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태양광 전지 생산 위해 나노급 3D프린팅 연구 착수
독일 연구팀 “처음부터 필요한 모양으로 반도체 적층 제조”
모든 물질은 원자(原子, atom)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고, 가장 기본적인 단위라고 말할 수 있죠. 이와 같이 가장 기초적이고 작은 단위인 원자 크기 수준에서 3D 프린팅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실제로 독일의 한 대학에서 이러한 원자 단위 3D 프린팅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원자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사진 출처 셔터스톡.
독일 뉘른베르크 소재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대학교(Friedrich Alexander Universität)에 따르면 이 대학의 줄리엔 바흐만(Julien Bachmann) 교수 연구팀은 고도로 효율화된 태양광 전지 생산을 위해 ‘원자’ 크기 수준인 나노미터 단위의 3D 프린팅 기술 연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이를 수치로 나타내면 정밀도가 0.000001mm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현재 상용화된 데스크톱 3D 프린터의 일반적인 레이어[층 높이] 크기보다 1만 배나 작은 크기로 레이어를 쌓아 나간다고 하니 그 정밀도를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입니다.
바흐만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산출해내는 프로세스 전반을 ALAM(Atomic Level Additive Manufacturing)이라고 부릅니다. 3D 프린팅을 의미하는 ‘적층 제조'(additive manufacturing)가 원자 단위에서 이뤄진다는 의미로, 원자 단위의 3D 프린팅을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한 3D 프린팅의 기본 원리는 [캐파-제조 길잡이] 3D프린터 VS CNC, 누구를 선택하오리까 (capa.ai)를 참고.)
쉽게 말하자면, 바흐만 교수가 진행하고 있는 ALAM은 3D 프린팅의 기본 원리인 ‘더하기’를 그대로 적용하는 프로세스인 것입니다. 단지 상상하기 힘든 정도로 작은 단위인 원자 수준의 레이어를 쌓아나간다는 점이 다른 것이죠.
바흐만 교수의 ALAM 연구는 현재 상용화된 태양광 전지보다 효율적이고 값싼 제품을 만들려는 시도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오늘날 사용되는 태양 전지의 주요 재료는 실리콘입니다. 실리콘 태양 전지는 안정적이고 효율이 높습니다. 그러나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그러다 보니 비용도 비쌉니다.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차세대 태양 전지’를 개발하려는 시도는 계속 있어 왔습니다. 실리콘보다 제조 비용이 훨씬 싸고 양산에 적합한 화합물 태양 전지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화합물 태양 전지는 실리콘 태양 전지에 비해 효율이 낮다는 점이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힙니다.
장점 | 단점 | |
실리콘 태양 전지 | 안정적, 고효율 | 고가, 복잡한 제조 공정 |
화합물 태양 전지 | 저가, 양산에 적합함 | 효율이 낮음. |
줄리엔 바흐만 교수는 새로운 태양 전지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대부분 ‘비효율’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이러한 비효율이 나타나는 이유가 미세한 표면 구조 때문임을 입증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는 자연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태양이 뿜어내는 빛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전지는 빛의 반사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좋습니다. 빛을 많이 흡수하면 흡수할수록 전기를 많이 생산해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태양광 패널을 생산할 때는 다음의 그림처럼 재료의 표면을 다듬고 코팅하는 여러 공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바흐만 교수는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여 모양과 구조를 제조하는 기존의 실리콘 기반 공법과는 다르게 3D 프린팅 태양 전지 제조법은 처음부터 필요한 모양으로 반도체를 직접 쌓아나갈 수 있어”(출처: Fabbaloo) 효율적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CNC 가공 방식과 3D 프린팅의 차이를 떠오르게 합니다. CNC 가공 방식은 조각하기와 비슷합니다. 대상 재료를 깎아내어 결과물을 얻습니다. 따라서 버려지는 재료도 많기 마련입니다. 바로 이런 지점에서 현재의 태양광 전지 제조법이 CNC 가공 방식과 비슷한 측면이 있는 것이죠.
반면에 3D 프린팅은 대상 재료를 차곡차곡 쌓아나가기 때문에 재료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나노 단위에서 생산되는 3D 프린팅이 활성화되면 제조 과정에서 낭비되는 실리콘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될 겁니다. 이는 고도로 효율적이면서도 저렴한 태양 전지의 생산을 가능하게 만들 것입니다.
과연 그뿐일까요? 고성능 태양 전지의 생산은 시작일 뿐입니다. 바흐만 연구소의 ALAM, 즉 ‘원자 단위 3D 프린팅’이 태양 전지 이외에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힌다면 향후 제조업 전반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가져올 것입니다. 3D 프린팅 기술이 원자 하나하나를 쌓을 수 있는 기술(ability to deposit individual atoms) 수준으로 발전해 활용된다고 상상해 보세요.
바흐만 연구소의 ALAM 프로세스가 고도화되는 날이 오면, 3D 프린팅은 의학 및 생명공학을 포함한 바이오 테크 분야를 넘어서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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