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A 스토리] 집을 하루만에 ‘프린팅’한다고?

자체개발 3D프린터, 자재 이용해 공사기간 획기적으로 단축

개별주택서 대규모 주택단지로, 폐자재 줄이며 친환경 각광

아이콘의 대형 3D 프린터 ‘벌칸’ [사진 출처: 아이콘(ICON) 홈페이지]

집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의식주 가운데 하나에 속합니다. 인간에게 집은 반드시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지만 옷이나 음식과 달리 누구나 쉽게 집을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주택 부족이 심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갈수록 자신의 집을 소유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집값에서 땅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지만, 집을 짓기 위해선 땅값 못지 않게 재료와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작지 않습니다. 특히 공사기간이 길어질 수록 비용은 늘어나겠죠.

이러한 점에 착안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3D 프린터를 활용해 집을 짓는 것입니다. 3D 프린터라고 하면 으레 만들 수 있는 제품의 크기에 제한이 있다고 생각했던 분들에게는 생소하실 텐데요, 이미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곳곳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해 집을 ‘출력’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집을 ‘짓는다에서 ‘프린팅한다’로, 집 짓는 개념을 변화시키고 있는 다양한 3D 프린팅 회사들을 소개합니다.

① 3D 프린팅 주택을 대표하는 ‘아이콘(ICON)’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아이콘(ICON)은 로봇 공학과 소프트웨어 공학을 접목해 새로운 건설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습니다. 아이콘의 역량은 3D 프린팅 건축에 맞게 제작된 벌칸(Vulcan)이라는 3D 프린터에 집약돼 있습니다.

벌칸은 두 개의 평행한 축을 따라 기계가 이동하면서 작업하는 ‘갠트리 방식(Gantry System)‘으로 작동합니다. 짓고자 하는 집의 규모에 따라 폭을 조절할 수도 있고 설계나 출력이 가능하도록 최적화된 산업용 제어 소프트웨어를 사용합니다. 실제 벌칸을 이용해 집을 만들면 약 56평 규모 주택의 내외부 골조를 일주일 만에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아이콘의 또 다른 역량은 맞춤형 ‘재료’입니다. 기존의 건축용 시멘트는 3D 프린팅 재료로 사용하기엔 부적합하기 때문에 기존 콘크리트보다 저렴하면서도 튼튼한 ‘라바크리트(Lavacrete)’를 사용합니다.

아이콘은 사회 주택 회사인 에찰레(Echale), 비영리단체인 뉴스토리(New Story)와 함께 멕시코의 빈민 지역인 타바스코 주에 3D 프린팅 주거단지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지급하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노숙자들을 위한 건물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어 ‘이스트 17번가 레지던스(East 17th Street Residence)’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최초의 3D 프린팅 주택을 공급하면서 대표적인 3D 프린팅 건설 회사로 부상했습니다. 회사명이 말해주듯, 3D 프린팅으로 집을 만드는 회사의 ‘아이콘’이 된 셈입니다.  

‘이스트 17번가 레지던스’ 런치 비디오 <영상 출처: FindYourDEN Youtube>

② 감당할 만한 가격의 예쁜 집, ‘마이티빌딩’ 

미국 오클랜드에 위치한 스타트업 마이티빌딩(Mightybuildings)은 최근 3D 프린팅 건축 분야에서 많은 특허를 출원하면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최근엔 부동산 개발업체인 팔라리 그룹(Palari Group)과 함께 올해 완공을 목표로 미국 최초의 ‘친환경 3D 프린팅 주택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로봇과 3D 프린터를 함께 사용해 주택을 만듭니다. 일반 주택보다 가격이 평균적으로 45%나 저렴하고 완성된 집에서 필요한 모든 에너지는 태양열과 배터리를 이용해 공급한다고 합니다. 또한3D 프린터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LSM(Light Stone Material)이라고 불리는 열경화성 수지를 재료로 이용합니다. 이 재료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단단해지는 특성을 가집니다.

마이티빌딩의 미션은 ‘아름답고 지속가능하며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집을 만드는 것입니다. 회사측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전통적인 방식의 집짓기보다 노동력을 95%나 절감하면서 2배나 빠르게 집을 지을 수 있으며, 폐기물은 10배나 적게 발생한다고 말합니다.

친환경 3D 프린팅 주택단지 소개 영상 <영상 출처: Mighty Buildings Youtube>

③ 세계 최초로 사람이 입주, ‘프랑스 낭트대학교’ 

2018년 프랑스에서는 세계 최초로 3D 프린터로 ‘프린팅’한 주택에 실제로 사람이 입주해 살기 시작했습니다. 이 주택은 프랑스 낭트대학교가 만들었습니다. 침실이 네 개 있는 단독 주택 형태로, 단 이틀 만에 골조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단독주택을 만들기 위해 건축용 3D 프린터인 ‘배티프린터’가 동원됐습니다. 또한 길이 4m짜리 로봇팔이 설계도를 따라 벽면을 쌓아 올렸습니다. 다만 3D 프린팅으로 만든 대부분 주택처럼 내부의 인테리어나 창문을 만드는 일은 3D 프린터로 작업할 수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내부 작업 등에 추가로 넉 달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집은 환기나 난방이 우수하고 효율적인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실제로 5인 가족이 거주하게 되었습니다. 

낭트대학교의 3D 프린팅 건축 과정 <영상 출처: Ville de Nantes Youtube>

④ 2층주택을 한자리에서 인쇄, ‘캄프씨(Kamp C)’

벨기에 앤트워프에 위치하고 있는 지속가능건축생활센터 캄프 씨(Kamp C)는 3D 프린터 제작업체인 코보드(COBOD)와 함께 높이 무려 8미터에 달하는 2층 주택을 만들어냈습니다.

앞서 아피스 코어(Apis Cor)라는 3D 프린팅 건축업체가 두바이에 2층짜리 사무실 건물을 만든 적은 있지만 현장에 3D 프린터를 배치해 구조물을 조립해가면서 완성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캄프 씨 주도로 만들어진 2층 주택은 면적이 90제곱미터가 넘는데다, 무엇보다 건물 전체를 한 자리에서 한 번에 프린팅해서 완성시켰습니다. 이같은 방식으로 만든 최초 사례라고 합니다.

다만 해당 건물은 유럽에서 향후 3D 프린팅 주택의 가능성을 알아보려는 목적으로 지은 것이어서 실제로 사람들이 입주해 생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시도를 통해 향후 건축과 건설에 대한 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건물 건축 과정 <영상 출처: Kamp C Youtube>

물론 위의 사례들보다 더 많은 사례가 있지만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만 꼽아봤습니다. 앞으로는 3D 프린터로 건물을 만드는 일은 점점 더 발전하고 흔해질 거라 생각됩니다.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주택 공급이 불평등한 모든 곳에 해결 방안으로 떠오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해서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완전한 대중화와 상용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3D 프린팅 건축과 연관된 여러 규정도 정립해야 하고 당장 건축,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일자리 문제와 관련한 대안도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에 꼭 필요한 기술인건 분명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간다면 캐파(CAPA_에서도 집을 만들기 위한 견적 주문이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재료 선택 가이드] 제조업계의 팔방미인 ‘알루미늄’

편의점에 색색별로 진열된 음료수 캔 등을 통해 일반인에게 친숙한 알루미늄. 지구에서 가장 풍부한 금속 자원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지구의 지각을 구성하는 주요 원소들의 비율을 살펴보면 산소가 약 4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실리콘(약 28%)과 알루미늄(약 8%)이 그 뒤를 잇습니다. 

지각의 약 5%를 구성하는 철보다도 더 흔한 알루미늄이지만, 가격은 철보다 훨씬 비쌉니다. 보통 알루미늄은 산화된 암석에서 제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이 아주 비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단 추출해 낸 알루미늄은 가볍고 강하며 가공하기가 쉽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이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료수 캔과 같은 포장재는 물론, 자동차, 항공기, 건설, 전선 등 산업 전반에 두루 사용됩니다. 

이처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다양한 제조 공정에 두루 활용되는 알루미늄의 특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특성: 한마디로 ‘가볍고 튼튼’  

알루미늄은 매력적인 특성이 많은 재료입니다. 주변에서 알루미늄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죠. 알루미늄의 물리적인 특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 튼튼해요
– 가벼워요
– 잘 늘어나요 (연성이 좋다는 뜻이에요. 은박이나 철사로 만들기 쉽지요.)
– 색상이 다양해요 (은빛부터 무딘 회색까지)

– 환경 변화에 잘 견뎌요 (잘 구부러지지만 잘 부서지거나 녹지 않아요. 물에도 잘 버틸 수 있죠.)
– 화재 안전에 강해요 (알루미늄은 타지 않아요. 화씨 1215도 정도의 온도는 돼야 녹아요.)
– 재활용에 뛰어나요 (알루미늄은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천연 성질을 손상없이 100% 재활용할 수 있어요.)

– 전기를 잘 전달해요 (저항이 제로에 가까운 초전도체에요. 전기 효율이 좋아요. 비저항이 구리의 약 1.6배.)
– 자석의 성질이 없어요 (비자성 非磁性)
– 전기 및 열의 양도체에요 (양도체란, 도체에 전기를 가하면 +극을 띠는 도체에요)

– 합금에 용이해요
– 상온에서도 고온에서도 가공이 쉬워요
– 빛이나 열을 반사해요
– 접합이 쉬워요
– 진동 특성이 좋아요
– 수축률이 커요

활용범위: 음료 캔부터 전기·자동차 등 전방위

알루미늄은 위에서 소개한 물리적 특성상 장점이 많은 금속입니다. 자연히 활용 분야도 다양하죠. 알루미늄이 어떤 제품 분야에 활용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포장, 용기 제품 (캔, 호일 등)
– 다양한 생활 가정 용품(조리기구, 야구 방망이, 시계 등)
– 버스, 고속철도 등 운송수단
– 건축물 (창문, 문, 건물 구조물 철사 등)
– 다양한 구조물 (가로등 기둥, 선박 돛대, 산책로 등)
– 전력 분배를 위한 전기 라인
– 전자 제품 및 CD
– 방열판(트랜지스터 및 CPU 등)
– 고휘도 LED 조명에 사용되는 금속 코어 구리 클래드 라미네이트의 기판 재료
– 페인트와 불꽃 놀이에 사용되는 분말 알루미늄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은 물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컴퓨터 부품 등에도 알루미늄이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들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음료수 캔

(출처 : 셔터스톡)

‘칙-’ ‘캬~’ 캔에 든 콜라를 따서 마시는 소리는 언제나 청량합니다. 콜라 캔, 사이다 캔, 통조림 캔까지. 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우리는 알루미늄 제품에 둘러싸이게 됩니다. 일상 생활에서 알루미늄을 가장 친숙하게 만든 건 콜라를 비롯한 음료수 캔일 겁니다. 

음료수 회사들이 처음부터 음료를 캔에 담아 출시했던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음료회사인 코카콜라와 펩시는 1967년부터 알루미늄 캔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반 세기가 넘었네요.

음료수 캔이 어떤 제조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지 더 알고 싶다면 [제조 ‘알못’의 제조공법 탐험기] ‘알루미늄 캔’편을  클릭해 보세요. 

가전 제품

음료수 캔 못지 않게 주변에서 알루미늄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가전제품을 통해서입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평면 TV 등 매일같이 접하는 다양한 가전제품에 알루미늄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알루미늄은 플라스틱보다 단단하고 강철보다는 가볍기 때문에 플라스틱이나 강철 부품을 대체하며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재료 특성상 열을 빠르게 방출하기 때문에 전자 장치가 과열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알루미늄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내 세련된 제품을 만드는 대표적인 회사가 미국의 애플입니다. 애플은 자사의 대표 상품인 아이폰과 맥북에 알루미늄을 사용합니다. 알루미늄의 연성과 내구성, 색상을 활용하면 제품의 세련된 디자인을 한층 돋보이게 해주죠.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크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만들어내기에 알루미늄은 적절한 재료입니다.

애플의 맥북. (출처 : 셔터스톡)

애플 외에도 제품의 디자인적인 측면을 부각하기 위해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소위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을 생산하는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 나와있는 이 회사의 스피커는 가격이 무려 300만원을 훌쩍 넘는데요, 알루미늄을 활용해 세련된 느낌을 한껏 살린 것이 특징입니다. 플라스틱이라면 저런 느낌을 내기가 힘들겠죠. 

원화 가격 358만원대 스피커 (출처 : Bang&Olufsen)

주방 가구·기구 

가전 제품 분야뿐 아니라 인테리어 가구 분야에서도 알루미늄은 세련된 디자인을 위해 활용됩니다. 2018년 밀라노박람회 에우로쿠치나(Euro Cucina)에서 시제품으로 첫 선을 보였던 이태리 주방가구 브랜드 에우로모빌의 SEI는 6mm로 얇게 세공된 알루미늄을 주방가구의 상판과 측판, 프레임에 사용해 디자인과 기술의 완벽한 결합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

주방 ‘가구’에서 알루미늄의 사용이 다소 예외적이라면, 주방 ‘기구’에서는 알루미늄 사용이 ‘필수’입니다. 대다수 가정의 주방에는 요리할 때 사용하는 냄비와 프라이팬, 호일까지 알루미늄 제품들이 단체로 모여있습니다. 

알루미늄 제품이 주방에서 많이 사용되는 이유가 뭘까요. 앞에서 설명드린 대로 알루미늄은 열을 잘 전달하고 독성이 없습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익히는 데에 제격이죠. 녹이 잘 슬지 않고 씻어내기가 쉽다는 점도 주방에서 사용하기에 딱입니다. 

알루미늄이 사용된 다양한 주방 기구 (출처 : 셔터스톡)

운송수단

알루미늄에게는 별명이 있습니다. ‘날개 달린 금속’. 알루미늄은 가볍습니다. 가벼우면 움직이는 힘이 적게 들겠죠. 자동차, 철도, 항공기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지면 ‘날개가 달린 것처럼’ 적은 힘으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연비도 향상되죠. 

다만, 사람이 타는 운송수단인 만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알루미늄이 안전을 지킬 만큼 튼튼하겠냐는 우려가 나올 법합니다. 알루미늄은 다른 금속과 합금하기 쉽고, 합금하면 강도를 충분히 높일 수 있습니다. 부식에도 강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를 예방하는 데 우수합니다.

물론, 여전히 자동차 산업에서는 알루미늄보다는 철강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알루미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전문가들은 2025년까지 자동차의 평균 알루미늄 함량이 6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의 Maglev. (출처 : 셔터스톡)

알루미늄은 열차 제조에 있어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의 Maglev, 일본의 신칸센과 같은 고속 철도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알루미늄은 마찰 저항을 줄이도록 설계하면 기차의 무게를 줄일 수 있어요.
기차뿐일까요? 가볍고, 강하고, 유연한 알루미늄은 항공기를 제조하기에 이상적인 재료입니다. 특히 알루미늄에 다른 재료를 섞어 합금을 만들면 보다 단단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알루미늄-구리 합금, 알루미늄-아연-마그네슘 합금 등이 사용됩니다. 

더 나아가 우주선 부품에도 알루미늄은 단골소재인데요, 요즘엔 항공우주 분야에서 알루미늄-리튬 합금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민간 우주업체인 스페이스X가 개발한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건을 쏘아올린 팰컨9 로켓에도 연료탱크에 알루미늄-리튬 합금이 사용됐습니다. 앞으로 달이나 화성 탐사를 위해 사용될 로켓에도 알루미늄-리튬 합금이 사용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항공 부품 제조에 대해 알고싶다면?

건축

알루미늄은 부식에 강합니다. 알루미늄으로 건물을 지으면 사실상 유지 보수가 거의 필요 없습니다. 열 효율도 높기 때문에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공간을 제공하죠. 원하는 모양대로 곡선을 만들거나 절단하고, 용접할 수 있기 때문에 건축물의 미관을 높일 수 있습니다. 나무나 플라스틱, 강철로는 불가능한 디자인까지 알루미늄이라면 가능하게 되는 겁니다.

1931년에 완공된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사실상 처음으로 건축물에 알루미늄을 사용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출처: 셔터스톡)

알루미늄이 건물에 본격적으로 사용된 첫 번째 건물로 지난 1931년에 지어진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꼽습니다. 약 6만톤에 달하는 강철이 주요 재료로 사용됐지만 당시 건물의 기본 구조물과 인테리어 등에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스틸이 730톤 가량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알루미늄을 추출하는 비율이 획기적으로 낮아지면서 알루미늄이 건설 공사 현장에도 등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알루미늄은 무게가 가볍고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건물의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데도 일조합니다. 쉽게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근엔 친환경 측면에서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알루미늄이 건축에 사용된 영국 런던의 아쿠아틱센터. (출처;셔터스톡)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현대 건축가들은 알루미늄을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의 아쿠아틱 센터<사진>를 예로 들까요? 미끄러지듯 유연한 곡선이 하늘과 맞닿아있는 것이 아름답지 않나요? 알루미늄이기에 가능한 구조입니다.

이 외에도 알루미늄은 전기 전도도가 구리의 63%에 불과해 전선으로도 활용됩니다. 특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전선 대부분이 구리로 만들어지지만 고압선의 경우엔 알루미늄이 많이 사용됩니다. 비록 저항이 구리보다 높아서 전력 전송의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몹시 가볍기 때문에 공중에 매달아 사용하기에 유리합니다. 부식에도 잘 견디기 때문에 전선을 보호하는 데에도 유리합니다.

지금까지 알루미늄이 사용되는 분야들을 알아봤는데요. 생각보다 훨씬 폭넓은 분야에서 알루미늄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내용 외에도 알루미늄이 활용되는 제품과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모터와 같은 전력 시스템, 위성 안테나, LED 전구, 냉장고 등등 일상생활 속에서 알루미늄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에서는 알루미늄을 재료로 삼아 다양한 가공 방식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2300여 곳의 제조업 파트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제조플랫폼] 하루 만에 부품이 ‘뚝딱’···프로토랩스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제조 플랫폼을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지난 1999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업 플랫폼으로서 2021년 1월 또다른 제조 플랫폼인 허브스(Hubs)를 인수합병한 프로토랩스(Protolabs)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디지털 제조 서비스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 플랫폼 ‘프로토랩스(Protolabs)’의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문구입니다. 어떤 회사든지 저마다 자신들의 강점을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수사(修辭)를 사용하지만, 적어도 프로토랩스에게 ‘가장 빠른 제조 서비스’라는 문구는 과장이 아닙니다.

프로토랩스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CNC 장비.

실제로 프로토랩스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대규모 장비 <위 사진 참조>를 바탕으로 일부 제조 공정의 경우 주문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제품을 생산해 고객에게 전달합니다. 보통 제품의 납기일은 CNC나 3D프린팅, 판금은 주문 시점으로부터 1~7일, 사출성형은 보름 이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납기 단축 목표로 창업, 12개 지역서 직접 생산

프로토랩스는 지난 1999년 미국 미네소타에서 설립됐습니다. 창업자인 래리 루키스(Larry Lukis)는 플라스틱 사출성형 방식으로 부품을 제조할 때, 납기(lead time)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프로토랩스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루키스는 기계와 연동된, 당시로서는 상당히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전통적인 제조 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부분의 제조업 플랫폼 사업자들이 애초부터 플랫폼 비즈니스로 출발한 것과 달리, 프로토랩스는 ‘제조업’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객의 주문을 받아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제조업체들에 생산을 맡기는 대다수 제조 플랫폼들과 달리, 프로토랩스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주문을 자체적으로 보유한 설비를 이용해 직접 생산합니다. 

지난 2020년 말 기준으로 프로토랩스는 미네소타를 비롯한 전세계 11개 지역(2021년말 현재 12개)에 걸쳐 700개 이상의 CNC 공작기계 및 선반, 약 270개의 금형사출 프레스 기계, 약 200개의 3D 프린터, 30여 개의 판금 가공기계 등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규직원만 약 2400명에 달하며 2020년까지 4만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애초 사출성형의 납기일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업체답게 지금도 사출성형 관련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다음으로 CNC, 3D프린팅, 판금 관련 매출이 많습니다. 

프로토랩스 관련 주요 수치.

'허브스(Hubs)' 인수로 잠재시장 규모 1000억달러

프로토랩스는 2021년 1월 또다른 제조 플랫폼인 허브스를 인수했습니다. 애초 사명이 ‘3D허브스’였던 허브스는 3D 프린팅 주문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시작해 CNC, 판금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혔습니다. 제조 분야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허브스는 전세계적으로 240여 곳의 제조 파트너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프로토랩스의 허브스 인수는 단순히 동종업계 경쟁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것을 넘어, 남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지금처럼 모든 주문을 자체적으로 제작하던 방식에 더해 여타 제조 플랫폼처럼 파트너들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이 보다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장에서는 독일과 영국, 일본에 지사가 있지만 대부분의 매출이 미국에서 발생하는 프로토랩스 입장에서는 멕시코, 인도, 중국 등 제조 원가가 싼 국가에 파트너를 보유한 허브스를 인수함으로써 프로토랩스의 영역이 훨씬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실제로 금융업계에서는 허브스 인수를 계기로 프로토랩스의 잠재시장 규모가 지금의 약 5배 수준인 최대 1000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프로토랩스는 2021년 1월 또다른 제조 플랫폼인 허브스를 인수했다.

프로토랩스측은 당분간 두 회사를 물리적으로 합병하지 않고, 허브스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허브스의 CEO도 인수 이전부터 CEO를 맡았던 브람 드 즈워트(Bram de Zwart)가 계속해서 맡기로 했습니다. 즈워트 CEO는 네덜란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3D 프린터 제조업체인 ‘3D시스템즈’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프로토랩스의 CEO는 지난 2020년 말부터 로버트 보더(Robert Bodor)가 맡고 있습니다. 보더 CEO는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업체 허니웰, 컨설팅기업 맥킨지 등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프로토랩스에 합류했습니다.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기계공학 석사, 컴퓨터 과학/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전체 매출 93%가 기존 고객, 매출총이익률 50% 넘어

작년 1분기부터 새롭게 적용된 프로토랩스의 플랫폼 ‘프로토랩스 2.0’은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견적 산출 과정을 자동화해 빠르게 견적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이 경쟁력입니다. 빠르면 몇 분, 복잡한 공정의 경우 수 시간 내에 견적을 내줍니다. 먼저 고객이 3D 도면을 업로드하면 플랫폼에서 제조성 검증을 거쳐 적정한 가공 방식에 따른 견적을 매기고 주문을 넣게 됩니다. 특히 처음에 받은 견적이 고정불변인 것이 아니라, 고객이 주문 이후에도 재료나 마감 방식, 수량, 납기일에 대한 변경을 요청할 수 있고 이는 곧바로 새로운 견적에 반영돼 고객에게 전달됩니다. 

프로토랩스에서의 주문 과정

프로토랩스 고객들은 재구매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지난 2020년 기준으로 매출의 93%가 기존 고객으로부터 나왔으며, 또 특정 고객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2%를 넘는 경우가 없을 정도로 고객군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프로토랩스의 매출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다소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매출은 전년보다 4% 증가한 약 4억59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코로나가 터진 이듬해엔 6% 가량 줄어든 4억34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프로토랩스는 매출액에서 매출원가(판매비와 관리비 등은 제외)를 뺀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이 50%에 이를 정도로 굉장히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이에 비해 허브스의 매출총이익률은 20~2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CAPA 파트너스] 핸텍(기구설계)

 

‘핸텍’은 기구설계와 프로그래밍을 바탕으로 고객의 제품 개발을 도와주는 업체다.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의 기구설계 분야 파트너이자, 캐파를 통해 종종 외주 제조를 맡기는 주요 고객이다. 어떤 제품을 설계하든 이용하는 사람의 안전을 최우선시한다는 핸텍의 노진문 대표는 “어떤 제품을 개발하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모토”라고 말했다.

1970년대 경북 예천의 한 시골마을. 그 동네에 텔레비전은 딱 한 대였다. 흑백 텔레비전을 2시간 보려면 20원씩 내야 했다. 동네 아이들은 기꺼이 20원씩을 주머니에 챙겨서 모였다. 마당 넓은 집 마루 위에는 네모난 텔레비전이 늠름한 자태를 뽐냈다. 곧, 텔레비전 화면에 ‘마징가 Z’가 나타났다.

△1975년 MBC에서 방영된 ‘마징가 Z’ (출처 : 유튜브 ‘onhobby’)

인조인간 로보트 마징가 Z는 로케트 주먹으로 악당을 무찔렀고 아이들은 환호했다. 당시 마당에서 함께 환호하던 아이들 중엔 ‘핸텍(HandTech)’의 노진문 대표도 있었다. 아이들이 마냥 환호성을 지를 때 어린 노 대표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언젠가는 내가 저 로봇을 만들어야지.’

아쉬운 대로 수수깡을 이어 붙여 로봇 인형을 만들었다. 로봇 팔과 로봇 다리를 손으로 움직였다.

‘마징가 Z의 무쇠 팔, 무쇠 다리는 스스로 움직이던데..’

당시 국민학교 3학년이었던 노 대표는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가 궁금해졌다. 학교가 끝나면 ‘쓰레기장’으로 등교하기 시작했다. 버려진 기계들을 줍기 위해서다. 꼬마에게 버려진 기계들은 쓰레기가 아니라 교과서였다. 버려진 라디오, 선풍기를 주워서 고사리 손으로 기계들을 분해하고 원상태로 조립했다. 가끔은 “재수가 좋아서” 마징가 Z가 나오던 텔레비전도 주웠다. 마징가 Z를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텔레비전은 특별히 구석구석 살폈다.

로봇과 기계를 좋아하던 소년은 현재 14년차 제조업체 대표로서, 또다른 로봇과 씨름하고 있다. 아래는 ‘핸텍’ 노진문 대표와의 일문일답.

Q> ’핸텍’에 대해 소개해달라

“’핸텍’은 제품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전자 기기, 의료 기기, 자동화 기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 전문 분야는 기구 설계와 프로그래밍이다.”

△핸텍이 만든 피부 미용 기기(상)와 공장자동화에서 사용되는 스테커(적재기) 제어보드(하). (제품 관련 모든 사진은 ‘핸텍’ 제공)

Q> 주로 어떤 제품들을 만드나

설립 초기에는 의료기기를 주로 만들었다. 피부 미용기기로 진동 마사지 자극을 줘서 화장품이 피부에 잘 스며들도록 하는 장비나 점을 빼는 레이저 장비 등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차량용 카메라의 프로그래밍 작업을 했다. 자율주행차가 인식하는 시각 데이터를 분석해 안전사고를 방지하게 돕는 기기다.

카메라는 도로의 굴곡, 장애물, 사람의 형태와 같은 데이터를 인식한다. 컴퓨터가 이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차량 속도를 조절하거나 차선을 변경하게끔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피부 미용 의료기기나 자율주행차나 공통점이 있다. 결국 이용하는 사람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이다.”

Q>회사 영문 이름이 ‘HandTech’다. 어떤 의미인가

”핸텍(HandTech)이란 이름은 휴먼(Human) 앤(And)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어떤 제품을 개발하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게 제 모토다. 이런 모토를 설정한 지는 벌써 20년이 넘은 것 같다.”

핸텍 노진문 대표. (사진=핸텍 제공)

 

Q> 회사를 설립하기도 전인데, ‘사람 중심의 철학’이 생겨난 계기가 있나

”회사를 차리기 전에 자동화 기기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했다. 그때는 회사원이었으니 회사가 만들라는 대로 만들었고, 회사가 원하는 대로 로봇을 만들었다. 문득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서 알았다. 회사의 방침을 따랐을 뿐인데, 사람의 손으로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로봇을 찍어내고 있었다. 내가 만든 로봇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을 직접 봤다. 정말 마음이 아팠다. 로봇도, 사람도 잘못한 건 없었지만 결과가 그랬다. 로봇과 사람이 함께 살 방법을 그때부터 고민했던 것 같다.”

자신이 만든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사람을 보고 괴로워했던 노진문 대표. 그에게서 원자폭탄 개발의 주역이었지만 훗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과 함께  ‘러셀-아인슈타인 선언(The Russel-Einstein Manifesto)’을 통해 인류에게 ‘인간다움’을 당부했던 아인슈타인의 고뇌가 느껴졌다고 하면 너무 나간 것일까.

“We appeal as human beings to human beings: Remember your humanity, and forget the rest. If you can do so, the way lies open to a new Paradise; if you cannot, there lies before you the risk of universal death.”
(인류 구성원으로서 인류에게 호소합니다. 인간다움을 상기하십시오. 나머지는 잊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전인류가 멸종할 위험이 우리에게 닥칠 지 모릅니다.)
-‘러셀-아인슈타인 선언(The Russel-Einstein Manifesto)’ 중에서 

원자폭탄의 개발의 주역이었던 아인슈타인은 훗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인류에게 인간다움을 당부했다. (출처 : 셔터스톡)

Q> 로봇을 개발하면서 인간다움을 말하는 것이 다소 아이러니하다

”지금까지의 (사례를 보면) 한계는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화 로봇 개발은 사람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설정돼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로봇이 언제나 사람을 (일방적으로) 대체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위험한 산업 현장에 사람 대신 투입돼 생명을 지키는 로봇도 있고, 몸이 불편한 사람의 신체 일부가 되어 삶을 되살리는 로봇도 있다.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로봇도 얼마든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사람을 불필요한 존재로 만드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들을 잘 살 수 있게 만드는 로봇을 만들고싶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생각은 국민학교 3학년 때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아 일이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 해도 어쩌겠나. 가치관이다. 바꿀 수 없다.”

흑백 텔레비전 속 ‘마징가 Z’ 보며 품은 꿈···”사람 돕는 로봇 만들겠다”
20여년 매일 4시간씩 기술 공부, “로봇 연구하려면 4시간도 부족해요”

Q> 캐파 ‘파트너’이면서 동시에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핸텍’은 기구 설계와 프로그래밍을 전문으로 하고 있어서 제조·가공하는 작업을 (외주로) 맡길 업체가 필요하다. (외주) 업체를 찾던 중에 캐파(CAPA) 서비스를 알게 됐다. 무엇보다 다양한 파트너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캐파의 장점이다.

특히 캐파는 제조 프로세스 상에 놓여 있는 업체들이 유기적으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구설계 같은) 특정 단계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다음 단계를 진행할 파트너를 캐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캐파가 (고객은 물론) 파트너에게도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주는 셈이다. 캐파가 제조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는 것이다.”

캐파 생태계에서는 모두가 고객으로 ‘연결’됩니다. (출처 : 셔터스톡)

Q> 캐파(CAPA)를 통해 주문한 대표적인 제품엔 어떤 것이 있나 

”자율주행차의 차량용 CPU 케이스와 AP(Access point)다. CPU 케이스는 플라스틱 시사출로 만들었고 AP는 알루미늄 CNC 가공으로 만들었다. AP는 자율주행차가 수집한 정보를 정제해서 취합하는 역할을 한다. 자율주행차가 다루는 데이터는 거리와 온도, 움직임 등 다양한데, 이 데이터들이 서버로 옮겨져야 컴퓨터가 분석할 수 있다. 이때 불필요한 데이터까지 서버로 옮겨지면 서버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 AP가 데이터를 적절히 걸러냄으로써 서버의 과부하를 방지하고 컴퓨터의 작업을 용이하게 돕는 것이다.

케이스의 경우 사출 방식의 특성상 찍어낼 수 없는 구조가 있었고, 정확한 모양이 나오지 않는 구조도 있었는데, 파트너였던 ‘티어원’에서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그런 부분들을 하나하나 짚어주었다. 불량 가능성이나 형상에 대해 꼼꼼히 상담하며 구조를 수정했고 결과적으로 완성도 높은 제품을 받아볼 수 있었다. (의뢰한 고객의) 납기가 촉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티어원에서 납기를 잘 맞춰주셨다.”

Q> 평소 까다로운 제품을 많이 수주하는 것 같다

”여러 업체에서 해결 못한 제품이 핸텍을 만나 세상에 태어나는 일이 많다. 실패를 거듭하다가 마지막에 ‘핸텍’을 찾아주시는 고객 분들이 처음에는 ‘마지막 업체’로 찾아주시다가 이후에는 ‘첫 번째 업체’로 찾아주시더라.”

XR 감각 인식 장치 초기 모델.

Q> 핸텍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평소 공부를 계속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학교 때부터 20여 년이 넘도록, 지금도 하루에 4시간씩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한다. 제조와 로봇, AI, 신기술, 트렌드까지 가리지 않고 새로운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다. 공부하는 시간이 켜켜이 쌓여서 고객 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단번에 캐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20년만 어림잡아도 매일 4시간이면 약 3만 시간에 이른다. 전문가의 경지에 이르는 데 필요하다는 ‘1만시간’을 3번이나 채우는 시간이다. 묵묵히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온 노진문 대표의 근성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지금까지 그를 움직여 온 원동력을 물었다. 시간의 무게에 비해 그를 움직이는 원리는 너무나도 단순했다.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좋아하는 일이니까, 몸이 움직여서 책상 앞에 앉아요.
언젠가 만들어낼 로봇도 연구하려면 하루 4시간도 짧아요.
핸텍은 사람을 위해, 사람을 돕는 로봇을 위해 공부하고 연구할 겁니다. 지난 20여년 간 그래왔던 것처럼요.

 

누구나 가슴 속에 오래도록 품어온 꿈 하나씩은 있지요? (출처 : 셔터스톡)

‘마징가Z’를 보며 로봇 개발자의 꿈을 키웠다던 소년. 굳이 마징가Z가 아니었더라도 그는 제조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조를 좋아서 한다”는 노진문 대표. 그만의 필살 ‘로케트 펀치’는 다름 아닌 제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인 듯하다.

[제조 ‘알못’의 제조공법 탐험기] ‘헤어 드라이어’편

안녕하세요! 캐파(CAPA)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팀벤처스 콘텐츠팀의 엘라입니다. 
‘제조 알못의 제조공법 탐험기’는 제조 문외한인 제가 제조에 대해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기획한 콘텐츠입니다. 우리가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몰랐던 일상 속 생활용품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소개하는 제조공법 탐험기, 오늘은 일곱 번째 순서로 헤어 드라이어를 만드는 제조 공정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오픈런' 대열에 합류한 헤어 드라이어, 어떻게 만들까

최근 평일, 주말 구분할 것 없이 아침마다 백화점을 비롯한 각종 쇼핑몰 입구를 향해 부리나케 뛰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처럼 말이죠. ‘오픈런’이란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주로 고가의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부리나케 달려가더라도 대개 돌아오는 건 ‘품절’됐다거나 제품을 받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니 대기 명단에 올려주겠다는 제안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렇게 오픈런 경쟁이 치열한 제품 중에는 의외의 제품도 끼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헤어 드라이어’인데요, 저의 지인도 세간에 화제가 된 헤어 드라이어를 사기 위해 오픈런을 불사했건만 매장 직원으로부터 ‘3개월 후에 입고 예정이니 대기 명단에 연락처를 적고 가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금테를 두른 것도 아니고, 그깟 드라이어가 얼마나 대단하길래’하고 혀를 ‘쯧쯧’ 차다가 불현듯, ‘드라이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저의 제조 ‘알못’ 레이더에 헤어 드라이어가 포착된 것이죠. 

외관은 금형사출, 재료는 ABS가 일반적

대부분의 헤어 드라이어 외형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집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대부분의 공산품이 그렇듯, 헤어 드라이어의 케이스 또한 사출성형 방식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이전 제조 알못에서도 설명했듯이 사출성형은 고열에도 형태가 변형되지 않는 금형에, 가열을 통해 액체 상태로 만든 열가소성 플라스틱 소재를 투입해 형태를 만들어내는 제조 방식입니다. 헤어 드라이어 케이스의 경우 보통 사출성형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재료인 ABS 수지가 사용되는데요, ABS 수지는 투명하기 때문에 보통 후처리 작업을 통해 색을 입히게 됩니다. 
제가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헤어 드라이어도 그렇고 동네 목욕탕을 비롯한 공공장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헤어 드라이어 대부분이 대부분 플라스틱 사출성형 방식으로 외관을 만든 제품일 겁니다. 

드라이어의 3요소 팬, 모터, 바이메탈

헤어 드라이어는 부피가 그다지 크지 않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부품이 들어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필수 부품을 꼽으라면 먼저 바람을 만들어내는 장치인 ‘팬’과 팬을 움직이는 장치인 ‘모터’, 그리고 고온부터 냉풍까지 다양한 바람을 만들어내기 위해 온도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인 ‘바이메탈’ 등이 있습니다. 
헤어 드라이어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이와 같은 부품들이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드라이어 내부에 먼저 이러한 필수 장치들을 적절히 배치하고 바람이 잘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송풍구와 전기 코드와 이어지는 각종 전선들이 모여있는 손잡이 부분을 조립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헤어 드라이어의 모습이 갖춰집니다.

이중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한겨울에 젖은 머리를 찬공기에 내맡긴 채 출근하다 머리에 고드름이 생기는 불상사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기 배선 등이 얽혀 있다 보니 헤어 드라이어는 대부분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직접 조립한다고 합니다. 겉이 매끄럽다 보니 당연히 기계로 한번에 찍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헤어 드라이어의 내공을 알아보지 못한 점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참고로 헤어 드라이어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대개 내부에 장착된 ‘모터’를 어떤 제품을 사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합니다. 고급 사양의 모터를 사용할수록 자연히 드라이어의 가격이 올라가게 됩니다. 요즘 소위 ‘오픈런’을 뛰게 만드는 그 회사의 헤어 드라이어가 그토록 고가에 팔리는 것도, 특이한 디자인 때문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만든 최고급 모터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헤어 드라이기의 금형 (사진 출처: 마츠우라 LUMEX AVANCE-25로 가공한 금형 홍보 사진)

아마 제조 ‘알못’ 시리즈를 기획하지 않았다면 매일같이 사용하는 헤어 드라이어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궁금해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저 선풍기 날개 돌아가듯 안에서 모터가 돌아가나 보다 하고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제가 손으로 집는 헤어 드라이어 외관이 사출성형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생각 같은 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겁니다. 오픈런까지 해가며 구입하려 해도 손에 넣기 힘든 고급 헤어 드라이어도 속을 뜯어보면 결국 드라이어의 기본 작동 원리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비록 인터넷쇼핑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저희집 헤어 드라이어도 아직은 제법 쓸 만합니다. 오늘따라 저희집 헤어 드라이어가 더 짠하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