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A 뉴스레터 69호] 좋은 관계를 원한다면?

건강한긴장

이번주 캐파 뉴스레터에서는,

섬세한 조직으로 살아남기 위해 ‘건강한 긴장’을 유지할 것을 제안하고,
CES 2023을 빛낸 캐파 고객사 5곳을 소개한 후,
메타가 3D프린팅 회사를 인수한 진짜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우리 모두 ‘건강한 긴장’을 유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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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인 빅데이터 전문가인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새해엔 “섬세한 조직, 세심한 인간이 살아남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에 기억해야 할 키워드 중 하나로 ‘건강한 긴장’을 제시했습니다.

돌아보면 그동안 우리나라의 조직문화는 소위 ‘아랫사람’만 일방적으로 긴장하는 문화였습니다. 사회생활의 축소판으로 여겨지는 군대가 대표적입니다. 잔뜩 얼어 있는 상태로 이등병 생활을 시작해 차츰 긴장의 강도를 낮춰가다 일말의 긴장감도 남아 있지 않은 ‘말년 병장’으로 군생활을 마감하게 되죠. 조직 내 긴장의 분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하후상박’인 셈입니다.

이처럼 긴장이 한쪽에 쏠려 있는 조직에서는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위에서 아무리 평등을 외치고 소통을 강조한다 해도 윗사람이 자신의 말을 긴장감을 가지고 듣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아랫사람들은 좀처럼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습니다.

생태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국립생태원의 초대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상호허겁’을 조직 관리의 근간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상호허겁이란 ‘서로가 상대를 적당히 두려워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최 교수는 이와 같은 상태가 “서로에게 예의를 갖추고 평화를 유지하게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을 주제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건강한 긴장이 없는 친구 관계가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드라마 속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피해자에게 어떤 짓을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는 걸 압니다. 가해자가 ‘사회적 약자’에게 아무런 긴장을 느끼지 않는 상태에선 상상하기 힘든 무자비한 폭력도 가능해집니다.

새해엔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처럼 가까운 사이에서도 조금씩 ‘건강한 긴장’을 유지하며 생활하는 것은 어떨까요. 한편에선 ‘이렇게까지 피곤하게 살아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올 법도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 긴장할 때 다른 한쪽에선 일말의 긴장감조차 느끼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 어느 순간 누군가는 ‘절망’하고 그런 관계를 단절하려 할지 모릅니다. 건강한 긴장은 관계의 단절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백신’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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