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으로 살아가는 엉뚱한 개발자, 권정혁

여태까지 개발자 인터뷰를 진행하며 “다른 어떤 개발자가 궁금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70% 확률로 같은 이름이 나왔습니다. ‘xguru’라는 닉네임으로 알려진 권정혁 레진엔터테인먼트 CTO시죠.

개발자들에게 기술을 전도하고 소통하는 디벨로퍼 에반젤리스트로 유명하신 권정혁님을 만나기 위해 레진엔터테인먼트에 찾아갔습니다.

이름 혹은 닉네임: 권정혁 , 구루 / xguru
위치: 서울
직업, 소속: 레진엔터테인먼트 CTO
내 모바일 기기: 아이폰 5S, 넥서스5
블로그 주소: http://xguru.net

신림동 캐리: 안녕하세요.
권정혁: 안녕하세요.
신림동 캐리: 저번에 레진엔터테인먼트 인터뷰 왔을 때도 그렇고 프라이머 데모데이에서도 그렇고 가끔 뵈었었죠.
권정혁: 네, 기억나네요.
신림동 캐리: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매우 놀랐습니다.
권정혁: 아니, 왜요?
신림동 캐리: 왠지 무서웠어요. 아무튼 인터뷰 시작한다.
권정혁: 아… 알았다.

신림동 캐리: 일단 많이들 궁금해하시는 닉네임부터 여쭈어보겠다. 왜 xguru인가?
권정혁: Guru는 산스크리트어로 ‘빛’을 뜻하며 어둠에서 길을 인도하는 존재, 큰 지식을 가진 스승님을 지칭한다. xguru에 내가 붙인 x는 부정의 x와 모든 것의 x가 동시에 담겨있다.
신림동 캐리: 그러고 보니 나한테 왜 신림동 캐리냐고 물으시는 분이 많은데 마침 레진코믹스에 오니까 기억난다. 예전에 레진님과 드라마 ‘SEX AND THE CITY’ 패러디하며 드립 치다가 나온 별 의미 없는 필명이었는데 이렇게 계속 쓰게 될 줄 몰랐다. 알았으면 좀 더 신중하게 보기 좋고 듣기 좋은 이름을 고민했겠지. 근데 그러고 보면 레진님의 Lezhin도 아무 뜻 없지 않나?
권정혁: 나도 궁금해서 레진이 뭐냐고 물어봤는데 그냥 어감이 좋아서 아무 생각 없이 선택한 거라더라.
신림동 캐리: 얼마 전에 레진님이 인생에 대한 명언을 남기셨다는 소식을 트위터에서 듣고 ‘레진 후회’를 네이버에 검색했더니 ‘치과에서 레진을 권해서 그걸로 했는데 후회합니다.’ 같은 거나 뜨더라.

그렇습니다. 신림동 캐리고 레진이고 별 의미 없습니다.

신림동 캐리: 한국 IT계에서 적어도 개발자치고 권정혁님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권정혁: 에이, 많을걸.
신림동 캐리: 나만 해도 국어국문학과 전공에 IT와 상관없는 회사에 다닐 때부터 권정혁님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트위터에 가입하면 막 이 사람 팔로우하라고 자꾸 추천하더라고! 농담이고 IT 분야에서 신기술을 분석하고 전파하시는 걸로는 거의 독보적이지 않으신가.
권정혁: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하다.
신림동 캐리: 전 KTH 기술전략팀 팀당으로 일하실 때 운영하시던 기술 공유 블로그(http://dev.paran.com)에 자주 갔었다. 트위터도 그렇고 개인 블로그도 그렇고 그렇게 많은 양의 IT 정보를 어떻게 다 찾아보고 정리하는가?
권정혁: 딱히 노하우라고 할만한 것은 없는데…. 우리 집에는 TV가 없다. 신문도 구독 안 한다. 그래서 모바일과 웹으로 기술 뉴스 읽는 게 내 취미 생활이다. 일하거나 자는 걸 제외한 대부분의 깨어있는 시간에 기술 관련한 약 700개 정도의 해외 블로그를 읽는다. 그중에서 중요하고 관심이 가는 정보는 즉시 트위터에 140자로 정리해 올린다. 예전에는 따로 보관했었는데 그렇게 모아두니 나 자신도 안 보게 되더라. 성격상 그때 그때 바로 흡수하지 않으면 내 것이 되기 힘들다.

신림동 캐리: 그래도 회사 다니랴 하루 700개 블로그 읽으랴 바쁘실 텐데 잠은 얼마만큼 자고 주로 언제 일하시는가?
권정혁: 솔직히 잠이 별로 없는 편이다. 보통 4시간에서 4시간 30분 정도 자면 충분하다.
신림동 캐리: 난 하루에 기본 10시간 자는데!
권정혁: 새벽 3시 근처에 자고 아침 8시 정도에 일어난다. 가능하면 아침 출근 전에 운동하고, 11시경까지 출근해 일하다 새벽 1~2시에 퇴근한다.

내가 요즘 개발자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느낀 게….

존나 열심히 안 하면 안될 거 같애.

근데, 우리는 열심히 안 하잖아. 우린 안될 거야. 아마.

신림동 캐리: 그럼 일하지 않을 때 다른 건 무얼 하나?
권정혁: 일하지 않을 땐 주로 기술 뉴스를 챙겨보지만… 아무래도 레진코믹스에 있으니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만화를 찾아보게 된다. 레진코믹스 만화는 기본이고 다른 곳에서도 찾아본다. 그리고 레고를 좋아해서 레고 관련 정보를 찾고 싸게 구입하고 선별해서 천천히 만든다.
신림동 캐리: 왜 천천히 만드나?
권정혁: 집이 좁아서 많이 둘 수가 없어서 최대한 천천히 만들어 구입 텀을 길게 만든다.
신림동 캐리: 예상하지 못했던 이유인데….

신림동 캐리: 근데 레고를 많이 둘 수 있는 큰 집에 이사 가려면 연봉 많이 주고 안정적인 대기업에 계속 다니시는 게 좋지 않나?
권정혁: 1997년부터 삼성전자나 KTH 같은 대기업을 비롯해 중소기업, 벤처까지 다 거쳤다. 그러다 작년에 KTH를 나오면서 레진님을 만났는데 레진님이 뜬금없이 “만화 좋아하세요?”라고 묻는 거다.
신림동 캐리: 거기에 권정혁님이 “저희 집이 만화가게였습니다.”라고 하신 건 요즘 스타트업계 전설 아닌가.
권정혁: 전설까지야…. 아무튼 콘텐츠에 안목이 있는 레진님이 계시고 거기에 기술력이 합쳐진다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날 밤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뛰고 설레어 잠을 설쳤던 것 같다. 아내도 흔쾌히 ‘그동안 회사 다닐 만큼 다녔으니 너 하고 싶은 거 해라.’고 밀어줬다.
신림동 캐리: 훌륭한 아내시다. 다른 말이지만 사실 나도 레진코믹스 창립 당시에 레진님으로부터 스카웃을 받아 면접도 보고 그랬는데 ‘네이버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 만화를 사람들이 왜 돈 주고 볼까?’ 하면서 탐탁지 않아 거절했었다.
권정혁: 그런가? 난 듣는 순간 성공하겠다는 감이 왔었다. 만화라는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 거기에 기술을 같이 녹일 수 있는 사람, 콘텐츠랑 기술을 다 아는 사람이 만났으니 자신감도 들더라.
신림동 캐리: 될 놈은 된다던데 난 안될 놈인가 보다. 아, 내 주변에 레진코믹스 데뷔가 목표인 꿈나무 웹툰 작가가 있는데 연재 선발 기준이 뭐냐고 묻더라.
권정혁: 웹툰 선정은 레진님 몫이다. 나는 관여하지 않는다. 가끔 레진님이 ‘그거 어때요?’라고 하면 개인적인 코멘트 던지는 정도다.

신림동 캐리: 아무튼 레진님은 볼 때마다 무럭무럭 살쪄가시고 레진코믹스가 잘 된다는 게 확 느껴진다.
권정혁: 레진코믹스가 잘 먹이는 것도 있지만 레진님이 살찌는 건 혼자 맨날 술을 마셔서다.
신림동 캐리: 그러고 보니 레진코믹스가 직원들 정말 잘 먹인단 소문을 들었다.
권정혁: 끼니마다 밥값 제한이 전혀 없다. 전 직원에게 체크 카드를 줘서 원할 때 쓰게 한다.
신림동 캐리: 와우!
권정혁: 게다가 사무실에 다양한 먹을거리를 늘 채워둔다. 당이 떨어지면 머리 회전 안되니까.
신림동 캐리: 와우!

레진코믹스에서 살찌는 것은 죄가 아니라고 합니다.

신림동 캐리: 권정혁님이 개발자로서 많은 소통을 하셨던 만큼 레진코믹스 내부에서부터 개발자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실 것이라는 기대가 많고 또 실제로 업계에 ‘레진코믹스는 개발자 대우가 좋다더라.’하는 소문이 파다하다.
권정혁: 그런 소문이 돈다니 매우 뿌듯하다. 개발자가 다른 일에 신경 안 쓰고 우리 만화 서비스 만드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매출이 없는 회사의 경우는 외주도 하고 여러 가지를 신경 써야 하는데, 레진코믹스는 다행히 우리 서비스에만 매진할 수 있다. 개발자 입장에서 내가 생각하고 기획한 것을 직접 만드는 것만큼 즐거운 게 없는데,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화 서비스에 미쳐서 그걸 개발할 수 있다는 게 레진코믹스의 최고 장점이지 않을까? 그리고 복지 관련해서는 내가 중소기업, 벤처, 대기업 등을 다 거치면서 좋았다고 느끼는 점을 모아서 만들어봤다. ‘내가 회사에서 대우받는다는 느낌’이 드는 것에 초점을 뒀다.
신림동 캐리: 넌 소중하니까요?
권정혁: 그렇다. 레진코믹스의 직원은 소중하다. 현시점에서 살 수 있는 최고의 머신을 주고, 주변 장치 또한 요청하면 다 사준다. 월 10만 원 정도의 자기 계발비가 있으며 출퇴근 시간 제한도 없다.
신림동 캐리: 우리 회사도 출퇴근 시간 제한이 없고 많은 스타트업이 그렇지만 개발자는 결국 야근을 하거나 밤새는 일이 허다하더라.
권정혁: 이상하게 개발자들이 새벽에 집중하는 성향이 많긴 하다. 그리고 레진코믹스는 요즘 우리 서비스가 잘 되는 것에 다들 흥분해있는 상태다. 매일 레진코믹스의 매출을 전체 공지한다. 그걸 보면 내가 일한 것이 그대로 반영되고 또 더 잘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다. 신림동 캐리님은 그런 물살을 느껴본 적이 있나?
신림동 캐리: 알 것 같다.
권정혁: 그런 때는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일이 재미있고 안달이 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집에 가라고 해도 개발자들이 자처해 남아있곤 한다.

신림동 캐리: 권정혁님은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늘 새로운 기술을 전파해오셨는데 현재 레진코믹스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새로운 개발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권정혁: iOS / Android 모바일 앱 2.0 버전을 만들고 있다. 2.0 버전에서는 다양한 점이 개선될 것이다. 일단 네이티브로 개발이 된다. 그리고 레진코믹스에서 제공하는 만화가 더 많아진 만큼 만화를 쉽게 발견하고 더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점에 고민하며 만들고 있다.

신림동 캐리: 자, 그럼 레진코믹스는 살짝 내려두고 권정혁이라는 개발자에 다시 포커스를 맞추자. 최근에 공부하고 있는 것은?
권정혁: 요즘 회사에서 담당하는 업무가 Lean Analytics 와 Google AppEngine이다. 그래서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 기법, 그걸 시스템 내에 구현하기 위한 인프라 기술을 주로 보고 있다.

신림동 캐리: 어떤 소프트웨어와 도구 없이는 살 수 없다?
권정혁: 딱히 특정한 도구를 아주 선호하거나 하지는 않는데… 요즘은 SublimeText 에디터를 가장 많이 쓴다. 그리고 예전에는 RSS 리딩을 위해 Reeder를 썼는데 요즘은 Feedly로 바꿨다.
신림동 캐리: 그럼 이 어플 없이는 내 생활이 훨씬 불편했을 것이다 하는 건?
권정혁: Tweetbot과 Reeder.

신림동 캐리: 최근에 읽은 개발에 대한 인상적인 책은?
권정혁: 최근에 개발에 대한 책을 읽은 게 별로 없어서… 그냥 근래에 본 책 중에선 이 가장 재미있었다.

신림동 캐리: 후배 개발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사이트는?
권정혁: 첫 번째로 http://littlebigdetails.com이다. 개발 사이트는 아닌데, 이런 것을 자주 보는 게 개발자로서의 주가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http://highscalability.com인데 개발 관련 사이트 중에서는 꽤 높은 수준의 내용과 뉴스를 다루기 때문에, 개발자가 챙겨봐야 하는 사이트다.

신림동 캐리: 최근에 구매했던 것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건?
권정혁: 레고 10230 미니모듈러.
신림동 캐리: 천천히 만들고 계신가?
권정혁: 물론이다.

신림동 캐리: 호감이 가는 IT 회사는?
권정혁: 엄청난 기술 기반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Netflix! 레진코믹스의 롤 모델이다. 넷플릭스가 창업한 지 17년 만에 저 위치에 올라갔는데, 우리는 절반 이하의 시간으로 그 위치에 올라 가보려고 한다.
신림동 캐리: 어떻게 보면 요즘 표현으로 패기가 넘친다고 해야 하나… 그럼 나 스스로 개발자로서 점수를 매기면?
권정혁: 100점 만점에 70점. 평균이 50~60점이라면 평균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그럼 본인은 어떤 개발자라고 생각하시는지?
권정혁: 내 블로그에 스스로 ‘엉뚱한 개발자’라고 써놨다. 그냥 엉뚱한 것을 만들어내길 좋아하고, 엉뚱하지만 누군가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뭔가를 개발하는 걸 좋아하는 개발자다. 엄청난 코딩 실력을 갖췄다기보다는 결과를 빠르게 잘 만들어내는 개발자라고 생각한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에게 재능이 얼마나 차지한다고 생각하는가?
권정혁: 재능이 중요하긴 하다.
신림동 캐리: 중요하긴 한데?
권정혁: 근데 그게 가장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나도 나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이렇게 살아오고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질은 호기심이다.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빠져들 때 열정이 생기고, 그 열정으로 디테일까지 고려하고 채우게 될 때 개발자로서의 경쟁력이 생기더라.
신림동 캐리: 모 세미나에서 ‘닭튀김 수렴공식’이 들어간 슬라이드를 발표하셨는데, 아직도 한국 개발자의 끝은 치킨집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아니 요즘은 카페인가?

권정혁: 예전에 올렸던 ‘닭튀김 수렴공식’ 슬라이드가 계속 회자되던데, 나는 그 공식을 검색엔진 최적화(SEO)라는 기술을 알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했던 것이라는 걸 이 자리 빌어 외치고 싶다. 국내에서 호호백발 개발자가 없는 이유는 경험 많은 개발자가 창업해서 그 회사의 오너/대표로 남아 있는 IT 기업이 국내에 많이 없기 때문일 거다. 경험 많은 개발자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기 어렵거나, 인정하게 되더라도 매니저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이제 조금씩 개발자가 활동하기 좋은 그런 회사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런 개발자들이 오너/대표가 되는 상황이 나오면 앞으로 점점 한국에서 개발자로서의 커리어와 삶의 질이 더 좋아질 거라 본다. 다른 이야기지만 레진코믹스도 평균 연령이 38세다. 10년 차 개발자가 막내!

사무실에서는 맥북 프로 레티나와 27인치 모니터를 쓴다.
스마트폰은 아이폰5S와 넥서스5가 있다.

좌측에 2011년형 맥에어가 한 대 있는데, 예전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통째로 들이부어서 고장 났다.

근데 한참 묵혀뒀더니 혼자 부활하셨다. 충전은 안 되는데 전원을 꽂으면 사용할 수 있더라.

요즘은 맥 예전 OS용을 세팅해 회사 머신과 같이 쓴다.

성숙한 어른의 눈높이에 맞춰, 레진코믹스

 

요즘 업계에서 가장 핫한 스타트업은 단연 ‘레진코믹스‘가 아닐까요.

오픈하기도 전에 페이스북 티저 페이지의 ‘좋아요’ 버튼이 1.4만 번 눌렸고,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 5위까지 차지했습니다.
이틀 만에 구글플레이 만화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요.

 

많은 분이 레진코믹스는 과연 어떤 회사일지 궁금해하실 텐데요.
그래서 로켓펀치의 신림동 캐리가 인터뷰어로 레진코믹스를 방문했습니다.

 


레진코믹스 사무실은 여타의 스타트업 사무실처럼 분주하고 열정이 넘치는 분위기였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곳곳에 만화 포스터가 붙어있다는 것인데요. ‘성숙한 독자를 위한 어른의 만화 서비스’라는 레진코믹스에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신림동 캐리: 오랜만이다.
레진: 작년 겨울에 만난 이후 오랜만에 뵙는 것 같다.
신림동 캐리: 사장님이 되시더니 살이 좀 찌셨다. 레진코믹스 잘 되나 보다.
레진: 혼자 고시원 살면서 1일 1맥주 했더니 살이 좀 쪘다.

신림동 캐리: 내 주변에서 레진코믹스로 난리다. 좀 실감하나?
레진: 얼마 전에 은행에 통장 만들러 갔는데 은행 창구 직원분도 레진코믹스 아시더라.
신림동 캐리: 오!
레진: 근데 이름만 아시고 뭔지는 잘 모르시길래 바로 스마트폰에 앱 깔아드렸다.

 

신림동 캐리: 예전에 술 마시면서 서비스 이름을 ‘만화왕’으로 지으려고 하셨단 이야기를 하셨었다.
레진: 좋지 않나. 한 번 들으면 잊을 수도 없고.
신림동 캐리: 여러 가지 의미로 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레진코믹스’로 하셔서 다행인 것 같다.
레진: 처음에 만화왕을 비롯해 여러 이름을 놓고 고심했었다. 그러다 새벽에 고시원 방에 앉아 스티키 몬스터 랩의 부창조님이 만들어 주신 로고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lezhin.com+ics=lezhin.comics! 이건 하늘의 뜻이야!’하는 생각이 떠올라 이름을 결정했다.
신림동 캐리: 어쨌거나 만화왕 아니면 괜찮은 것 같다.

신림동 캐리: 레진 엔터테인먼트의 직원은 어떻게 되나?
레진: 대표인 나에다 CTO이신 구루님을 비롯한 개발자 3명과 디자이너, 비지니스 담당, 콘텐츠 담담 이렇게 총 7명이다. 사무실 평균 나이가 37살 정도로 경험 많은 분들이 모여있다.
신림동 캐리: 스타트업 치고는 구성원의 나이가 좀 많으신 편이다.
레진: 업계에서 경력을 쌓으신 분들과 일하는 걸 내가 선호한다. 그래서 그렇게 모셨다. 구루님을 비롯해 KTH에서 오신 분이 몇 분 계시고 네이버 라인에서 계셨던 분도 있다.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라 그게 레진코믹스 운영에도 크게 도움된다.
신림동 캐리: 일부러 경력자를 선호하는 것인가?
레진: 그렇다. 경력자를 선호한다. 보통의 벤처들과는 다르게 경력 있는 전문가 모임이기 때문에 레진코믹스가 더욱 잘 굴러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비스를 검토하는 레진님과 개발자분, 레진님은 ‘정통부가 싫어하는 유해 블로거’시니까 특별히 음란한 모자이크 처리해드렸습니다.

신림동 캐리: 개발 환경은 뭘 이용하나?
레진: 서버는 구글 앱 엔진을 이용해 JAVA로 개발하고 있다. 앱은 HTML5 기반의 하이브리드 앱이며 웹은 Java와 Python이 섞여있다.

레진: 레진코믹스 나오면 꼭 보겠다더니 유료 결제했나?
신림동 캐리: 나 아이폰이다.
레진: 빠져나갈 핑계가 다 있군.
신림동 캐리: 지금은 안드로이드 앱만 있는데 아이폰용 앱은 언제 나오나?
레진: 7월 둘째 주 정도에 나올 예정이다. 데스크톱에서도 볼 수 있도록 웹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나오면 꼭 유료 결제해라.

레진: 이번에 전원 맥북으로 바꿨다.
신림동 캐리: 왜 맥북인가?
레진: 직원분들이 원하시길래 쿨하게 바꿔드렸다. 직원분들이 원하시는 업무 환경에 최대한 맞춰드리려고 한다.

 

레진: 맥북을 사고서 제일 먼저 한 짓이 유튜브로 걸스데이의 ‘여자 대통령’ 뮤직비디오를 본 거다.
신림동 캐리: 아, 잡스횽.
레진: 걸스데이의 ‘여자 대통령’ 뮤직비디오를 보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했다.

 

레진코믹스의 독특한 사내 문화인 하루에 1시간 만화 보기!

 

 

신림동 캐리: 특이한 사내 문화가 있다고 들었다. 하루에 만화 1시간 보기라고?
레진: 그런 제도가 있다. 그리고 ‘하루에 30분 코딩 배우기’도 있다.
신림동 캐리: 개발자 아닌 사람들에게 코딩을 가르친다고?
레진: 모바일 기술을 토대로 한 회사니만큼 코딩의 중요성을 느끼고 생활에서 코딩 배우기를 실천하려고 한다. 일이 바빠서 처음의 계획만큼은 진도가 안 나가지만 그래도 일단 레진코믹스의 사내 문화 중의 하나다. 덧붙힘으로, 우린 만화가와 개발자가 행복한 회사를 만드려고 노력 중이다.

신림동 캐리: 바쁘다 바쁘다 하시는데 그렇게 바쁜가?
레진: 그렇다. 솔직히 레진코믹스는 일이 많고 바쁜 회사다. 그런만큼 업계에서 높은 수준의 연봉이나 업무 환경에서의 쾌적함을 드리는 걸 우선으로 삼고 있고 노력 중이다. ‘벤처니까 라면만 먹고 만들어야지.’ 같은 건 피하려 하고 있고, 최대한 업무량만큼 대우해드리고 싶다.

 

일 많은 레진코믹스 사무실의 자랑인 커피 머신입니다.
손수 직원분에게 카푸치노를 만들어주시던 구루님은 레진코믹스의 바리스타!

 

신림동 캐리: 네이버 가면 무료로 만화 볼 수 있다. 근데 대체 어쩌려고 레진코믹스 만들었나? 사람들이 미쳤다고 하지 않던가?
레진: 나도 굉장히 고민 많이 했다.
신림동 캐리: 네이버에서 공짜 만화 잘 보던 사람들이 왜 결제를 하면서까지 레진코믹스에서 만화를 볼 거라고 생각했나?
레진: ‘한국 사람은 콘텐츠에 돈 안 쓴다.’라고들 많이 말한다. 근데 내가 생각하기에 그건 아니었다. 주말에 영화관 가봐라. 사람이 얼마나 그득한가. 언젠가 내 친구놈 하나가 매달 웹하드에 몇만 원을 쓰길래 ‘토렌트에서 다운 받으면 무료인데 왜 여기에 몇만 원 쓰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걔가 하는 말이 ‘귀찮아서.’였다. 그때 깨달았다. 한국 사람들은 콘텐츠에 돈을 안 쓰는 게 아니라 콘텐츠를 사고 즐기는 과정에서 귀찮아지는 걸 싫어한다. 양질의 콘텐츠를 위해 돈을 쓸 준비는 얼마든지 되어 있다는 게 내 판단이었다. 그래서 진짜 재미있는 만화를 준비하고 쉽게 결제해서 편하게 볼 수 있게 한다면 지갑을 열거라 생각했고 실제로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며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점차 가지는 중이다.

신림동 캐리: 레진코믹스의 최우수 고객층은 어떠한가?
레진: 아직 리퍼러 기능이 안정화되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여성분들이 많이 들어오신다. 그래서 여성분들이 즐길 수 있는 순정 만화 쪽의 콘텐츠를 더 늘려가는 중이다. 지금은 주 5일로 서비스하고 있는데 곧 주말에도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래서 더 많은 작가분을 찾고 있다.

신림동 캐리: 웹툰 작가를 목표로 하는 친구가 있다. 레진코믹스의 눈에 띄어 스카웃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있다면 뭔가?
레진: 야한 만화를 그려라.
신림동 캐리: 진심인가?
레진: 반 농담인데 야하고 재미있으면 좋다. 레진코믹스는 다른 어느 포털에서도 다루지 못한, 레진코믹스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만화를 선호한다.

신림동 캐리: 네이버 덧글란에 ‘레진코믹스 안 가게 해주세요.’라고 덧글 달리는 것을 보면 어떤가?
레진: 별다른 생각이 안 든다.
신림동 캐리: 알았다.

 

신림동 캐리: 사실 ‘레진’이라고 하면 정통부에게 블로그 짤린 걸로 유명한 한국의 대표적인 성인 블로거 아닌가.
레진: 그렇다.
신림동 캐리: 예전에 우리 둘 다 이글루스 할 때 레진님이 저한테 ‘저의 어릴 적을 보는 것 같습니다. 커서 저처럼 되실 것 같습니다.’라고 해서 ‘내가 크면 저렇게 된다고? 그럼 지금 죽는 게 낫지 않나?’하는 고민을 한 적도 있다.
레진: 나 말고도 사람들에게 ‘여자 레진’으로 불렸던 주제에 무슨 소린가.
신림동 캐리: 아무튼 새로운 사업을 하며 레진이라는 강한 캐릭터를 무슨 생각으로 정면에 내세웠는지?
레진: 나도 처음에 그걸로 좀 고민을 했다. 레진이라는 블로거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도 있고 또 레진코믹스라는 이름으로 가면 나 말고 다른 분들이 묻히는 기분이기도 했다. 그런데 같이 사업을 진행하시는 분들이 레진이라는 이름이 가진 인지도를 버리는 것도 아깝고 하니 안고 가자 하시더라. 그래서 별 문제 없이 레진코믹스가 됐다.

신림동 캐리: 레진코믹스의 최종적인 꿈은?
레진: 내가 아스카, 수지와 결혼하는 것이다.
신림동 캐리: 아스카는 알겠는데 수지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레진: 사실 레진코믹스의 목표는 내가 수지와 결혼하기 위함이다. 회사 이름도 ‘레진코믹스’가 아니라 ‘레진 엔터테인먼트’이지 않나.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아이돌을 키우고 장차 수지와 결혼하겠다.
신림동 캐리: 이렇게 말하면 나보고 어떻게 인터뷰를 수습하란 말인가.
레진: 그럼 ‘좀 더 재미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해두자.
신림동 캐리: 알겠다. 그렇게 쓰겠다. 아이폰용 레진코믹스 앱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레진: 꼭 유료로 결제해라.

현재 레진코믹스는 SNS에 친숙하고 만화를 좋아하는 소셜 미디어 담당자를 찾고 있습니다.
레진코믹스 채용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배너를 눌러 로켓펀치를 통해 응모해주세요.

 

레진엔터테인먼트

http://lezhin.com/

설립일 : 2013-04 / 지역 : 서울 강남구 / 직원수 : 7명
레진 엔터테인먼트는 ‘성숙한 독자들을 위한 프리미엄 만화 서비스’ 인 ‘레진코믹스’ 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훌륭한 만화 콘텐츠를 스마트폰, 타블렛, 웹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보실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블로그로 널리 알려진 레진이 대표로, KTH의 개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