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뉴스] 2022 가장 주목되는 제조업 10대 ‘미래 트렌드’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 ‘호보 파베르’. 수렵 채집 시대에 음식 등을 보다 쉽게 구하기 위해 손도구를 사용했던 인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도구를 발전시켰습니다. 특히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도구는 점차 기계로 대체됐고,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굳이 사람의 ‘손’은 물론, 사람의 감독 없이도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21세기의 호모 파베르는 AI(인공지능)의 관리 감독 하에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자동화된 공장의 모습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조업이 발전하는 데에는 다양한 도구와 기술의 발전이 뒷받침 되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뜻 제조업과 별개로 생각되는 최신 기술이 제조업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냅니다.

미국의 유명 경제 매거진 포브스(Forbes)는 최근 ‘제조업 분야에서 가장 주목되는 10가지 미래 트렌드'(The 10 Biggest Future Trends In Manufacturing)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저명한 미래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버나드 마르(Bernard Marr)가 기고한 이 글은 현재 제조업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주요 기술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이번에 소개된 10대 미래 트렌드를 분석해 보면 크게 기계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고장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가상의 공간에 현실과 똑같은 조건을 재현한 뒤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곧바로 제조에 착수할 경우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와 비용을 줄이도록 도와주는 기술들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더해 2022년 시점에서는 다소 ‘올드'(old)해 보이는 3D 프린팅이 포함된 점 등도 눈길을 끕니다.

올해를 비롯해 앞으로 제조업 분야에서 활발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트렌드’에는 어떤 기술들이 있는지 캐파(CAPA) 독자들을 위해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①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사진: 셔터스톡

제조업과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첫 번째 트렌드는 산업용 사물인터넷(Industrial Internet of Things, IIoT)입니다. 이제는 일반인들에게도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란 용어가 친숙해졌지만, 알파벳 ‘I’가 하나 더 붙는 IIoT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IIoT란 주로 제조 시설에서 사용되는 사물인터넷을 말합니다. 별도의 기술이라기 보다는 IoT의 하위 개념으로 분류됩니다. 사물인터넷과 마찬가지로 IIoT도 기본적으로 상호 연결된 기기를 이용해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제조 공정을 개선하는 데 사용됩니다.

즉, 공장 기계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바탕으로 관리자가 기계가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또 유지보수 주기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관리해 줌으로써 기계의 고장을 줄이고 공장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② 5G & 엣지 컴퓨팅

 

[그래픽: 셔터스톡]

두 번째 트렌드는 5세대(5G) 통신망과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입니다. 엣지 컴퓨팅은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까지 보내지 않고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입니다. 이러한 엣지 컴퓨팅은 4세대 통신망에 비해 속도가 10배 이상 빠른 5G와 만나 더욱 빛을 발하게 될 전망입니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각종 기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5G 통신망을 통해 엣지 컴퓨팅으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제조업체는 자체적인 5G 통신망을 구축해 번거로운 케이블선 없이도 데이터에 대한 보안을 확보하면서 데이터 속도를 엄청나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③ 예측 유지보수 

공장에 설치된 기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AI(인공지능)으로 분석하면 기계와 부속이 언제쯤 문제가 생길지 패턴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언제 기계가 멈출지 혹은 문제가 생길지 예측하게 되면 제조업체는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기계를 유지보수하고, 궁극적으로 고장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유지보수에 나섬으로써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는 ‘예측 유지보수'(Predictive maintenance)입니다.

이러한 기술은 꼭 최신 장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독일의 지멘스(Siemens)는 오래된 자동차 모터와 변속기에 센서를 장착해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수리 시기를 예측해낼 수 있습니다.

④ 디지털 트윈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현실을 가상 공간에 복제해놓은 소위 디지털 가상세계를 말합니다. 쌍둥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주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트윈은 센서 등을 이용해 현실의 상태를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반영해 줍니다.

디지털 트윈 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한 상황은 실제 현실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이고도 기계 작동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나 위험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Boeing)은 디지털 트윈을 이용해 처음 생산된 부품의 품질을 40% 가량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 기술은 단순히 한 공장에서의 상황뿐 아니라, 전체 공급망(supply chain)을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제조업체의 70% 정도가 시뮬레이션을 할 때 디지털 트윈을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⑤ 확장현실과 메타버스

요즘 가장 핫한 기술인 메타버스(Metaverse)는 현실을 모방한 3차원의 가상 세계를 말합니다. 여기에 기기 등을 이용해 가상의 공간을 더욱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확장현실(Extended Reality)이라 합니다. 확장현실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이러한 확장현실과 메타버스는 제조업에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가상의 공간에서 제품을 디자인하거나 기획하고, 조립라인에 인력을 배치해 훈련하는 등 현실에서 필요한 작업을 부담 없이 실시해 볼 수 있습니다. 포브스는 세계가 메타버스로 확장돼 갈수록 제조업체에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⑥ 공장 자동화와 ‘다크 팩토리’ 

 

<사진: 셔터스톡>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기계가 사람의 업무를 점점 더 많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기계는 정확하고 생산성이 높을 뿐 아니라 지치지도 않습니다. 처음엔 구입과 설치에 드는 비용이 비싸지만 임금을 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계가 사람의 업무를 하나씩 대체하다 마지막 남은 사람의 일자리마저 차지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의 지시 없이도 생산이 이뤄지는 완전히 자동화된 공간. ‘다크 팩토리'(dark factory)의 등장입니다.

다크 팩토리의 출현을 우울하게만 바라볼 일은 아닙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이 되풀이되는 자동화된 공장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공장에서 벗어나 여전히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업무, 보다 창의적인 일에 매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⑦ 로봇과 코봇(cobots)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일하는 모습 /사진: 셔터스톡

앞에서 설명한 ‘다크 팩토리’의 핵심 요소는 ‘로봇'(robot)입니다. 하지만 모든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웨어러블’ 로봇처럼 어떤 로봇들은 인간을 도와 인간의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해줌으로써 인간의 작업 능률을 올려줍니다. 인간을 도와 함께 작업하는(collaborative) 소위 ‘코봇'(cobot)입니다.

로봇과 코봇 모두 제조업체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일본의 자동차업체 닛산(Nissan)은 코봇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인력 부족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⑧ 3D 프린팅

 

3D 프린팅 출력 모습/사진: 셔터스톡

인류의 미래를 바꿔줄 혁신 기술로 ‘3D 프린팅’이 대중 앞에 등장한 게 어느덧 10년이 지났습니다. 이후 부자들의 값비싼 장난감 취급을 받기도 했던 3D 프린팅은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났지만 막후에서 끊임없이 기술의 진보를 이뤄냈습니다. 그 결과 점차 비용 대비 효율이 좋아졌고, 어느 정도 양산도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3D 프린팅은 특성상 기존 가공방식에 비해 재료를 덜 쓰고 폐기물도 덜 나옵니다. 규모의 경제를 고려하지 않고도 맞춤형 생산이 가능합니다. 친환경과 개인화라는 시대적 트렌드에 적합한 제조 방식인 것입니다. 대형 제조업체 중에서도 에어버스 같은 선구자는 이미 15년 이상 3D 프린팅을 실제 제조 현장에서 사용해 왔습니다.

⑨ 웹 3.0과 블록체인 기술

‘개인화된 웹'(web)을 의미하는 ‘웹 3.0’의 출현과 분산 컴퓨팅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이나 대체불가능 토큰(NFT) 같은 기술을 제조업에 도입하면 공급망을 더 잘 모니터링할 수 있고 일부 공급망을 자동화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미래에 만들어질 제품 중 다수는 NFT 디지털 인증서와 함께 판매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⑩ 더 똑똑해지면서(Smarter) 지속가능한 제품

스마트 기기와 연결된 사물인터넷 기기의 등장은 단순히 제품이 생산되는 방식만 바꿔놓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종류의 제품이 생산되는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진공청소기부터 변기에 이르기까지 소위 ‘스마트’란 딱지가 붙지 않는 제품이 없을 정도입니다.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이 기대할 법한 똑똑한 제품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다른 한 편으로, 소비자들은 점점 더 지속가능(sustainable)하고, 재사용(reusable) 혹은 재활용(recyclable)이 가능(한 제품들에 끌리고 있습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식의 문화는 과거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점을 제조업체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포브스는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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