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길잡이] MJF, 3D프린팅에 속도를 더하다

1984년 3D 프린터가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냅니다. ‘3D 시스템즈(3D Ststems)’의 창립자 척 헐(Chuk Hull)이 만든 3D 프린터는 말그대로 ‘혁신’이었습니다. 3D 프린터는 새로운 기술이자 새로운 문화였습니다. 제조 전문가를 찾아가지 않아도, 나의 아이디어를 세상의 빛을 보게 할 수 있었거든요. 미국에서 본격화된 ‘메이커스 운동(Makers Movement)’는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상입니다.

1980년대에 개발된 3D 프린터는 21세기 들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대표적인 기술로 각광 받았습니다. 하지만 애초 기대와 달리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쓰임새는 제한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속도가 문제였습니다.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3D 프린터를 며칠씩 가동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양산을 하는 데 있어 인쇄 속도는 비용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의 발전으로 3D 프린팅도 점차 속도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속도’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3D 프린팅 방식이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제조 길잡이의 주인공, ‘MJF 3D 프린팅’입니다.

*이번 콘텐츠는 캐파 파트너인 ‘프로컴정보기술 박정근 차장님’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프로컴정보기술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링크를 클릭해 보세요. 

‘파우더 베드형’ MJF, SLS와는 형제지간?  

 

MJF는 2016년에 처음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사진=3Dprint.com)

 

MJF(Multi Jet Fusion)는 ‘파우더 베드형’ 3D 프린팅 방식입니다. 파우더(분말 재료)를 깔고 원하는 영역만 굳혀서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죠. 좀 더 자세하게 이해하기 위해 3D 프린팅의 분류를 살펴볼까요.

3D 프린팅은 사용하는 소재 및 출력방식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보통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FDM 방식은 ‘필라멘트 압출형’, SLA는 ‘액체 경화형’, SLS는 ‘파우더 베드형’ 으로 분류되죠. MJF는 SLS와 비슷한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파우더 소재가 프린터 헤드에서 분사되어 베드에 깔리면, 원하는 영역만을 굳혀가며 제품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다만 MJF는 제품을 굳히는 열원이 적외선, SLS는 레이저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죠.

 

(사진=3dprintingcenter.net)

 

MJF는 3D 프린팅 방식 중에서도 비교적 최신 기술입니다. 구체적으로 HP(Hewlett Packard)사에서 2016년에 출시한 3D 프린팅 방식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방식이다 보니 기존 3D 프린팅 방식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HP사의 MJF 프린터에 사용되는 부품들은 MJF 프린팅을 이용해 만들었다고합니다.

적외선 램프로 특정 영역 가열해 형태 완성 

그렇다면 MJF 프린터는 어떤 방식으로 제품을 출력할까요. MJF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면 분말 형태의 재료 외에 ‘퓨징 에이전트’와 ‘디테일링 에이전트’에 대해 알고 넘어가야 합니다. 퓨징 에이전트는 실제 제품의 모양으로 구성되는 부분입니다. 퓨징 에이전트가 재료와 함께 굳어서 제품을 만드는 것이죠. 이에 비해 디테일링 에이전트는 말 그대로 제품의 ‘디테일’을 위한 에이전트, 즉 제품의 외부 표면을 깔끔하게 만들기 위해 제품의 ‘테두리’에 분사됩니다.

구체적인 MJF의 작동 방식은 아래 순서와 같습니다.

 

(사진=프로컴정보기술 제공)

 

① 파우더 형태의 소재를 출력할 영역에 바른다.
② 프린터 헤드가 퓨징 에이전트(fusing agent)를 특정 영역에 분사한다.
③ 프린터 헤드가 디테일링 에이전트(detailing agent)를 분사한다. (디테일링 에이전트는 제품 치수를 정확하게 하고 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주로 퓨징 에이전트가 도포된 경계부에 분사됨)
④ 적외선 램프를 이용해 퓨징 에이전트 영역을 녹인다.
⑤ 퓨징 에이전트 영역이 응고되면서 한 층이 완성된다.
⑥ 위 단계를 반복해가며 제품이 점차 완성된다.

퓨징 에이전트와 디테일링 에이전트의 차이에 대해선 아래 동영상을 참고하시면 이해에 좀더 도움이 될 겁니다.

(동영상=’hp’ 유튜브 채널)

아래 동영상은  MJF 프린터가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입니다.

(동영상=앤디 of 캐파)

얼핏 보기에는 프린터 헤드만 움직이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인쇄 영역의 색깔이 진해지고 연해지고를 반복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서 제품이 한층한층 쌓여가게 됩니다.

빠른 ‘속도’가 최고 경쟁력

MJF가 세상에 나온 2016년, HP의 3D프린팅 마케팅 디렉터인 알렉스 모니노는 MJF 프린팅이 “전통적인 CNC 밀링, 사출 성형 등 제조 방식보다 제조 시간 및 비용 측면에서 보다 경제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빠른 출력 속도는 MJF의 대표적인 강점으로 꼽힙니다. 도대체 얼마나 빠르기에 그럴까요?

물론 제품의 복잡성이나 크기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3D 프린팅 종류에 따른 인쇄시간을 비교하면 FDM > SLA > SLS > MJF 순으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합니다. HP에서 실시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동일한 시간 동안 동일한 부품을 생산한다고 가정할 때 △MJF(Multi Jet Fusion) 방식으로 1만2600개 △SLS(Selective Laser Sintering) 방식으로 1000개 △FDM(Material Extrusion) 방식으로 460개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정교하고 복잡한 형상 ‘OK’, 한번에 여러 제품 출력 가능

3D 프린팅은 여타 가공방식에 비해 복잡한 모양의 제품을 제조하는 데 있어 유리합니다. 아래 사진처럼 빈 공간이 많은 제품은 사출로는 표현하기 어렵지만 3D 프린팅에서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구현이 가능합니다.

 

(사진=프로컴정보기술)

 

특히 MJF 방식은 소재가 사람 머리카락 수준 크기(PA-12는 0.06~0.08mm)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섬세한 구조의 표현이 가능하고, 별도의 조립 과정 없이도 완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미세한 가루를 쌓아서 제품을 한층한층 만들기 때문에 위 사진처럼 부품 속에 부품이 들어간 구조의 제품도 한 번에 출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제품 양산시에 큰 이점을 가집니다. 부품을 하나하나 생산한 뒤 수작업으로 접합하는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프로컴정보기술)

 

제품 양산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방식인 금형사출의 경우 제품의 디자인이 조금만 달라져도 사실상 금형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에 비해 3D 프린팅은 제품을 만들 때 설계도 이외에 별도로 필요한 작업이 없습니다.

특히 MJF 방식은 한층씩 쌓아가는 파우더 베드형으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한 베드 안에 여러 제품을 담을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빈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한 번에 여러가지 제품을 출력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시간과 비용은 절감됩니다.

 

중국 장인의 조각품을 프린팅한 사례. 사이즈는 35x35x40mm (사진=프로컴정보기술)

 

위 사진은 수 년에 걸쳐 완성된 조각품을 MJF 프린터로 짧은 시간에 완성한 사례입니다. 16시간 만에 동일한 형태의 제품 280개를 제조한 사례를 보여줍니다. 중국의 한 조각 장인이 수 년에 걸쳐 구 안에 구가 담긴 형이상학적 형상의 조각품을 만들었는데, MJF 프린팅으로 이를 16시간 만에 280개나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채우기 밀도 조절로 비용 절감 

제품 강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재료를 ‘덜’ 채운다면 출력 시간은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보통 FDM 3D 프린팅 방식에서는 이처럼 채우기 밀도를 조절해 출력 시간을 줄입니다.

 

( 사진=프로컴정보기술)

 

실제로 정육면체(40x40x40mm³)를 FDM 방식으로 각각 채우기 밀도 100%, 채우기 밀도 20% 수준으로 출력한 실험에서는 100% 밀도에서는 △제작 시간 12시간 30분 △무게 65g 이었고, 20% 밀도에서는 △제작 시간 2시간30분 △무게 18g 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작 시간은 5배, 무게는 3.6배나 차이가 난 것이죠.

MJF 프린팅에서도 이와 같은 채우기 밀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다만 MJF 방식에서는 채우기 밀도를 조정한다고 해서 작업 시간이 절감되지는 않지만 재료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MJF의 경우 소재 자체의 비용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밀도를 조절해 재료를 덜 쓰면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장기모형 등 의료용 제품 활용도 높아 

 

(사진=saratech.com)

 

MJF는 섬세한 표현이 필요한 의료 분야 제품에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위 사진은 심장과 혈관을 표현한 인체 장기 모형입니다. 복잡한 수술을 앞둔 경우 의료진이 MJF로 만든 인체 장기 모형을 활용해 수술 준비를 한다고 합니다. 컬러 인쇄도 가능한 MJF는 정맥과 동맥을 다른 색깔로 표현하여 육안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특히 어른보다 장기가 작은 어린이 환자들을 수술하는 경우에 인체 장기 모형이 많이 활용된다고 합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어린이 병원인 Rady Children’s Hospital에서는 의료진들이 수술을 연습하기 위해 환자의 심장을 3D 프린팅한다고 합니다. 이 병원에는 3D 프린팅 기술을 연구하는 혁신 연구소가 따로 있다고 하니, 앞으로 의료 분야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듯합니다.

의료 보조기를 제작할 때도 MJF는 활용도가 큽니다. 환자의 신체 구조에 정확하게 맞고,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보조기를 만들 때에 MJF 프린팅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목을 삐었을 때 착용할 보조기를 만드는 경우, MJF 프린팅으로 환자의 손목 사이즈를 고려한 보조기를 설계해 빠른 시간 안에 제작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MJF 방식의 3D 프린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출력 속도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은 MJF 프린팅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보세요.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에는 전문성 있는 MJF 프린팅 업체들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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