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피플 #1] 세 아이 아빠?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아요!

얼마전 “많은 스타트업은 대기업 경력직의 경험과 지혜를 필요로 합니다.“이라는 글을 포스팅 했습니다.

글에 정리한 제 생각은 제가 1년반 전쯤 했던 고민이었고, 최근 여러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소식을 보면서 저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선후배님들을 도와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실제로 이메일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계셨고, 2016년 5월 2일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인터뷰이의 신원 보호를 위해 ‘John’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본 인터뷰와 유사한 목적으로 뵙게 되는 분들을 임의로 ‘로켓피플’이라고 칭하려고 하며, 지금부터 [로켓피플 #1] John을 소개합니다.

R은 RocketPunch의 첫 글자를 딴 것이도 하고, 인터뷰어인 저의 영어이름인 Ryan의 첫 글자를 딴 것이기도 합니다.

J는 John의 첫 글자입니다.

[Summary]

John 경력 / 인적 사항

  • 8년차 Brand Marketing & Data Analyst
  • 우연히 첫 커리어를 외국계 유통회사에서 Data Marketer로 시작하여 기본적인 Query 등에 익숙하며 Excel에 능함
    (커리어를 시작하던 2008년 당시에는 Data Analyst라는 용어도 생소했고, 이 후 한국에 커머스 열풍이 불면서 요즘 잘나가는 C사에서 동료들을 다수 스카웃(?)하는 것도 보았음.)
  • 두번째 커리어는 모 신생 항공사에서 Brand Marketer로 일하여, 데이터 분석과 정성적 마케팅 모두에 능한 마케터가 됨
  • 최근 쌍둥이 출산으로 세 아이의 아빠가 되어 육아휴직을 할 기회를 얻게 되었고, 이를 커리어 전환의 계기로 삼으려 함

  • John이 바라는 포지션

  • Data Analyst, Data Marketer, Brand Marketer
  • 하루에 3~4시간 정도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스타트업에 필요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돕고자 함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스타트업에 대해 배우고 싶은 것이 주 목적)
  • 스타트업의 일을 하며, 스타트업에 적응하고 이 후 나의 서비스를 기획하고 런칭할 수 있는 역량을 쌓고 싶음
  • 왜 파트타임? 1년간의 육아휴직을 활용해 국비로 학원 수업을 수강하며 개발 지식을 쌓으려고 하며, 육아에 상당 시간을 할애하고 싶기에 파트타임을 원함
  • 관심있는 산업군은 여행(마이리얼트림, 프렌트립 등), O2O(헤이뷰티, 배달의민족) 등
  • [Intro]

    R : 반갑습니다.
    J : 블로그에 올리신 글 매우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제가 고민하고 있던 것을 그대로 풀어써주셔서 너무나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무턱대고 메일을 보냈는데 진짜 만나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R : 별말씀을요.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고 왠지 유사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조심스레 적어보았습니다. 용기내어 메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Stage 1.]

    R : 공유해주신 로켓펀치 프로필은 잘 보았습니다. 되게 훌륭한 커리어를 갖고 계시던데요? 요즘 스타트업이 탐낼 만한 커리어였습니다.
    J : 아닙니다. 의도치 않게 첫 커리어를 Data Marketer로 시작했고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그 회사는 매우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외국계로써 선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서는 실제 매장에서 Casher, 매장 관리, 적재 등의 업무도 하면서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웠고 그 이후에는 (랜덤으로) 팀 배정이 되서 우연히도 Data라는 것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개발자 분들이 기본적인 Query 문을 작성해서 줬고 Data Marketer들은 그 Query 문을 조금씩 변형해서 데이터를 뽑고, 하루종일 엑셀 돌리면서 원하는 데이터 추출하고 마케팅에 반영했습니다. 이 때, Teradata도 사용했고 엑셀은 질리게 썼습니다.

    [Stage 2.]

    R : 근데 왜 이직을 하시게 되셨나요?
    J : 처음엔 데이터를 갖고 여러가지 인사이트를 뽑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게 즐거웠는데, 점점 현장을 무시하고 숫자에만 집중하게 되는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같은 일을 더 오래하면 제 스스로 망가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숫자를 보지 않는 포지션으로 커리어를 바꾸려고 했습니다. 다행히 이직이 잘 되었고, 그곳에서 현재까지 또 다른 좋은 경험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R : Data Marketing과 Brand Marketing은 상이한 업무인데 적응하기 힘들지 않으셨어요?
    J : 맞습니다. 처음 6개월은 엄청 힘들었습니다. Brand Marketing은 정성적인 접근이 중요하고 전사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처음엔 갈피를 잡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적응 후에는 Data Marketer의 경험이 Brand Marketing 업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덕분에 중요한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Stage 3.]

    R : 어떤 프로젝트들을 수행하셨죠?
    J : 항공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FFP(Frequent Flight Program)이라고 합니다. 기존에 (엄청 후진) FFP 정책과 시스템을 리뉴얼하고 개발 외주까지 관리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FFP는 회사의 재무적 관점과 고객만족의 관점 사이에서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R : 오… 제가 쓰는 그 마일리지 프로그램이 John이 기획하신 것이었네요. 또 다른 프로젝트는요?
    J : CI 리뉴얼하는 프로젝트, 부가수익원을 다양화하는 프로젝트, 홈페이지 리뉴얼, 소셜 마케팅 진행 등 많은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성장세가 엄청난 신생 항공사였기 때문에 업무 측면에서는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부가수익원을 다양화하는 프로젝트는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에 직결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매우 많이 신경썼습니다.
    R : 어! 저도 그 항공사 발권 프로세스 몇 번 해봤는데, 그 때 봤던 그 시스템이 John이 기획하신 거였네요. 저는 안 낚이겠지만 어르신 분들은 많이 낚이겠다 싶었어요.
    J : 맞아요. 좌석운임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였다고 생각해요.

    [Stage 4.]

    R : 근데… 제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이 정도 경력과 능력이면 당장 일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매우 많을것 같은데요, 혹시 바로 일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J : 아, 말씀은 감사합니다. 근데 태어난지 얼마 안된 둘째와 셋째와 많은 시간을 갖고 싶은게 가장 우선입니다. 그것 때문에 육아휴직도 예정하고 있구요. 그리고 그 기간 동안 개발역량도 좀 키워보고 싶습니다.
    R : 결혼도 하시고, 아이도 셋이나 있으신데… 결심이 대단하십니다. 원하시는 포지션에 제약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어디선가는 John 같은 분을 찾고 있을 것 같습니다. 같이 좋은 결과가 있도록 노력해보시죠.
    J : 이렇게 만나주시고, 이야기 해주시고 도와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John에게 관심있는 채용 담당자 혹은 스타트업 관계자 분들은 startup@rocketpunch.com으로 메일 주시면 John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파트타임으로 쓸 수 있는 마케터는 매우 매력적이라… 금방 좋은 자리를 찾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John과 유사한 고민을 하면서 커리어를 고민 중이신 분들은 이 글 제일 위에 링크한 글을 읽어보시고, startup@rocketpunch.com으로 메일 주시면 커피 한잔 하면서 유익한 시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스타트업은 대기업 경력직의 경험과 지혜를 필요로 합니다.

    요즘 대기업 직장인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들리는 구조조정 소식에 일할 맛도 안나고 앞으로 커리어가 고민될 것 같습니다.

    저도 한때 D조선소에서 연구원으로 또 설계원으로 근무하며 그들과 함께 했었기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사실 최근 구조조정은 어찌보면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제가 첫 직장 퇴사를 결심한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제가 첫 회사생활을 했던 2012년부터 2015년을 되돌아 보면, 사실 대한민국의 노동집약적 제조업은 이미 위기설이 돌고 있었습니다. 덧붙여 단기적으로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벌였던 무리한 사업들이 모두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면서 그 속도는 더 빨라졌습니다.

    다들 ‘설마 중국이 한국 조선업을 따라잡겠어?’, ‘설마 이렇게 큰 대기업이 망하겠어?’라는 조금은 안이한 생각을 하면서 요즘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를 기도 했었는지도 모릅니다.

    현재 대기업에 재직중인 분들의 생각을 추측해 보면 세가지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첫번째는 대기업들의 정상화를 바라며 짧으면 5년 길게는 10년을 바라보고 대기업에 머무르려는 분들.

    두번째는 그래도 좀 더 나은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 가서 제 2의 커리어를 시작하려고 애쓰고 계시는 분들.

    세번째는 제 2의 커리어를 꿈꾸며 스타트업을 생각하시는 분들.

    세 부류 모두 그분들 만의 생각과 판단을 존중하지만, 커리어에 대한 욕심이 있는 분들 께는 개인적으로는 세번째 선택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림 : 영화 인턴 중)

    스타트업은 대기업 경력직의 경험을 필요로 한다!
    영화 인턴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은퇴 후 커머스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된 밴 휘터커(로버트 드니로)는 과거 그가 경험을 통해 터득한 업무 노하우를 급격히 성장하는 스타트업에 잘 녹여내어 진가를 발휘합니다.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에 대기업 경력직들이 이직하고 있으며, 수년간 쌓은 경험을 토대로 스타트업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었던 제조업의 경험 풍부한 엔지니어와 관리직들이 기술 및 제조 기반 스타트업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 또한 대기업에서 쌓은 Hard Skill, Soft Skill 모두를 현재의 업무에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과거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는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듯 많은 스타트업은 대기업의 인재들을 많이 모셔오고 싶어합니다.

    스타트업은 생각보다 일할 만한 곳이다!
    많은 분들이 아직 ‘스타트업’이라는 단어에 거리감을 갖고 겁을 먹고 있는 것도 십분 이해합니다.
    ‘연봉은 제대로 받겠어?’, ‘난 가족도 있는데… 스타트업에서 일하는건 말도 안돼.’라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기업 재직자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보다 현재 스타트업의 급여 수준과 지속가능성은 높은 편입니다.
    – 대기업들이 성장동력을 잃고 실적이 부진함에 따라 주식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자연스럽게 많은 자금이 스타트업 업계로 흘러들어온 것.
    – 많은 스타트업이 생기면서 훌륭한 인재를 필요로 하기에 채용 경쟁이 벌어지면서 급여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
    이 외에도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든 여러 사회적 현상들이 스타트업 환경을 좋게 만들고 있습니다.

    조금만 용기를 내면 제 2의 전성기가 펼쳐진다!
    물론 제 2의 커리어를 시작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스타트업에 평소에 관심이 없고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들이 없다면, 어찌보면 스타트업은 그들만의 리그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출근해서 뭐하지? 하는 생각을 하는 것보단 조금 용기를 내서 관심가는 스타트업을 찾아보고 재직중인 구성원들에게 질문을 하면서 스타트업에서의 커리어를 준비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일 것입니다.

    로켓펀치는 경력직의 스타트업 커리어를 지원합니다!
    로켓펀치에 하루에 10개가 넘는 새로운 스타트업이 등록됩니다. 또 하루에 30개가 넘는 새로운 채용 정보가 등록됩니다.
    한달로 보면 새로운 스타트업이 300개 이상, 채용 정보는 900개 이상입니다.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스타트업은 대한민국 경제에서 큰 축을 차지하고 있고 매우 빠르게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원하는 스타트업을 찾아보고, 내가 지원할 만한 채용 정보를 찾아보고,
    내 프로필을 작성하며 커리어를 다듬어보고, 적절한 컬렉션에 등록하여 인재풀에 속하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스타트업 커리어에 대해 궁금한 점은 startup@rocketpunch.com으로 연락주시면 한분 한분 찾아뵙고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입니다.
    아직 여러분의 커리어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