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 가이드] 계약서 시리즈_② 계약의 명칭과 해석

안녕하세요. 정호석 변호사입니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검토할 때 계약서의 명칭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계약서의 이름을 가지고 계약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하는 경우인데요. 이는 계약서의 내용을 실제와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게 만들거나 계약의 목적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조항이 있는데도 못 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얼마 전, 모 게임업체가 해외업체에 퍼블리싱(publishing) 업무를 의뢰하는 계약을 체결하고자 해외업체로부터 받은 계약서 초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실제로 계약서 초안을 살펴보니 그 내용이 퍼블리싱 계약이라기보다는 개발 도급계약의 성격이었습니다. 지적재산권의 귀속, 수익 분배와 관련된 불합리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검토 결과를 의뢰인인 게임업체 대표님에게 알려 드리고, 실제로 해외업체와 어떤 내용의 업무를 진행하기로 한 것인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의뢰인은퍼블리싱 조건만 정했을 뿐 다른 내용에 대해선 논의한 적이 없다. 당연히 해외업체는 퍼블리싱 권한만 가진다고 생각했다. 계약서 이름이 ‘Publishing Agreement’인데 어떻게 그런 조건들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이냐며 깜짝 놀랐습니다.

계약서의 명칭은 계약서 해석을 하는데 참조사항이 될 뿐이고, 계약서 내용을 결정하는 것은 명칭이 아닌 실제 규정이라는 점을 잘 몰라 발생했던 해프닝입니다.

이 사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양해각서(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생각해 별 부담 없이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법원은 양해각서의 의의 및 법적 구속력에 대해 아래와 같은 입장입니다.

“양해각서란 계약을 최종적으로 체결하기 전까지 당사자 사이에 협상에 관한 내용이나 합의내용의 골격을 작성하는 문서로서, 종래 법적 구속력이 없는 형태로 체결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중략) …이와 같이 양해각서는 체결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에서부터 강한 법적 구속력을 지니는 것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니는 것이 가능하고, 당사자의 경제적 지위나 능력, 협상력, 법적 쟁점에 대한 검토능력이 대등하다면 이는 법원의 후견적 간섭이나 보호가 필요한 영역이라기보다 당사자 사이의 사적 자치의 영역으로서 당사자 사이의 합의는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2012. 6. 14. 선고 2011나26010판결)

즉, 양해각서라고 해서 반드시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볼 수 없고, 양해각서 상의 문언, 체결 과정 및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양해각서를 체결할 일이 있다면 양해각서 상에 ‘양해각서 규정의 법적 구속력을 인정한다’거나 ‘인정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양해각서를 어떠한 목적으로 체결하려고 하고, 그 체결 과정에서 어떠한 협의를 했는지 고려해 당초 의도한 바와 달리 해석될 여지는 없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계약의 명칭은 해당 계약의 대략적인 성격을 규정하는 정도로만 이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나치게 이름에만 주파수를 맞추면 같은 내용의 계약서를 놓고 혼자만 달리 해석하고 사인하는 ‘눈 먼 계약’을 체결하실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모쪼록 제 지식과 경험이 회사를 운영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회사를 우뚝 세우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스타트업에 특화된 경영지원 서비스 보기

[작성자] 법무법인 세움 정호석 변호사 /
https://www.rocketpunch.com/@hoseok.jung
[출처] 법무법인 세움 / http://blog.naver.com/seumlaw/220420553875

[법무 가이드] 양해각서(MOU) 구성항목 5가지, 그리고 주의사항

안녕하세요. 정호석 변호사입니다.

다른 회사와 공동 수행 업무를 논의하려고 할 때, 투자 협상 시작 단계에서 상대방 회사가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할 때, 이미 합의된 일부 중요한 사안을 다른 내용 협의 전에 확인 받고자 할 때, 어떤 방법을 사용하면 좋을까요?

이럴 때 체결하는 것이 바로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양해각서입니다.

양해각서란정식계약 체결 전에 합의한 내용을 기록한 문서를 뜻하며, 특별한 경우 외에는 법률적 구속력을 가지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이특별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해당 합의서가 법률적 구속력을 가지는지 여부는 문서의 명칭이 양해각서인지 아닌지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라, 전반적 문언의 내용, 취지, 체결 동기와 경위, 체결 이후의 정황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3. 29. 선고 2011가합71280판결).

그러므로 법률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고 싶다면, 별도로법률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고 명문으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비밀유지의무, 배타적 협상 기간, 유효 기간 등에는 구속력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MOU는 주로 (i) MOU 체결 목적, (ii) 현재까지의 합의 내용, (iii) 성실한 협의의 진행, (iv) 비밀유지의무, (v) 배타적 협상 기간 및 유효 기간 등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체결 목적에는 현재 논의하고 있는 사업 및 MOU 체결의 취지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기재를 하게 됩니다.

현재까지의 합의 내용에는 MOU 체결 시점까지 당사자들이 합의한 내용을 간략하게 기재하고, 성실한 협의의 진행과 관련해서는당사자들은 본 계약 체결 시까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협상에 임하겠다는 내용을 기재하게 됩니다.

MOU 체결 사실 및 그 내용에 대해 다른 사업자에게 비밀로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비밀유지의무에 대한 조항을 두기도 합니다.

배타적 협상 기간 조항 MOU의 유효 기간 동안에는 다른 사업자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를 하지 않고, MOU 상대방과만 사업에 대해 논의한다는 내용이 들어갑니다. 이는 성실한 협의의 진행에 대한 세부 항목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상대방과 독점적으로 협의할 권한을 갖겠다는 의미로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앞서 설명 드린 바와 같이 MOU는 법적 구속력 없이 합의된 내용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MOU 체결 전에는 해당 MOU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오해해 섣불리 비용이나 매출 항목을 설정하거나, 반대로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오해해 성급하게 MOU를 체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모쪼록 제 지식과 경험이 회사를 운영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회사를 우뚝 세우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스타트업에 특화된 경영지원 서비스 보기

[작성자] 법무법인 세움 정호석 변호사 /
https://www.rocketpunch.com/@hoseok.jung
[출처] 법무법인 세움 / http://blog.naver.com/seumlaw/220344774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