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지식] 없애고, 붙이고···3D 프린팅 후가공의 모든 것

물리적, 화학적 공정 거쳐 출력물 상태 개선

외관은 물론, 강도와 내구성 향상에도 효과

성공적인 후가공 처리 이후의 모습(맨 우측). 표면 마감의 정도를 비교해보세요. 출처 Fabbaloo.

“(후가공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후가공을 마치기 직전 상태의 제품을 받아본 적이 있다면 아마 공감하실 겁니다. 3D 프린팅으로 제품을 만든 경우에도도 마찬가집니다. 3D 프린팅 후가공(3D Printing Post-Processing)은 출력물의 기능과 미관을 향상시키기 위해 표면의 특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총칭합니다. 이러한 후가공 처리 기술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① 재료 제거 (Material Removal) 
② 재료 추가 (Material Addition)
③ 물성 변경 (Material Property Change)

원리는 간단합니다. 출력물에서 재료 일부를 제거함으로써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거나(빼기 작업), 재료 일부를 더함으로써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더하기 작업). 재료를 제거하거나 더하지 않고 재료의 분자 구조를 재분배함으로써 표면을 매끄럽게 할 수도 있죠. 이것이 물성 변경(Material Property Change)에 해당합니다. 물리적 재료의 가감 없이 분자 구조의 재배열을 통해 표면 처리를 하는 공정입니다. 한마디로 출력물의 성질을 바꾸는 것입니다.

3D 프린팅 후가공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① 결함을 보완하여 매끄러운 표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② 강도와 내구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③ UV 및 전도성 등 기능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④ 외관을 아름답게 마무리합니다.

그러면 3D 프린팅 후가공 유형별로 구체적인 후가공 방식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지지대 제거

FDM이나 SLA 방식의 3D 프린팅은 출력 특성상 지지대가 함께 출력됩니다. 후가공을 통해 지지대를 제거해주어야만 원하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지대가 특별히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하지 않는 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불용성 지지대는 일반적으로 손으로 떼어내거나 펜치로 절단합니다. 가용성 지지대의 경우, 물이나 특정한 액체에 담그면 간단히 용해되므로 제거 이후의 흔적이 거의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본체’와 ‘지지대’의 재료를 달리 하기 위해서는 이중 압출이 가능한 3D 프린터가 필요합니다.

손으로 떼어내거나 펜치로 절단한 이후에도 흔적이 남았다고요? 남는 흔적은 샌딩 처리를 통해 해당 부위를 매끄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펜치로 지지대를 제거하는 모습. 출처 3D Hubs.

사포질(샌딩)

샌딩 또한 가장 보편적인 3D 프린팅 후가공 방식 중 하나입니다. 인쇄 표면에 의도하지 않은 얼룩(blob)이나 흠집이 남을 수 있습니다. 이때 사포질을 통해 해당 부분을 매끄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샌딩 작업시에는 항상 낮은 단위의 모래 사포(150-400방)에서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높은 단위의 모래 사포(최대 2,000방)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 때 습식 샌딩과 원형 이동을 기억하세요. 사포와 표면의 마찰로 인해 열이 발생하면 열에 민감한 필라멘트 재료로 출력된 출력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샌딩 이전에 출력물을 물에 담가서 과도한 마찰열이 발생하지 않게 하여야 합니다. 

또 레이어가 쉽게 보이는 FDM 출력물의 경우 반드시 원형으로 사포질을 해야 합니다. 레이어에 평행하거나 수직으로 사포질을 하게 되면 표면의 결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샌딩 작업. 출처 MakerBot.

텀블링

텀블링은 여러 부품을 동시에 후가공할 수 있는 자동화된 가공 방식입니다. 3D 프린팅 출력물을 특정 시간 동안 회전하는 통에 넣으면, 연마 매체와 출력물이 부딪치면서 자연스레 출력물의 표면이 균일하게 정리됩니다. 텀블링에 사용되는 기계는 윤활유와 연마 매체가 들어 있는 진동하는 통의 형태입니다. 통 안에 들어가는 연마 매체로는 물체 마모를 위해 사용되는 특수한 돌이 사용됩니다.

텀블링 통(혹은 탱크)은 다양한 크기로 제작되므로 비교적 큰 출력물도 텀블링을 통해 처리할 수 있습니다. 연마 매체가 부품과 지속적으로 접촉하기 때문에 더 큰 출력물이라고 해서 더 긴 처리 시간을 필요로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복잡한 표면 구조를 가진 출력물의 경우, 텀블링 가공시 세부 사항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스무딩

스무딩은 ABS 프린팅 출력물에 널리 사용되는 후처리 기술입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ABS를 녹일 수 있는 아세톤의 성질을 이용해 ABS 출력물 표면에 보이는 레이어를 부드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아세톤을 큰 용기(혹은 탱크)에 부은 다음, 아세톤의 수위보다 높게 설치한 플랫폼 위에 출력물을 놓습니다. 아세톤 증기가 부품의 표면을 녹일 수 있도록 10-20분 동안 용기의 뚜껑을 닫아두면 출력물 표면이 매끄러워집니다.

이 같은 과정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아세톤은 가연성이 높아서 폭발하기 쉽기 때문에 환기가 잘 되는 공간에서 작업하고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예방 조치가 필요합니다.

샌드 블라스팅

샌드 블라스팅은 3D 출력물에 고압으로 고압으로 연마재를 분사하는 방식입니다. 자주 사용되는 연마재는 모래지만, 플라스틱 구슬과 같은 작고 거친 물체를 사용해서 다른 효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연마재가 텀블링의 경우보다 작기 때문에 비교적 거친 부품이나 레이어가 높은 출력물에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연마재가 도달하는 표면만을 처리하기 때문에 복잡한 표면을 가진 출력물에는 부적합합니다.

CNC 밀링

대표적인 절삭가공 방식인 CNC 밀링은 적층 방식의 3D 프린팅의 정반대 원리로 작동합니다. 일반적으로 3D 프린팅 출력물 전체 표면을 밀링하는 것은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특정 지점을 매끄럽거나 정확하게 다듬어야 하는 경우 CNC 밀링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화학 침지

화학 침지는 영어로 ‘Chemical Dipping’이며, 출력물을 표면을 화학 용액에 담가서 일부 부식시키는 방식입니다.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수조에 출력물 전체를 담글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출력물의 표면을 후가공하기에 유용한 방식입니다.

아세톤 용접

아세톤을 이용해 출력물과 출력물을 이어붙이는 후처리 방식입니다. 보통 ABS를 재료로 하여 큰 부피의 출력물을 프린트하고 싶지만 3D 프린터의 빌드 볼륨(출력 가능한 크기)이 너무 작은 경우에 사용합니다. 아세톤은 ABS를 용해시키는 성질이 있으므로, ‘풀(glue)’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ABS 소재 3D 프린팅 출력물에만 적용됩니다.

필링(메우기)

필링(Filling, 메우기)은 두꺼운 접착 화합물(일반적으로 페이스트 형태)을 사용하여 출력물 레이어 사이의 작은 틈을 채우는 표면 처리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샌딩 처리 이전의 첫 번째 단계로 사용됩니다. 어떤 충전재를 사용해서 필링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시간과 장비가 달라집니다.

프라이밍 처리. 출처 MakeitQuick.

프라이밍

프라이밍의 주요 기능은 ‘접착 표면 준비’입니다. 다음 레이어를 쌓기 전에 표면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표면에 샌딩 혹은 필링 처리를 하고 나서 프라이밍 가공을 진행해야 그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프라이머는 주로 스프레이 또는 브러시 형태이며, 스프레이 형태의 프라이머가 보다 균일한 코팅 효과를 냅니다.

프라이밍 작업 이후, 최소 24시간 동안의 건조 시간이 필요합니다.

출력물에 스프레이 페인팅 처리를 하는 모습. (출처=materialise)

스프레이 코팅

가장 간단한 스프레이 코팅 방식은 환기가 가능한 실내 공간이나 실외 공간에서 스프레이 캔을 이용해 재료를 도포하는 것입니다. 출력물의 표면을 샌딩하고 나서 여러 번 스프레이 코팅을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스프레이 코팅은 비교적 큰 부품을 처리하기에 적합한 방식입니다.

스프레이 프린트는 미관 개선을 위해 주로 사용되며, 스프레이 바니시는 마모 및 UV 손상으로부터 출력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금속 도금

금속 도금은 3D 프린팅 출력물에 금속 층이 결합되는 화학 공정입니다. 열, 충격, 날씨 변화 등에 내성이 높은 출력물을 만들거나 전도성 출력물로 변환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또한 시각적으로 외관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죠.

전기도금은 기본적으로 금속 코팅을 한 금속에서 다른 금속(또는 전도성 표면이 있는 부분)으로 옮기는 작업입니다. 이 공정에 사용되는 가장 일반적인 금속은 구리와 니켈이지만 황동, 금, 은, 크롬 등과 같은 재료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접착

앞서 살펴본 아세톤 용접은 훌륭하고 간단한 후가공 방식이지만, ABS 출력물에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3D 프린터의 크기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 큰 규모의 출력물을 완성하고자 한다면 접착으로 출력물들을 결합해야 합니다. PLA 혹은 PETG와 같은 일반 필라멘트를 재료로 한 출력물은 전용 접합제(Glue)를 이용해 붙이면 됩니다. 다만, 아세톤으로 재료를 녹여서 용접하는 방식만큼 접합 부분이 강력하게 결합되지는 않습니다.

용해

3D 프린팅 후가공에서의 용해는 ‘부분적 용해’ 혹은 ‘국부적 용해’를 뜻합니다. 용해는 지지대를 제거하거나 샌딩과 같은 후처리 과정에서 생긴 국부적인 표면 긁힘을 해결하는 데 좋은 가공 방식입니다. 부품에서 10~20cm 떨어진 상태에서 고온의 히팅건을 작동시키면 뜨거운 공기가 나와 표면이 녹게 됩니다.

이 공정은 얕은 표면 흠집에만 효과가 있고, 깊은 흠집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또한, 출력물이 쉽게 변형될 수 있으므로 가열 시간을 잘 제어해야 합니다.

PLA 3D 프린팅 출력물 어닐링 가공 처리 중의 모습. 출처 EcoReprap.

풀림(어닐링)

풀림이라고 불리는 어닐링(Annealing) 공정은 금속 재료를 적당한 온도로 가열한 다음 서서히 상온(常温)에서 냉각시킴으로써 출력물의 내구성을 높이는 조작법을 뜻합니다.

보통 3D 프린팅 출력물은 비정질(원자, 이온, 분자 따위가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지 않은 고체 물질. 즉, 액체 상태에서 고체로 굳을 때 어는점이 분명하지 않아서 결정을 이루지 못한 물질) 상태입니다. 쉽게 말해 분자의 조직화 정도가 낮은 상태입니다. 출력물의 분자 조직화 정도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출력물을 융점(고체가 액체 상태로 바뀌는 온도) 미만으로 가열한 뒤, 반결정 상태에서 분자를 재배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적정 가열 온도는 재료에 따라 따르며, 적절한 가열 시간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합니다. 

이상으로 3D 프린팅 출력물의 표면을 매끄럽게 하고 기능을 강화시키는 다양한 후가공 공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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