그 마일리지 프로그램이 John이 기획하신 것이었네요. 또 다른 프로젝트는요?
J : CI 리뉴얼하는 프로젝트, 부가수익원을 다양화하는 프로젝트, 홈페이지 리뉴얼, 소셜 마케팅 진행 등 많은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성장세가 엄청난 신생 항공사였기 때문에 업무 측면에서는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부가수익원을 다양화하는 프로젝트는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에 직결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매우 많이 신경썼습니다.
R : 어! 저도 그 항공사 발권 프로세스 몇 번 해봤는데, 그 때 봤던 그 시스템이 John이 기획하신 거였네요. 저는 안 낚이겠지만 어르신 분들은 많이 낚이겠다 싶었어요.
J : 맞아요. 좌석운임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였다고 생각해요.
[Stage 4.]
R : 근데… 제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이 정도 경력과 능력이면 당장 일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매우 많을것 같은데요, 혹시 바로 일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J : 아, 말씀은 감사합니다. 근데 태어난지 얼마 안된 둘째와 셋째와 많은 시간을 갖고 싶은게 가장 우선입니다. 그것 때문에 육아휴직도 예정하고 있구요. 그리고 그 기간 동안 개발역량도 좀 키워보고 싶습니다.
R : 결혼도 하시고, 아이도 셋이나 있으신데… 결심이 대단하십니다. 원하시는 포지션에 제약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어디선가는 John 같은 분을 찾고 있을 것 같습니다. 같이 좋은 결과가 있도록 노력해보시죠.
J : 이렇게 만나주시고, 이야기 해주시고 도와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John에게 관심있는 채용 담당자 혹은 스타트업 관계자 분들은 startup@rocketpunch.com으로 메일 주시면 John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파트타임으로 쓸 수 있는 마케터는 매우 매력적이라… 금방 좋은 자리를 찾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John과 유사한 고민을 하면서 커리어를 고민 중이신 분들은 이 글 제일 위에 링크한 글을 읽어보시고, startup@rocketpunch.com으로 메일 주시면 커피 한잔 하면서 유익한 시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