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알못’의 제조공법 탐험기] ‘헤어 드라이어’편

안녕하세요! 캐파(CAPA)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팀벤처스 콘텐츠팀의 엘라입니다. 
‘제조 알못의 제조공법 탐험기’는 제조 문외한인 제가 제조에 대해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기획한 콘텐츠입니다. 우리가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몰랐던 일상 속 생활용품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소개하는 제조공법 탐험기, 오늘은 일곱 번째 순서로 헤어 드라이어를 만드는 제조 공정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오픈런' 대열에 합류한 헤어 드라이어, 어떻게 만들까

최근 평일, 주말 구분할 것 없이 아침마다 백화점을 비롯한 각종 쇼핑몰 입구를 향해 부리나케 뛰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처럼 말이죠. ‘오픈런’이란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주로 고가의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부리나케 달려가더라도 대개 돌아오는 건 ‘품절’됐다거나 제품을 받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니 대기 명단에 올려주겠다는 제안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렇게 오픈런 경쟁이 치열한 제품 중에는 의외의 제품도 끼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헤어 드라이어’인데요, 저의 지인도 세간에 화제가 된 헤어 드라이어를 사기 위해 오픈런을 불사했건만 매장 직원으로부터 ‘3개월 후에 입고 예정이니 대기 명단에 연락처를 적고 가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금테를 두른 것도 아니고, 그깟 드라이어가 얼마나 대단하길래’하고 혀를 ‘쯧쯧’ 차다가 불현듯, ‘드라이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저의 제조 ‘알못’ 레이더에 헤어 드라이어가 포착된 것이죠. 

외관은 금형사출, 재료는 ABS가 일반적

대부분의 헤어 드라이어 외형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집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대부분의 공산품이 그렇듯, 헤어 드라이어의 케이스 또한 사출성형 방식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이전 제조 알못에서도 설명했듯이 사출성형은 고열에도 형태가 변형되지 않는 금형에, 가열을 통해 액체 상태로 만든 열가소성 플라스틱 소재를 투입해 형태를 만들어내는 제조 방식입니다. 헤어 드라이어 케이스의 경우 보통 사출성형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재료인 ABS 수지가 사용되는데요, ABS 수지는 투명하기 때문에 보통 후처리 작업을 통해 색을 입히게 됩니다. 
제가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헤어 드라이어도 그렇고 동네 목욕탕을 비롯한 공공장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헤어 드라이어 대부분이 대부분 플라스틱 사출성형 방식으로 외관을 만든 제품일 겁니다. 

드라이어의 3요소 팬, 모터, 바이메탈

헤어 드라이어는 부피가 그다지 크지 않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부품이 들어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필수 부품을 꼽으라면 먼저 바람을 만들어내는 장치인 ‘팬’과 팬을 움직이는 장치인 ‘모터’, 그리고 고온부터 냉풍까지 다양한 바람을 만들어내기 위해 온도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인 ‘바이메탈’ 등이 있습니다. 
헤어 드라이어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이와 같은 부품들이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드라이어 내부에 먼저 이러한 필수 장치들을 적절히 배치하고 바람이 잘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송풍구와 전기 코드와 이어지는 각종 전선들이 모여있는 손잡이 부분을 조립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헤어 드라이어의 모습이 갖춰집니다.

이중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한겨울에 젖은 머리를 찬공기에 내맡긴 채 출근하다 머리에 고드름이 생기는 불상사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기 배선 등이 얽혀 있다 보니 헤어 드라이어는 대부분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직접 조립한다고 합니다. 겉이 매끄럽다 보니 당연히 기계로 한번에 찍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헤어 드라이어의 내공을 알아보지 못한 점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참고로 헤어 드라이어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대개 내부에 장착된 ‘모터’를 어떤 제품을 사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합니다. 고급 사양의 모터를 사용할수록 자연히 드라이어의 가격이 올라가게 됩니다. 요즘 소위 ‘오픈런’을 뛰게 만드는 그 회사의 헤어 드라이어가 그토록 고가에 팔리는 것도, 특이한 디자인 때문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만든 최고급 모터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헤어 드라이기의 금형 (사진 출처: 마츠우라 LUMEX AVANCE-25로 가공한 금형 홍보 사진)

아마 제조 ‘알못’ 시리즈를 기획하지 않았다면 매일같이 사용하는 헤어 드라이어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궁금해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저 선풍기 날개 돌아가듯 안에서 모터가 돌아가나 보다 하고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제가 손으로 집는 헤어 드라이어 외관이 사출성형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생각 같은 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겁니다. 오픈런까지 해가며 구입하려 해도 손에 넣기 힘든 고급 헤어 드라이어도 속을 뜯어보면 결국 드라이어의 기본 작동 원리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비록 인터넷쇼핑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저희집 헤어 드라이어도 아직은 제법 쓸 만합니다. 오늘따라 저희집 헤어 드라이어가 더 짠하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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