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A 파트너스] 씨오지(제품디자인)

캐파 파트너 업체인 ‘씨오지’는 과거 베가폰을 디자인했던 최용우 대표가 설립한 제품 디자인 전문회사입니다. 최 대표는 각 제품에는 고유의 ‘목적’이 있고, 이는 제품의 기능과 역할을 통해 구현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품 디자인은 소비자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나보다 남을 앞에 둬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하철 1호선 인천역은 인천국제공항의 정남쪽에 있다?

지난 2014년까지 발행된 지하철 노선도<아래 왼쪽 사진 참고>를 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인천역은 영종도에 위치한 인천공항의 북동쪽에 있다. <아래 오른쪽 사진 참고> 

과거 지하철 노선도는 실제 지리와는 동떨어진, 그야말로 ‘노선’을 순차적으로 표시해주는 종이에 가까웠다. 지하철 노선도는 ‘으레’ 그렇게 만들어도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육 체로비츠(Jug Cerovic)가 수도권 지하철 노선도를 실제 지리적 위치에 맞게 다시 만든 노선도가 ‘외국인이 만든 더 정확한 지하철 노선도’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이같은 고정관념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도 육 체로비츠의 노선도를 바탕으로 수도권 지하철 노선도를 다시 만들었다.

‘디자인은 추상적인 거니까, 현실이랑 좀 동떨어져 된다’고 생각했던 것은 고정관념이었다. 현실을 반영한 실용적인 디자인도 얼마든지 가능했던 것이다.

2014년 서울 메트로의 지하철 노선도(좌)와 2022년 현재 네이버 지하철 노선도. (출처=서울메트로, 네이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던 지하철 노선도 논쟁의 기원은 20세기 미국 뉴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72년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마시모 비넬리는 당시 실제 지리적 위치는 고려하지 않은 채 90도와 45도의 정형화된 각도로 배치돼 있던 뉴욕의 지하철 노선도를 지도의 본래 목적에 맞게 바꿔놨다. ‘기능적인 아름다움’을 주창하며 디자인과 실용성의 밸런스를 고민한 그가 만든 뉴욕 지하철 노선도는 현대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영구 컬렉션으로 포함됐다.

디자인에 실용의 가치를 담는 것. 18년 째 디자인 업계에 몸담으며 자신의 디자인회사를 이끌고 있는 최용우 씨오지 대표<아래 사진>에게 50년 전 마시모 비넬리가 했던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미적인 감각과 실용성의 밸런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머리 아픈 고민을 하는 최용우 대표를 지난 4일 파(CAPA)가 만났다.

씨오지 최용우 대표. (아래 모든 사진=씨오지 제공)

Q>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실용성을 특히 강조하는 이유가 뭔가

“제품은 제품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목적성이 있다. 저는 이 목적성을 ‘제품의 언어’라고 부른다. 기능과 역할이라는 내용이 언어인 것이다. 제품이 본래 가지고 있는 언어와 어긋나게 디자인 된다면 어떻겠나. 제품의 목적성을 상실하게 된다.
가령, ‘디자인 소화기’ 사례를 보자. 최근 가정용 소화기가 많이 보급되면서 오브제로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소화기들이 시중에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기존의 문법을 과도하게 깨뜨린 소화기들이 많이 보인다. 노란색, 초록색 소화기들이 그 예다.
불이 났을 때 소화기를 찾는 사람은 빨간색 소화기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디자인적으로 색감이 예쁘다고 노란색, 초록색 소화기를 구비해놓는다면, 위급 상황에서 쉽게 소화기를 찾을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서 씨오지는 제품 디자인 업체지만 디자인의 마지노선을 항상 고민한다. 제품이 목적성을 상실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씨오지가 만든 디자인 소화기. (아래 모든 사진=씨오지 제공)

Q> 실용성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된 계기가 있나

“과거 휴대폰 회사에서 일했었다. 배우 이병헌이 “단언컨대”라며 광고하는 ‘SKY 베가 아이언’ 제품을 기억하시나. SKY 핸드폰 디자인만 11년 했다.
한창 변신로봇 같은 휴대폰이 유행이었다. ‘가로본능’처럼 화면이 90도로 돌아가는 휴대폰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유행에 즈음해서 회사에서 이탈리아로 연수 겸 워크샵을 갔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마지스’라는 디자인 업체의 70세가 넘는 대표를 만났다.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는 변신로봇 디자인을 소개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날카로웠다. ‘왜 필요한가.’
눈에 띄는 획기적인 디자인을 선보여서 무조건적인 양산을 하기 위한 디자인은 정답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양산이 성공의 척도이던 시절, 디자인 하나하나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Q> 휴대폰 디자인을 하는 것도 충분히 보람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창업을 결심하게 됐나 

“길거리를 지나다니다가 SKY 베가 아이언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마주하면 뿌듯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회사에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디자인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한정적이었다. 휴대폰 이외의 모든 사물까지도, 사소한 불편함들을 발견하면 먼저 디자인적으로 해소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었다. 디자인할 수 있는 제품 스펙트럼도 확장하고, 디자인 업무에 전면에 나서고 싶어 회사를 세웠다.”

Q> 산업디자이너로서 철학이 있다면 

“산업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철학보다는 사용자에 초점이 더 맞춰져 있다. 휴대폰 하단의 굴곡을 어느 정도 각도로 둥글게 만들지는 오롯이 사용자의 편리성, 그립감에 달려있다. 제품의 목적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보다 합리적이면서 보다 대중적인 디자인을 찾는 것이 디자이너의 몫이다. 결국 디자이너 개인의 미적 취향보다 제품을 사용할 사용자의 편의성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 나보다 남이 중심이 돼야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숙명이다.”

씨오지가 디자인한 카카오프렌즈 디자인 제품(상), 런닝화(좌측 하단), 고양이 집(우측 하단).

Q> 캐파를 통해 의뢰 받은 디자인 가운데 기억에 남는 제품이 있다면

“자전거 헬멧이었다. 공유 킥보드에 함께 제공되는 헬멧이었는데, ‘폴딩(folding)이 되는 헬멧이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주문의 핵심이었다. 고객이 접혀지는 자전거 헬멧에 대한 특허만 보유한 상태였고, (구체적인) 제조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Q> 다른 제품과 차별화되는 디자인 포인트가 있었나

“헬멧 역시 실용성이 최우선 목적이었다. 디자인적으로만 예쁜 헬멧보다는 착용했을 때 편리하고 실제 머리를 보호해주는 기능이 충족돼야 했다. 당장 ‘휴먼 스케일(human scale)’부터 공부했다. 서양인의 두상과 동양인의 두상은 어떻게 다르고, 국내에서 주로 활용되는 헬멧 사이즈까지 조사해 파악했다. 단순히 디자인만 예쁜 헬멧 시안도 나왔지만, 그 정도로는 스스로 용납이 안 됐다. 디자인만 예쁜 헬멧은 ‘크몽’이나 ‘숨고’같은 프리랜서 마켓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지 않나. 하나하나 공부한 내용을 고객 분께 설명드리고, 헬멧의 곡선 각도부터 완충재의 정도까지 하나하나 이유를 설명드렸다.”

Q> 고객의 반응은 어땠나

“흡족해하셨다. 보통 씨오지에 찾아오시는 고객 분들은 대부분 만족하고 돌아가신다(웃음). 처음 씨오지를 찾아오셨다가, 연(年) 단위로 3년 동안 디자인을 맡겨주신 고객 분도 있다. 모르는 부분까지 공부해가며 디자인의 이유를 설명해드리고, 제조 공정 상 디자인 이후의 단계인 ‘양산’까지도 컨설팅해드리기 때문에 씨오지를 다시 찾는 단골 고객 분들이 많다.”

YG 엔터테인먼트의 피규어 겸 USB.

Q> 디자인 회사에서 양산 컨설팅도 해준다는 건가?

“‘제품’을 만드는 일은 디자인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11년 동안 휴대폰 제조업계에서 몸담았기 때문에 양산을 위한 네트워킹이 자연스레 구축돼있다. 제품에 따라서는 양산을 위한 컨설팅을 무료로 진행하기도 한다. 기구 설계에 대한 리소스도 확보돼있다. 제품의 실질적인 기능을 반영한 디자인이 씨오지에서 가능한 이유다. 디자인을 마무리한 이후에도 시사출 단계, 컬러 선택 단계 등 꾸준히 제품에 대한 컨설팅을 지속하고 있다. 디자인 기획부터, 브랜딩, 양산, 패키징까지 씨오지에서 한 큐에 해결할 수 있다. ”

Q> 어떤 제품까지 디자인할 수 있나  

“제가 공부할 수 있는 분야면 제한이 없다(웃음). 표면적으로 디자인만 하는 것이라면 사실상 제품군에 제한이 없다. 하지만 내적인 기능들까지 함께 이해한 디자인이 가능하려면 제품 자체에 상당한 시간을 쏟아붓는 공부가 필요하다.”

Q> 디자인하려고 ‘이런 것까지 공부해봤다’? 

형광 양자전 분석기까지 공부해봤다(웃음). SK하이닉스에서 의뢰받은 제품이었는데, 빛을 투과해서 세포를 스캐닝해 균이 포집해있는 정도를 분석할 수 있는 기기였다.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문과 출신이지만, 의료계의 기전부터 물리학까지 공부해서 디자인했다.
그렇다고 꼭 전문적인 제품만 디자인하는 것은 아니다. ‘한샘’의 진공블렌더부터 ‘한솔교육’의 층간소음 매트, ‘일광전구’의 조명까지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 제품들도 디자인하고 있다.”

‘한솔교육’의 소음 방지 가구(좌)와 ‘한샘’의 진공 블렌더.

Q>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건 자기 이름을 건 디자인을 하고 싶었기 때문 아닌가

“아니다. 디자인에 있어 ‘나의 것’이란 없다. 제품은 제작자가 만드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제작자보다 앞설 수 없고,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보다 앞설 수 없다. (디자이너가) 전면에 나서는 디자인보다 가능한 한 많은 고객이 제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끔 도와드리는 것이 씨오지의 역할인 것 같다.”

Q>앞으로의 계획은

꾸준히, 트렌드를 치고 나갈 수 있는 디자인 업체로 남고 싶다. 제가 디자이너치고는 나이가 꽤 많다. 젊은 디자이너 친구들이 만든 제품들을 보며 ‘젊은 센스’를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디자이너들 사이에선 흔히 ‘슥’ 보기만 해도 올드한 디자인은 구분된다.

디자인도 지적 노동이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지식, 트렌드를 머리에 집어넣어야 감을 잃지 않는다. 젊은 감각을 뒤쫓아가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젊은 감각을 씨오지의 새로운 감각으로 재탄생시키는 회사가 되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할 계획이다.”

최용우 대표의 스케치에 담긴 고민의 흔적들.

서두에 소개한 모더니즘 디자인의 선구자인 마시모 비넬리는 이런 말을 남겼다.

“스타일은 유행이 있다. 좋은 디자인이란 언어이지 스타일이 아니다.”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제품 사용자와 제작자를 먼저 생각하는 디자인을 만드는 업체. 나아가 디자인 트렌드를 쉼없이 공부하는 업체. 최용우 대표에게서 30년 전 뉴욕 지하철 노선도로 세상의 주목을 받은 디자이너 마시모 비넬리의 철학이 비쳐보인다.

[제조 뉴스] 플라스틱 폐기물, 3D프린팅과 만나 건축 자재가 되다

‘3D 프린팅은 태생이 친환경적이다?’ 

어느 정도 맞는 얘기입니다. 일례로 CNC 절삭 가공(Subtractive Manufacturing)의 경우 재료를 깎아서 가공하는 방식이다 보니 대부분 깎여나간 부위의 재료가 폐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반해 재료를 한층 한층 쌓아가며 제조(Additive Manufacturing)하는 방식인 3D 프린팅은 버려지는 재료가 적게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재료비를 대폭 절감하고 불필요한 재료의 낭비를 막을 수 있습니다.  

절삭 가공과 적층 가공(3D Printing). 출처 3D-E Shop.

물론, 재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적층 가공(Additive Manufacturing)이란 3D 프린팅 고유의 특징이 친환경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3D 프린팅은 곧 환경을 보호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최근 국내에서 3D 프린팅 소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는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방식 3D 프린팅의 소재인 필라멘트에 고열이 가해지는 과정에서 미세입자 및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방출되어 충분한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을 경우 작업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 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3D 프린팅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 또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반전의 키워드 역시 ‘재료’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3D 프린팅 업체들이 있습니다. 상업화가 가능하면서도, 지속가능한(Sustainable) 건축의 방안을 모색해온 건축 분야 3D 프린팅 회사 Wasp과 Azure Printed Homes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 업체는 친환경 건축 3D 프린팅 업계의 개척자라 할 수 있습니다. 전자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후자는 천연 재료를 활용하여 3D 프린팅 주택을 건설함으로써 친환경 건축 사업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해파리로 착각하고 그를 향해 헤엄쳐 가는 거북. 출처 셔터스톡.

사실 3D 프린팅을 이용해 주택을 만든다는 소식도 이제는 그다지 새롭지만은 않습니다. 최근 몇 달 사이에만 3D 프린터로 인쇄하는 주택과 관련된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죠.

그럼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Azure Printed Homes가 눈에 띄는 건 그들이 주택을 프린팅하는 ‘환경 친화적인 방법’을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회사가 3D 프린팅을 통해 짓는 주택의 60% 이상이 물병 및 식품 포장에 사용되는 재활용 플라스틱 폴리머를 재료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건설 산업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의식주의 한 축을 담당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동일한 건축 기술이 그대로 유지·활용되는 등 눈에 띄는 기술적 혁신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특히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폐기물은 필요악으로 여겨지며 이 문제를 개선하려는 이렇다 할 시도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Azure Printed Homes의 진 아이델만(Gene Eidelman) 공동창업자는 “건설 산업 분야는 세계 총 탄소 배출량의 약 20% 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원자재 소비자(출처)이기도 하다”고 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 산업의 후발 주자인 3D 프린팅 업체가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원자재를 사용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때 4차 산업혁명의 기수로 떠오르며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았던 3D 프린팅이 최근 기업경영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로 꼽히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ment: 환경,사회, (기업) 지배구조의 약자)의 한 축인 친환경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Azure Printed Home에서 3D 프린팅한 뒷마당의 사무실. 출처 Azure Printed Homes.

또 다른 건설 분야 3D 프린팅 회사인 WASP은 흙, 왕겨, 지푸라기, 라임 등의 천연 재료를 사용하여 소형 주택을 건설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독자적인 3D 프린팅 크레인과 압출기를 사용해 천연 재료 혼합물을 설계도에 따라 적층하는 방식으로 주택을 건설합니다.

출처 Kirsten Dirksen의 유튜브 채널.

이들이 지은 최초의 주택인 ‘Gaia 소형 주택’은 이탈리아의 Shamballa 마을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회사의 본사가 이 마을 바로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들에겐 별다른 재료가 필요 없었습니다. 집을 짓고자 하는 지역에 있는 흙을 주재료로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흙을 파고 나서 생긴 구덩이에는 자연스레 빗물이 모여 자연 연못이 생겨났습니다. 일종의 작은 생태계가 만들어진 겁니다.

사실 이런 ‘흙집’ 개념은 우리에게는 생소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전통적인 흙집이라 할 초가집이 있기 때문이죠. 다만, 초가집은 손으로 만들어졌고, Gaia의 소형 주택은 거대한 3D 프린팅 크레인(혹은 printing arm)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다릅니다. 다만, 과거부터 사용되던 소박한 재료를 3D 프린팅의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천연 재료 혹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활용한 3D 프린팅 건축 산업이 활발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요? 3D 프린팅을 통해 주택 생산이 자동화된다면 이는 비용 측면에서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품질 측면에서도 균질함을 보장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친환경이라는 훈장까지 덧붙여질 것입니다. 이처럼 자재의 낭비는 줄이고, 건축 과정에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면 전세계의 주택난을 해결하는 데 적지 않게 기여할 수 있게 되겠죠.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지어진 3D 프린팅 주택이 어쩌면, 미래 세대에게 플라스틱 없는 바다(Plastic-free Sea)를 선물해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조업계의 생태계를 함께 혁신해 나갑니다.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에서 최고의 제조 전문가를 만나보세요.

[CAPA 제조길잡이] 사출성형 설계시 알아둬야 할 팁 5가지!

금형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어내는 사출성형은 주형에 쇳물을 부어 제품을 만드는 주조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기원전 3200년 경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견된 청동개구리를 금형 사출의 원조로 볼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사출 성형(Injection molding)은 현재 제품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접근성이 높은 제조 공정으로 꼽힙니다.

청동개구리. 출처 셔터스톡.

텔레비전, 완구, 자동차, 스마트폰, 미니어처, 헬스케어 등의 다양한 현대 제조 분야에 적용되는 사출 성형(Injection molding)은 일단 금형을 제작하면 동일한 제품을 빠르게 양산할 수 있기 때문에 공산품 생산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가공방식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사출성형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려면 복잡다단한 공정이 뒤따릅니다. 이러한 공정을 이해해야만 비용을 절감하고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사출성형 프로세스 가운데 가장 기본이면서도 중요하다 할 수 있는 사출 성형 설계(Injection Molding Design)에서의 주요 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사출 성형 과정에서 설계란 단순히 ‘잘 팔릴 법한 멋진 디자인’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 이상이죠. 몇 분만 투자하셔서 다음의 5가지 팁을 숙지하신다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비용 출혈(Massive Cost Bleeding)을 막고 고품질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겁니다.

① 단계별 절차를 고려해 설계하라 

사출성형 공정은 재료의 주입부터 추출까지 정해진 순서에 따라 이뤄집니다. 제품을 설계할 때는 이러한 절차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먼저 사출성형의 절차를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출 과정을 잘 설명해주는 이미지. 출처 CDN.

사출 성형(Injection Molding)이란, 열을 가해 액체 상태로 만든(유동화) 재료를 속이 비어있는 금형에 주입해 제품을 얻어내는 가공 방식입니다. 붕어빵 틀에 재료를 부어 붕어빵을 만들어내는 것을 연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플라스틱 제품을 양산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사출 성형 단계(Injection Molding Process)

하나의 사출물을 생산해내기 위해서는 보통 한 쌍(혹은 한 벌)의 사출금형이 필요합니다. 쌍을 이루는 AB 혹은 상하 금형의 내부는 생산하고자하는 사출물의 모양대로 비어 있습니다. 닫혀있는 금형의 빈 공간에 고온 액체 상태의 플라스틱을 주입하면 플라스틱이 금형틀에 맞게 모양을 형성하게 됩니다. 잠시 냉각 시간을 가진 뒤 금형을 열어 사출물을 꺼내면 됩니다.

두 개의 금형과 사출물. 출처 CDN.

사출성형으로 만들 제품을 설계할 때는 단계별로 아래와 같은 점들에 유의해야 합니다.

A. 주입시

사출성형의 재료인 플라스틱 등을 금형에 주입하기 위해선 입구, 즉 게이트(gate)가 있어야 합니다. 주입 단계에서는 게이트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한 고려 요소입니다. 게이트를 설계할 때는 ① (완성된 사출물의) 구조적 결합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② 쉽게 제거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③ 게이트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제품에 ‘흔적’을 남길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처럼 사출 성형 설계에서 게이트의 위치는 아주 중요합니다. 게이트는 일반적으로 사출물의 가장 두꺼운 교차부(intersectional area)에 위치하게 됩니다.

B. 냉각시

고온의 액체 상태였던 플라스틱이나 고무는 냉각을 통해 고체로 변하는 과정에서 수축하게 됩니다. 설계시에는 반드시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즉, 사출물뿐만 아니라 사출물의 세세한 요소, 즉 코너의 반경이나 벽의 두께 등을 설계할 때도 냉각 단계를 기억해야 합니다.

C. 취출시

사출성형으로 완성된 제품은 냉각 후 금형을 열어 꺼내야 합니다. 즉, 금형을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금형과 금형이 맞닿는 부분에 소위 ‘파팅 라인’이 생기게 됩니다. 설계 시에는 이와 같은 파팅 라인의 위치를 사전에 감안해 반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② 벽의 두께를 고려하라 

‘금형은 균일한 벽 두께를 가져야만 한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100%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금형을 설계할 때 균일한 벽 두께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 생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자명합니다.

벽 두께가 균일하지 않으면, 냉각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두꺼운 영역은 필연적으로 얇은 영역보다 느리게 냉각됩니다. 이는 일부 영역의 응고가 늦어진다는 얘기로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엔 아직 굳지 않은 상태의 플라스틱 재료가 엉뚱한 곳으로 흘러 들어가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금형을 설계할 때는 이러한 특성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균일한 벽 두께의 중요성. 출처 Texasinjectionmolding.

만약 제품의 특성상 두꺼운 영역을 포기할 수 없다면, 두꺼운 영역을 어디에 위치시키면 좋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금형에서 되도록 낮은 위치에 위치시키면 됩니다. 이 경우 냉각이 비교적 느리게 진행되는 ‘두꺼운’ 영역의 액화 수지가 ‘이미 냉각이 완료된 다른 영역’에 흘러들어가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③ 구배를 설계에 포함하라

얼음 트레이에서 얼음을 꺼내보면 정사각형인 듯 보이는 얼음도 실제로는 살짝 각이 진 사다리꼴 모양이라는 것을 알 수있습니다. 이는 얼음통에서 얼음을 꺼내는 것을 쉽게 해주기 위해 테이퍼링(tapering, 각도를 가해 좁아지거나 넓어지도록 설계하는 것을 뜻합니다) 작업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트레이로부터 각얼음을 억지로 꺼내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게 도와주는 것이죠.

금형사출 제품을 디자인할 때도 제품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구배(기울기)를 넣어줍니다. 몇 도의 경사를 더하면 사출물이 금형으로부터 훨씬 쉽게 취출될 것입니다. 이처럼 설계 단계에서부터 각도를 설정해주면 최종 사출물의 표면이 손상되지 않고, 제작 과정이 더뎌지지 않아 전체 공정이 효율적으로 진행됩니다.

가장 이상적인 구배 각도는 우측에 있는 모델입니다. 출처 rapiddirect.com

④ 패턴 혹은 텍스처를 함께 설계하라

제품에 따라서는 밋밋한 표면보다 특정한 패턴이나 텍스처(질감)를 가미해 독특한 멋을 살리고자 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제품을 1차적으로 완성한 뒤 후가공을 통해 진행할 수도 있지만, 사출 성형을 고려한다면 애초 설계 단계에서 원하는 텍스처를 설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붕어빵 금형을 설계하는 단계에서 붕어빵의 울룩불룩한 비늘 패턴을 함께 디자인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구체적으로 금형을 설계할 때 원하는 텍스처나 패턴을 함께 설계하고, 실제 금형에 에칭이나 몰딩 작업을 하게 되면 표면 마감에 추가적인 비용이나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이럴 경우 표면 텍스처의 일관성을 유지하기도 훨씬 쉬워집니다.

⑤ 어떤 재료를 사용할지 숙지하라

재료에 대한 이해는 재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재료는 사출성형 공정의 여러 측면― 수축률, 냉각 시간, 유연성 등 ―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재료마다 요구되는 벽 두께의 최소 수치와 최대 수치, 구배 각도 등도 다릅니다. 아래 표는 각 재료별 특성을 정리해놓은 것입니다. 이러한 재료의 특성에 맞게 제품을 설계하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성형 재료(Moulding Materials) 최고 온도(Max Temp) 화학적 내성(Chemical resistance) 인장 강도(Tensile strength) 굴곡 강도(Flexural strength) 충격 강도(Impact strength)
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ABS) 60 – 93℃ Poor to fair 6,600 psi 270,000 – 380,000 psi 3.0 – 7.5 ft-lb/in
Nylon  93 – 177℃ Good to excellent 6,000 – 24,000 psi 390,000 – 1,100,000 psi 2 – 8 ft-lb/in
High density Polyethylene (HDPE) 120℃ Good to excellent 3,200 – 4,500 psi 145,000 – 225,000 psi 0.4 – 4 ft-lb/in
Low density Polyethylene (LDPE) 65 – 90℃ Good to excellent 1,200 – 4,000 psi 35,000 – 48,000 psi Not breakable ft-lb/ in
Polycarbonate (PC) 288 – 316℃ Poor to fail 8,500 psi 13,500 psi 2 – 18 ft-lb/in
Polyoxymethylene (POM) 180 – 230℃ Excellent 6,000 – 22,000 psi 120,000 – 170,000 psi 0.8 – 2 ft-lb/in
Acrylic (PMMA) 130℃ Excellent 2,800 – 10,900 psi 13,000 psi 0.22 – 1.1 ft-lb/in
Thermoplastic Polyurethane (TPU) 71-121℃ Fair to good 6,960 – 12,000 psi 0.8 – 10.1 ft-lb/in
Thermoplastic Rubber (TPR) 170℃ Fair to good 1,000 – 7,000 psi 5,000 – 800,000 psi 2.5 – no break ft-lb/in
Polypropylene (PP) 65 – 148℃ Excellent 4,500 – 18,500 psi 210,000 – 1,500,000 psi 1.4 – 5.5 ft-lb/in

사출 성형 재료의 특성. 출처 adrecoplastics.co.uk

이상으로 사출성형 제품을 설계할 때 각각의 단계별로 잊지 말아야 할 5가지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제조업의 수요와 공급을 잇는 캐파(CAPA), 캐파는 제조업 생태계의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갑니다.

 

[초보 제작자 가이드북] 제조 파트너와 상담시 알아두면 좋은 제조용어 10가지

 

어느 분야든 초보자를 가장 먼저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소위 업계 사람들끼리만 사용하는 해당 분야의 용어입니다. 분명히 같은 한국말인데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어 소통에 애를 먹은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제조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생소한 용어들이 워낙 많아 초보자들에게 장벽으로 느껴집니다.

이에 초보 제작자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실제 제조 현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제조 용어를 선별해 쉽게 풀어드립니다. 특히 일부 용어는 실제 현장에서는 사전적인 정의와 다른 의미로 통용되기 때문에 책이나 인터넷 검색으로는 알기 힘든 그야말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는 앞으로도 초보 제작자들을 위한 가이드 형식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제조 용어에 대한 설명은 캐파 파트너 ‘레인메이커 김성회 대표‘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레인메이커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링크를 클릭해 보세요.

기구설계, 시제품 제작

① 캐드 도면 VS 모델링 도면 

잘 알려졌듯이 원래 캐드(CAD)는 ‘컴퓨터 지원 설계'(Computer-Aided Design)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손이 아닌, 컴퓨터를 이용해 만든 도면은 ‘캐드 도면’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실제 제조 현장에서 캐드 도면은 보다 지엽적인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즉, 2D 도면을 가리킬 때 보통 캐드 도면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3D 도면은 어떻게 부를까요? 흔히 현장에서는 ‘모델링 도면’이라고 부릅니다.

제조업계에서 ‘캐드 도면’은 ‘오토캐드’ 프로그램에서 읽을 수 있는 도면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캐드 도면은 파일 형식이 DWGDFX 등인 파일을, 모델링 도면은 파일 형식이 STPSTEP 등인 3D 파일을 의미합니다.

실제 외주 제조 경험이 있다면 제조업체측으로부터 한 번쯤 “캐드 도면으로 주세요”라는 요청을 받아보셨을 수도 있습니다. 밀링이나 선반 가공을 할 때 3D 모델링 도면만 봐서는 제품 구조가 일부 가려지거나 부정확한 부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제품 구조에 따라선 2D ‘캐드 도면’이 제품의 구조를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업체측에서 별도로 캐드 도면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② RP, 디자인 목업, 워킹 목업

사전적 의미만 놓고 본다면 시제품, 목업(mock-up), 프로토타입(Prototype)은 같은 용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조 현장에서 이 단어들 간에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우선 현장에서는 시제품을 빠르게 생산해낸다는 의미의 RP(Rapid Prototype)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데요, RP는 시제품 중에서도 제품의 외형만 가늠하기 위해 신속히 만들어내는 시제품을 말합니다. 주로 3D 프린팅으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으로 디자인 목업은 제품의 디자인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의 시제품을 말합니다. 이에 비해 워킹목업은 디자인 목업을 기본으로 하되, 전장 기구나 동작까지 구현이 가능하도록 만든 목업을 가리킵니다.

이처럼, 같은 설계도라도 목업의 종류에 따라 작업 방식, 시간, 비용까지 천차만별입니다. 예를 들어 세탁기 제품을 만들 때 누군가 디자인 목업을 의뢰한다고 하면 이는 세탁기의 ‘껍데기’만 만드는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이에 비해 워킹 목업이라면 어떨까요? 세탁기가 실제로 잘 작동되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자연히 워킹 목업의 비용이 디자인 목업보다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기계 가공

③ 공차

흔히 공차(tolerance)는 제품을 만들 때 허용되는 오차 범위를 말합니다. 공차는 일반공차와 특별공차로 구분되는데, 특별히 더 정교함이 요구되는 제품을 만들 때는 특별공차를 명시해 둡니다.

공차는 조립품을 만들 때 중요합니다. 도면에 나와있는 대로라면 각각 분할 생산된 부품들은 완벽하게 조립이 되어야 하지만, 기계 가공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오차는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어느 정도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제하되, 오차의 정도가 일정 수준 이상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제품을 다 만들어놓고 제대로 조립이 되지 않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취미로 만든 피규어 제품의 조립도 중요하지만, 특정한 작업을 작동시켜야 하는 대형 기계를 조립해야한다면 공차가 더욱 중요해집니다.

④ 밀링과 선반

밀링 가공에서는 절삭 공구를 부착한 기계가 움직입니다. 선반 가공은 재료가 회전합니다. 기계와 재료 가운데 어떤 것이 움직이느냐에 따라 가공 방식의 특장점, 만들 수 있는 제품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밀링 가공은 기계가 움직이기 때문에, 정밀한 공차로 맞춤형 부품을 가공하는 데에 많이 사용됩니다. 또 사각형 형태의 제품 모양을 만들기에 유리하죠. 이에 비해 선반 가공은 재료가 회전을 하며 움직이기 때문에 원기둥이나 원통형 형태의 제품을 만들 때 주로 사용됩니다.

⑤ 탭 작업

 

 

나사선(螺絲線) 가공(제조업계에서는 흔히 ‘나사산(螺絲山) 가공’이라고 칭합니다)을 말합니다. 탭<왼쪽 사진 참고>을 정방향으로 넣었다가 역방향으로 빼면 재료 내부에 나사선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보통 탭 작업을 할 때는 직경을 가리키는 단위로 M을 사용합니다. M10이라고 하면 직경이 10mm인 탭을 의미합니다. 나사선을 만들어 조립이 필요한 제품을 만들 때 제조업체측에서는 보통 ‘사이즈’와 ‘깊이’를 알려달라고 말합니다. 이때 ‘M4에 15mm로 해주세요’라고 요청하면 지름이 4mm, 구멍의 깊이는 15mm 수준으로 가공해 달라는 의미입니다.

⑥ 통가공

제품 전체를 통째로 가공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제품의 크기나 구조에 따라 종종 분할 가공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죠. 제품이 너무 크거나 구조상 가공이 안 되는 부분이 있을 경우, 제품을 분할해서 가공한 뒤 접합해야 합니다.

금형사출

⑦ 리브(rib)

 

 

사출성형에서는 재료에 해당하는 고열 상태의 액체 플라스틱을 금형에 부은 뒤 재료를 식혀서 최종 제품을 얻어냅니다. 이 때 제품의 벽면을 너무 두껍게 설계하면 재료가 식는 과정에서 뒤틀림이 발생해 제품의 모양이 변형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이럴 대는 벽면을 두껍게 채우는 대신 바퀴살과 같은 리브<왼쪽 사진 참고>를 설치하면 벽의 뒤틀림을 방지하면서 제품의 강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리브가 일종의 보강대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⑧ 코어와 캐비티

사출 성형에서 제품을 찍어내는 틀을 금형이라고 하죠. 금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품 모양을 만들어주도록 튀어나온 부분과 재료가 채워지는 빈 부분이 있습니다. 이때 금형에서 튀어나온 부분을 코어재료가 흘러들어가는 빈 공간을 캐비티라고 합니다. 코어와 캐비티가 한쌍을 이뤄 금형을 형성하게 됩니다.

캐비티는 제품의 수량을 의미하는 용어로도 자주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1X2 캐비티’라고 하면 베이스 1개에 똑같은 제품을 2개 찍어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1X3X1 패밀리 금형’이라고 하면 베이스 1개에 A 제품 3개, B 제품 1개를 동시에 찍어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비용 측면에서는 하나의 금형에 들어가는 캐비티 수를 줄이면 금형의 가격이 싸집니다. 대신 캐비티를 늘리면 한 번에 여러 개의 제품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에 사출에 드는 비용이 낮아집니다. 제품의 종류에 따라 캐비티의 갯수를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⑨ 단골 소재 이름

PC(polycarbonate)
폴리카보네이트는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저렴한 플라스틱입니다. PC가 사용되는 제품으로는 리모컨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무난하게, 싼 가격으로 많이 활용됩니다.

PP(Polypropylene), PE(Polyethylene)
얇은 형태의 가벼운 플라스틱 제품에 주로 활용되는 소재입니다. 페트병을 떠올리면 됩니다.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copolymer)
튼튼하고 내열성 있어서 열에 강한 제품에 적합합니다. 열을 받는 제품들, 온열기에 많이 사용됩니다.

⑩ 쇼어값

쇼어값은 ‘일정한 높이에서 물체를 낙하시켰을 때 튀어 올라오는 높이를 측정한 값’을 말합니다. 물체가 말랑말랑하다면 더 높게 튀어오르겠죠.

재료를 선택할 때 이러한 쇼어값이 필요합니다. 쇼어값의 스케일이 높으면 높을수록 단단하고, 낮을수록 말랑말랑합니다. 같은 재료라도 쇼어값이 다 다르게 제조돼서 나오기 때문에, 재료를 선택하고 쇼어값까지 정해줘야 재료를 완전히 선택한 것이나 다름 없죠. 고무나 우레탄 같은 재료를 선택할 때 꼭 참고하세요!

[캐파X무역협회] ‘캐파-커넥트’ 설명회를 놓치셨다고요?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를 운영하는 에이팀벤처스와 한국무역협회와 공동주최한 <온라인 제조를 한 눈에, ‘캐파-커넥트’ 설명회>가 지난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설명회는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부득이 현장 참석자 수를 제한하는 대신, 무역협회(KITA) TV를 통해 현장에서 유튜브로 생중계되었습니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행사를 놓친 분들을 위해 이번 설명회 현장을 캐파 블로그에서 소개해 드립니다.

신규 출시 앞둔 ‘캐파 커넥트’, 서비스 로드맵 등 소개

이날 행사에 앞서 온라인을 통해 사전 신청(선착순 45명)을 받았습니다. 일찌감치 사전 신청인원을 채웠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영향 때문인지 실제 행사장에는 신청자 가운데 30분 정도가 참석했습니다. 대신 이날 현장중계가 이뤄진 KITA TV에도 많은 분들이 접속해 현장의 분위기를 함께 공유했습니다.

이날 설명회에는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가 직접 연자로 나서 △전세계 제조업 플랫폼 동향 △캐파 플랫폼 이용방법 △캐파 커넥트 소개 △캐파 R&D(연구개발) 현황 △과금 방식을 비롯한 향후 캐파 로드맵 등에 대해 차례차례 설명했습니다.

특히 기존 캐파 플랫폼을 100%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 1부에 이어 2부 순서에서는 조만간 베타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에이팀벤처스의 새로운 서비스 ‘캐파 커넥트’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습니다.

도면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협업 툴인 ‘캐파 커넥트’는 온라인에서 그룹을 만들어 3D 도면을 함께 공유하고 채팅하는 것을 비롯해, 도면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 도면의 특정 지점에 콕 찍어 주석을 달 수 있는 기능 등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이메일이나 그림판 등을 이용해 도면을 공유하고 수정하며 공동작업을 하느라 불편을 겪었던 제조업 관계자들의 업무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온라인에서 도면을 한 눈에 정리할 수도 있고, 온라인 거래 내역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에 고객과 제조업체간 분쟁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하신 분들에게는 사전에 공지한 대로 캐파 커넥트 베타 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정식 서비스 런칭 이후에도 1년간 캐파 커넥트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고산 대표는 이날 향후 캐파의 제조 서비스를 △PCB, 턴키, OEM & ODM, 후처리, 조립 & 포장 등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전문가가 참여해 제조 지식을 공유하는 ‘캐파 커뮤니티’ 등 신규 서비스를 런칭하겠다는 로드맵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고산 대표는 “최근 제조와 IT가 융합해서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제조 생태계가 새로 업그레이드돼서 우리 모두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캐파(CAPA)가 앞장서겠다”며 “함께 제조의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성장전략, 과금방식 등에 대한 질문 이어져

약 1시간의 서비스 및 로드맵 설명을 마친 뒤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애초 30분을 배정했던 질의응답 세션은 현장 참석자들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애초 정해진 시간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나온 질문에 대해 고산 대표가 답변한 내용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Q> 고객과 파트너를 키워나가기 위해 캐파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새로운) 파트너를 모집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밀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고객들을 대상으로는 콘텐츠를 활용한 전략을 세워 실행 중입니다. 캐파 고객 분들은 제조업체를 찾고 싶을 때, 검색부터 하기 때문에 고객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서 검색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캐파를 제조 전문 ‘검색엔진’으로 활용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수수료는 계속 무료인가

“고객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매칭 수수료는 받지  않습니다. 파트너들에 대해서는 구독료 등 단계적으로 과금 모델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향후 안전결제를 도입하게 되면 그에 대한 최소한의 수수료만 받을 예정입니다. ”

Q> 고객과 파트너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하나

“보통 고객과 파트너 사이의 문제로는 ‘커뮤니케이션이 명확치 않았다’는 정도의 문제가 발생하는 정도입니다. 상황에 따라선 사내 대응팀이 개입하기도 합니다. 채팅 내용을 분석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파트너들이 자체적으로 고객 대응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1년에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발생하는 경우는 손에 꼽힐 정도입니다.”

Q> 가구업체를 운영 중인데, 제조업체를 찾는 데에 1년 이상 걸리기도 했다. 이미 탄탄한 거래 네트워크를 형성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업체는 맘에 맞는 제조업체를 찾기가 너무 어렵다

“B2B 영역에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이 이렇게 헤맨 이유는  IT 기반의 적절한 제조 매칭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캐파는 앞으로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고객들의 불편사항을 많이 듣고, 소중한 의견들을 잘 활용해 빠르게 성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